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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목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세계 소환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냥이목소리
작품등록일 :
2020.05.30 18:26
최근연재일 :
2020.08.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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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0,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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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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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다시 시작하는 - 1

DUMMY

······오케이······ 자자, 생각을 좀 해보자.


말도 안 되는 상황의 연속이라 진정이 안 되지만, 진정으로 생각이란 걸 제대로 해보자고.


난 방금 이세계에 갔었다.

정확히는 소환 되었던 것이다.


어느 한 소환술사, 리아에 의해서 말이다.


그런데 왜 난 다시 원래 세계에 있냐고?


······나도 모르겠다.


모르는 것뿐이다.


알 수 없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애초에 과학적으로 돌아가는 이 세계에선 마법이란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에다, 이 세계 자체와 상극이다.


그렇기에 이곳에선 알 수 없다.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한 번가면 목표를 이룰 때까지 못 돌아올 줄 알았는데······.


아니 적어도 몇 개월은 거기서 생존하다 오는 게 일반적인 이세계 플레이 아니야?


뭐지 이런 예상치도 못한 상황들은?


방금 내가 겪은 모든 순간을 정리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난 점심을 거르기로 하고 텅 빈 교실에 홀로 자리에 앉아서, 복잡한 머릿속의 정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6교시, 잠을 자진 않았지만 머릿속에서 온갖 정보들이 정리되고 있었기 때문에, 수업을 듣지 못했다.


뭐, 애초에 안 들었지만.


일단 내가 처음 이세계로 갔을 때 봤던 괴물이다.


리아는 그 괴물을 『마물』이라고 칭했기에, 아마 그 세계는 게임과 여러모로 비슷할 것이다.


내가 했던 게임에 대부분이 괴물을 『마물』 혹은 『몬스터』로 칭했으니까.『마물(魔物)』이라······.


그렇다면 그 세계는 『마왕(魔王)』이 있을 가능성이 크겠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괴물, 아니 그 마물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커다란 덩치에 강력해 보이는 생김새 완전 『마물』 그 자체.


이게 미스터리.


그 마물은 [이칼 숲]에 있기에는 몸집 너무나도 컸다.


분명 그 숲은 마물들이 득실거리는 숲일 것이다.


리아가 『마물 토벌』이라는 의뢰를 받았다고 했으니까.


하지만 그 숲은, 나무들은 거의 대부분 그 마물보다 높이가 낮았다.


아무리 강력하다고 한들 [이칼 숲]에 살기에는 모험가들의 『마물 토벌』 일 순위였을 것이다.


······라는 건 일단 가설.


아직 다른 마물들을 보지 못했고, 길드의 전투력을 알 수 없기에,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는 건 어리석은 판단이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길드······라 완전 게임요소 가득한 이세계로구만.


만약 길드가 내가 아는 게임 시스템과 비슷하다면, 그 길드 안에서 모험가들의 순위가 매겨져있을 것이다.


아마 [브론즈], [실버], [골드]와 같은 랭킹 시스템일 것이다.


신입인 리아는 그 중에서 [브론즈]와 [실버] 사이에서 파티를 짠 것,


그렇다면 그 상황이 말이 되지······.


리아가 버림받은 것을 생각하니, 다시 화가 치솟는다.


쓰레기 녀석들······.


아마 리아는 그 쓰레기들 덕에 길드에서 사망으로 처리되어 멤버 명단에서 지워져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이만큼 지났으니, 리아는 지금 쯤 길드에 돌아가 마물 처리를 혼자 했다는 것으로 보수를 받았을 것이다.


그 쓰레기 녀석들이 지을 표정들이 궁금하군.


난 썩은 미소를 지어, 본적도 없는 쓰레기들의 당황한 얼굴을 상상하며, 그들을 비웃었다.


아 맞다. 그래 『시간』 내가 이세계에 갔을 땐 4교시가 막 끝난 점심시간이었다.


돌아 왔었을 때도, 4교시가 막 끝난 점심시간.


아마 내가 이세계에 갔었을 땐 여기 세계는 시간이 멈춰있었거나, 시간이 가도 매우 천천히 흘러갔을 것이다.


내가 이세계에 있던 시간은 거의 1시간이었으니까.


가능성이 큰 것은 전자.


소환 되었을 때, 책상을 짚고 일어난 자세였고,

귀환 되었을 때도, 책상을 짚고 일어난 자세로 귀환했다.


그리고 이세계에서의 난 일어나서 폼을 잡고 있었을 때 귀환 했으니까, 그때 그 순간으로 다시 되돌아왔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된다.


그리고 나에 대해 궁금한 또 다른 한 가지 내가 그 큰 마물을 단 일격에 쓰러뜨린 것······.


제대로 된 공격도 아닌, 단지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고 한 손짓이었다.


그러고 보니 애니나 라노벨에서는 이세계로 간 인간들은 어떤 특별한 능력을 한 가지 정도 얻게 되는 설정이 있었다.


갑자기 전생이나 소환을 해서 미안하다는, 신의 사과의 선물 같은 느낌?


내가 갔던 세계에는 신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간에 내 능력은 간단히 말해 『괴력』이었다는 건가?


그 정도의 거구를 한 방에 보내버렸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난 왜 원래 세계에 다시 온 거지?


아까도 생각했지만 지금은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세계로 간 주인공이 돌아오는 조건은 대부분 『목적 달성』이다.


최종 보스를 쓰러뜨린다거나, 세계 평화를 이루었다는 것으로.


내가 한 것이라곤 한 마리의 마물을 죽인 것뿐.


목적을 달성했다고 하기엔 너무 애매하고, 내 목적은 이세계에서 삶을 즐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날 소환한 리아의 목표가 달성되었다는 것은?


아직 리아의 목적도 못 들었고 어떤 목적이 달성될만한 것도 없었으니, 이것도 아닐 거다.


리아의 목적이라······.


리아는 소환술사, 아무리 마법학교 낙제생이라고 해도, 날 그 장소에 소환할만한 사람은 리아밖에 없었다.


왜냐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 내가 이걸 어떻게 알지?


이세계에 간 나는 마물을 죽이고 난 후, 리아를 제외하고 어떠한 존재도 주변에 없다는 걸 무의식중에 알았다.


그 거대한 마물과 리아말고는, 그 어떠한 존재도 주변에 없다는 것, 이것을 내가 알고 있었다.


이미 내 능력은 『괴력』일 텐데.


설마, 내가 가진 능력은 한 가지가 아닌 복수라는 건가?


그렇다면 나의 능력이 몇 개 더 있을 가능성이 있어.


······대체 뭐지?


아······ 머리 아파······.


여기서 여러 가지 더 생각해봤자 내가 이세계에 간 것부터가 설명이 안 된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리아는 다른 세계에 있던 나를 소환할 수 있었던 거지?


‘딩동댕동······딩동댕동······’


6교시가 끝났다. 물이라도 마시고 올······.


“이야~ 드디어 끝났네. 야 PC방 가자···.”

“얘들아, 내가 알아낸 카페가 있는데 같이 갈래···?”

“아, 오늘 야자있어. 짜증나···.”

“얘들아! 선생님 불러올게. 자리에 다 앉아있어···.”

“내일부터 주말이니까, 실컷 놀아야지···.”


뭐, 뭐지? 왜 전부 가방을 정리하고, 학교시간이 끝난 것처럼······.


무심코 시계를 봤다.


마지막 교시가 끝나는 시간이었다.


벌써 마지막 교시였던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거냐.


하긴, 보통사람들은 경험할 수도 없는 이세계에 전이되었으니까, 잠시나마 미친 듯이 생각에 잠겼었던 것일 거다.


‘꼬르륵······’


나는 내 생각보다 생각이 많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공복의 신이 내 위장을 두들기며 공물을 바치라는 명령이 내려와, 그 쓸데없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생각은 곧 중단되었다.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배를 채워야하는 게 먼저다.


······너무 배고프다.


가방을 메고, 곧장 집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


“아, 망할······ 점심을 먹는 거였는데.”


······난 종례가 끝나고 승현이한테 잘 가란 말도 없이 곧장 집으로 향했다.


미안하다. 너무 배고파서.


어쨌든 난 집에 들어가자마자, 몇 개 남지 않은 식빵을 입 안에 구겨 넣고, 우유를 마셔 억지로 넘겼다.


방에 들어가서 가방을 내려놓고, 불편하기 그지없는 교복을 벗어 옷걸이 걸어놓은 후, 침대에 몸을 던졌다.


“아아 침대애, 편해애.”


어디서 찾아온 건지 모를 피로감에 찌든 몸이 푹신한 매트리스 위로 다이빙하니 포근함이 평소의 몇 배로 느껴진다.


황홀함 또한 느껴져 행복의 시간을 한순간 만끽하며, 영혼이 녹아내릴 듯한 기분을 즐겼다.


난 엎드려있던 몸을 돌려 얼굴을 위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생각에 잠겼다.


고개를 돌려 내가 걸어놓은 교복을 봤다.


······깨끗하다.

자색 얼룩이 한 점도 없다.


마물을 죽여 피를 뒤집어썼는데······.


흠, 저쪽에서 받은 영향은 이쪽에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건가?


그런데 난 교복을 입은 채로 소환됐었는데.


그렇다면 이쪽에서의 복장은 이세계에서도 유지가 된다, 이 말인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실을 정리해 머릿속에 남은 궁금증 하나를 지웠다.


“······.”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세계가?

사건들이?

사실들이?

가설들이?


······아니다.


왜 난 아직까지 이세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거지?


난 이미 한 번 갔다가 돌아온 몸, 다시 그 곳으로 갈 수 없다.


아아, 미련이 남았던 건가?


이세계에 소환되고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다시 갈 수도, 볼 수도 없는 곳.


지금 생각해봐야 아무 의미 없다.


내가 그 곳에 갔던 건 현실을 무료하게 살고 있었던 나에게, 세상이 준 조그마한 기회······였다고, 난 생각했었다.


이제 기회는, 찬스는 더 이상 없다······.


‘꼬르륵······.’


또 배가 진동하며 소리를 내었다.


아무래도 식빵으로는 허기를 채우기엔 부족했나 보다.


걸신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주방으로 가 라면이 있는 싱크대 바로 위 상부장을 열었다.


“아, 맞다. 라면 다 떨어졌지. 하······.”


집에서 간편 보급을 담당하던 라면이 다 떨어졌다는 사실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난 다시 방으로 들어가 지갑을 뒤적거렸다.


편의점에 가서, 라면이라도 사올 겸, 머리 좀 식히자.


오랜만에 뇌를 너무 많이 써서 제정신이 아니게 될 것 같아.


난 회색 츄리닝 바지와 연보라색 후드티로 옷을 갈아입고, 돈을 적당히 챙기고서, 버릇처럼 안경을 한쪽 주머니에 넣었다.


현관에 놓여 있던, 내 전용 빨간 슬리퍼를 신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서 기다렸다.


이제 잊어버리자 더 이상 갈 수도, 볼 수도 없는 이세계를······.


내가 소환되었다는 것도, 이칼 숲도, 내가 마물을 잡았던 사실도, 그리고······


······리아도.


‘띵 동, 6층입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난 비어있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올라탄 한순간 덜컹거린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고, 난 1층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묘한 중력을 느끼면서, 문 위에 바뀌는 숫자를 주시하다가, 눈을 감고 생각했다.


어차피 난 재미없는 이쪽세계에서 계속 살아갈 운명인 거야.


내가 갔던 이세계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던 거야.


하긴, 뭐, 이세계에 가면 뭐라도 되는 줄 알았던 거지.


여기서도 제대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난 이제 또 똑같은 하루들을 보내며, 또 무료하게 살아가겠지.


‘띵 동, 1층입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눈을 감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열린 문을 향해,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가면서 의미 모를 웃음이 세어 나오면서······.


“하······. 진짜 재미없[////]네.”


반복되는 현실을 한탄했다.


“······응?”


······익숙한 음성이 들렸다.


다시 세상을 마주하려 눈을 떠보니, 아파트 현관이어야 할 내 앞에는······.


주변에 잔디가 자라는 흙으로 된 길이 펼쳐져 있었고,

오른쪽엔 담으로 둘러싸인 탑

왼쪽엔 큰 중세풍 건물과, 건물 창문 밑에 쭈그리고 앉아 나에게 물음표를 던진 한 소녀······.

리아가 있었다.


대충 둘러봤을 때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마을 같았다.


그녀는 또 울었는지 머리카락 틈새로 보이는 눈에 눈물이 맺혀있었고, 뺨에는 눈물을 흘린 자국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귀환하기 전에 뺨에 묻힌 피자국도 흐릿하게 남아있었다.


리아는 한 손으로 잡고 있던 나무 스태프로 날 가리키고 있었고, 서로 처음 봤을 때 그 어벙한 표정으로 날 계속 보고 있었다.


나 또한 그 표정이다.


“하준···?”


“······아, 안녕? 리아······. 근데, 여긴 어디야?”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그 순간에 벗어나기 위해서 난 리아에게 말을 걸었다.


역시나 떠오르는 할 말이 이것뿐이라 나의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의심이 된다.


좀 더 나은 말은 없었던 거냐고.


그보다도 여긴······

중세풍 건물들과,

무언가 이질적으로 보이는 탑,

시골 분위기의 흙 길,

그리고 내 눈앞에 있는 소환술사 리아.


이세계가 다시 시작되었다······.


이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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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세계 소환수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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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위화감 - 1 +1 20.06.12 24 1 12쪽
27 뻔한 클리셰 - 6 +1 20.06.11 23 2 21쪽
26 뻔한 클리셰 - 5 +1 20.06.11 25 1 12쪽
25 뻔한 클리셰 - 4 +1 20.06.10 28 2 14쪽
24 뻔한 클리셰 - 3 20.06.10 25 0 14쪽
23 뻔한 클리셰 - 2 +1 20.06.09 31 1 12쪽
22 뻔한 클리셰 - 1 20.06.09 31 1 13쪽
21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는 고통 - 5 +1 20.06.08 38 1 12쪽
20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는 고통 - 4 20.06.07 35 0 13쪽
19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는 고통 - 3 20.06.07 37 0 14쪽
18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는 고통 - 2 20.06.06 40 0 13쪽
17 시간의 흐름과 비례하는 고통 - 1 20.06.06 40 1 14쪽
16 검의 여인 - 5 +1 20.06.05 54 2 13쪽
15 검의 여인 - 4 20.06.05 55 1 13쪽
14 검의 여인 - 3 20.06.04 61 2 17쪽
13 검의 여인 - 2 20.06.04 65 1 13쪽
12 검의 여인 - 1 20.06.03 73 1 13쪽
11 낯설지 않은 새로운 세계 - 4 20.06.03 72 2 13쪽
10 낯설지 않은 새로운 세계 - 3 +1 20.06.02 79 2 12쪽
9 낯설지 않은 새로운 세계 - 2 20.06.02 80 1 12쪽
8 낯설지 않은 새로운 세계 - 1 20.06.01 97 1 12쪽
7 다시 시작하는 - 3 +1 20.06.01 98 1 12쪽
6 다시 시작하는 - 2 20.05.31 104 1 12쪽
» 다시 시작하는 - 1 20.05.31 123 2 13쪽
4 갑자기 또 갑자기 - 3 +2 20.05.30 169 4 14쪽
3 갑자기 또 갑자기 - 2 20.05.30 192 7 12쪽
2 갑자기 또 갑자기 - 1 +1 20.05.30 269 5 12쪽
1 꿈 - 0 +2 20.05.30 421 1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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