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 여름휴가
5장 : 여름휴가
여름방학 때까지 학교에서는 유령처럼 지낼 수 있었다. 담임선생님도 조례와 종례, 그리고 자신의 수업시간에만 출석하면 크게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민성은 그렇게 방학식 날까지 시간을 흘려보냈다.
“중간에 약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아주 잘해주었네. 열어보게.”
“호화 여행 티켓이네요?”
“그래. 어머님이랑 다녀오게. 돈도 충분히 넣어 두었으니 부족하진 않을 걸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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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다음 주에 휴가지?”
“응. 왜?”
“여행이나 갈까 해서.”
“회사는?”
“회사에서 보내 주는 거야. 뭐, 연차는 다 써야 했지만. 직원 중 추첨을 했는데 내가 됐어.”
“진짜 장하다 우리 아들. 철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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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곳에 간다는 것, 예전엔 몰랐지만 기분 좋은 일이었다. 성인이 되어서 간 첫 여행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장마가 시작된 서울과 달리 상쾌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리셋 시뮬레이션 프로젝트가 끝나면 뭘 하고 살지?’
이번에 간 곳은 사실 관광지라기 보단 휴양지였다. 어머니가 쇼핑을 하러 간 사이 호텔이 소유한 바닷가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딱.”
그 때, 이마에 따끔한 느낌이 났다. 눈을 떠 보니 성격이 좋지 않아 보이는 소년이 앞에 서서 비열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중학교에서 자신을 귀찮게 하던 불량학생이었다.
“늙다리. 팔자 좋아 보인다. 여행 왔냐?”
‘어차피 다시 안 볼 사이인데 확. 아 맞다. 아직 페널티는 아직 존재했지.’
하마터면 화가 나 페널티를 망각할 뻔 했다. 참으면 여행 기간 동안 시달리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민성은 엉거주춤 일어나며 마시던 과일 칵테일을 실수처럼 모래사장에 흘려버렸다.
“어······. 그래. 안녕.”
일 주일은 금방 흘러갔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왔을 때, 민성은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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