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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는형제 님의 서재입니다.

드라마 찍는 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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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는형제
작품등록일 :
2021.07.27 13:27
최근연재일 :
2021.08.10 15:4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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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추천수 :
105
글자수 :
101,235

작성
21.08.02 15:35
조회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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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아트필름. (2) - 외전 10화

DUMMY

서울의 어느 산 중턱에 위치한 콘텐츠 제작사 '아트필름'.

차에서 내려 앞을 보자 3층짜리 건물이 반겨준다.


"여기가 앞으로 최전방이 될 새로운 거점인가."


심드렁하게 건물을 올려다 본 백현은 통유리로 된 출입문쪽으로 걸었다.


그때였다.


"어서 오십시오."


연락을 받은 '아트필름'의 직원이 미리 마중 나와 있다.

그의 안내를 받으며 로비에 들어섰다.


헉─


웅성웅성


로비에 있는 몇몇 직원들이 놀라 수근거리는 게 들린다.

다들 백현의 완벽한 몸매, 선굵은 외모에서 풍기는 위엄과 카리스마에 압도된 듯 눈을 떼지 못하며 한마디씩 하느라 바쁘다.


'와~ 너무 멋있다.'

'연예인인가?'

'마치 혼자만 딴 세상에 있는 사람 같아.'


큼─ 큼─


백현은 주위의 반응에 무관심하지만, 갈명은 꽤나 뿌듯해하는 얼굴이다.


"이쪽입니다."


직원을 따라 3명 모두 엘리베이터를 탔다.




*****




"숙부,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착~


계약서를 던지며 소리치는 여성.


"아니, 수아야 스키야마님 앞에서 버릇없이 이게 무슨 짓이야."


숙부라 불리는 남자가 급히 여성을 제지하며 소파에 앉은 또 다른 남성의 눈치를 본다.


손을 들어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실실 웃는 스키야마.

헌데, 웃는 모습이 입가가 심하게 비틀어져 있다.


수아의 눈에 그 모습이 뭔가가 조금 께름칙했다.


"아~ 괜찮습니다. 당연히 그럴 수 있죠. 저라도 갑자기 투자처에서 투자금을 회수해, 빚더미에 앉게 하고, 거기다 회사까지 넘기라 한다면,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죠."


어디 빚더미뿐인가, 그 충격으로 아버지까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그 당사자가 저리 당당하게 빈정대자 께름칙한 것을 떠나 속에서 열불이 터진다.


크윽─


이를 꽉 깨물고 앞의 남자를 노려보았다.


쯧쯧~


스키야마는 혀를 차며 고개를 가로젓고는 서류를 챙기기 시작한다.


"아직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르시나 보군요."

"상황!!!, 지금 상황!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데."


돌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꽥 소리를 지른 수아.


"수아야 진정해. 어쩔 수 없어. 이왕 이렇게 됐으니 회사를 넘길 수밖에."

"숙부 그게 무슨 말이에요. 회사를 넘기더라도 이 사람들한테는 아니죠. 게다가 아버지와 숙부의 소중한 회사를 길거리에서 무슨 물건 팔 듯 이런 헐값에 넘길 수는 없어요."

"그럼, 회사를 '아이더 재팬'에 파는 거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 거니?."

"······안 그래도 다른 인수자가 나타나 미팅을 잡았어요."

"뭐, 수아야, 지금 회사 대표인 나한테 말도 없이 미팅을 잡았다고, 그게 무슨 월권행위야. 당장 취소해. 그리고 우리는 무조건 '아이더 재팬'에 회사를 팔아야 해. 우리가 살길은 그것밖에 없어."


화가 나 소리치는 숙부.


"숙부···?"


문득, 의문이 깃든 얼굴로 그를 바라본다. 딱 봐도 큰 이득이 없는데, 어째서 저리도 안달 나서, 회사를 '아이더 재팬'에 넘기려 하는 거지? 혹여 더 좋은 인수자가 나타나면 오히려 이득 아닌가?


"에이잉! 너 지금 그런 눈빛은 뭐야!? 감히 니가 먼저 월권행위를 저질러 놓고 나를 그런 눈으로 봐. 어린 게 버르장머리 없!!"


목 안쪽에서부터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역정을 내는 숙부. 오히려 쥐잡듯이 도수아를 몰아친다.


"자자··· 진정 좀 하세요. 두분이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시고 인수계약서 사인은 다음에 다시 진행하도록 하죠."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지 다른 인수자가 나타났다는 데도 한없이 여유로운 '아이더 재팬'의 담당자 스키야마.

그가 계약서를 테이블에 남겨두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자, 미츠루."


그의 뒤에서 보디가드마냥 무표정하게 서 있던 거구의 남성과 함께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사장실을 나선다.


"다들 다음에 또 봅시다."


또다시 실실 쪼개면서 퇴장을 한다. 이번에도 입가와 눈이 따로따로 노는 것이 기괴했다.




*****




"자! 이쪽입니다."


백현일행은 회의실에서 잠시 대기하던 사이, 미팅이 끝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사장실로 향했다.


그런데···.


응!?


불현듯, 괴상한 미소를 지으며 지나치는 2명의 남성이 보였다.


"하~ 형님 역시 인간들은 저렇게 싸울떄가 재밌어요."

"아니지, 죽고 죽일때가 훨씬 더 재밌지. 캬~ 그게 좀 아쉽단 말이야."

"하긴 그러게요. 크크크, 그나저나 간만에 점심은 참치회로?"

"오케이, 콜!!!"


사장실에서 나온 스키야마와 미츠루였다.

복도에서 그들과 지나치는 순간······.


어라?


쿵ㅡ 쿵ㅡ


백현은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이유 모를 두려움이 치솟아 올랐다.

그 반동인지 모르겠지만, 팔에 소름이 돋고 전신이 벌벌 떨린다.


'도대체 뭐야?'


설마··· 두려운 건가? 방금 마주친 저놈들이···.

왜? 어째서?

고개를 돌려 지나가는 두 명을 계속 응시하자,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증유의 감정들이 끊임없이 가슴속에 휘몰아친다.


'진정해···.'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두 놈을 굳은 얼굴로 노려보았다.

분명 처음 보는 놈들인데 낯설지 않다.


‘이 우혁이란 놈과 뭔가 연관이 있는 녀석들인가.’


"왜 그러십니까. 교주님."

“저놈들 말이야. 혹시···”

“아마도 '아이더 재팬'에서 온 사람들일 겁니다.”

"역시 그런가···.“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 젓는다.


“아니다. 일단 들어가자."


찝찝함을 뒤로 하고 사장실이라는 명패가 걸린 문을 열리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앞에 50대로 보이는 중년인과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보였다.


'도수아라고 했나.'


이렇게 미인일 줄이야.

동방에서부터 수많은 미인을 봤지만 그의 높아진 기준으로 보아도 앞에 있는 여성은 제법 상위권 속할 미모의 소유자다.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굴곡진 몸매, 아름다운 얼굴과 균형 잡힌 이목구비, 게다가 요즘 힘든 일이 많았는지 다소 수척해 보이는 게, 은근히 지켜주고 싶다는 보호 본능까지 자극한다.


한편, 도수아는 숙부와 말다툼을 하다 말고, 황급히 인사 한 후 자리를 안내했다.


“아··· 오셨군요. 마중을 못 나가 죄송합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




자리에 앉은 갈명이 계약서부터 먼저 꺼냈다.

그 내용은 최근 생긴 빚더미, 즉 차입금을 갚아주는 건 물론 남아있던 배우 및 스탭까지 모두 데려가는 인수 계약서였다.


차분히 읽어보는 도수아.

반면, 현재 CEO 권한 대행이라는 도철민은 계약서에 관심조차 없는 거 같다.


"숙부님 이거 보세요. '아이더 재팬'에 비해 훨씬 더 비싸게 인수하잖아요. 게다가, 빚마저 모두 탕감해줄 뿐 아니라, 직원들까지 고용 승계를 하고."

"안돼. 그래도 '아이더 재팬'에 넘길거야."

"숙부,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여기 계약서 좀 보세요. 제발."


수아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계약서를 숙부 앞에 들이민다.


허나, 일체의 관심도 안보이고, 그저 단호한 얼굴로 '아이더 재팬에 넘긴다'말만 연신 되풀이할 뿐이다. 그러다, 숙부라는 놈이 얼굴을 굳혔다.


"수아야 잘 들어, 현재 아트필름의 결정권자는 니가 아니고 나야. 나는 '아이더 재팬'에 회사를 넘겨, 자회사가 되기로 결정했어. 더이상 번복은 없다."

"숙부!!!"


수아가 돌연, 꽥 소리를 지른다.


"아니 어떻게 회사를 원수한테 넘길 수 있어요!"


아무래도, 아트필름 인수에 살짝 암초가 낀 듯하다. 꽤나 좋은 조건을 걸고 진행했기에 어렵지 않게 성사될 줄 알았는데.

둘의 언쟁을 조용히 듣고만 있던 백현 일행의 표정이 점점 싸늘해져 갔다.


쿵─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내리친 숙부.


“다시 한번 말하마! 이 회사의 대표로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거절이다! 그렇게 알아!”


강하게 거절 의사를 밝힌 그가 더 이상 말을 섞기 싫은지 사장실을 나가려 한다.

그때 들려오는 싸늘한 음성.


"어이, 늙은이."

"응!?"


가던 걸음을 멈춘 도철민이 어이 없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지금 혹시 나한테 한 말인가?”


소파에 앉아 있던 백현이 팔짱을 낀 채로 그를 올려다 본다.


“본좌가 지금 이렇게 하늘 같은 드넓은 아량으로 네놈 따위는 감히 꿈도 못 꿔볼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걸 거절을 해?”

“헐··· 어린놈의 자식이 뭐라는······.”


그의 말은 다 끝맺을 수가 없었다.


백현의 눈빛과 마주친 찰나··· 도철민의 동공이 급속도로 크게 확대된다.


“····저 ··저게··· 뭐야? ”


거만하게 앉아있는 백현의 등 뒤로 아주 무시무시해 보이는 거대한 괴수 같은 무언가가 언뜻 비쳐졌다. 흉신악살스런 몰골, 핏빛이 선 눈으로 먹잇감 보듯 노려보는 잔영.


“으으으윽··· 으아아악!!! ”


혼백이 나간 거 마냥, 절규한 그는 바닥으로 털썩 주저앉았다. 전신을 부들부들 떠는 와중에, 어느새 바지가 축축 젖어 들어가더니, 노르스름한 물이 바닥에 고여간다.


그저 백현의 존재감 중에서 극히 일부분의 일부분을 들어냈을 뿐인데, 그 결과가··· 이랬다.


“수 ·숙부! 갑자기 왜 그래요!?”


도수아 뛰쳐나가더니, 부축했다. 숙부가 넋이 나간 상태로··· 알아듣기 힘든 말만 연신 되풀이하고 있다.


“···괴 ···괴물이야··· 여··· 여기에 괴물이 있어·· 그래 괴물이였다고···.”

“정신 좀 차리세요. 숙부!”


어깨를 흔들어 보지만, 좀처럼 정신 차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칫─ 더럽게 오줌까지 지리네. 에휴·· 그만 가자.”


백현이 자리에 일어났다. 갈명과 구진혁 역시 뒤따른다.


”허나, 아직 계약이···.“

“됐어·· 나중에 다시오지 뭐···.”


여기가 동방이였다면 거절은 커녕, 바닥에 납짝 엎드려 흥정따윈 필요 없이 어떤 조건이던 전부 받아 드렸을 텐데.

설마! 이곳에서 이런 찬밥 신세라니.


‘음, 천마 가오 다 죽었구먼···.’


왠지 좀 씁쓸한 기분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할까나.

일단 물러나고, 나중에 은밀한 데로 끌고 가서 정신교육 좀 시켜볼까?

적당히 주물러 주면 시키는대로 아주 잘할 거 같은데···.


걸어가는 백현이 정신을 못차리는 도철민을 응시한 채 혀를 찼다.

백현 일행이 돌아가려 하자, 숙부를 돌보던 도수아가 화들짝 놀라면서 다급하게 막아섰다.


“자...잠시만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제가 숙부님을 좀 더 설득한 다음 계약을 다시 진행하면 안 될까요? 보다시피 지금 상황이 이래서··· 아! 그리고, 못 볼 꼴 보인 건 정말 죄송합니다."

“······.”


상태가 쉬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음으로 미루자는 수아.

백현의 시선이 갈명을 향한다. 이내 의중을 파악한 그가 나서서 답했다.


"그게 좋겠군요. 다음에 다시 미팅을 잡도록 하죠."


이 말을 끝으로, 자리를 벗어났다.

수아는 몸을 숙여 최대한 예의 있게, 재차 사과를 건네면서 마중했다.


"숙부 오늘 진짜 이상해."


공황장애를 연상케 할 정도로 패닉에 빠진 그를 흘겨보더니, 답답한 듯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설마 백현의 기세 때문에 이리된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그녀다.


아마 당분간은 쉬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솔직히 이것도 우혁의 영향 덕인지 모르나, 사정을 많이 봐줬다. 만일 백현이 조금이라도 나쁜 맘을 먹었으면 백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날, 아쉽게도 첫 번째 인수 미팅은 이렇게 불발로 마무리 되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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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아트필름. (7) - 외전 15화 21.08.07 38 2 16쪽
15 아트필름. (6) - 외전 14화 21.08.06 46 2 11쪽
14 아트필름. (5) - 외전 13화 21.08.05 46 2 11쪽
13 아트필름. (4) - 외전 12화 21.08.04 53 2 16쪽
12 아트필름. (3) - 외전 11화 21.08.03 52 3 12쪽
» 아트필름. (2) - 외전 10화 21.08.02 73 4 12쪽
10 아트필름. (1) - 외전 9화 21.08.02 75 4 12쪽
9 극한 치킨집. (4) - 외전 8화 21.07.31 100 5 11쪽
8 극한 치킨집. (3) - 외전 7화 +1 21.07.30 124 5 11쪽
7 극한 치킨집. (2) - 외전 6화 21.07.29 130 5 11쪽
6 극한 치킨집. (1) - 외전 5화 +2 21.07.29 141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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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1.07.27 29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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