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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국추영 님의 서재입니다.

그날부터 에디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파사국추영
작품등록일 :
2023.09.08 11:24
최근연재일 :
2023.10.01 12:06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8,665
추천수 :
274
글자수 :
457,967

작성
23.09.12 18:17
조회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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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그날부터 에디터 45화

DUMMY

그날부터 에디터 45화


은이한의 팬 운영진들에게 접근하는 건 어렵지 않다. 컴백방송 방청권을 가지고 있다고 글을 올리면 바로 미끼를 물어준다.


“뭐 내가 에딧그룹 회장 이 이단인걸 알게 할 필요는 없고, 대충 닉네임은 삼색이 아빠로 하자고”


그렇게 글을 올리고 나서 팬들이 모여 있는 채팅방에 초대를 받았다. 채팅방에서도 5년 만에 7집 앨범 발매와 컴백이라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데 자금력도 부족하고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서 우는 소리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방청은 내가 해결해 줬고, 남은 건 자금력인가?”


마침 돈은 일단 모금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가볍게 1천 만 원 정도를 보내주었는데 난리가 났다.


“1천만 원 정도면 요즘 아이돌 팬클럽에서는 쉽게 모이는 금액 아닌가?”


에디터로 확인해 보니 내가 돈을 보내기 전에 모인 돈이 겨우 40만원 정도였다. 그러니 당연하게 갑작스럽게 통장에 꽂힌 1천만 원이라는 돈에 운영진들의 눈이 돌아간다.


“아니 여기 채팅방에 지금 50명 정도 있는데 한사람도 만원도 안낸 상황인거야?”


모금도 모금이지만 채팅방에 글을 올려 참여하는 인원도 운영진이 대부분으로 50명중에 15명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다.



-혹시 이한 오빠에요?


갑작스럽게 등장해서 방청권에다가 큰돈도 내니 은이한으로 아닌 추측이 들어 왔다. 일단은 소란이 커지기 전에 아니라고 확실하게 부정을 하고 천만 원을 어떻게 쓸지 의견을 내라고 지시 했다.


“뭐 화한도 당연하고 꽃다발, 옷에 액세서리 등등, 그동안 돈이 없어서 못주던 것을 다 사주려고 하네.”


그러라고 준 돈이지만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 모르겠다.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 그냥 알림은 꺼 놓자”


마지막으로 방청권 전달에 대한 것만 다시 설명해 주고 시끄러운 채팅방은 잠시 음소거로 해 놓는다. 그렇게 3일 후 은이한의 컴백 방송일, 비서로 만들어 두었던 최정식을 보내서 은이한의 팬들을 데려오게 하고 나는 내빈용 통로로 입장 했다.


“출연 순서는 끝에서 3번 째라......”


끝에서 3번째라는 건,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사실상 엔딩 무대와 갔다. 마지막 2팀은 1, 2위를 다투는 걸그룹이나 아이돌의 무대이니 말이다.


“역시 데뷔 한지도 20년이 넘었으니 엔딩자리를 하셔야지. 그보다 화환이랑 선물은 잘 도착했나?”


에딧그룹과 노이드들의 이름으로 보낸 것은 당연하게 잘 도착해서 방송국 앞에 전시 중인 것을 확인 했는데, 은이한의 팬들이 보낸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


“최정식한테 알아보라고 해야 겠네”


은이한의 팬들과 같이 있는 최정식을 통해 알아보니 화환은 내가 보지 못했지만 잘 도착을 했고, 선물들도 팬들이 각자 챙겨 와서 가지고 있는 중인 것을 전달 받았다.


“한가득 짐을 들고 방청 내내 서있기는 힘들지 않나? 어떻게 매니저를 통해서라도 미리 전달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지금은 아직 리허설 중이라 방청객은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대기 중이다.


“이한형 매니저한테 이 정도는 해달라고 해도 되겠지......”


어차피 은이한의 대기실로 가능 중이니 가서 이야기를 나눠 보기로 한다.


똑- 똑-


“이한형 저 왔습니다.”

“오 회장님”


내 방문에 매니저가 문을 열어주고, 이미 리허설을 마친 은이한은 열심히 메이크업과 머리를 단장중이다.


“이한형 7집 앨범 발매 축하드려요.”


같이 혼 현수를 통해 꽃다발과 선물들을 전달해주고 은이한에게는 사인 앨범을 받았다.


“참, 밖에 형 팬들이 화환도 해오고 선물도 가져온 모양인데요.”

“아, 그래?”


그다지 반가워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나중에 퇴근길에 받으려면 정신 없을 텐데, 미리 선물이라도 전달 받아 오는 것이 좋지 않아요?”

“그런가?”


은이한은 퉁명스럽게 대답하고는 손짓으로 매니저를 부른다.


“이 회장님이 말씀하시니까 따라야지, 가서 팬들 찾아보고 선물들 받아와”

“네 형”

“팬들 위치는 현수가 알고 있으니 같이 가시죠, 물건도 많아서 혼자 옮기기 어려울 텐데요.”


내 말에 은이한이 고개를 끄덕이니 은이한의 매니저와 김현수가 같이 선물을 가지러 나갔다.


“그나저나 우리 회장님 덕분에 내가 아주 기가 팍팍 살았어. 역시 회장님 플렉스라니까.”

“이게 노블레스 오블리주 아니겠습니까?”


기껏 해봐야 은이한 팬들에게 보낸 돈의 3배정도의 돈을 쓴 것뿐인데 생색을 내게 한다.


“아니 무슨 도시락에 커피까지 내 이름으로 방송국에 돌려주고, 부담스럽잖아”

“아이고, 저희 피닉스가 형을 너무 좋아 하는 걸 어떻게 합니까. 곧 7집 발매 기념 콘서트 하실 텐데 그때 저희 불러 주시면 됩니다.”

“당연히 불러야지, 나도 세븐 피닉스 덕분에 이렇게 7집을 냈는데”


이렇게 적당히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은이한의 매니저와 박현수가 팬들의 선물을 전달 받아 가져왔다.


“아이고, 이게 다 뭐람......”


대량의 선물에 은이한은 한숨을 내쉬면서 뒤적거린다.


“이한형 팬들이 활동력이 있네요. 세븐 피닉스도 이정도로 오는 것은 드문데요.”

“나도 오랜만이기는 해”


팬카페나 채팅방 상황을 보면 그 말은 진실이다.


“일단 뜯어서 먹는 거나 변질 되는 건 미리 빼놓자”

“저희도 거들게요.”


채팅방 상황을 보면 먹는 것은 별로 없었던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과자 같은 것을 준비한 팬들이 있어서 찾아보니 양이 꽤 된다.


“이건 빨리 먹어야 하니까 너희가 나눠 먹어”

“네”


바로 먹어야 하는 빵이나 조각 케이크, 마카롱 같은 것이 몇 개 나왔는데, 은이한은 그걸 본인이 먹지 않고 매니저와 스태프들에게 먹으라고 나눠준다. 매니저와 스태프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서 먹는 것이 익숙한 일인 듯하다.


“아, 나는 관리해야 해서, 다이어트”


내 시선에 은이한이 괜히 어색하게 이야기 한다. 퍼펙트 스테이션을 먹으면서 다이어트 걱정을 한다는 것이 지금, 그걸 만든 사람에게 할 말일까?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어 그래, 나중에 봐”


더 이상 대기실에 있기도 어색한 상황이라 이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온다.


“방송국 관계자들 한테 인사만 하고 이만 가자”

“네 회장님”


딱히 무대를 볼 상황을 아니니 방송국 관계자들에게 순회 인사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은이한의 라이브 무대를 감상 했다.


“하, 정말 노래 하나는 끝내주게 잘 부른단 말이지.......”


곡을 잘 만난 것도 있지만 은이한의 목소리와 가창력에는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어쨌든 은이한의 컴백 무대는 아무 탈 없이 끝나고, 노래는 미리 들었을 때부터 느꼈지만, 새로운 히트곡이 되었다. 컴백 이후에,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어라라고, 은이한은 바쁜 스케쥴을 소화해 나가며, 방송 인터뷰에서 종종 세븐 피닉스를 언급해 주어, 덕분에 세븐 피닉스도 인지도가 올라갔다.


“선물 답례는 이렇게 돌려받네.”


은이한의 언급으로 세븐 피닉스에게 오는 행사 문의가 늘어났다. 때문에 은이한의 7집 콘서트를 예상해 비워 두었던 2개월 후의 스케줄을 다시 채워 넣었다.

은이한의 7집 앨범이 새로운 히트곡으로 떠오르면서 방송출연이 늘어나다보니, 콘서트는 조금 더 먼 미래로 기약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시간이 더 지나면 락페스티벌 기간인데, 이한형도 락페스티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가수고, 내가 예상하기 보다는 이한형 측에서 무언가 소식을 줄 때까지 일하는 편이 좋겠네.”


계획을 크게 변경해서 세븐 피닉스는 행사 스케줄을 넉넉하게 잡으며 락 페스티벌을 맞이했다.


“이 행사는 세븐 피닉스의 첫 행사 무대라 절 때 빠지면 안 되고, 그리고 이한형이 참가하는 행사도 거절하기 아쉽지”


본격적으로 락페스티벌이 시작 되면서 은이한도 방송 스케줄 대신 행사 스케줄을 늘리기 시작 했고, 덕분에 은이한과 세븐 피닉스가 같은 행사장에 만나는 일이 늘어났다. 때문에 나 역시 은이한이 같이 섭외된 행사에는 세븐 피닉스를 따라 다니게 되었다.


“아쉽네, 이전 전성기 때 이렇게 행사를 찾아 다녔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특별한 능력이 생겼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도, 되돌아 갈수도 없다. 이미 지나간 것은 결국 돌아오지 않으니, 그때 그 시간만의 세상을 무리를 해서도 경험해야 한다.


“뭐 지금 제 2의 전성기의 모습이라도 잘 보면서 즐겨야지”


그렇게 어느 락페스티벌 행사장 뒤편, 이제는 익숙하게 은이한이 도착한 것을 보고 대기실을 찾아간다.


펄럭-


“아, 이 회장님 안녕하세요.”


내가 대기실 천막을 들추고 들어가자 앉아서 쉬고 있던 은이한이 벌떡 일어난 바로 인사를 한다.


“제가 먼저 가서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매번 이 회장님이 저희를 찾아와 주시네요.”


형, 동생사이로 지내면서 말을 놓았지만, 이런 자리에서 은이한은 나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며 존대를 한다.


“내가 동생이니까 형을 찾아 왔죠.”


그래서 나도 은이한에게 맞춰서 존대를 같이 할까 하다가 그냥 편하게 형이라고 한다.


“저희 세븐 피닉스가 형 앞이에요.”

“아 이거 참, 제가 뭐라고 이렇게 부담스럽게 엔딩 무대를 주시는지 모르겠어요. 당연하게 세븐 피닉스가 엔딩을 해야 하는데요.”

“에이, 형이 히트곡이 이제는 3곡이에요. 저희 세븐 피닉스는 형 노래에 비하면 히트곡이라고 하기도 창피한데요.”


이런 대화는 행사장에서 만날 때마다 비슷한 말을 계속 한다. 그래서 사석이랑은 다르게 이야기가 진전이 없다.


“그럼 저희 무대가 먼저라서 이만 가볼게요.”

“네, 멋진 무대 기대하겠습니다. 회장님”

“무대 찢어 놓고 내려올게요. 형”

“좀 살살 해주세요. 회장님!”


펄럭거리는 천막 안에서 들려오는 은이한의 외침을 뒤로하고 세븐 피닉스를 무대 위로 올린다. 그리고 앵콜곡을 시작 할 때 쯤 준비를 마친 은이한도 대기실을 나왔다.


‘저건 다른 사람이야’


인이어를 매만지며 걸어오는 모습은 그 걸음걸이, 표정 하나 하나가, 아까 대기실에서 봤던 은이한과는 완전 하게 다르다.

마치 스포트라이트가 은이한만 비추고 있는 것처럼 주변이 변화하고 행동 하나하나가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진다. 시력에 이상이 생긴 것처럼 바람에 살랑 거리는 머리카락이 보이고, 섬섬옥수 같은 손은 빛이 나며, 속눈썹 한올 한올과 빠져들 것 같은 깊은 눈동자는 우주를 담은 보석 같다.


‘50대 중반의 남자가 아무리 관리를 받았다고 해도 저럴 수가 있나?’


처음 카페에서 만났을 때 중년스러운 나잇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퍼펙트 스세이션으로 관리한 덕분인지 그런 살이 없어지고 주름도 펴지면서 30대로 보이기까지 한다.


“형은 진짜 연예인이네요.”

“아이고 아닙니다. 그냥 먹고 살려고 노래하는 딴따라 인데요.”


내 말에 대답하는 은이한의 표정이 또다시 천진난만한 소년처럼 보인다.


‘연예인들은 도화살 같은 것이 있다고 하던, 이한형이 딱 그런 거네.’


어쩐지 헛웃음이 나오는 것을 숨기며, 조용히 세븐 피닉스의 무대를 바라보는 은이한을 따라서, 세븐 피닉스가 마지막 노래를 마치고 내려 올 동안 무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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