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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이안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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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이안
작품등록일 :
2018.04.15 14:46
최근연재일 :
2018.10.15 18:11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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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
추천수 :
122
글자수 :
237,902

작성
18.09.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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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 나는 전생자다. -2

DUMMY

내 가시거리까지 접근해 와서 인사한 인물은 교복을 입고 있는 여성으로서 짧은 단발머리에 단아한 얼굴을 가진 처진 눈꼬리에서 서글서글해 보이는 것이 인상적인 아직 앳되 보이는 인상의 여자아이였다.


“네. 안녕하세요.”


나는 짤막하니 대답하고서는 그저 담담하게 여자아이를 쳐다보았다. 현재 느껴지는 기감안에서 그녀를 살펴보는데 내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기가 응축되어 있었다. 도저히 현대 세계의 인물로는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 그녀의 기는 신기하게도 심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단전을 사용하지 않고 기를 응축시켜 내공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도 신기한데 심지어 중단전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심장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심히 특이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심장을 중심으로 여섯 개의 고리가 빙글빙글 돌고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무술을 다루는 무학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다른 신비를 다루는 학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왜 지금 와서야 이렇게 절묘한 시기에 나타난 것이지?


내가 대답만 하고서는 그저 계속 쳐다보고 있자, 여자아이는 어색하게 웃고서는 조심히 나에게 다가왔다.


“저기 전 유아연이라고 해요. 탑의 6층 등정가죠. 현재 상아탑에 소속되어 있고 맹호에도 가계약 상태로 소속되어 있어요. 만나서 반가워요.”


“최철민입니다.”


내 대답에 여자아이는 당황스럽다는 웃고서는 이어 말했다.


“저기 몇층 등정가이신가요?”


“등정가 같은거 아닙니다.”


“네?”


그녀는 여전히 당황스런 모습을 벗지 못하고 반문하였다. 그나저나 그녀의 말에서 추측해본다면 아마도 탑이란 곳을 등정한다는 것을 통해서 저런 힘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저기 혹시 용사의 탑 출신이 아니신가요?”


“아닙니다.”


내 대답에 멍해진 그녀는 이내 뭐라 말하려다가 멈칫하고 당황스럽다는 듯이 손을 이러저리 휘젓다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으아아. 망했네. 기밀누설로 또 혼나겠네. 근대 용사의 탑 소속이 아니신데 어떻게 그 정도 수준의 내공을 쌓으셨나요? 지구의 기로는 부족해서 그정도의 내공을 쌓는 것이 불가능한데.”


“잘 쌓았습니다.”


“으음. 일단 저는 갑작스럽게 저희 동네에서 광대한 규모의 기의 유동을 느껴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해서 와서 본거거든요? 그리고 무슨 일인지 상아탑에 보고하기도 했었으니까, 보고 내용이라도 필요한데 좀 협조해 주시겠어요?”


“글쎄요.”


“거기다 제가 마지막에 도와드리지 않았나요? 보니까 기가 모자라서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제 귀중한 마력을 좀 풀어다 드렸는데.”


나는 그녀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그녀의 도움이 없었다면 내가 몇 년을 공들인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을 것이다. 거기다 그녀가 적대적이지도 않고 어느정도 협조해도 좋을 것인지 속으로 가늠해 보았다.


“모종의 이유로 저는 내공심법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벽을 넘을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을 모았기에 그를 넘기 위해서 여기서 이렇게 기를 모으면서 벽을 넘을 기회를 도모하고 있었습니다.”


“와아. 말투 엄청 딱딱하시네요. 그냥 편하게 말하세요. 척 봐도 제가 더 어린 것 같은데.”


“이게 더 편합니다.”


“아,예. 그렇다면야 뭐. 근대 어떻게 내공심법을 그정도로 익혔어요? 지금 모든 능력자들은 용사의 탑을 통해서 각성하지 않는 이상 능력을 키운 사람이 없는데.”


“그냥 잘 키웠습니다.”


“에이, 진짜 엄청 협조성 없으시네. 이거 보고해야 한다니까요? 좀 더 얘기해 주실 건 없나요?”


“제가 무슨 이유로 이야기 해야 합니까?”


“그러면 저도 한가지씩 궁금한 점 알려 드릴게요. 보니까 탑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시는 것 같고 제가 가진 농밀한 마나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신거 맞죠?”


난 그저 침묵으로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았다. 내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그녀는 알아서 정보를 나불대기 시작했다.


“그럼 아무것도 모르시는 것 같으니까 제가 친절히 먼저 설명해드리죠. 용사의 탑이란 지금으로부터 약 3개월전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인류보호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이 세계의 신격을 가진 위대한 의지가 총력을 기울여 인간들을 지키기 위해서 수호자들을 배양하기 위한 기관의 이름이죠. 자 이제 제 차례는 끝났어요. 그쪽 차례에요.”


“뭘 가르쳐 줘야 될지 모르겠군요. 설마 제 무공을 알려달라는 소리는 안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적어도 언제 그 힘을 얻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어느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적당한 말로 대충 대꾸해주었다. 시시콜콜 가르쳐 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제 차례군요. 용사의 탑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에에. 아까 그걸 지금 대답이라고 한거에요? 뭐. 일단 답해드리면 저희도 몰라요. 그걸 정하는 것은 이 세상의 신격이니까요. 저희들 인간이 알지 못하는 어떤 기준에 의해서 정해지겠지요. 정해지는 순간은 매월 한번씩 약 50명 가량을 정하고 정해지면 순차적으로 다른 세계에 있는 용사의 탑으로 소환당하죠.”


“그렇다면 그 소환을 당할 때 부합되는 조건이 있습니까?”


“일단 저희가 알기로는 재능이죠. 뭔가 능력에 관련된 재능이 출중하다면 당연히 소환되게 되는 구조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최철민씨가 신기하다는 것이죠. 그런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어째서 용사의 탑에 소환되지 않았지요?”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군요. 그 용사의 탑에 소환된다면,”


“아아. 이번엔 제 차례. 지금처럼 힘을 쌓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힘을 쌓는 이유라니, 그것에 이유가 필요합니까?”


“그럼 그냥 그저 산이 있으니까 오른다마냥 힘이 있으니까 모았다 그런 의미인가요?”


“네.”


그녀는 순간 당황했는지 고개를 모로 돌리며 거참 이상하다고 중얼거리면서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녀를 보면서 다시 질문을 하였다.


“이번에는 다시 제 차례군요. 그 탑에 소환되는 방법 이외에는 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입니까?”


“네. 불가능해요. 덧붙여서 아까 설명에 이어서 말해주자면 용사의 탑은 이 세계를 지키려는 의지가 강한 인격자들만을 받아들이죠. 그러니까 최철민씨는 저는 전혀 모르겠지만 인격자가 아니시거나 이 세계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없으시거나 둘 중 하나인거죠. 아니면 둘 다 일수도 있고요.”


나는 그녀의 말에 침음성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그녀가 말한 두 가지 경우 중에 나는 후자에 속할 것이다. 스스로 뛰어난 인성을 소유했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인성이 못났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를 지킬 의사가 없다는 말인데, 확실히. 내 주된 관심사는 용신을 이룩하는 것이지 이 세상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사의 탑에 소환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아보세요. 아직 소환 기회는 한 번 남아있으니까 그 때 소환될 수도 있거든요. 거기다 용사의 탑에서 힘을 쌓지 못하더라도 용사의 탑 수준으로 마나가 이 세상에 풍부해지는 시기가 곧 올거거든요.”


“잠깐, 마나가 풍부해지게 변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건 서비스. 이번에도 다시 제 차례에요. 지금까지 그 정도의 힘을 쌓으셨는데 어디에 사용하셨나요?”


“사용 안했습니다.”


“네?”


“사용 안했습니다.”


“그럼 왜 능력을 길렀어요?”


“그냥요.”


“헤에.”


그녀는 일순 정지하여서는 날 바라보더니만 이마를 쓸어넘기고서는 눈가를 문지르더니 손으로 다음으로 넘어가자는 제스처를 취하였다.


“아까 말한대로 현실세계가 변한다는 것은 무슨 소리입니까?”


“말 그대로의 의미에요. 앞으로 일주일 후에 세계에는 마나폭발이라 불릴 현상이 발생할 거에요. 그 직후에는 여러 가지로 세계에 변혁이 찾아오겠지만, 일단 가장먼저 세상에 말라버린 마나가 다시 되돌아오게 되겠죠.”


“과연,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제 저는 더 이상 궁금한 점이 없습니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이만 대화를 마치고 싶군요.”


“이거 이대로 보고하면 저 엄청 혼나는데. 적어도 몇 가지 질문에만 더 답해 주시면 안될까요?”


“안됩니다.”


“아니, 그렇게 칼같이 굴지 마시고 그럼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일어나 움직이던 발걸음을 멈추고 내려오던 바위의 중턱에 다시 주저앉았다.


“앞으로 그 힘을 어디에 사용하실 생각이신가요?”


“아무데도 사용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무데도요? 그렇다면 막 괴물들이 최철민씨 앞에서 날뛰고 초능력자들이 막 최철민씨 가족들 인질로 잡고 테러하고 다니고 그러면요?”


“그건 비유입니까, 아니면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입니까?”


“그냥 비유에요, 비유.”


“괴물들은 베어버리고 테러범은 전문가들한데 맡깁니다.”


“괴물들을 베었듯이 테러범들도 베어버리면 되지 않나요?”


“가족이 인질로 잡혀있으니 테러범은 전문가에게 맡깁니다. 이제 답변이 충분합니까?”


“뭐. 이정도면 얼추 되겠네요. 아차 마지막, 진짜 마지막으로. 오늘 알게 된 사실들에 대해서 어디에 이야기하거나 sns등에 올리거나 뭐 퍼뜨릴 생각이 있으신가요?”


“이걸 왜 얘기합니까. 그냥 저만 알고 끝낼 겁니다.”


“그거 참, 다행이네요. 아 그리고 저희가 얻게 된 오늘 최철민씨에 대한 정보는 국가직속기관 각성자부대에 제공될 예정인데 괜찮으시죠? 사실 안괜찮으셔도 이건 강제여서 어쩔 수 없어요.”


“그럴거면 왜 물어봤습니까. 상관없습니다.”


나는 일어나서 그녀의 곁을 지나서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뒤에서 쪼르르 달라붙더니 내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슬쩍 걸어가며 슬쩍 뒤를 쳐다보자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말을 걸었다.


“저 내려가는 길은 몰라서요. 헤헤.”


나는 한숨을 쉬고서는 그냥 계속 산길을 내려갔다.


“저기요저기요. 몇 살이세요?”


“21살입니다.”


“저는 19살이에요! 파릇파릇한 고3이에요. 잘부탁해요!”


“오늘 보고 또 볼일 없을 겁니다.”


“우와, 대박. 사교성 완전 꽝이시네요?”


내가 아무 말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그녀도 뭐라 말을 잇지 못하고서는 침묵했다. 하지만 이런 침묵이 어색한지 또다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그럼 지금 대학생이시겠네요?”


“네.”


“어디 대학교 다니세요?”


“한국대요.”


“어라 여기 근처에 있는 곳 다니시네요. 그럼 자취하세요? 아님 부모님이랑 같이?”


“부모님이랑 같이 삽니다.”


“옛날부터 여기서 살던 거에요? 근데 왜 그동안 난 만난 기억이 없지?”


“옛날부터 살았습니다. 아니 근데 언제까지 따라올겁니까?”


“네?”


어느순간 주변에 불빛이 밝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길에서 벗어난지는 좀 됐다.


“에헤헤. 그냥 걷다보니까. 그리고 이런 인연이 쉽사리 생기지는 않으니까요.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도 곧 다시 만나게 될거에요! 그럼 그때 봐요!”


그녀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대면서 길의 다른 편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이내 시야에서 사라지자 천천히 집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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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 전생자가 던전을 도는 방법 -2 18.10.03 253 0 15쪽
33 3. 전생자가 던전을 도는 방법 +1 18.10.01 259 0 11쪽
» 2. 나는 전생자다. -2 18.09.29 299 0 12쪽
31 2. 나는 전생자다. 18.09.28 28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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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7. 숨지 못하는 배후 18.04.28 58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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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5. 천상천하 유아독존 -3 18.04.21 636 4 18쪽
11 5. 천상천하 유아독존 -2 18.04.20 738 6 13쪽
10 5. 천상천하 유아독존 +1 18.04.19 684 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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