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 학력이 사라지다
2장 : 학력이 사라지다
“아, 망했다.”
집은 강남구, 가야 할 학교는 한강 반대편에 있는 노원구였다. 새벽 세 시에 게임을 끈 것이 화근이었다. 여섯 시 반에 알람을 맞춰 놓았으나 일어난 건 일곱 시 이십 분이었다. 출근시간이라 택시를 타고 가더라도 등교 시간에 맞춰 도착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중학교 중퇴에서 최종 학력이 고정된다고? 절대 안 돼.’
대한민국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살려면 최소 고등학교 졸업은 해야 했다. 가방에 교복을 쑤셔넣은 민성은 급히 자신의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신호를 전부 무시하고 차 사이를 비집고 위험하게 달렸으나, 지각이었다.
“너는 전학 첫 날부터 지각이냐. 교복도 똑바로 입고.”
“죄송합니다.”
“올라 가 봐. 3학년 2반, 4층이다.”
“예.”
육 개월 간 봐야 할 중년의 담임선생님은 중학생으로 보이지 않는 우중충한 민성의 얼굴을 미심쩍은 표정으로 살펴보다 머리를 막대기로 때렸다. 속으로는 욕지거리가 나왔지만 페널티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
그 날은 결국 최악으로 끝났다. 낮에는 10년 이상 어린 중학생들한테 시달렸지, 네 시까지 멍청하게 앉아있다 나왔을 땐, 설상가상으로 오토바이도 사라져있었다.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지금 신분으로는 그것조차 여의치 않았다. 한숨을 내쉰 민성은 1년 후에 받을 억대의 돈을 생각하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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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일은 억지로 참아가며 학교를 나갔다. 하지만, 봄비가 내리는 목요일, 너무나도 침대에서 나오기가 싫었다.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고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오늘은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송민성 이 뺀질이 새끼가!! 조퇴하는 한이 있더라도 당장 등교해!!”
“죄송합니다. 도저히 못 갈 것 같습니다.”
담임선생님의 잔소리를 듣다 보니 진짜 몸이 아파왔다. 집에서 빈둥거리며 하루를 흘려보냈다. 다음 날도 정말 가기 싫었지만 매일 만나야 하는 교수님이 다른 대학교랑 수업 구조가 다른 중학교였기에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향했다.
‘잠깐 생각해보니 이래도 됐잖아.’
생각을 해 보니 평준화가 되었다지만 같은 지역 중에서도 학생들 질이 떨어지는 학교가 있었다. 이 학교가 바로 그 학교였다. 유심히 살펴보니 대부분의 선생님이 출석 확인을 하지 않았다. 이 시간을 확인한 민성은 밖으로 나가 시간을 때우거나 체육관 소파에서 잠을 자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행태는 오래 가지 못했다.
“부모님 모시고 와. 어디 학생이 그따위 짓을 하고 있어.”
페널티를 생각하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거부한다면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을 것이었다. 한숨을 내쉰 민성은 리셋 시뮬레이션 프로젝트의 대표가 준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오, 민성 군. 무슨 일인가?”
민성은 일에 대해 말했다. 대표의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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