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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는형제 님의 서재입니다.

드라마 찍는 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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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는형제
작품등록일 :
2021.07.27 13:27
최근연재일 :
2021.08.10 15:4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981
추천수 :
105
글자수 :
101,235

작성
21.07.29 10:00
조회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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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극한 치킨집. (1) - 외전 5화

DUMMY

창문을 통해 건물 내부를 바라보았다.

여러 테이블에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뜯고 있다.

의외로 맛집인 듯 대낮인데도 손님들로 부쩍 된다.


딱 봐도 음식점 같긴 한데, 치킨집이라··· 솔직히 치킨이 무슨 음식인지 모른다.


'먹어 본 적이 없는데 알턱이 있나.'


그런데, 아카식 레코드가 말한 이곳을 방문했는데도 딱히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음~


마침 배가 허기지기도 하니 일단 들어가 보는 백현.


"어서 오세요."


종업원이 친근한 표정으로 반겨준다.


"이쪽으로 오세요."


그리고, 능숙하게 빈자리를 안내해줬다.

백현은 직원을 따라 적당한 곳에 앉았다.

중간 언저리쯤에 위치한 터라, 가게 안이 훤히 보였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화이트와 황색빛의 나무 소재로 마감되어 있어 포근한 이미지마저 주고 있다.

마치 행복한 밥상을 떠 올리게 만드는 분위기랄까.


'···나쁘지 않네.'


테이블 위에 놓인 메뉴판을 펼쳐봤다.


── 베스트 메뉴 ──


- 극한 갈비 치킨 17,000원

- 쌀로 튀긴 후라이드 15,000원

- 1980 양념치킨 13,000원

- 두마리 간장 치킨 23,000원

···.


종류는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옆에 붙어 있는 사진들을 보니 전부 다 먹음직 스러워 보였다.

남몰래, 다른 테이블들의 동향을 살펴봤다.

황홀한 표정으로 빠르게 비우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맛은 있나 보다.


뭘 시킬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중 가장 맛있어 보이는 '두 마리 간장치킨'을 골랐다.

갈색빛의 양념에 양파와 홍고추가 데코레이션 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

백현이 손을 들자, 방금 안내했던 종업원이 다시 다가왔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아무 말 없이 '두마리 간장치킨'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 주문받았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종업원이 물러나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백현의 시선은 어느 순간부터 가게 안채 쪽으로 향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제법 손님들이 많은 평범한 가게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가게 밖에 있을 때 느꼈던 정체불명의 기운이 저 안쪽에서 은근하게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카식 레코드는 아직도 묵묵무답이다.

혹시나 안쪽에 있는 놈과 맞대면이라도 해야 반응이 나타나려나.

여러 가설을 세우고 있는 와중에 주문했던 음식이 나왔다.


커다란 대접 위에 적당한 크기로 쪼깨진 치킨 조각들.

새의 날개처럼 보이는 부위와 토실토실 살이 오른 다리들도 있었다.

거기에 거무스레한 양념과 파, 양파, 고추가 어우러져 있어 더욱 입맛을 돋우게 하고 있다.


'치킨이 뭔가 했는데, 닭요리였군.'


어디 맛을 한번···.

닭 다리를 하나 들어, 입에 베어 문다. 고인 육즙이 입안에서 펑펑 터져나간다.

속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에 달콤짭쪼름한 맛이 혀를 자극한다.

더 웃긴 건 겉은 바삭해서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는 거다.


이것이 진정한 겉은 바삭, 속은 촉촉.

난생처음 맛보는 요상한 음식에, 백현의 눈이 부릅떠졌다.


"오오··· 이··이건 뭐지? 세상에 어떻게 이런 궁극적인 맛이 존재했단 말인가?"


닭 다리를 순식간에 먹어 치운 그의 손에는 어느새 다른 치킨 조각이 들려 있다.

그리고, 그 치킨마저 연이어 입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우걱우걱.


자꾸자꾸 손이 간다. 마치 본능에 지배된 짐승마냥.

금세, 살 한 점 없이 발골된 뼈들이 접시 위로 수북이 쌓여 갔다.


손가락에 묻은 양념을 혀로 핥으면서 자신이 벌인 살육 현장을 한 차례 눈에 담아 감상했다.


"한번 입을 댄 이상, 도저히 멈출 수가 없는 진정으로 치명적인 맛이었도다."


고개가 저절로 흔들리면서, 쉽사리 치킨의 휴우증에 못 벗어나고 있을 때···

불현듯, 안채 쪽에서 깔끔한 정장 차림의 사내가 걸어 나왔다.

백현의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간 사내는 카운터 바로 앞에 서서 손님들의 동향을 살폈다.


만족스러워하는 손님들의 반응을 보면서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이 가게의 점장이라도 되는 걸까.

백현의 시선이 그 사내에게로 고정되어 떨어질 줄 모른다.


"저··· 기운은?"


그래서였나?

아카식 어쩌고 하는 게 자신을 이곳으로 인도한 이유가?

밖에 멀리 떨어져 있을 땐 몰랐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알겠다.

아무리 꽁꽁 숨겼어도 자신의 기감을 벗어날 순 없다.

아마도 이런 걸 바래서, 본좌를 여기로 불러 낸 것 일터.


'굳이 사양할 필요는 없다.'


내공을 살짝 드러내, 일부러 몸속에 내재된 존재감의 일부분을 드러냈다.

그것도 카운터 앞에서 종업원과 얘기를 나누던 점장을 콕 집어서 말이다.


크크크─


그 기대에 부흥을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오히려 이곳으로 이끌어 준 게 고마워질 지경.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있던 사내의 얼굴이 한순간 일그러지더니, 백현이 앉아 있던 테이블 쪽으로 시선을 황급히 돌렸다.


자신으로써는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기세가 정체불명의 남자한테서 은연중 흘러나오고 있다.

마치 끝이 안 보이는 수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기분이다.


꿀꺽─


침을 한차례 삼키며, 어딘가 불안한지 안절부절 못한 태도의 사내가, 무언가 결정한 듯 종업원들을 빠르게 불러 모았다.

한껏 진중한 분위기로 이거 저것 지시하더니, 안채 쪽으로 다급하게 사라졌다.

그 와중에도 백현을 경계하듯 은근히 주시한 건 덤.


가게안에서 웃지 못할 작은 헤프닝이 발생하였다.


"죄송합니다. 손님. 갑자기 급한 용무가 생겨서 오늘 영업을 종료합니다. 남은 음식을 싸드리는 건 물론, 음식값을 일절 받지 않겠습니다."


종업원들이 곤란한 표정으로 허리를 연신 구부리면서 정중히 사과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쿠폰도 나누어 드릴 테니, 다음에 오셔서 치킨을 무료로 드시기 바랍니다."


종업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여 손님들을 한명 한명 가게에서 내보냈다.

손님들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황당한 일에 큰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공짜 음식에 무료쿠폰까지 뿌려대니, 어느 정도 불만이 사그라든 거처럼 보였다.


이런 난리를 일으킨 장본인 백현은 그저 느긋하게 자리에 앉아 오히려 이런 상황을 즐겼다.


....

..

.



사람들이 각자의 몫을 치르느라 바쁜 대낮의 한 주택가


그때 멀리 떨어진 옥상에서 어슴푸레한 무언가가 보인다.


슉슉~~


희미한 형태가 점점 사람의 형체로 바뀌어 가더니, 10미터가 넘는 주택가 옥상들을 빠르게 넘나들고 있다.

무언가에 쫓기듯 무서운 기세로 가로지르는 게, 언뜻 보면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져서 저렇게 급박하게 달려가나 싶었다.


곧,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옥상을 뛰어넘던 남자는 한 연립주택의 대문 앞에 선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본다.


'음, 여기네.'


찌이익─


남자는 등에 메고 있던 민트색 배낭에서 물건을 꺼내 들고, 대문에 달린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배달왔습니다."


초인종 너머로 답하는 소리가 들린다.


"네, 잠시만요."


조금 기다려 달라는 말과 함께 이내 문이 열린다.


"주문하신 두 마리 간장 치킨입니다. 결제는 현금결제로 하셨고, 금액은 23,000원입니다."

"여기 30,000원이요."

"네, 3만원 받았고, 으음··· 하나, 둘, 셋···· 7000원 거스름돈 입니다."


전달을 마친 남자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배달을 마무리했다.

간단히 핸드폰을 조작해 배달 완료를 체크하고 난 뒤, 다음 물건을 받으려 했다.


그때였다.


[긴급 상황 발생]


깨톡─

깨톡─


단체 깨톡이 난리다.


[1급 사태다. 식당으로 모두 모여.]


대주의 소집 명령.

남자는 메시지를 읽고 표정을 굳힌다.


"무슨 일이지? 이런식의 긴급소집은 처음인데?"


영문을 몰라, 고개를 이리저리 갸웃거리더니, 문득 주변 골목길을 쓱~ 훑어본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바로 옆의 담벼락을 디딤돌 삼아 한걸음에 주택의 옥상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또다시 유령처럼 내달리기 시작했다.


── 초유의 상황 발생 ──


─ 홍대 주택가


[무슨 일인지 아는사람 보고해.]

[식당에 의문의 고수 출현! 부 대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자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뭐? 이런 씨발! 어렵게 차린 식당인데 감히 습격을 해!? 딱 기다려라! 당장 가서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2미터에 달하는 우락부락한 덩치의 소유자가 지붕 위를 내달리면서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다.


─ 강남 빌딩가.


[그래서, 지금 어떤데?]

[현재 식당의 인원들과 대치중이랍니다.]


"···설마 도발인가? 하긴 이제 올 때가 되긴 했지."


붉은 스포츠카에서 내린 180정도 되는 차가운 인상의 미남자가 표정을 굳히더니, 빌딩가의 옥상 쪽으로 몸을 날렸다.

급할 땐 자동차보다, 직접 허공을 뛰어다니는 게 더 빠르다.


─ 어느 한 공사장.


"어이 남 반장. 얘들 시켜서 벽돌 1만 장 저 건물로 옮기면 돼. 어라?"


방금 전까지 있었던 남자가 갑자기 사라졌다.


"남 반장!? 어이 남 씨!?"


옆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가 대신 답했다.


"남 반장님 아까 급하게 어딘가로 뛰어가던데요? 남 반장님 부하들 전부 데리고요."

"···뭐!? 얘들도 다 끌고 갔다고?"


오른쪽 소매에 반장이라 적힌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황급히 어딘가로 질주하고 있었다.

비록 남루한 복장이지만, 왠지 모르게 귀티가 새어 나오는 게 범상치 않은 인물임이 틀림없다.


그의 뒤로, 역시 작업복의 사내들이 빠르게 뒤따르고 있었다.

몸을 날리는 와중에도, 연신 깨톡이 울려댄다.


[다들 얼마나 걸려?]

[나 이제 곧 식당이야.]

[혹시 모르니 긴장 좀 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도록 해. 특히 청운 너!]

[쌔끼~ 너나 잘해.]

[흥~ 뭐래냐. 머리에 우동사리만 가득한 놈이··· 행동할 땐 좀 계산해서 움직이란 뜻이다. ]

[우선 들이대고 보는 거지. 너처럼 이것저것 따지다가 오히려 당한다.]

[에휴··· 내가 말을 말지.]

[근데 어쩌면 말이야. 장로님이 보낸 놈일지도 몰라.]

[·····그럴지도]

[···동의.]

[어쩌다 이렇게 된 거니··· 같은 편이었는데.]

[뭐 야먕이 크셨으니까. 청하 너는 걱정마. 목숨을 날려서라도 넌 내가 반드시 지킨다.]

[···나한테 먼저 죽을래?]

[······!!]

···

···


슉슉슉─


화운대주, 뇌운대주, 풍운대주, 그리고 추가로 빙운대주까지

사대마성과 그 부하들.

모두 하던 것을 멈추고 식당으로 하나둘씩 빠르게 모여들고 있었다.


...

..

.


차 한잔 마실 시간이 지났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가게 안에는 오로지 백현 혼자 앉아 있을 따름이다.


안채에서 3명의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아까 사라졌던 점장 차림의 사내와 평범한 사복 차림의 남자 2명이었다.


그 3명이 백현을 둘러 싼다.

더군다나, 감추고 있던 기운을 보란듯이 들어내면서 말이다.


"···역시나. 크크크─."


저 정순하면서도 사나운 기운을 그가 모를 리가 없다.

아마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저 기운을 자세히 알고 있으리라.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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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시나리오. (1) - 외전 16화 21.08.09 40 2 11쪽
16 아트필름. (7) - 외전 15화 21.08.07 37 2 16쪽
15 아트필름. (6) - 외전 14화 21.08.06 46 2 11쪽
14 아트필름. (5) - 외전 13화 21.08.05 45 2 11쪽
13 아트필름. (4) - 외전 12화 21.08.04 51 2 16쪽
12 아트필름. (3) - 외전 11화 21.08.03 51 3 12쪽
11 아트필름. (2) - 외전 10화 21.08.02 72 4 12쪽
10 아트필름. (1) - 외전 9화 21.08.02 74 4 12쪽
9 극한 치킨집. (4) - 외전 8화 21.07.31 99 5 11쪽
8 극한 치킨집. (3) - 외전 7화 +1 21.07.30 122 5 11쪽
7 극한 치킨집. (2) - 외전 6화 21.07.29 130 5 11쪽
» 극한 치킨집. (1) - 외전 5화 +2 21.07.29 141 6 11쪽
5 적응. (4) - 외전 4화 +1 21.07.28 150 6 11쪽
4 적응. (3) - 외전 3화 21.07.27 174 7 15쪽
3 적응. (2) 외전 2화 21.07.27 188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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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1.07.27 295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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