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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처음 써보는데 어렵기만 하네요. 안녕하세요! 포폴뽀개기 입니다.

생명의 미궁 : 뿌리를 헤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곰사냥꾼
작품등록일 :
2019.07.25 17:55
최근연재일 :
2020.06.14 14:32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52,949
추천수 :
1,088
글자수 :
579,993

작성
19.12.29 02:36
조회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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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희보와 비보(1)

DUMMY

가람은 준비해둔 지도에 마탑과 현재 위치를 비교해 직선을 머릿속에 그었다.

그리고 경로를 이탈하겠지만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경로를 그려보았다.


“대장. 확인 작업도 좋지만, 시간이 부담되지 않을까?

그 길은 조금 먼 것 같은데.”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시간보다 안전이에요. 안전과 저놈들의 의도를 파악하려면 이 정도 시간을 들여도 괜찮아요. 그리고 안전한 만큼 이동 속도도 더 빨라질 거예요.”


“그건 그렇지.

그러면 여기는 내가 붙박이로 붙어서 확인할게.”


“피할 수 있겠어요?”

가람이 꼬리 붙은 몬스터를 생각하니 백기운이 감당하기에는 위험할 것 같은 생각에 말을 꺼냈다.

가람의 평소 성격이라면 백기운과 라키온에게 본대를 맡기고 자신이 위험을 짊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유적에 들어와 많은 일을 겪어서였는지 백기운의 위험보다는 본대에 약간의 문제도 생기지 않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걱정 마 내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지금에 최선의 선택은 나잖아?

모두 안전하고 편안할 수는 없는 거야. 그냥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는 거야.”


“됐고! 형 전력을 빼지 않고 계획을 짤 거니까. 그렇게 알아요.”

가람은 위험한 임무를 맡기는 게 미안했는지 결국 투정 아닌 투정으로 답했다.


“그래 내가 끝까지 두 눈 뜨고 지켜볼 테니까 마탑에서 만나자!”

백기운은 멋쩍은 한마디를 남기고 덩치만큼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는 몬스터들의 경로를 뒤따랐다.


가람은 백기운을 보내고 나서 본대로 돌아와 사전에 이야기한 데로 본대의 이동 경로를 틀어 경로를 수정했다. 환자까지 있는 상황에서 목적지와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대원들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가람의 판단에 모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리고 라키온을 비롯한 대원들은 가람의 결정에 따라 조금은 무뎌졌던 경계의 날을 세웠다.

가람이 목격했던 몬스터들의 분위기를 봐서는 본대의 뒤를 쫓는 것 같지 않았지만,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었다.

그렇게 대원들과 행군이 일주일간 이어졌고,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백기운이 찾아오는 일은 없었다.


어느새 돌아갔던 구역을 지나 기존 경로와 길이 다시 합쳐졌다.

우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몬스터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했는지 백기운이 남기고 간 표식도 눈에 띄지 않았다.


몬스터들의 목적지가 마탑이 아니었던 것 같다. 가람은 앓던 이가 빠진 것 같아 마음이 놓이는 한편 백기운의 안전을 걱정하며 길가에 탐사대 표식을 남기며 마탑으로 향했다.


******


“저기 맞지?”


행군 중에도 그저 팔이 불편하지 두 다리는 멀쩡하다고 너스레를 떨고 언제나 선두에 섰던 라키온이 멀리 보이는 마탑을 보며 같이 걷고 있는 가람에게 물었다.


가람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이제 좀 마음 놓을 수 있겠는데!”


평소에는 밝은 성격이지만 행군 중에는 항상 긴장을 놓지 않고 낮게 깔리던 목소리가 하이톤이 되었다. 고개만 끄덕이던 가람에게도 약간의 흥분과 안도감이 느껴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탐사에 나설 수 있을 거예요.”


“그렇지. 탐사라는 게 위험을 안고 가는 게 당연하긴 하지만, 곤두선 감각도 쉴 곳이 필요하지. 저곳이라면 충분하겠는데?”


“충분할 거예요. 그리고 그만큼 복귀할 탈출구를 찾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뒤따라오던 대원들도 멀리 목적지가 보이자 발걸음에 힘이 실리고 허리가 반듯해졌다.


그때였다. 멀리 보이는 마탑의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린 인영 하나가 본대 쪽으로 급히 뛰어왔다.

누군가 싶어 초점을 모으던 가람이 찡그렸던 표정을 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오빠!”


일행에게 뛰어오던 인영이 몸을 날려 가람의 품에 안겨들었다.


“고생했다.”

가람이 가볍게 받아내며 포리마의 뒷머리를 쓸어내렸다.


“내가 준비 다 해놨어!”

포리마가 오랜만에 보는 가람을 보며 자신이 해놓은 것을 자랑하고 싶었는지 어느새 가람의 한쪽 팔을 붙잡고 재촉했다.


그때서야 먼저 정찰을 나가 본대의 이동을 알렸던 매튜가 웃는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매튜의 표정을 보니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뭐해? 나머지는 내가 챙겨서 갈 테니까 먼저 가봐.”

라키온이 하나 남은 손으로 가람의 등을 떠밀며 마탑방향으로 턱짓을 했다.


“그럼 먼저 가볼게요.”

가람이 포리마와 함께 마탑으로 향했다. 그 뒤를 쉭쉭이가 묵묵히 따르고 있었다.


******


마탑은 입구부터 철저하게 방어를 준비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1층 입구는 가람이 떠나기 전에는 문짝이 떨어질 정도로 망가져 있었는데.

아예 멀쩡했던 다른 문짝도 뜯어내고 주변 건물을 헐어 크고 작은 바위로 입구를 봉쇄해두었다.

포리마가 뛰어내렸던 창문에 밧줄이 걸려있었고 나머지 창문들도 석궁을 쏠만한 머리통만 한 구멍만 남기고 돌로 막혀있었다.


창문을 넘어설 때 무언가 퀴퀴한 냄새에 잠시 표정이 찡그려졌다.

가람의 손을 잡아주던 포리마가 가람의 표정을 보았는지 피식 웃었다.


“오빠 위해서 준비한 거야.”


“나를 위해서?”

가람이 퀴퀴한 냄새의 출처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냄새가 창문 밖 3층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창문을 다 막고 보니까. 오빠 마법 쓸 때 답답할 것 같아서 재료들 모아다가 3층에 쌓아뒀어.”


“아~”


가람이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가람의 최대 화력은 마법을 이용한 폭발이었으니 재료로 쓰는 시체를 던질 구멍은 하나뿐인 출입문이 이 창문밖에 없었다. 해서 포리마가 3층에 시체를 쌓아두고 언제든지 3층도 폐쇄할 수 있게 준비를 해둔 것이다.

부패를 막기 위해 급한 대로 주변에서 재료를 모아 방부 처리를 했지만, 약품이 부족해 속도를 늦추는 정도만 가능해 퀴퀴한 냄새가 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그때그때 너무 상한 건 골라서 교체하고 있어.

냄새난다고 버리지 말고, 내 선물이니까 잘 써줘!”


“고맙다.”


가람이 꼼꼼하게 준비한 포리마가 대견스러웠는지. 포리마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


마탑 내부도 상당히 바뀌어있었다.

우선 이곳저곳 흩어져 있던 가구와 석재가 치워지고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3층부터는 개인 연구실들이 있어서 방과 복도로 되어 있었지만, 1층과 2층은 몇 개의 창고 방을 빼고는 하나의 홀로 되어있었다.

몇 없는 창고도 문짝을 떼어내고 벽도 일부 터서 언제든 빠르게 움직이며 소수 인원으로 방어에 적합하도록 꾸며져 있었다.

남아있던 인원이 준비해둔 것은 지상층이 끝이 아니었다.


더 대단한 것은 지하층이었다.

우선 식수 시설이 준비되어 있었다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공간과 약품이 준비되어 있었다.

거기다 아공간 주머니에서 보존식 위주로 꺼내서 주변에서 채취한 식료품이 쌓여있었다.

단순 방어전을 위한 준비가 아닌 부족한 물품만 채우면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가 끌난 것이다.


“이야! 준비가 대단한데!”


“에헤. 그레이가 알려줬어.”

포리마가 이어지는 칭찬에 기분이 좋은지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레이가?

어떻게?

마법이 없어서 보이지도 않았을 건데?”


“그게 말이지.”


포리마가 조잘거리며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람이 떠나고 난 뒤 마법의 효과가 사라지고 나서는 포리마가 그레이의 사념을 볼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레이가 시설 확보는 잘해갈 거로 생각하고 남아있던 일행들은 지상층을 방어전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거치적거리는 석재와 마탑 주변 건물을 정리해 시야를 확보하고 마탑을 요새화시켰다.


그렇게 지상층 정리가 끝났을 때 그레이가 자신을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일이 어느 정도 끝이 보여서 좀 쉬고 있는데. 작은 돌멩이가 바닥에 모이더니 글자가 되더라니까!

처음에는 케이틀린이 덩치에 안 맞게 귀신이라고 난리를 쳤는데 말이지!”


“흠! 흠! 나만 그런 거 아니야 대장. 포리마는 놀라서 굳어있었다고.”

가람과 본대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달려왔던 케이틀린이 귀신소동이 민망했는지 뒷머리를 긁으며 시선을 피했다.


“굳은 거 아니라니까!

암튼! 글자를 자세히 보니까 그레이에게 배웠던 글자인 거야.

그레이가 마탑 시스템을 다 접수했다고 알려주더라고.”


포리마는 베이드에 있을 때 그레이를 통해 투반의 글자를 어느 정도 익혀두었는데. 그레이가 마탑의 시스템을 접수하면서 필담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그레이가 돌멩이를 옮겼다는 거지?”


포리마도 가람이 어떤 부분에 반응한 건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레이가 물리력을 직접 썼다고 했어. 복잡한 단어는 못 알아들었지만, 탑의 힘이 아니라 자신의 힘이라고 했어.”


“그건 그레이에게 직접 물어봐야겠다.

그 뒤는 어떻게 된 거야?”


“식수하고 지혈제로 쓸 풀을 구했어요.”


“풀이라고?”


“오빠도 알겠지만, 던전에서는 풀이 자란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렇지. 빛이 없으니 대부분 발광이끼나 발광석에 발견되는 곳에 조금씩 군락이 만들어지는 정도지.”


“근데 이건 좀 달라요.”


“다르다···

혹시 빛이 없어도 자란다?”


“맞아요! 자세한 설명은 못 알아들었지만, 투반이 아직 행성으로 존재하고 그레이가 마시르를 처음 다루기 시작했을 때 마시르에 반응하는 재료를 찾다가 우연히 실험실에서 변이한 종이라고 하더라고요.

마지막 기억으로는 실험실에서 연구하던 풀인데 그레이가 마탑 시스템을 접수하다가 주변에 그 풀이 자라는 걸 인지하고 깜짝 놀랐다고 했어요.”


“실험실에 있던 연구 재료가 퍼졌다는 거지?”


“어떻게 퍼졌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고, 그게 지금 우리 상황에 제일 필요한 거라는 게 중요하잖아요.”


가람이 몇 가지 떠오르던 생각을 접어두고 새로운 가능성을 따져보았다.

“그렇지 중요한 건 물과 공간만 있으면 기초적이지만 가장 자주 쓰이는 지혈제를 만들 수 있다는 거지.”


“맞아요! 돌아가기만 하면 정제법부터 찾아봐야겠어요.

일단 마탑에 남아있던 기구를 써보긴 했는데. 확실히 이런 쪽은 지구 쪽 장비가 던전에서도 순위권이라서 그런지. 영~ 정제가 균일하게 안 되더라고요.”


가람이 생각하기에도 투반 문명이 마법적인 발전은 대단했지만, 화학과 정제 쪽으로는 지구의 과학이 한 수 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장점도 없었다면 백기운의 스승인 지수이안이 던전의 변두리인 베이드까지 올 일이 없었을 것이다.


“나중에 돌아가면 지수이안 님하고 상의해보는 것이 좋겠네.”


“쳇! 그 아줌마요? 난 그 아줌마 싫던데.

나이도 많은 아줌마가 슬쩍슬쩍 윙크나 날리고 말이야!”

포리마가 은근히 가람을 챙기는 지수이안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톨아진척 고개를 돌렸다.


“그거 내가 아니라 기운이 형 때문에 도와주시는 거야.

아마 기운이 형이 스승님이라고 부르지만 않으면 상황이 달라질걸?”


“어어? 그런 거예요? 아··· 그랬었구나!

근데 그걸 오빠가 어떻게 알아요? 순~ 모르는 채 하더니 이 오빠 선수였네! 선수야!”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운 거야?”


“메~롱! 아린 언니가 오빠 같이 아는데 모르는 척 거리 조절하는 사람을 선수라고 했어요!”


“허! 이 누나 안 되겠네. 순진한 애한테 말이야!”


“치! 맞는 말이잖아요. 애만 태우고!”


“그레이한테 가봐야겠다. 마법진 있던 곳이 통제실이라고 했나? 그레이는 그쪽에 있지?”

가람이 포리마의 눈총이 따가웠는지 슬그머니 말을 돌렸다.


가람은 지혈제라는 큰 소득을 생각하면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졌지만, 돌아오지 않는 백기운 때문에 걱정이 깊어지고 있었다.


작가의말

연재 일정 약속을 못 지켰네요.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함께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19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내년에는 좀 더 좋아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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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저주받을(2) 20.05.24 184 1 7쪽
108 저주받을(1) 20.05.17 206 1 7쪽
107 갈림길(10) 20.05.10 191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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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갈림길(8) 20.04.26 198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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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갈림길(6) 20.04.12 203 1 7쪽
102 갈림길(5) 20.04.05 234 2 7쪽
101 갈림길(4) 20.03.29 20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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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갈림길(2) 20.03.15 204 1 6쪽
98 갈림길 20.03.08 226 1 8쪽
97 복귀 20.02.23 216 1 7쪽
96 실마리 (2) 20.02.16 221 1 7쪽
95 실마리 (1) 20.02.09 223 2 7쪽
94 희보와 비보(6) 20.02.02 213 2 8쪽
93 희보와 비보(5) 20.01.26 226 2 8쪽
92 희보와 비보(4) 20.01.19 235 2 6쪽
91 희보와 비보(3) 20.01.12 235 2 11쪽
90 희보와 비보(2) 20.01.04 255 3 11쪽
» 희보와 비보(1) 19.12.29 25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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