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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처음 써보는데 어렵기만 하네요. 안녕하세요! 포폴뽀개기 입니다.

생명의 미궁 : 뿌리를 헤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곰사냥꾼
작품등록일 :
2019.07.25 17:55
최근연재일 :
2020.06.14 14:32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52,859
추천수 :
1,088
글자수 :
579,993

작성
20.05.10 17:18
조회
189
추천
1
글자
6쪽

갈림길(10)

DUMMY

길었던 실사 기간이 끝난 저녁 가람은 그동안 실사단 안내에서부터 각종 인터뷰에 조심 또 조심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았을 대원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짧지만 든든한 위안을 전했다.

대원들도 자신들이 일군 이곳이 인류의 두 번째 도시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깨닫고 있었다.


누군가는 지구에서 이루지 못한 성공을 위해 건너왔고 누군가는 인류의 문명 유지를 위해. 또 누군가는 가족의 슬픔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지지 않길 기도하며 넘어온 곳이 던전이었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성공을 넘어 공동체에 대한 의무감과 이를 자신들이 달성했다는 자부심은 어느 때보다 더 높아졌다.


그렇게 탑 구석구석을 돌다 보니 어느새 던전에서도 자정을 넘기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 내일 점심에 있을 환송연 준비를 위해 휴식을 해야 할 시간이다.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자신의 개인적인 공간에서 너무도 당당 목소리가 들렸다.


“여긴 제 방인데. 어떤 분이 찾아오셨습니까?”


가람의 목소리는 굳어져 있었다.

개인 공간의 침입도 기분이 나쁜 일이지만, 그레이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지켜보고 있는 마탑에서 자신의 공간에 다른 사람이 스며들어 있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방 안쪽에 천에 덮여있던 발광석을 밝히며 빛을 등지며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줄곧 병실에만 있어서 제 얼굴이 낯익지 않으실 수 있겠군요.

저는 박이한씨와 함께 구출된 헤럴드라고 합니다.”


“우선은 이곳에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물어봐야겠지만, 그전에 저를 찾아오신 목적을 들어봐야겠군요.”


남자는 가람의 말이 웃기다고 생각한 건지 잠시 입꼬리만 올렸다 말을 이었다.


“한 가지 정정할 필요가 있겠네요. 이곳의 주인은 현재의 저희가 아니지만, 당신도 아니라는 거지요.”


“마치 과거에는 당신들이 주인이었다는 것 같군요.”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많은걸 설명해 드릴 순 없지만, 이곳에 약간의 지분이 있다고 정리하지요.”


“흠··· 그래서 제 방에 조용히 찾아오신 이유를 들어볼까요?”


“캅타인 재건에 저희도 한 팔 거들고 싶습니다.”


“거든다··· 과연 거든다 뿐인가요?”


“물론 그에 대한 약간의 이익을 공유하고 싶군요.”


“약간의 이익이라···”


가람은 뻔히 속이 보이는 숟가락질에 예전이라면 당장 쫓아내거나 잡아서 정보를 캐 네겠지만, 조금 더 손익 계산을 따져보기로 했다.


“검대에 손이 올라가지 않는 걸 보니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이 있으신 것 같군요.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건 완벽한 안전과 이곳보다 더 거대한 유적에 대한 정보입니다.”


가람은 뜻하지 않은 제의에 잠시 생각을 멈췄다.

캅타인을 알고 있는 존재. 그리고 그레이의 관리를 피해서 이곳까지 접근한 능력. 캅타인보다 규모가 거대한 유적에 대한 정보.


“마족의 뿌리가 네크로맨서였나보군요.”


“제가 너무 쉽게 정보를 드린 것 같군요.

이제까지 저희와 어울리면서 그 정도도 예상 못 할 상대라면 거래보다 종속이 답이었겠지요.

하지만 절반만 맞다고 해드리지요. 마족이라 묶이지만, 과연 마족은 하나일까요?

그리고 이 정도면 대답이 되셨을까요?”


‘마족은 하나의 세력이 아니다. 저들은 마탑을 확보하기 위해 기나긴 투쟁을 했다. 그런데 다른 도시 후보지를 제시한다?’


“이거 제가 너무 쉽게 보였나 봅니다. 그렇게 뻔히 보이는 독약을 내미시는 걸 보면 말입니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를 들썩이며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말을 이었다.


“제 입이 방정이군요. 예상하신 것처럼 저희와 이해가 상충하는 부류가 있습니다.

정보를 드리고 추가로 당신들이 유물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지원해드리지요.

그쪽 분도 저희가 직접 도움을 드리는 건 피하고 싶으실 테니.”


“저희를 장기판 말로 사용하고 싶으신 건가요?”


“당신들이 믿고 있는 노예종의 힘도 빼고 그만큼 차지하는 이득도 늘어날 겁니다. 어떠신가요?”


가람은 두 번째 도시가 올라가는 시점에 세 번째 도시에 대한 실마리가 손에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순간 반쯤은 넘어갔다는 걸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욕심에서 눈을 돌려 가능성을 따져보았다.

앞으로 캅타인이 두 번째 도시로 승인되고 지구에서의 새로운 유입이 일어난다고 해도 캅타인에 투입될 인력만으로도 이룸 탐사대는 세 번째 도시로 돌릴 인원이 없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견제는 더더욱 부정적이었다.

거기다 마지막 쐐기를 박은 것은 저들의 욕심이 단순히 이익만이 아닌 케아툰 세력의 약화로도 쏠려 있다는 것이다.


가람은 너무 달콤해 보이는 제의에 숨겨진 악의의 꼬리가 너무 길어 보였다.

“한 번의 거래에 너무 많은 걸 노리시는 것 같습니다.”


“다 서로 간의 이득을 위해서인데. 어떻습니까?”


“좀 더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이어가 보지요.”


“흠··· 이거. 신경을 많이 쓴 제한인데. 마땅치 않으신가 보군요.”


“너무 갑작스러운 제한이라 저희 내부에서도 의논을 해봐야겠습니다.”


“그러면 잘 생각해보시고 제가 다음에 찾아뵐 때는 좋은 답변 기대하지요.”


이전의 느긋했던 남자의 목소리가 딱딱해졌다.

남자는 불편한 심기를 지우며 조용히 방문을 빠져나갔다.


“그레이”


-네. 마스터-


“방금 내 방에서 나간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해.”


-이 방안에는 마스터 혼자만 계셨습니다.-


“나 혼자만 있었다는 거지?”


-네. 마스터 혼자 이야기를 하고 계셔서 안정을 권해드립니다.-


“후··· 알겠어.”


가람은 그레이의 관리를 완벽하게 속이며 접근한 마족에 섬찟함을 느꼈지만, 그렇게 쉽게 차지했을 거라면 이미 이전에 케아툰을 밀어내고 이곳을 차지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에 대비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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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저주받을(4) 20.06.07 178 1 8쪽
110 저주받을(3) 20.05.31 175 1 7쪽
109 저주받을(2) 20.05.24 184 1 7쪽
108 저주받을(1) 20.05.17 205 1 7쪽
» 갈림길(10) 20.05.10 190 1 6쪽
106 갈림길(9) 20.05.03 182 1 7쪽
105 갈림길(8) 20.04.26 196 1 6쪽
104 갈림길(7) 20.04.19 211 1 7쪽
103 갈림길(6) 20.04.12 202 1 7쪽
102 갈림길(5) 20.04.05 233 2 7쪽
101 갈림길(4) 20.03.29 208 1 8쪽
100 갈림길(3) 20.03.22 206 1 8쪽
99 갈림길(2) 20.03.15 204 1 6쪽
98 갈림길 20.03.08 226 1 8쪽
97 복귀 20.02.23 214 1 7쪽
96 실마리 (2) 20.02.16 220 1 7쪽
95 실마리 (1) 20.02.09 223 2 7쪽
94 희보와 비보(6) 20.02.02 213 2 8쪽
93 희보와 비보(5) 20.01.26 226 2 8쪽
92 희보와 비보(4) 20.01.19 234 2 6쪽
91 희보와 비보(3) 20.01.12 234 2 11쪽
90 희보와 비보(2) 20.01.04 255 3 11쪽
89 희보와 비보(1) 19.12.29 251 4 12쪽
88 사는 것이 기적이다 (4) +2 19.12.15 264 4 11쪽
87 사는 것이 기적이다 (3) +2 19.12.08 254 4 12쪽
86 사는 것이 기적이다 (2) +2 19.12.01 26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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