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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운입니다

천재 배우로 전직을 명 받았습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쥬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27 17:58
최근연재일 :
2021.01.19 21:4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740,192
추천수 :
16,589
글자수 :
437,739

작성
20.12.23 20:30
조회
13,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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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글자
17쪽

Act 29. 액션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 (1)

DUMMY

“와, 이게 진짜 오라방이라고?”

“보면 몰라?”

“아니, 얼굴만 같은 사람 아니야? 내가 아는 오라방은 이런 사람 아닌데.”


장난기가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로 그녀가 나를 보며 웃는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오랜만에 와서 이런 걸 들고 올 줄은 몰랐는데.”

“그러게.”


정지현.

9살이 지나던 무렵 발병한 불치병으로 20살인 지금까지 10년 넘게 병원에서만 지내는 내 동생.


바쁘다는 핑계와 가슴 속 한 편에 자리 잡은 미안함 때문에 전역 후, 지금껏 연락 한번 못한 지현이를 찾아온 건 며칠 전 김수아의 한 마디 덕분이다.


“동생분이랑은 연락 안 하세요?”


촬영이 끝난 어느 날, 돌아오는 차량에서 날아든 질문에 나는 뜨끔 했다.

연락을 하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 때문이었다.


“요새 촬영이 바빠서요.”


수라를 촬영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종종 연락도 하고 병문안도 갔었다.

하지만 카네이션의 조연으로 합류하게 된 이후부터는 연습에 매진하느라 개인 시간이 너무 줄어버렸다.

그렇게 부족해진 시간 탓에 병문안은커녕 연락도 점점 뜸해진 것이 이제껏 이어지고 있었다.

씁쓸히 창문 밖을 바라보는 와중에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말이 귓가를 스쳤다.


“지현이가 지혁 씨 안 온다고 서운해해요.”

“······예?”

“지현이 좀 툴툴거려도 심심해하나 봐요.”


카네이션을 촬영하기 전에는 김수아도 몇 번 같이 병문안을 간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이후로도 종종 김수아는 혼자서도 지현이의 병문안을 갔다고 한다.

처음엔 내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신 지현이의 상태를 알아봐 주기 위함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지현이와 점점 친해지면서 틈날 때마다 병문안을 가고 있었다고.


“그러니까 시간 날 때 지현이 찾아가 보세요. 지현이, 말은 그렇게 해도 오빠가 보고 싶은가 봐요.”


그 한마디가.

멈춰있던 내 발을 움직였다.


“팀장님에게 감사하다고 꼭 전해드려. 팀장님 아니었음 못 왔을 거야.”

“지금 보니 안 오는 게 나았을 것 같기도 한데.”

“기껏 오니까 왜 또 오지 마라 그래?”

“저기 봐봐.”


지현이가 조그맣게 턱짓하자, 시선이 그를 따라 병실 밖으로 향한다.

병실 너머에는 환자들은 물론 간호사 그리고 여의사마저 이쪽을 계속 힐끔거리고 있다.

멀리서나마 보이는 거지만, 몇몇 이들은 옷매무새와 머리까지 정리하고 있다.


“···왜 저러는 거야?”

“다 오라방 보러 온 거지. 요새 이게 얼마나 핫한데?”


스마트폰에 흘러나오는 영상을 가리키며 지현이가 푸념을 늘어놓는다.

스마트폰에 틀어진 영상, 그것은 불과 얼마 전에 방영된 여명의 후예 1화였다.

티저 영상에서 이미 엄청난 화제가 되었던 초소에서의 액션 씬은, 본격적으로 방영을 알린 여명의 후예의 첫 장면에 기용되며, 상상했던 것 이상의 효과를 자아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자를 꼽으라면 역시 리태홍이었다.


- 아무리 봐도 진주인공 리태홍 아님? -

- 아니 김현호가 비주얼로 어디 가서 꿀릴 배우가 아닌데 여기선 아주 기도 못 펴네. -

- He is a real solider. -

- 저 액션 씬 전부를 정지혁 본인이 직접 연출했다는데 대체 어케 했누··· -

- 현직 스턴트맨입니다. 자세히 보면 팔의 각도나 다리 움직임까지 디테일하게 잡아냈던데 저렇게 흉내만 내보라 해도 못 하겠습니다. -


티저 영상의 효과 때문인지, 리태홍의 효과 때문인지.

2화 방영을 마친 여명의 후예의 평균 시청률은 벌써 30%에 육박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주인공은 분명 한수호임에도 2화가 방영된 지금까지도 리태홍에 대한 언급이 끊이질 않는다.

덕분에 최성원과 박혜숙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리태홍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었다.


“오라방.”

“왜?”

“괜히 군인 했다.”

“갑자기 또 뭔 소리야?”

“이렇게 성공할 줄 알았으면 진즉에 배우나 할 것이지 괜히 군인 했다고.”


지현이가 아쉬운 듯이 조용히 혀를 찬다.

괜히 허송세월 보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거야말로 착각이다.


“군인 안 했으면, 이런 액션 연기 못해. 연출도 못하고. 가서 또 많이 배웠잖아?”

“···가서 뭐 배웠는데?”

“알면 다친다.”

“쳇.”


보안 때문에 말할 수도 없지만, 만에 하나 말할 수 있다고 해도 하지 않는 편이 훨씬 더 좋다.

군에 있었던 일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에 있으면서 민간인들은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가 몇 가지만 풀려도 기사 1면을 바꾸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왕 온 김에 사인이나 해주고 가라.”

“사인? 그런 걸 왜?”

“다 쓸데가 있으니까 그래.”

“나중에 해줄게.”

“또 한동안 안 오려고!”


지현이가 빽하니 크게 소리를 지른다.

그동안 홀로 방치되어 있던 것이 역시 마음에 상처가 되었던 것일까?

어쩐지 속이 쓰리다.


“···이젠 안 그래.”

“진짜?”

“시간 날 때마다 올 테니까 걱정 마.”

“약속했다. 거짓말하면 나중에 죽는다?”


험악한 말과는 달리 지현이의 입가에 미소가 만연한다.

그녀의 협박 아닌 협박에 내 입가에도 지현이를 따라 미소가 번졌다.


“여기 있어,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 테니까.”

“갔다 와.”


지현이는 금세 다시 여명의 후예에 빠져들었다.

스마트폰을 보기 좋게 세우고 거기에 집중하는 지현이를 확인하고서야 나는 몸을 일으켜 병실 밖으로 향했다.

병실 밖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정말 이 많은 사람이 날 보러 모인 걸까?

밀려드는 불안감을 애써 무시한 채로 나는 가장 가까이에 있던 간호사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네, 네?”


설마 이름을 불릴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다.

화들짝 놀란 간호사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린다.


“혹시 김의훈 선생님 계시나요?”

“김의훈 선생님이요? 아까 조금 전까지 여기에······ 아, 마침 저기 계시네요.”

“감사합니다.”


익숙한 실루엣이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동생을 담당해준 동생의 주치의.

나는 수많은 인파를 물리치고 안쪽에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던 그에게로 다가갔다.


“김의훈 선생님.”

“누구······, 아 정지혁 보호자님.”


갑작스러운 부름에 그의 눈동자가 크기를 더한다.

이윽고 나를 확인한 그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번진다.


“오랜만입니다. 배우가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는 밝게 웃으며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최근 근황까지 축하해주는 마음이 고맙긴 하지만, 그를 찾은 이유는 이게 아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실은···”

“정지현 환자분 이야기 때문이시죠?”

“네.”

“정지현 환자분은······”


순간적으로 김의훈의 말꼬리가 흐려진다.

그와 동시에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던 눈매가 살짝 일그러졌다.

생각을 곱씹던 김의훈은 이윽고 조심스럽게 운을 떼었다.


“차도가 없습니다. 그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밖에는···.”


10년도 넘게 계속 들어온 말이다.


“병에 대한 원인이나 다른 치료법은 없습니까?”

“아시다시피 김지현 환자의 병은 아직 학회에 보고되지 않는 희귀병입니다. 중증근무력증의 일종으로 보이는데, 증상이 유사하면서도, 현재 시판 중인 치료제가 전혀 효험이 없습니다.”


그 또한 매번 들었던 말이다.

늘 들어왔던 이야기, 막연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

내가 원했던 소식은 아니다.


‘역시 방법은 그거 하나뿐이야.’


- 엘릭서-

설명 : 신의 기적이라는 뜻으로 여벌의 목숨으로 취급되는 천고의 영약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병이나 부상도 치료할 수 있다.


특별임무 [동생을 위해]에서 지급되는 보상 엘릭서.

아무런 차도도 보이지 않는다면 내게 남은 선택지는 이것 하나뿐이다.

내 꿈을 위해서라도.


“여어, 오라방.”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웃는 저 애를 위해서라도 천만 관객 배우가 되어야 한다.


“지현아.”

“···뭐야 갑자기 왜 그렇게 부르고 그래? 뭔 일 있어?”


지현이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바라본다.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 위로 오른손을 올렸다.


“아, 머리 헝클어져!”

“오빠가··· 꼭 낫게 해줄게.”


지현이의 몸이 덜컥 굳는다.

이윽고 그녀는 내게서 얼굴을 숨기고 조그마한 입술을 달싹였다.


“······바보. 또 군대 있을 때처럼 무리하지 말고. 액션 같은 거 하다 다치지 말고, 조심히 잘하고 와.”


그 한마디.

표정을 숨겼지만, 서툰 걱정이 또렷하게 귀를 타고 마음속으로 파고든다.

덕분에 굳어 있던 입가에도 어느덧 미소가 만개한다.


“아, 지혁 씨 여기 계셨네, 지현이도 잘 지냈어?”

“오, 언니도 왔어요?”


마침 잘 왔다.


“가시죠, 팀장님.”

“···네?”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김수아의 고개가 갸웃거린다.

보기 드물게 놀란 그녀를 보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반월이 피었다.


“촬영 가야죠.”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그 무엇보다도 원대한 결말을 그리며 나는 눈동자를 빛냈다.


“아! 사인해 주고 가!”


***


여명의 후예 새로 기획된 에피소드 리태홍.

급하게 기획된 에피소드 임에도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작가인 박혜숙 덕분이었다.


초소에서의 전투씬과 김현호에 의한 의도치 않은 애드리브.

그 둘에 매료된 그녀는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대본으로 옮겼다.

얼핏 들은 이야기지만, 대본 쓰는 재미에 빠져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던데.

대본을 확인하기 위해 박혜숙을 찾은 최성원이 초췌해진 그녀를 보고 놀라 비명까지 질렀다는 이야기는 이로 인해 생긴 웃픈 에피소드 중 하나였다.

어쨌거나 이 이야기의 결론은.


“진짜 잘 쓰셨네요. 아무리 봐도 급하게 쓰셨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예요.”


대본을 읽어보던 김수아의 입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박혜숙은 스타 작가의 위엄을 몸소 증명하듯 짧은 시간에도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퀄리티의 대본을 써냈다.

최성원은 배역에 부족함이 없는 신규 배우의 캐스팅에 성공하며 박혜숙의 성원에 훌륭하게 보답했다.

그리고 이것이 그 결과다.


“매번 촬영장에 도착하는 배우 중에서는 지혁 씨가 항상 일등이네요.”

“대본에 있는 대사도 중요하지만, 미리 촬영장의 모습을 살펴두어야만 동선 짜두기도 쉽고, 감정선을 이끌어내기도 훨씬 좋아서요.”


오늘로 리태홍 에피소드의 촬영 2회차.

촬영을 시작하기는 아직 4시간 가까이 남았다.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촬영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배우들은 다르다 분장이 끝나면 곧바로 투입되어 연기를 펼치니 상대적으로 시간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가장 먼저 촬영장에 도착하여 일일이 인사를 건네고 촬영장에서 추가 연습을 한다.

바로 한세강의 가르침 조언이다.


물론 정해진 약속 시간보다 일찍 움직이는 것이야 원래 몸에 배어있던 습관이었다.

무리하게 시간을 옮기는 대신 나는 그 시간을 좀 더 앞당겼다.

누구보다 일찍 촬영장에 도착하며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기고 미리 촬영장을 살펴두고 익숙해진 덕에 연기도 훨씬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정해진 시간의 3시간, 혹은 4시간 전에 도착하는 습관이 몸에 뱄다.


“역시 지혁 씨는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네요.”

“그렇습니까?”

“인기 좀 얻으면 더 나태해지고 게을러지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지혁 씨는 오히려 전보다도 훨씬 더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잖아요. 이 바닥에 그런 사람 거의 없어요.”


김수아의 입가에 뿌듯한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한편에는 씁쓸함이 묻어나오는 것이 예전에 한 번 데인 적이 있나 보다.

나는 조용히 그녀를 마주 보며 웃었다.


“항상 고맙고 미안해요. 저 때문에 이른 시간부터 매일 이렇게 고생하시고.”

“또, 또 그러신다. 그런 말씀 마시라니까요. 제 일인데요. 그리고 지혁 씨가 열심히 하는 모습 볼 때마다 제가 다 뿌듯합니다. 담당 연예인은 매니저의 자랑이에요. 그러니까 미안해하지 말고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감 가지세요. 지혁 씨는 그럴 자격 있는 사람이에요.”


김수아가 핀잔과 함께 고개를 가로저었다.

분명 내가 너무 서두르면서 그녀의 시간도 줄었을 텐데도, 저렇게 기쁜 말을 해주니 항상 고마울 따름이다.


“오늘도 일찍 오셨네요.”


때 마침이라고 할까?

익숙한 실루엣이 등장하며 김수아의 눈썹이 미미하게 흔들린다.

이유 모를 술 대작의 앙금이 아직 남은 걸까?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인사를 건넸다.


“좋은 아침입니다 하윤 씨.”

“좋은 아침이에요.”

“지혁 씨도 김 팀장님도 항상 부지런하시네요. 지혁 씨도 한세강 선생님께 촬영장의 중요성을 배우셔서 그런가? 지혁 씨 성실함은 저도 본받아야겠어요.”


연하윤이 상냥한 미소로 답하며 눈웃음을 건넸다.

정작 나는 그녀가 더 대단하게만 느껴지지만, 그녀는 나와 반대인 모양이다.

눈꼬리에 길게 호선을 그리며 연하윤은 말을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지혁 씨랑 같이 촬영하는 거는 오늘이 처음이네요.”

“그렇네요. 그동안은 캐릭터간 접점이 없었는데, 드디어 같이 촬영해 보겠네요.”

“기대하고 있어요, 지혁 씨 연기.”

“한 수 배우겠습니다.”

“제가 배우는 게 아니고요?”


살포시 웃음을 터뜨리는 연하윤에 의해 분위기는 금세 밝아졌다.

그를 시작으로 오늘 촬영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동선은 살펴 두었는지, 감정선은 어떤 식으로 이어갈 것인지, 시선은 어디 쪽으로 향할 것인지 등등.

그렇게 얼마나 대화를 나누었을까?

연하윤이 불쑥 질문을 건넸다.


“참, 그러고 보니 그 소문 들으셨어요?”

“소문이요?”

“오늘 배우 출연자 중에 격투기 선수 출신 배우가 계신다던데.”

“격투기 선수요?”


촬영 이야기에 방해되지 않게 뒤에서 본인의 업무에 열중하던 김수아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김수아가 흥미로운 시선을 건네자 연하윤은 의자를 돌려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네, 그것도 그쪽에서 꽤 유명하셨던 분이라던데요?”

“그런 분이 왜 배우를.”

“그게······.”


그때였다.


쾅!


연하윤이 입술을 달싹이려던 찰나.

대기실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낯선 얼굴이 들어섰다.

대기실 앞에 나타난 것은 험악한 인상의 남자였다.


짧은 머리에 떡 벌어진 어깨,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검은 정장.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팔뚝이었다.

무슨 팔뚝이 과장 좀 보태 남자 허벅지만 하다.

영화 속의 조폭이 스크린을 찢고 튀어나온 듯하다.


덕분에 바로 알 것 같았다.

연하윤이 말하던 격투기 선수 출신 배우가 누구인지.

촬영장으로 이동 중, 차량에서 확인했던 임무가 가리키던 대상이 누구였는지.


- 임무 : [교정] -

내용 : 그(녀)의 행동을 [교정]하여 그의 길을 바로잡으시오.

보상 : 2000코인

힌트 : [격투기], [트라우마]

* 실패 시 촬영 중 사고 발생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임무를 떠올리던 시선이 문 앞의 그에게로 향했다.

험상궂은 인상의 그는 조폭들이 인사를 하는 것처럼 돌연 허리를 푹 숙였다.


“아,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김필성 역을 맡은 신인 배우 마상범입니다!”


자신을 밝힌 마상범은 허리를 굽히며 큰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겉으로는 우렁찬 목소리지만, 속은 전혀 아니었다.

중압감으로 인해 떨리는 목소리.

그는 곰 같은 덩치에 맞지 않게 긴장하고 있었다.


“자, 잘 부탁드립니다.”


이윽고 허리를 다시 편 그가 씨익 웃었다.

허나 그것은 역효과였다.

본인은 정말 잘 보이려 그런 것이겠지만, 풍겨오는 분위기와 험악한 인상은 그의 미소를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굉장한 오해를 낳게 했다.

그 증거로 김수아는 물론 연하윤의 얼굴이 파리하게 질려있다.

겁에 질린 두 여자 대신 나는 그를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이번에 리태홍 역을 맡은 정지혁이라고 합니다.”

“마,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선배님!”

“이번 촬영 잘 부탁드립니다.”

“아, 말씀 편히 하셔도 됩니다. 얼굴이 이렇게 생기긴 했지만 저 27살 말띠입니다.”


마상범 역시 반갑게 내 손을 붙잡지만, 나는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의 한마디, 그중에서 마지막에 흘러나온 딱 한 문장 때문이다.

27살 말띠.

······뭐야 나보다 동생이었어?


작가의말

처음으로 최신화 일일 조회수가 1000을 넘었네요 8ㅅ8

제 목표 중 하나였었는데, 이렇게 이루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전부 부족한 제 글을 애정해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항상 감사 드리고 앞으로도 더욱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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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8

  • 작성자
    Lv.86 인생뭐잇냐
    작성일
    20.12.23 20:40
    No. 1

    마상범이면 마동석??줄리엔강??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시리우쯔
    작성일
    20.12.23 20:46
    No. 2

    글이 잘되길 바라는 점에서 의문이 드는점이 있습니다. 오디션을 봤을때 발성 등 기술적 부분에서 부족해 저런이들은 영화판에 널렸다며 완벽한 영화를 만들기에는 부족하다고 퇴짜를 놨던 감독이 액션하나만 보고 다시 뽑았다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기 위해 연기 조언을 해줄 선생님을 붙인다던가 뭔가 다른 조치가 따라오지 않았을까요? 애초에 액션 하나만 보고 뽑았을 오디션이었으면 처음부터 액션을 중심으로 봤겠죠.하지만 완벽한 영화를 위해 이전 배우들을 다 잘랐다는 설정인데 주인공이 액션빼고는 아직 부족하다고 판단한 감독이 뭐라도 해주지 않은건 설정과는 조금 다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찬성: 6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쥬운
    작성일
    20.12.23 21:29
    No. 3

    안녕하세요 시리우쯔님 작가 쥬운입니다.
    오류 지적 정말 감사드립니다. 시리우쯔님의 말을 듣고 고심한 결과 정말 차성우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는 달리 짚어주신 부분이 그와 맞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짚어주신 부분을 확인하고 현재 짚어주신 부분에 대하여 수정을 거쳤으며 Act 8, 10, 12 편에 정지혁이 2주 동안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하루에 한번 차성우를 찾아가 연기 지도를 받았다는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제안해주신 부분 처럼 연기 선생님을 붙여주는 방안도 고민해봤지만, 영화 수라가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단역 배우에게 연기 선생님을 붙여주면 예산이 추가 집행되는 부분이 있어 또 다시 오류가 발생할 것 같아 차성우가 직접 연기 지도를 해주었다는 설정을 추가하였습니다.
    짚어주신 부분 처럼 아직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애정을 가지고 읽어주시고 이렇게 첨언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고심하여 오류가 발생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작가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7 레쥬
    작성일
    20.12.23 21:26
    No. 4

    잘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장금
    작성일
    20.12.23 21:41
    No. 5

    마동석이겠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yeom
    작성일
    20.12.23 22:38
    No. 6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유리아o
    작성일
    20.12.23 22:54
    No. 7

    잘 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의지
    작성일
    20.12.24 00:25
    No. 8

    정주행했습니다.
    선댓추 하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8 go******..
    작성일
    20.12.24 04:57
    No. 9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1 노랑단추
    작성일
    20.12.25 19:36
    No. 10

    회사에서 차도 뽑아주고 밀어준담서 전담 코디나 로드같은 스태프는 어디에.. ?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99 포스아인
    작성일
    20.12.28 19:36
    No. 11

    즐감하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풍뢰전사
    작성일
    20.12.28 20:18
    No. 12
  • 작성자
    Lv.60 철이입니다
    작성일
    20.12.28 20:35
    No. 13

    얘하고 애는 좀 구분을...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쥬운
    작성일
    20.12.28 22:30
    No. 14

    안녕하세요 작가 쥬운입니다.
    본의 아니게 읽는데 불편함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해당 부분은 확인후 곧바로 수정하였습니다. 항상 주의깊게 읽어주시고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1.01.01 22:25
    No. 15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mean
    작성일
    21.01.09 17:10
    No. 16

    김지현>정지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21.01.12 14:00
    No. 17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푸른평원
    작성일
    21.01.12 17:51
    No. 18

    잘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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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배우로 전직을 명 받았습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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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Act 28. 연출 - (4) +12 20.12.22 13,104 291 20쪽
27 Act 27. 연출 - (3) +12 20.12.21 12,820 295 19쪽
26 Act 26. 연출 - (2) +12 20.12.20 13,052 302 17쪽
25 Act 25. 연출 - (1) +14 20.12.19 13,424 297 19쪽
24 Act 24. 그 이름 - (4) [수정] +24 20.12.18 13,489 284 18쪽
23 Act 23. 그 이름 - (3) [수정] +16 20.12.17 13,455 268 19쪽
22 Act 22. 그 이름 - (2) [수정] +21 20.12.16 13,706 268 12쪽
21 Act 21. 그 이름 - (1) [수정] +21 20.12.15 14,294 258 19쪽
20 Act 20. 룰렛 +15 20.12.14 14,491 286 17쪽
19 Act 19. 프로필 - (2) +17 20.12.13 14,184 303 13쪽
18 Act 18. 프로필 - (1) +15 20.12.12 14,610 305 19쪽
17 Act 17. AND +14 20.12.11 14,592 309 15쪽
16 Act 16. 제의 - (3) +18 20.12.10 14,864 294 15쪽
15 Act 15. 제의 - (2) +13 20.12.09 15,435 298 18쪽
14 Act 14. 제의 - (1) +18 20.12.08 15,655 299 14쪽
13 Act 13. 불청객 - (3) +16 20.12.07 15,711 291 15쪽
12 Act 12. 불청객 - (2) +20 20.12.06 15,731 302 12쪽
11 Act 11. 불청객 - (1) +18 20.12.05 15,995 299 12쪽
10 Act 10. 첫 촬영 - (2) +20 20.12.04 16,638 323 17쪽
9 Act 9. 첫 촬영 - (1) +20 20.12.03 17,141 318 17쪽
8 Act 8. 오디션 - (3) +12 20.12.02 17,120 320 11쪽
7 Act 7. 오디션 - (2) +19 20.12.01 17,352 332 14쪽
6 Act 6. 오디션 - (1) +13 20.11.30 17,843 330 11쪽
5 Act 5. 뉴스 - (2) +12 20.11.29 18,225 328 12쪽
4 Act 4. 뉴스 - (1) +21 20.11.28 19,283 345 15쪽
3 Act 3. 튜토리얼 - (3) +21 20.11.27 19,555 379 15쪽
2 Act 2. 튜토리얼 - (2) +26 20.11.27 21,580 351 16쪽
1 Act 1. 튜토리얼 - (1) +25 20.11.27 26,040 38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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