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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는형제 님의 서재입니다.

드라마 찍는 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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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는형제
작품등록일 :
2021.07.27 13:27
최근연재일 :
2021.08.10 15:4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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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추천수 :
105
글자수 :
101,235

작성
21.08.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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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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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아트필름. (1) - 외전 9화

DUMMY

백현은 기숙사 건물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부하들과 달리 치킨집 안쪽 깊은 곳에 따로 떨어져 있는 안채에서 지내기로 했다. 또한 우혁의 살던 집에서 노트북 등 몇 가지를 물건들도 챙겨왔다.


폭풍 같았던 어제가 지나간 다음 날.

교주가 돌아왔다고 해서 당장은 바뀌는 게 없었다.

여전히 사대마성은 배달 및 공사장 등으로 일하러 갔고 극한 치킨집도 평소와 같이 영업을 한다.


백현은 군사와 문화도 50%에 대해 논의를 하며 어떻게 달성한 것인지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순간, 썩어가는 갈명의 얼굴이 스쳐간다.


음─.


'근데, 어쩌겠나 브레인이 머리를 굴려서 방법을 찾아야지.'


모든 걸 군사에게 떠넘기고 느긋하게 부하들의 일상을 훑어본다.


"안녕하세요. 교주님."


극한 치킨집에 들어서자 종업원이 인사를 한다.

대낮인데도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북적 되고, 쌀로 튀긴 치킨은 겉바속바·····.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이야─ 이거 너무 좋은데. 혼자서 개고생할 걸 생각하면 골치만 아팠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맛있는 치킨에 시원한 맥주와 마시니, 행복이 따로 없구나.'


모든 근심과 걱정이 단번에 날아간 듯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 이것이야말로 신선놀음이 아니면 무엇일까.


그날 하루내내 백현은 이곳저곳 부하들의 일상을 보고 다녔다.


어느새, 밤 10시.

극한 치킨집의 영업이 끝났다.


"여기 치우도록 해."

"3번 홀도 정리하고, 누가 여기다 뼈를 숨겨둔 거야?"

"빨리빨리 마무리해서 퇴근해야지."


종업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순식간에 뒷정리한다.


"어! 다들 고생했다 가봐!"

"네."

"교주님, 군사님 그리고 대주님들 퇴근하겠습니다."


부하들을 퇴근시키고 빙운대주 이청하가 카운터에 앉아있던 백현 및 군사 쪽으로 걸어간다.

그때 3명의 대주가 나타나 합류한다.

대화를 나누던 백현과 군사가 고개를 돌려 도열해 있는 사대마성을 본다.


"뭐지?"

"네, 교주님. 오늘 하루 있었던 수익을 보고하는 정산 시간입니다."

"정산 시간?"

"그렇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앞을 보자 우락부락한 덩치의 소유자 화운대주 백청운이 한 걸음 앞으로 나온다.


큼~


헛기침을 가볍게 한 그는 모기만 한 목소리로 작게말한다.


"교주님, 군사님. 화운대 배달 1팀 20명, 보고 드리겠습니다. 오늘 총 수익은 440만 원입니다.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뭔데, 녀석. 왜 저렇게 소심하게 굴어.'


이곳 세상에서 돈이 어떠한 의미인지를 우혁의 기억덕분에 잘 알고 있는 백현은 440만원이라는 큰 금액에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했어."


반면 보고를 받은 갈명의 이마가 살짝 찌푸려진다.


"···최근 좀 많이 저조하다."


청운이 뒷머리를 벅벅 긁적이더니 백현과 군사를 한번 쓱~ 훑어본다.


'아~ 교주님까지 계시는데 쪽팔리네.'


그리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게 최근 홍대에 배달맨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콜 경쟁이 치열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뇌운대주 서도명이 안타깝다는 듯 혀를 쯧쯧 찬다.

그러더니, 청운 제치고 나서며 당차게 입을 뗀다.


"뇌운대 배달 2팀, 20명 765만원, 오늘 수익 보고 드립니다."


액수만큼이나 목소리에도 힘이 넘친다.


오호~


"이야~ 뇌운대는 화운대에 비해 2배나 되는 금액이네. 잘했다. 야!"


백현이 아주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콕 찝어 2배임을 강조한다.

거기다, 군사도 맘에 드는지 찌푸린 이마가 활짝 펴진다.


"고맙습니다. 교주님!"


교주님의 칭찬을 들은 서도명이 멋쩍어하는 청운을 향해 의기양양한 턱 짓을 하고는 씨익─ 웃는다.


'어떠냐?'


그런 그가 못 마땅한지 기어코 한마디 하는 청운.


"야~ 나도 강남에서 배달하면 그 정도는 한다고. 홍대 쪽이 상황이 좀 안 좋아서 그런 거지··· 자랑은."

"헐─ 이놈 보소. 네가 홍대 고른 거잖아. 그러니깐 선택을 잘했어야지. ㅋㅋ."

"야─! 우리가 무슨, 홍대가 어떤지, 강남이 어떤지, 그걸 알고 선택했냐. 하필이면 골랐던 데가 홍대인 거지."

"역시 나는··· 난 놈은 난 놈인가 봐, 어떻게 딱 골라도 강남이 걸리네."


'얼씨구 이놈들 봐라. 저번에도 그러더니, 여기서도 티격태격 싸우고 있네.'


자신도 모르게 실소가 흘러나왔다.

반면, 교주님의 눈치가 보였던 백청운은 도명의 얄미운 말에 함부로 화도 내지 못한 채, 그저 한참을 씩씩대기만 했다. 만일 주변에 아무도 없었으면 진작에 주먹이 오갔을지도 모른다.


다음 차례로 앞에서 지지고 볶든 말든 무심한 표정으로 조용히 서 있던, 풍운대주 구진혁이 보고를 했다.


"풍운대 정보부 3팀, 20명 보고 드립니다. 건설 현장, 촬영장 엑스트라, 프로그램 로열티, 등등 총 수익 800만원 입니다. 특이 사항은 없습니다."


이어서, 이청하도 오늘 번 수입을 말했다.


"오늘 극한 치킨집 수익은 900만 원입니다."


꼴찌 확정이라 청운의 낯빛이 더욱 어둡다.

1등을 빼앗긴 도명도 아쉽다는 기색이다.


의외로 높은 수익에 백현은 꽤나 놀란 눈초리였다.


"다들 고생했어. 들어가 쉬어."


갈명도 말을 덧붙인다.


"화운대는 분발 좀 해."

"···죄송합니다. "


굳이 화운대를 한 번 더 지적하는 군사.

그의 철저함에 괜히 고개가 흔들린다.

헌데, 축객령을 내렸음에도 청운이 가만히 서서 주먹을 꽉 쥐고 있다.


마치 뭔가 할 말이 더 있는 것 같은 분위기다.

백현이 그런 그를 쳐다본다.


"뭔데? 청운."


교주의 반문에 그가 결심했는지 입을 뗀다.


"그게, 교주님, 군사님."


그동안 고민이 많았던 이야기인지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저도 그냥 장사하면 안될까요?"

"뭐?"

"아시겠지만, 요새 콜 경쟁이 치열합니다. 커넥트 뭐시기라고 배달하는 친구들이 늘어나면서 콜 잡기가 너무 빡세요. 거기다 누구는 경공술로 지붕 사이를 날아다니느라, 있는 내공 없는 내공 굴려 가며 뼈 빠지게 배달하는데. 누구는 전동 자전거나, 킥보드 타면서 배달하는 거 보면. 이게 맞나 쉽기도 하고."


그렇게 운을 뗀 뒤 고개를 꼿꼿이 하고 당차게 말한다.


"저도 이태원이나 홍대 쪽에 극한 치킨집 2호점 하나 차려 주시면 기똥차게 돈 벌 수 있습니다."


난데없이 가게를 차려 달라는 청운의 말에 순간, 모두 벙찐 얼굴이다.


'아~ 이놈은 여기와서도 꼴통 짓을 하는 건가.'


백현을 포함, 나머지도 어이없게 그를 바라본다.

아니, 생뚱맞게 웬 2호점 무슨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헛웃음이 나는지 도명이 혀를 차며 나선다.


"야~ 너도 무슨 장사 해서 드라마처럼 이태원 슈퍼 클래스라도 하게, 왜~ 재벌이라도 돼서 돈 지랄로 청하한테 환심이라도 사려고!?"


말하다 보니 더욱 기가 차는 도명.


"허허, 씨부랄~ 우리가 무슨 여기 돈 벌러 왔냐, 어~ 그냥 조용히 지내라고 하니, 먹고 살려고 이러는 거지."


핵심을 찌른다.


사실, 따져본다면 그들 같은 초 오버 스펙의 재원들이 고작 한다는 게, 배달 따위를 하지 않나, 치킨집에서 닭이나 튀기고 있다.

과거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나가던 동방인이 들으면 어디서 그런 망발이냐면서 혀를 찰지도 모른다.

생각할수록 이 얼마나 심한 인력 낭비란 말인가.

듣고 있던 청운도 열 받는지 가슴을 탕! 치며 맞받아친다.


"누가 그걸 몰라, 그냥 네놈한테 밀린 게 분해서 그런다! 젠장~ 어차피 강남 자리 양보도 안 할 거면서, 가진 놈이 더한다더니, 어~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 속이 후련했냐!"


항상 수익 면에서 꼴찌만 하던 게 억울한지 울분을 토해냈다.


"그러게. 누가 홍대 고르래, 강남을 골랐으면 됐잖아."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도명.

둘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마치 강남 배달 자리를 두고 한판 뜰 분위기다.

화경 끝자락에 달하는 둘이 붙으면 일대가 초토화된다.


"······."

"······."


둘의 눈빛에 불꽃이 튀는 일촉즉발의 순간.


"하하하───"


돌연,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주씩이나 되는 놈들이 고작 배달 자리를 두고 티격태격 하는 게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웃겼던지 끝내 웃음보가 빵 터져버리고 말았다.


"킥킥킥킥"


백현의 웃는 모습에 맞짱뜨려던 환장의 짝궁이 잠시 어리둥절해 한다.


간만에 교주님이 보시는 자리에, 이런 어이없는 모습이라니.

다들 이마를 어루만지면서 외면하거나 한숨을 내쉬기 바뻤다.


'아~ 진짜 이 환장의 짝궁들.'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났던 '환장의 짝궁'은 괜시리 민망한지 연신 헛기침만 해 댈 뿐이였다.




*****




백현은 아침 일찍 일어나 씻었다. 샤워에 면도하고 콧털도 가지런히 정리했다.

그런 다음, 옷장을 열었다. 갈명이 교주에 맞는 위엄과 격식을 갖추어야 한다며 준비한 값비싼 양복과 시계 등이 보였다.

그중에서 푸른색 셔츠와 검은 수트, 자켓을 입었다.


넥타이는 회색으로 정하고 시계는 후광이 흘러 나오는 롤렉스를 착용했다.

그리고, 가만히 서서 거울을 보았다.


완벽하게 균형진 몸매, 선굵은 외모, 오똑한 콧날, 각진 턱, 은은한 눈빛.

슈트 빨까지 받쳐주니 절대자다운 위엄에 격식, 카리스마까지 아주 고고함이 흘러넘치다 못해 터질 지경이다.


'음─ 나쁘지 않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목이 축 늘어난 거적때기 같은 옷차림이었는데,‘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과거의 인연들을 만나 모든 게 돌변했다.


뚜벅ㅡ 뚜벅ㅡ


백현의 행차에 모두가 나와 두 줄로 도열해 있다.

각자 일이 바쁠 텐데 오늘은 중요한 일이 있는 것을 알고 마중을 나온 것이다.


"이쪽입니다. 교주님."


그들의 인사를 위엄있는 자태로 응대하며 갈명의 안내에 따라 치킨집을 지나 멋진 승용차에 탑승했다.

군사도 같이 동승하고 정보부 겸 풍운대주 구진혁이 운전했다.


"아트 필름으로 가."


부르릉~


차가 출발한다.


후~


심호흡을 한차례하고 고개를 들어 창가를 보았다.

하늘에서 따뜻한 햇볕이 내리쬔다. 주변의 나무와 꽃들이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산들산들하고, 햇살에 푸르게 발광하니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초록색 자연의 소리를 배경음 삼자, 어느덧 마음이 평온해졌는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싱그러운 미소가 감돌았다.

예전의 백현에게는 매우 생소한 감정이다.


"·····."


'이것 역시 우혁의 잔재이려나.'


한참 흥에 취해있는데, 문득 갈명이 말을 걸어왔다.


"교주님. 우혁 및 아트필름 대해서 설명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창가를 응시하던 고개를 돌려 갈명에게 향한다.


“해봐.”

"먼저 우혁에 대한 신상입니다."


한장의 서류를 백현에게 건네는 갈명.


- 김우혁. 나이 29세. 서울태생. 직업: 단역 배우.


"부모가 7살 무렵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며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평화 보육원에서 18살까지 지냈다고 합니다. 그 후 여러 극단을 돌아다니면서 근근하게 연기 생활하다, 3개월 전,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우혁··· 이놈도 참 어렸을 때부터 기고한 인생을 살았구나. 본좌처럼···.”


백현의 표정이 살짝 침울해졌다. 그 역시 천마신교에 입교하기 전까지 입에 풀칠도 힘들어하는 고아였다. 그로 인해 외로움과 고달픔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더욱 지독히 경험했다.


고개를 돌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한동안 응시한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다음 보고해."

"네. 다음은 아트필름입니다. 최근 좀비 블럭버스터 드라마를 준비하다 촬영장에 화재가 발생해 투자처로부터 투자가 취소되어 큰 위기에 빠졌습니다. 그 충격 때문인지 아트필름 CEO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지금 누구 만나러 가는 거야?"

"부사장이자 현재 대리인인 그의 친동생 도철민과 CEO의 딸인 도수아입니다. 거기에 또 한 가지, 일본의 '아이더 재팬'에서 인수한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아이더 재팬?"


간단히 설명을 덧 붙여 준다.


“최근 일본에서 가장 잘나가는 신생 제작사입니다. 드래곤 구슬 시즌1 제작해 아시아에서 큰 흥행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상황은 나중에 따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알았어.”


'아이더라···'


이름에서 뭔가 알 수 없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갈명과 여러가지 의견을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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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시나리오. (2) - 외전 완. 21.08.10 40 3 12쪽
17 시나리오. (1) - 외전 16화 21.08.09 40 2 11쪽
16 아트필름. (7) - 외전 15화 21.08.07 38 2 16쪽
15 아트필름. (6) - 외전 14화 21.08.06 46 2 11쪽
14 아트필름. (5) - 외전 13화 21.08.05 46 2 11쪽
13 아트필름. (4) - 외전 12화 21.08.04 53 2 16쪽
12 아트필름. (3) - 외전 11화 21.08.03 52 3 12쪽
11 아트필름. (2) - 외전 10화 21.08.02 72 4 12쪽
» 아트필름. (1) - 외전 9화 21.08.02 75 4 12쪽
9 극한 치킨집. (4) - 외전 8화 21.07.31 100 5 11쪽
8 극한 치킨집. (3) - 외전 7화 +1 21.07.30 124 5 11쪽
7 극한 치킨집. (2) - 외전 6화 21.07.29 130 5 11쪽
6 극한 치킨집. (1) - 외전 5화 +2 21.07.29 141 6 11쪽
5 적응. (4) - 외전 4화 +1 21.07.28 150 6 11쪽
4 적응. (3) - 외전 3화 21.07.27 175 7 15쪽
3 적응. (2) 외전 2화 21.07.27 189 15 12쪽
2 적응. (1) - 외전 1화 +3 21.07.27 229 15 15쪽
1 프롤로그 21.07.27 29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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