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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처음 써보는데 어렵기만 하네요. 안녕하세요! 포폴뽀개기 입니다.

생명의 미궁 : 뿌리를 헤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곰사냥꾼
작품등록일 :
2019.07.25 17:55
최근연재일 :
2020.06.14 14:32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52,920
추천수 :
1,088
글자수 :
579,993

작성
19.07.25 17:56
조회
2,435
추천
39
글자
8쪽

복잡한 도시 알아야 할게 많네요 (1)

DUMMY

“가람아 할미 말 잘 들어. 사람이 있을 때 아껴 쓰고 고쳐 쓰고 다시 써야 한단다. 그리고 물건에 애정을 가져야 하는 거야.”


할머니의 유언 아닌 유언이었다.

반년 전 할머니는 며칠째 몸살이 걸린 것처럼 기운을 못 차리시다가 물건에 애정을 갖고 아껴 쓰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새벽에 주무시듯 생을 마치셨다.

갑작스러운 헤어짐이었지만 여든 평생 언제나 삶의 고달픔을 온몸으로 겪으셨던 몸 상태로는 하루하루가 힘드셨을 것이다.

군대를 막 전역하고 천애고아가 돼버린 가람은 할머니께서 걱정하실까 봐 말씀드리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납골당을 찾았다.


“할머니 나 정말 고물이 싫었어.

옆집 진하네가 쓰다 버린 구형 티비를 얻어와서 반질반질하게 닦아서 애지중지하던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돈 벌어서 더 좋은 티비 더 좋은 집으로 모시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됐네.

이제는 나도 새것 사서 써보려고, 아끼지 않고 살아보고 싶어···

마침 도박에 가깝지만 좋은 기회도 잡았어.

생명의 미궁이라는데 가서 유물 탐사하는 일 이래 진하네 형 진우 할머니도 알지? 그 진우 형이 소개해준 일이야.

위험하긴 하지만 나만 열심히 하면 대기업만큼은 아니어도 중소기업 다니는 것보다는 더 많이 번 데. 필요한 장비도 다 빌려준다고 했어.

내일부터는 나도 어엿한 사회인이야.

잘해볼게. 할머니!”


이제는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철없던 가람을 챙기며 언제나 웃어주시던 할머니 미소만 떠오르는 가람이었다.


‘할머니 아마 쉽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잘 해낼 테니 지켜봐 줘.’


가람은 납골당을 돌아 나오며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집으로 돌아온 가람은 할머니에게 고물이 싫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지만 결국 할머니께서 남긴 유일한 재산인 집과 이미 한 몸처럼 보이는 할머니의 고물··· 아니 수집품들을 보면서 할머니가 함께하는 것 같았다.

이제는 쉽게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는데도 하나도 처분하지 못하고 하나하나 할머니의 손길을 기억하며 기억에 담았다.

추억에서 깨어난 가람은 김진우가 보내준 현대에서는 보기 힘든 반질반질 관리 잘된 갈색 가죽 갑옷과 부엌칼만 한 크기에 날이 잘 갈린 단검을 검집에서 꺼내 본다.


‘내일이면 지구를 떠나는 구나···’


******


생명의 미궁은 5년 전 세계적인 태아 사산 참사를 시작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태아 사산 참사는 세계적으로 태아의 10%가 사산되는 인류 역사이래 대규모 참사로 세계 각국에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눈물에 세상에는 혼돈과 두려움만이 있었다.

각국에서는 유수한 전문가들이 달려들어 인류의 난제를 밝히려 했지만 지지부진했다.


이때 이 모든 문제는 인류의 마시르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라는 듣도보지도 못한 이유를 대며 자신들을 알리는 레바티의 사제라는 이상한 집단이 나타났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모든 차원 종족의 생명을 관리하는 레바티라는 관리자가 있고 각 종족은 마시르라는 에너지가 생명을 이루고 지능과 문명을 세워나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 문명에게 부여된 마시르의 양이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결국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평소라면 삼류 소설가의 끄적임으로 치부되었을 이야기였다.

하지만 레바티의 사제들이 언론들을 불러모아 태내에서 사산 판정을 받은 아이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주시하는 언론이 점점 많아지며 계속된 시연이 이어졌다.


결국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는 말만 반복하던 UN이 나서 생명의 미궁이라는 이세계에서 마시르를 공급받는 방법을 협의했다.

그렇게 4년이 흐르면서 인류는 자연스레 생명의 미궁에서 탐사대가 보내온 유적 코어와 몬스터 정수를 통해 인류의 문명을 이어가게 되었다.

마시르는 초기에 공급 부족으로 철저히 국가 단위의 통제를 받았지만, 대규모 UN군 파견과 아이를 잃었던 부모들의 탐사 지원으로 2년이 지나고부터는 마시르를 통한 생체시계를 되돌리는 연구가 진행되 차츰 민간에게도 기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레바티는 인류에게 한가지 제한과 한가지 희망을 주었는데.

제한은 각 종족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미궁 입장 시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장인의 손길로 제작한 방어구와 작은 도검류만 소지할 수 있게 제한했다.

이를 대신한 희망은 마법과 기공을 기반으로 한 문명에 비해 불리했던 인류에게 미궁을 입장하면 각자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에센스라는 재능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인류에게만 주어진 에센스는 레바티의 은총이라고 불렸다.

에센스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각국 정부는 소형화된 제작 도구를 삼켜 입장해 미궁에서 각종 첨단 장비를 완성하려 했지만, 모든 시도는 어김없이 실패했다.


******


가람이 이계로 진출하는 당일, 한국의 게이트를 이용하기 위해 넘어온 외국의 다양한 인종들이 북적였다.

가람의 차례가 돌아오기에는 한참이 지나야 가능할 것 같았다.

게이트 순서를 기다리던 가람의 눈에 인터넷에서 봤던 삼족오 탐사대 마크를 갑옷에 새긴 무리가 보였다.

삼족오 탐사대는 한 작전에 500명 이상의 인원을 동원 가능하다는 생명의 미궁을 대표하는 3대 탐사대에 들어가는 집단이었다.


삼족오 무리 중 하나가 로브의 모자를 눌러쓰고 가람의 옆을 지나가다 줄을 서 있던 가람과 눈이 마주치고 설핏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게 지나쳐 게이트로 향하더니 공무원과 눈인사를 하고 게이트로 넘어갔다

가람은 불합리함을 느꼈지만 더러우면 성공하자는 다짐을 되새기고 어느새 가람의 차례가 왔다.


“자 이가람 씨 본인 맞나요? 추천자가···

탐사대 이룸의 탐사대장 김진우 씨 맞나요?”


“네. 이가람입니다. 여기 이룸에서 발행한 추천장과 주민등록증입니다.”


김진우가 보내준 추천장은 가람이 준비해온 본인 증명 서류와는 다르게 옛날 갱지 느낌의 종이 위에 손수 글을 적어 탐사대 인장으로 마무리한 고풍스러운 편지였다.

한동안 서류를 훑어보던 공무원이 서류와 주민등록증을 챙긴다.


“이 안으로는 주민등록증을 갖고 가실 수 없으니 저희가 챙겨두겠습니다.

그리고 삼대 탐사대인 삼족오나 세븐 에이전트, 아이언 실드처럼 거창한 탐사대가 아니라면 지구로 돌아오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돌아오신다면 제가 주민등록증을 돌려드리고 싶네요.

가람 씨 또래의 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지만 여기서 발길을 돌리지는 않으시겠지요.”


“네. 탐사대로 활동하면 마법과 기공을 배울 기회도 있을 테니 돈도 벌고 성공해서 꼭! 돌아오겠습니다.”


“아직까지 인간 마법사나 기공사가 나타자지는 않았지만 꿈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그래요. 성공하세요!

이룸 탐사대의 이가람 씨 게이트로 입장해주세요.”


2층 높이의 각종 색이 뒤섞여 아른거리는 게이트로 한발 걸치니 눈앞이 검게 암전된다.

허공에 뜬 듯도 하고 위가 어디인지 아래가 어디인지 좌도 우도 느껴지지 않아 순식간에 방향감각이 사라지고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건지 느껴지지도 않았을 때 순간 발이 땅에 닿았다.

갑작스러운 땅과 만남에 다리에 힘이 풀리고 어지러움과 함께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인간들의 첫 터전 세계수의 쉰다섯 번째 뿌리 도시 베이드에 도착한 걸 환영하네.

그렉 신입이다. 빨리 치워.

1분이다 1분! 다음 사람하고 부딪힐라. 빨리 치워!”


그렉이라는 사람에게 이끌려 옆으로 옮겨진 가람은 주위가 눈에 들어오며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다리의 힘을 원망하며 두 손으로 땅을 밀어 겨우 상체를 세우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시야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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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저주받을(1) 20.05.17 206 1 7쪽
107 갈림길(10) 20.05.10 191 1 6쪽
106 갈림길(9) 20.05.03 182 1 7쪽
105 갈림길(8) 20.04.26 198 1 6쪽
104 갈림길(7) 20.04.19 212 1 7쪽
103 갈림길(6) 20.04.12 202 1 7쪽
102 갈림길(5) 20.04.05 233 2 7쪽
101 갈림길(4) 20.03.29 208 1 8쪽
100 갈림길(3) 20.03.22 207 1 8쪽
99 갈림길(2) 20.03.15 204 1 6쪽
98 갈림길 20.03.08 226 1 8쪽
97 복귀 20.02.23 216 1 7쪽
96 실마리 (2) 20.02.16 221 1 7쪽
95 실마리 (1) 20.02.09 223 2 7쪽
94 희보와 비보(6) 20.02.02 213 2 8쪽
93 희보와 비보(5) 20.01.26 226 2 8쪽
92 희보와 비보(4) 20.01.19 234 2 6쪽
91 희보와 비보(3) 20.01.12 234 2 11쪽
90 희보와 비보(2) 20.01.04 255 3 11쪽
89 희보와 비보(1) 19.12.29 251 4 12쪽
88 사는 것이 기적이다 (4) +2 19.12.15 26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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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사는 것이 기적이다 (2) +2 19.12.01 26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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