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화 – 프롤로그, 증귀선(蒸龜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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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화 – 프롤로그, 증귀선(蒸龜船)
삼가 아뢰옵니다.
신(臣)이 일찍이 왜적이 침범할 것을 염려하여 특별히 귀선(龜船) 3척을 지었사옵니다.
앞에는 용머리를 두었고 그 입으로 총통을 쏘았습니다. 등에는 창과 쇠못을 꽂았으며,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으나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게 했습니다.
또한. 물을 끓여 나오는 기(氣)를 동력(動力)으로 만드는 증기기륜(蒸氣機輪)를 만들었사온데, 귀선에 그것을 장착하여 증귀선(蒸龜船)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증귀선은 격군(格軍, 노잡이)의 노고 없이 왜선보다 몇 곱절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고, 더 많은 총통과 수군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또, 선수(船首) 아래에는 길고 매끄러운 충각(衝角)을 달고 도깨비 문양을 그려 넣었습니다.
이는 충파(衝破)로 적선을 깨어 부술 수 있었고, 파도를 갈라 함선의 속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하였던 것은 오로지 증기기륜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귀선은 중귀선(中龜船)과 대귀선(大龜船)으로 나뉘온데.
대귀선의 길이와 넓이가 판옥선의 두 배이옵고, 그리하여 일곱 곱절의 물자와 기물(己物)을 실을 수 있는 큰 군선이옵니다.
더불어 증기의 힘으로 쏘는 총통을 새로이 만들어 달았습니다.
그리하야.
귀선이 왜적의 대선을 향해 돌진하여 적선의 선창에 구멍을 낼 수 있었고, 작은 왜선은 한 번의 충파로 침몰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한때, 셀 수 없는 왜선과 적병이 흡사 개미 떼처럼 대귀선에 달려들었사오나.
화포를 쏘아 적선을 분멸하고, 증기포로 적병을 도륙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증귀선은 포위되어 물길이 막혀도, 능히 증기의 힘으로 적선을 밀어내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귀선의 활약으로 수백 척의 적선 속에서 왜의 대장선을 수장시키자. 왜선은 퇴각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미리 진을 펼쳐 적의 퇴로를 막은 판옥선에서 천자, 지자, 현자, 황자 포를 쏘아 왜적의 배를 분멸(焚滅)하였사옵니다.
그중 왜선 3척이 달아났사온데, 증기기륜을 장착한 쾌륜선(快輪船)이 이를 추격하였고. 마침내 왜의 병선을 한 척도 남김없이 모두 깨부수었습니다.
이에 분멸한 왜선이 49척이옵고, 깨어진 왜선 중 큰 덩어리는 당포 바닷가로 끌어 올려, 후일 땔감으로 쓸 수 있도록 조처하였습니다.
다만. 정병과 격군, 노비 16명이 철환에 맞거나 난전 중에 전사하였습니다.
그들은 정병 김만산, 노비 배귀실, 격군 노비 막대, 관노 기이, 사공 박고산, 격군 박궁산 ······.
- 당포파왜병장(唐浦破倭兵狀)
* * * * *
* 이충무공이 당포해전 이후 조정에 올린 장계(狀啓)에 창작한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 작가의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고증 오류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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