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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는형제 님의 서재입니다.

드라마 찍는 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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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는형제
작품등록일 :
2021.07.27 13:27
최근연재일 :
2021.08.10 15:4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991
추천수 :
105
글자수 :
101,235

작성
21.07.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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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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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극한 치킨집. (3) - 외전 7화

DUMMY

모두의 시선이 새로이 나타난 인물 쪽으로 향했다.

말끔한 인상의 40대의 중년 사내.


그가 백현과 마주 섰다.

복잡미묘한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잠시 전투가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드디어 만났다.'


엉뚱한 세상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만약 기회가 허락된다면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던 상대.


“······갈명.”


왠지 그리움으로 가득 담긴 어조다.

의문의 중년 사내, 갈명은 바닥에 쓰려져 있는 청운과 서도명을 한차례 주시하다가, 문득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나를 아나?”


혹여, 안면이 있나 싶어 탐색하듯 자세히 훑어봤는데, 인상이나 분위기가 어떤 분을 연상케 했지만, 역시 생전 처음 보는 젊은 남자다.


당연히 그분 일 리 없다.

이미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무덤까지 만들어 묻었으니까.


“아주 잘 알지··· 아마도 당신보다 더···.”

“···호오 그런가? 이거 흥미롭군, 난 당신을 처음 보는데 말이야.”


그의 의문이 납득되는지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자신의 몸을 둘러보는 백현이다.


“뭐··· 그건 부정 못 하겠네. 이 모습으로 갈명, 아니 군사 당신과 처음 마주하니까.”

“···이 모습이라? 허허··· 꼭 다른 사람의 모습일 때 나를 본 적 있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살짝 어이가 없다는 어투로 중얼거렸다.

백현이 피식거린다.

헛소리로 치부하는 거 같지만, 고작 말 몇 마디로 한 순간 본질을 꿰뚫어 본다.


역시 그답다.


“···맞아. 다른 얼굴일 때 만났었지.”

“······.”


아주 즐겁다는 얼굴로 대화를 연신 이어나가는 백현.


“그뿐인가 아주 친밀한 관계이기도 했어.”

“···나랑 친했다? 도저히 못 믿겠군. 그럼 어떤 모습일 때 나를 만났었나? 혹시 알려주겠는가?”

“못 알려 줄 것도 없지. 귀 열고 똑똑히 잘 듣는 게 좋을 거야.”


불현듯, 장난기가 사라지고, 백현의 눈빛이 한순간 진지해졌다.

갑자기 감히 형용 할 수 없는 절대자의 기운이 그를 중심으로 거세게 터져 나갔다.


쿠궁─


저저저적───!


가게 바닥에 실금이 잔뜩 간 채로, 수많은 작은 돌부서러기들이 허공으로 치솟아 오른다.

갈명 뒤에 서 있던 빙운대주 이청하와 풍운대주 구진혁의 낯빛이 돌연 어두워졌다.


똑바로 백현을 쳐다보기는커녕, 급작스럽게 닥친 두려움으로 인해 전신이 후들후들 떨려왔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터무니 없는 존재감.

그 둘이 할수 있었던 거라곤 고작 모든 내력을 끌어 몰아 버티는 게 전부였다.


“···의 ···의념의 경지?”


실성한 듯 읊조리는 풍운대주 구진혁.

칼처럼 섬뜩하고 날카롭게 갈은 의념만으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절정고수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는 경지.


단순히 쳐다보기만 해도 심각한 내상을 입힐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화경 끝자락에 있는 풍운대주 구진혁 역시 기운을 담은 살기로 충분히 절정고수를 압박시키거나 죽일 수 있다.


그건 어디까지나 내공을 풀로 운용했을 때 얘기다.

그러나, 저자의 폭사되는 기운에는 일절 내공이 담겨 있지 않다.


'오로지 의념.'


즉, 정신력만으로 현재 자신과 이청하를 이토록 궁지로 옭아매고 있다는 점이다.

전신 내공을 미친 듯이 폭사시켜야 가까스로 버텨낼 수 있을 정도의 강대한 의념이자 집념이다.


'저자는··· 아니 저분은 생사경에 발을 담근 자?'


이런 터무니없는 의념을 피워낼 수 있는 분은 자신이 알기론 딱 한 분밖에 없다.


설마─?


그럴 리가────!


구진혁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허나, 본능은 맞다고 울어대고 있지만, 이성은··· 여전히 의혹투성이다.

가게 밖에서 천라지망을 펼쳐 대치하던 70여명의 고수들도 전부 구진혁 혹은 이청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심했던지.

바닥을 나뒹굴며 힘겹게 기운을 버티어내고 있었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쓰려졌는지 이해조차 못 하고 있다.

정말 무시무시하다.

그저 존재감만을 드러냈을 뿐인데···.


이런 얼토당토않은 짓을 저지른 백현이 씨익~ 웃으며 천천히···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난··· 천·마·백·현이다.”

“······!?”


설마했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이 일대에서 아무일 없는 듯, 멀쩡히 서 있는 건 오로지 딱 두 명 뿐.

백현과 갈명.

주변을 둘러본 갈명의 눈에 큰 동요가 어렸다.


물론 안다.

현재 여기뿐만 아니라, 가게밖의 부하들이 어떤 꼴인지.

그런데 자신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

본인만 쏙 빼고, 모두 의념에 지배당한 것을 어찌 모른단 말인가···


“······처 ···천마 백현? 거참. 농담이 좀 심한 거 같은데··· 허허 그렇다고 이걸 또 안 믿기에는···.”


자신의 상식선 안에서, 꿈에서나 볼법한 어처구니없는 짓을 저지를 위인은 딱 한 명 뿐이 없다.


헌데, 저 말을 믿기엔, 본인이 손수 천마를 묻고 그 자리에 사당까지 차렸것만··· 쉬이 납득될리 없다.

죽은자가 살아 되돌아온다는 건 아무리 그분이라 할지라도 불가능하다.


“그렇지. 쉽게 믿기 힘들겠지.”


턱을 문지르며 심드렁하게 내뱉는 백현.


“···네가 ···아니 당신이 정말 천마입니까?”


반말에서 존댓말로 바뀌었다.

백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나 천마 백현. 어떤 세상을 굽어봐도 나 같은 존재가 어찌 또 있을까?”


문득, 갈명의 눈에 현기가 감돈다. 백현의 본질을 탐구하겠다는···.


“······그럼 질문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정말 천마님이 맞다면 답할 수 있겠죠. 직접 저를 찾아와 등용할 때 뭐라고 하셨습니까?”

“응···? 크하하하~! 묻는 게 고작 그거 인가···? 뭐 답해주지. 어려운 것도 아닌데···. 확실히 자네다운 물음이야.”


꿰뚫어 보는 자이자, 진리를 엿보는 그 다운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이건 오직 이 세상에 백현과 갈명만이 알고 있는 진실이기도 하다.


“······.”

“······!?”


백현은 아무 말 없이 그저 갈명의 눈을 한동안 지그시 쳐다봤다.

그 눈빛에 아무런 의문도 욕망도 그렇다고 욕심도 없는 오로지 순수한 의지만이 담긴···.


“이게 답이다.”


갑자기 갈명의 몸이 심하게 부들부들 떨렸다.

어찌할 바를 몰라 당혹함이 잔뜩 어린 모습이다.

그 누구보다 냉정하던 그였는데, 이렇게까지 동요하는 건 백현도 정말 간만에 본다.


언제였더라, 마도인들의 꿈에 마지않던 동방일통을 이루었을 무렵이었나, 그때도 저런 얼빠진 몰골이긴 했다.


“허···, ···저 ···말로 그게 답입니까?”

“그렇다니까. 본좌는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냥 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기만 했을 뿐이지.”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딱 저런 눈빛과 표정으로 자신을 응시해 왔었다.


“···다 ···당신은 ···지 ···진짜 천마가 ···맞군요.”

“···그래, 다시 만나서 반갑다. 군사!”


돌연, 갈명의 무릎이 바닥으로 떨구어진다.

그리고,


“천마··· 천마··· 만만세···!!! 군사 갈명, 교주님을 뵈옵니다.”


붉게 출혈된 그의 눈가에 물방울이 어려 볼을 타고 흘러 천천히 내린다.

꿈 속에서조차 애타게 그리워하던 자신만의 군주.


그의 말이 시초가 된 것인가?

풍운대주와 빙운대주를 비롯하여 가게 밖에 엎드려 있던 무사들도 하나둘 외치기 시작했다.


“천마 천마··· 만만세! 신들이 교주님을 뵈옵니다!”


그랬다.


극한 치킨집에 모인 이들은··· 천마신교의 교인들이었다.

죽으라면 죽는시늉까지 하는 천마만을 위한 수족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부하들을 우연찮게 다시 만나다니···.

그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보던 백현이 희열에 겨워 갑작스럽게 선창을 한다.


"우리의 사명은!"


부하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후창을 한다.


"피의 길을 걷고!"


또다시 외치는 백현.


"죽음의 길을 가!"


연이어지는 후창.


"진정한 마도의 길을!"


백현을 포함, 모두가 다 같이 일어서 하늘을 향해 포효한다


"개척하리라───────!!!"


드디어, 그들의 주군이 돌아왔다.


"천마신교에 무한한 영광이~!"


"천마 천마 만만세!!!"


이 세계를 넘어와 처음으로 외치는 천마신교의 구호 덕인지, 아니면 복귀한 천마 덕인지 모르겠으나, 잔뜩 흥에 취한 교인들은 감격에 휩싸여 있었다.


난데없는 진기한 광경··· 수많은 사람들의 떼창.


인근 길가를 거닐던 인파들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면서 지나쳤다.

사이비종교의 행사인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기절해있던 백청운과 서도명도 그 시끄러운 외침에 뒤늦게 깨어났다.

갑자기 뭔일인고?


“으으윽··· 골이야. 근데 이건 무슨 소리지?”

“···저건 군사님? 뭐야? 왜 다들 엎드려 있어? 도대체 무슨 일인데?”


내막을 몰라 서로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당혹해하는 그들이다.


그때.


띠링─!


[메인퀘스트1이 클리어 되었습니다.]


[퀘스트 성공 보상으로 동료가 영입되었습니다.]


또 다시 울리는 맑고 청아한 소리


띠링─!


[메인 퀘스트 2가 발동합니다.]


@ 메인 퀘스트 2 @


[내용: 콘텐츠 제작사 '아트필름' 인수]

[퀘스트 성공시 보상 : ???]

[제한 시간 : 30일]

[퀘스트 실패시 : 고유 퀘스트 실패권 1회 적립]


'뭐? 아트필름?'


...

..

.



웅성 웅성


넓은 공터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오로지 백현의 얼굴만을 뚫어져라 주시하고 있다.

그들의 시선에는 교주에 대한 믿음 그리고, 기대감 같은 기이한 열기가 담겨 있다.

언뜻 광신도를 연상케할 정도의 열정적인 눈빛들.


능숙하게 이런 관심을 받아내고 있는 백현은 되려, 흡족스럽게 부하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살아서, 그것도 외딴 세계에서 힘겹게 만난 충직한 부하들이다.

어찌 안 흐뭇할 수가 있단 말인가.

심정으론 본좌의 간이라도 떼어주고 싶을 지경이다.


헌데, 제일 앞 줄 우측에 서 있던, 초로의 60대로 보이는 노인은 가슴에 닿을 정도로 길게 늘어뜨린 턱수염을 어루만지며, 뭔가 깊은 고민에 차 있는 모습이다.


그는 바로 천마신교의 이장로 신분인 마선 유정겸이다. 마선이라는 칭호는 동방에서 다 죽어가던 수많은 환자들을 살리다보니, 자연스레 얻어진 위명이었다.


이장로를 기점으로 뒤쪽에 나열하듯 서있는 사대마성과 부하들.


먼저, 제일 왼쪽의 우락부락한 덩치의 소유자 화운대주 백청운을 필두로 열을 맞춘 부대원 19명.


두 번째줄은 뭔가 바람끼가 많아 보이는 미남자 뇌운대주 서도명과 그외 부대원 19명.


세 번째는 앞머리로 한쪽 눈을 가려 감정을 읽기 힘들어 보이는 풍운대주 구진혁 외 19명.


마지막으로 오른쪽 끝에 도열해 있는 육감적인 몸매의 빙운대주 이청하와 9명의 여인들.


그리고, 본좌 바로 옆에 위치한 천마신교의 2인자 이자 군사인 갈명까지 포함.


무려, 73명의 사람들이 한적한 공터에 모여 있었다.


"교주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갈명의 안내를 받아 백현이 치킨 집 안으로 들어간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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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시나리오. (1) - 외전 16화 21.08.09 40 2 11쪽
16 아트필름. (7) - 외전 15화 21.08.07 38 2 16쪽
15 아트필름. (6) - 외전 14화 21.08.06 46 2 11쪽
14 아트필름. (5) - 외전 13화 21.08.05 45 2 11쪽
13 아트필름. (4) - 외전 12화 21.08.04 52 2 16쪽
12 아트필름. (3) - 외전 11화 21.08.03 52 3 12쪽
11 아트필름. (2) - 외전 10화 21.08.02 72 4 12쪽
10 아트필름. (1) - 외전 9화 21.08.02 74 4 12쪽
9 극한 치킨집. (4) - 외전 8화 21.07.31 100 5 11쪽
» 극한 치킨집. (3) - 외전 7화 +1 21.07.30 124 5 11쪽
7 극한 치킨집. (2) - 외전 6화 21.07.29 130 5 11쪽
6 극한 치킨집. (1) - 외전 5화 +2 21.07.29 141 6 11쪽
5 적응. (4) - 외전 4화 +1 21.07.28 150 6 11쪽
4 적응. (3) - 외전 3화 21.07.27 175 7 15쪽
3 적응. (2) 외전 2화 21.07.27 188 15 12쪽
2 적응. (1) - 외전 1화 +3 21.07.27 228 15 15쪽
1 프롤로그 21.07.27 29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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