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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님의 서재입니다.

소환수인 그녀는 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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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뇨기
작품등록일 :
2019.09.02 18:05
최근연재일 :
2019.10.01 19:0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2,216
추천수 :
11
글자수 :
56,780

작성
19.09.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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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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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화(5)

DUMMY

김태진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원래라면 웨어블린의 공격에 맞아 죽고도 남을 시간인데, 자신의 몸이 멀쩡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질끈 감고 있던 눈을 살포시 떴다.

그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이해할 수 없었다.


거대했던 웨어블린은 엉덩방아를 찧은 상태로 어리둥절한 상태였다.

그는 주위에 기절한 조원 외에 웨어블린을 저렇게 만들 상대는 없는 거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현실은 그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갑작스러웠다.

자신의 앞에는 처음 보는 형태로 생긴 여성이 서 있는 것이다.


그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서 짐작했다.

눈앞에 자기보다 가냘프고 연약해 보이는 여성이 웨어블린을 저렇게 만든 것이라고.


한편으로 놀랍기도 하고,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부정한다면 웨어블린의 저 상태는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눈앞에 있는 여성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말을 걸었다.


“저기 누구신지 모르지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여성에게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무슨 일인가 싶어 그녀의 근처로 다가갔다.


뒷모습만 보다가 근처에서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칠흑같이 어두워서 빠져들 거 같지만, 그 사이에서 은은히 빛나는 검은 머리카락.


얼굴은 전혀 감정을 표현할 수 없이 무표정이었고, 눈동자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조차 없을 정도로 텅 비어있었다.


콧대와 입술은 신이 완벽한 여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처럼 그녀에게 잘 어울렸다.

너무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코, 누군가 저 입술에서 자기를 부른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입술.


그렇게 그녀를 관찰한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 그녀가 살아서 무사히 자란다면 이런 느낌이겠지?’


하지만 그는 그녀가 죽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바로 그 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했기에.


그렇지만 죽은 그녀가 살아 돌아온 것만 같아 그는 내심 반가웠고 고마웠다.

이렇게라도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자신을 도와줬으며, 볼 수 있다는 것에 말이다.


그녀에게 말을 걸었음에도 아직 그의 말에 대답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오른쪽 팔에 있는 정체 모를 문양이 빛나자 그녀가 말을 꺼냈다.


“안녕하십니까, 주인님. 저는 앞으로 주인님을 모시게 될 소환수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상했다.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였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강렬했다.

마치 기계가 인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말이다.


“주인··· 님?”


“예. 저는 주인님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게 돼서 이렇게 존재하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소환수란 마법사에게 있어 주인을 도와주고 보조하는 계약체이다.

형태는 대부분 동물 형태와 비슷한 것이 일반적이며, 인간 형태는 아주 극히 드물었다.


그리고 마법 능력이 뛰어난 사람, 일명 마법 아카데미 출신의 학생들이 계약을 맺곤 한다. 계약을 맺을 때도 그 주인의 적성과 능력을 보고 계약의 성공, 실패 여부가 가려진다.


계약의 조건이 세세하고 까다로워 소환수와 계약하기란 매우 힘들었다.

마법 아카데미 학생 중에서도 소환수와 계약한 사람은 손에 꼽았다.


만약 계약하게 됐다면, 그 사람은 능력도 뛰어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일종의 특권이라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검술 아카데미 출신 학생이다.

마법의 재능은 뒤떨어지고 검술의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소환수와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은 있으려야 있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

검술 아카데미 학생이면서 소환수와 계약을 맺은 사람은 그가 최초이다.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그는 자신이 소환수와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명확하게 계약을 하려던 의지가 없었으며, 계약에 필요한 의식 또한 하지 않은 거로 알고 있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무표정의 여성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다 듣지도 않고, 웨어블린이 있는 곳으로 도약했다.


보통의 사람 혹은 훈련받은 사람이라도 저렇게 쉽게 도약하기란 어려웠다.

그녀가 소환수라는 것을 명실상부 보여주는 거 같았다.


엉덩방아 찧은 웨어블린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다만 일어서려던 찰나 정체 모를 여성이 자기 앞에 왔다는 것은 알았다.


그리고 웨어블린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 수 있었다.

방금 있었던 빛의 정체는 눈앞에 있는 여성이 일으켰다는 것과 곧 자신이 죽을 거라는 사실을.


그녀는 살기를 내뿜기는커녕 그저 무표정인 상태로 웨어블린을 쳐다봤다.

주인을 다치게 한 원인이 눈앞에 있자 무표정이었던 그녀도 조금이나마 화가 났는지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느껴진 것을 안 웨어블린은 도망쳐도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어떻게든 일말의 실낱같을 가능성을 얻고자 쥐고 있던 몽둥이를 그녀에게 대차게 휘둘렀다.


몽둥이가 단단한 것을 칠 때 나는 굉음이 여러 번 울려 퍼졌다.

그러면서 그 주위 일대에 파문이 일어나 땅이 움푹 파였다.


김태진은 웨어블린 곁으로 간 그녀가 걱정됐다.

아무리 그녀라도 저런 무식한 몽둥이를 맞았다간 무사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웨어블린이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에 지쳤는지 ‘헥헥’ 대며 그만두었다.


몽둥이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던 그녀의 형체가 나타나게 됐다.

아무런 흠집조차 없으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되려 그녀를 향해 휘두르던 웨어블린의 몽둥이 일부분이 납작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에게 몽둥이가 닿긴 했지만, 거대한 몽둥이보다 그녀의 몸이 더 단단했던 것이다.


웨어블린은 자신의 유일한 무기인 몽둥이가 망가진 것을 보고 기겁했다.

이 주위에서 제일 강한 자신의 일격이 단 한 번도 먹히지 않고, 흠칫조차 내지 못한 것이다.


웨어블린의 본능이 여기서 도망치라고 얘기했다.

동시에 그녀에게서 멀어지고 쫓아오지 못하게 최선을 다해 달렸다.


그녀는 우습다는 듯 한 번의 도약으로 도망치고 있는 웨어블린을 따라잡았다.

그리고 웨어블린 앞에 착지해 그를 쳐다보고는 자신의 팔 한쪽을 때버렸다.


억지로 떼면 신경 간의 손상이 가겠지만,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뗄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떼어진 팔은 곧바로 무기의 형태로 변해갔다.

그녀가 혼자 들 수 있는지조차 의심이 들 정도로 거대한 낫으로 말이다.


웨어블린은 낫을 든 그녀의 모습이 흡사 죽음으로 데리고 가는 사신으로 착각했다.

그 착각은 착각이 아니라는 것은 금방이었다.


웨어블린의 시선이 그녀를 향하고 있었지만, 점점 시선이 비틀어지면서 하늘로 향하게 된 것이다. 자신은 목을 돌려 시선을 옮기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바뀐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눈동자를 조금만 움직여 옆을 보자 멀쩡히 서 있는 자신의 몸이 보였다.

목이 떨어져 나가 목으로부터 주위로 피가 솟구치는 것을 말이다.


이때 웨어블린은 자신의 목이 한순간에 의해 떨어져 나갔다는 것을 깨닫자, 그의 시야는 점차 어두워지고 금세 죽어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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