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프롤로그
“하···!”
숨 쉬는 것조차 곤란한 상태임에도, 새어 나오는 탄식을 막아낼 순 없었다.
그럴 만도 하지.
이렇게 거대한 기운 앞에서 어떤 이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게 드래곤 하트란 말이지?’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달막한 구슬. 그 안엔 거인의 양손으로도 담을 수 없을 거대한 기운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마치 태풍처럼 불었고, 해일처럼 덮쳤으니, 그건 바로 자연이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과연 이걸 삼켜내고도 무사할 수 있을까?
아니.
고작 인간의 몸으로 대자연(大自然)을 품어낼 수 있을 리가.
‘분명 몸이 터져나가고 말 거야.’
지난 세월 수십 수백의 아룡(亞龍)을 사냥해 왔다.
그 모든 심장을 씹어 삼켰고, 그것들이 가진 기운을 모조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낸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감당할 수 없는 힘이다.
하지만···.
‘어차피 죽을 몸이다.’
꿰뚫린 가슴에서 피가 울컥 솟았다.
심장을 가득 채웠던 기운은 이미 다 허공으로 흩어진 상태였으니, 용력을 통한 회복도 기대할 수 없었다.
‘다른 길은 없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회를 놓치면 결국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할 터.
비록 죽음을 면치 못할지언정,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겁쟁이는 될 수 없었다.
‘삼킨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이 입으로 향했다.
그리고 콰직.
이그나의 이빨이 드래곤 하트를 씹어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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