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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츠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을 죽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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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글탱글
작품등록일 :
2021.04.24 23:45
최근연재일 :
2021.05.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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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0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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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DUMMY

7회 (8회랑 통합)


과거 마물이 인류를 정복하기 전에는 월드컵이라는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있었다.


황금기의 인간들은 넘쳐나는 자원으로 고작 축구를 보기 위해 거대한 건축물을 전 세계에 수백개 씩이나 지었고, 축구 선수들은 겨우 공놀이를 하면서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았다고 한다.


마물이 격퇴 된 이후 재건된 인류에게는 믿기 힘든 사실이었지만, 이는 단순히 역사 기록에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세계 곳곳에 월드컵 경기장의 흔적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 중 아이언필드에 남아 있는 월드컵 경기장은 마물의 매서운 공세에도 거의 부서지지 않고 과거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화제의 역사적 가치보다는 당장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현실주의자 찰스는 그 경기장을 먼치킨을 위한 무대로 선정했다.


몇몇 사람들은 반발했지만 고작 일주일 만에 수 많은 도전자들을 수용할 대형 건축물을 건조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의회는 대통령의 제안을 승낙했고 월드컵 경기장은 일주일의 보수 끝에 먼치킨을 죽이기 위한 도전장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그리고 대망의 첫날.


한 없이 넓어보이던 경기장은 사람으로 가득차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도전자의 행렬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나름 예선을 치루고 뽑은 도전자들인데도 저렇게나 많이 대기하고 있군요. 먼치킨님."


꽤나 들떠보이는 대통령과는 달리 먼치킨은 시큰둥한 태도로 말했다.


"수가 많다는 건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저래서야 시간만 축나겠군."


먼치킨의 우려는 결국 적중하고 말았다. 대부분의 도전자들은 그저 힘 꽤나 쓰는 일반인에 불과 했고 그들의 무기는 먼치킨에게 작은 생채기조차 낼 수 없었다.


먼치킨은 그저 경기장 한 가운데 앉아 멍 때리고 있을 뿐이었지만 도전자들은 제풀에 지쳐 도전시간 조차 채우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기 일 수 였다.


그렇게 먼치킨에게는 허무한 하루가 끝이 났지만 오히려 생방송으로 도전을 시청한 전세계 사람들의 반응은 너무나도 뜨거웠다.


그냥 아이언필드의 말도 안되는 구전동화의 주인공 인줄로만 알고 있던 먼치킨이 실존했다는것도 놀라운데 그 어떤 공격에도 상처 하나 입지 않는 위엄을 보여주니 그의 전설을 부정하던 타 국의 국민들도 그의 강력한 힘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먼치킨에게 도전하는 자들의 맥 빠지는 실패가 생방송으로 송출될수록 일반인들의 무의미한 도전들은 점점 줄어들고 실력 있는 자들의 도전 만이 먼치킨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전이 시작된 지 일주일 째.


사람들의 반응은 매일 더 뜨거워지는 반면 끝을 모르던 도전자의 행렬은 이제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물론 그 짧은 행렬 중에도 무모하기만 한 평범한 자들이 섞여 있었지만, 역시 그들 또한 앞서 나선 일반인들 처럼 비싼 무기만 부서트린채 집에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고대하던 진짜 실력자가 먼치킨의 앞에 나타났다.


도전자의 얼굴이 전광판에 비치자 경기장의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소드마스터다!! 소드마스터가 나타났다!!!"


모든 관객들, 특히 소드마스터의 출신지인 파이어 얼라이언스의 국민들은 큰 소리로 소드마스터의 이름을 연호했다.


"소딘! 소딘! 소딘!"


먼치킨은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이 흥미로운 듯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소딘이라 불리는 도전자를 독심술로 살펴보았다.


확실히 지금까지의 인간들에 비해선 압도적인 힘을 가진 남자였지만 먼치킨이 보기엔 뭔가 2% 부족한 아쉬운 도전자였다.


먼치킨은 다시 흥미가 사라진 듯 소딘에게 관심을 끄고 멍하니 정면 만을 응시했다.


소딘은 그런 먼치킨의 태도 따위 상관 없다는 듯 검을 이리저리 흔들며 몸을 풀고 있었다.


호리호리 하면서도 어설프게 쥐고 있는 검자루는 그의 실력을 의심하게 만들었지만 한번이라도 검투대회를 시청한 사람이라면 그가 왜 소드마스터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았다.


검투대회 10연패의 무패의 검사 소딘은 마지막 검투대회에선 심지어 상대의 검조차 잘라버리는 극한의 검술을 보여주며 일반적인 검사와는 격이 다르단 것을 증명하였다.


이후 파이어 얼라이언스에서 그를 공식적으로 소드마스터로 인정하면서 소딘은 전세계의 검사들의 목표이자 롤모델이 되었다.


그런 대단한 검사가 자신을 죽이기 위해 검을 들었지만 먼치킨은 그 어떤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는 듯 먼 산만 바라볼 뿐이었다.


경기장의 사회자는 소딘에게 간단하게 규칙을 설명했다.


"소딘 선수, 도전 시간은 5분. 이외의 다른 규칙은 없습니다! 이해하셨습니까?"


소딘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경기, 시작합니다!"


땡!


경기를 시작하는 공이가 울리자 관중들의 환호와 함께 소딘이 멍하니 앉아 있는 먼치킨에게 다가갔다. 그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어울리는 유약해보이는 말투로 먼치킨에게 제안했다.


"저.. 그러니까.. 저항 하지 않는 사람을 베지 말라고.. 스승 님이 그러셨거든요.. 그래서 그런데.. 그냥 저와 대련을 해주시면..."


먼치킨은 관심 없는 듯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말했다.


"그 검이 부러지지 않는다면 한번 생각해보지."


"정 뜻이 그러시다면.. 한 합만 먼저.. 죄송합니다."


소딘은 검의 날을 역날로 잡은 뒤 먼치킨의 투구를 야구배트로 때리듯 강하게 강타했다!


깡!!!!!


그리고 지금껏 경기장에서 들을 수 없었던 둔탁한 금속음이 크게 울려퍼졌다.


대부분의 검을 포함한 날붙이들은 먼치킨의 갑옷에 닿자마자 유리처럼 깨지는 소리가 나며 박살이 났지만, 소딘의 검만큼은 어떻게 된 일인지 부러지지 않은 채 확실하게 먼치킨의 투구를 강타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멍하니 앉아 있던 먼치킨은 앉은 자리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그만 한 손으로 바닥을 짚어버리고 말았다.


소딘은 그런 먼치킨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저.. 검이 안 부러졌으니까.. 약속은 지키실거죠..?"


소드마스터, 그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칭호가 아니다.


단순한 무예나 검술은 기본이고 검을 직접 제련하거나 제조하는 것까지 말 그대로 검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때 간신히 소드마스터에 도전할 자격을 얻는다.


거기에 궁극적으로는 나뭇가지를 검으로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세상 만물을 베어버릴 수 있을 때 그제야 비로소 소드마스터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의 모든 검객들이 그 경지를 도전했지만 결국 소딘 단 한 사람만이 그 경지에 이르렀다 인정 받고 정식으로 소드마스터의 칭호를 하사받았다.


현재 소드마스터라는 칭호는 소딘을 의미하며 소딘의 이름은 소드마스터 그 자체를 칭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나 대단한 소딘이었지만 먼치킨이 판단하기엔 그저 다른 일반인들 보단 조금 쓸만한 수준의 인간에 불과했다.


먼치킨은 머리를 맞아 자빠질뻔한 사람이 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오만한 말투로 소딘의 대련 신청을 거절했다.


"검이 부러지지 않은 건 칭찬해두겠지만.. 난 이곳에 죽으러 온 것이지 죽이러 온 것이 아니다."


소딘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먼치킨이 야속하다는 듯 원망스럽게 쳐다 보며 말했다.


"하..하지만.. 아까 약속하셨잖아요.."


"내가 경솔한 약속을 했군. 그 점은 사과하도록 하지."


"그..그러면.. 제가 당신과 대등하다고 생각이 드신다면.. 그땐 대련을 해주실건가요..?"


소딘의 고집에도 먼치킨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오만함을 넘어 허세로 까지 느껴지는 거만한 태도로 그의 대련 신청을 거절했다.


"절.대.안.된.다. 넌 나랑 대련 비슷한거라도 했다간 바로 죽는다."


소딘은 한결 같이 자신을 깔보는 먼치킨의 태도에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사실 소딘의 입장에선 고작 자신의 역날베기를 맞고 휘청거린 인간이 저렇게까지 허세를 떠는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마음을 굳힌 소딘은 먼치킨에게 최후 통첩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전 충분히.. 설득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입니다.. 대련은.."


"안 한다고 계속 말하지 않았나. 아님 가만히 있는 자 조차 죽이지 못할까봐 대련이라는 핑계거리라도 만들어 보려는 것이냐?"


소딘은 먼치킨의 도발에 결국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라 검으로 힘껏 그의 머리를 내려 쳐버렸다!


까앙!!!!!


강렬한 금속음이 울렸지만 이미 충격이 온다는 걸 알고 있었던 먼치킨은 아까와 달리 자리에서 꿈적이지도 않았다.


소딘은 내려베기가 전혀 소용이 없자 분을 가라 앉히고 침착하게 적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역시 그 검은 갑옷의 능력은 검을 망가트리는 것.. 오라를 가볍게 두른 정도로는 검이 망가지지 않게 막는게 한계군요.. 그렇다면.."


소딘이 잠시 집중하자 그의 검에는 일반인도 똑똑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짙은 푸른색 오오라가 흘러나왔다.


관중들은 그의 검에서 나오는 오오라를 보자 경기장이 터져나갈 듯 환호했다.


"와아아!! 드디어 나왔다!!!!"


하지만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과는 달리 먼치킨은 미적지근한 태도로 푸른 오오라가 피어 나오는 그의 검을 보며 말했다.


"검에 순수한 마나를 응집시킨건가. 절삭력은 확실히 나아지겠지만 그 정도의 마나량으로는 아까랑 별 차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쯤 하고 다음 도전자에게 기회를 넘기는게 낫지 않겠나? 너의 도전은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다."


소딘은 더 이상의 도발에 동요하지 않겠다는 듯 침착하게 말했다.


"제 검에서 푸른 오오라가 피어오를 땐.. 세상 그 어떤 것도 베어 낼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번엔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편이 좋으실겁니다.."


먼치킨은 자기의 목을 잘 벨수 있게끔 고개를 젖히며 말했다.


"기왕 비장의 카드를 꺼낸거라면 최대한 잘 활용하도록. 여기를 베는 것이 유리 할거다."


소딘은 끝까지 허세를 부리는 먼치킨의 태도에 너무나도 약이 올랐지만 오라를 유지하기 위해 평정심을 되찾으며 한 번의 공격에 온 신경을 다했다.


"그..그럼 갑니다..!"


소딘은 먼치킨이 가르쳐준 그의 약점 부위에 정확히 검을 내려쳤다.


깡!!! 꽈지지지지지지지직!!!!


검의 푸른 오오라는 갑옷에 닿자마자 마치 톱날처럼 먼치킨의 목을 갈아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 부위의 얇은 갑옷조차 쉽게 부서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라를 이렇게나 많이 두른 검이 무언가를 베지 못하고 막혔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소딘은 마음속으로 크게 동요했지만 다시 한번 정신을 집중하여 먼치킨의 목을 베는데 모든 마나를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는지 먼치킨의 목 부위 갑옷이 살짝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딘은 금이 가는 그의 갑옷을 보자 잠시나마 안도 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자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먼치킨의 갑옷은 드디어 소딘의 검 앞에 조금이나마 잘려나간 것이었다!


하지만 갑옷에 금이 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먼치킨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갑옷에 금이 생긴 작은 틈으로 실처럼 얇고 긴 검은 강철 촉수가 자라나 소딘을 사정 없이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고 가는 촉수였지만 그 파괴력은 어지간한 채찍을 훨신 상회하고 있었다.


먼치킨이 상황을 인지하고 자신에게 돋아난 촉수를 스스로 뽑아내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초 였다.


그러나 2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속도로 수십대의 채찍을 맞은 소딘은 여기저기 베이고 찢긴 채로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소딘이 먼치킨의 촉수에 쓰러지자 관중들은 엄청난 야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들의 입장에선 손가락 까딱 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한 먼치킨이 죽음이 두려워 소딘을 공격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먼치킨은 관중들의 폭풍 같은 야유를 들으며 멍하니 쓰러진 소딘을 바라보았다.


힘 없이 쓰러져 있는 소딘을 보고 있자니 이렇게 연약한 인간들에게 자신이 너무 무리한 부탁을 한 건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먼치킨이 흡수한 마물의 수는 너무나도 많고 그들의 수천가지 기본 방어기재는 먼치킨의 무의식 중에 발동 되는 거라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자연반사와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연반사조차 감당 할 수 없는게 인간이라면 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 따위는 애초에 하지 않는게 옳았을 지도 모른다.


먼치킨은 인간들에게 너무 무리한 부탁을 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검은 연기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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