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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처음 써보는데 어렵기만 하네요. 안녕하세요! 포폴뽀개기 입니다.

생명의 미궁 : 뿌리를 헤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곰사냥꾼
작품등록일 :
2019.07.25 17:55
최근연재일 :
2020.06.14 14:32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52,858
추천수 :
1,088
글자수 :
579,993

작성
19.12.0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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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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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사는 것이 기적이다 (3)

DUMMY

“그나저나 몬스터가 어떻게 우리를 곧장 쫓아올 수 있었을까? 딱히 감시한다는 느낌은 못 받았는데 말이지···”

라키온이 쉭쉭이게게 부축을 받으며 가람에게 다가와 그동안 느끼고 있던 궁금증을 물어왔다.


“트롤이 처음부터 꼬리에 붙었던 게 아닐까요?”


“그래. 처음에는 그냥 천지 사방에 놈들이 뛰어다녀서 좆댔다 싶어서 조용히 숨어있었는데.

어느샌가 우리가 숨어있는 곳을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쫓아오더라.

중간중간 꼬리 붙은 놈들도 깔끔하게 묻어주고 빠졌는데 말이지.”


“흠··· 형이나 대원들이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을 텐데··· 의심스러운 일이네요.”


“그래. 네가 잘 생각해서 이끌 거라 괜한 걱정이지만, 심상치 않은 것 같아서 이야기해주고 싶었어.”


“에이~ 괜한 걱정이라뇨. 고마워요. 형.”


“다들 말은 안 했지만, 더는 힘들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

그래서 이왕 가는 길 길동무라도 늘려보겠다고 악만 남아있었는데. 이렇게 살길이 보이니 다들 눈에 생기가 도는 게 보기 좋다.

그리고 그 희망이 너라서 참 고맙다.”


가람은 라키온의 목소리에서 자신이 대원들에게 주지 못했던 희망을 준 고마움이 느껴졌다.


“후··· 전 형처럼 그렇게 몸을 날리면서 돕지 못했을 거예요.

형은 참 대단하지만, 참 대책 없어 보여요··· 팔 대신 그 단창이라도 재갈을 물리지.

어떻게 팔로 재갈을 물려요! 물리기를···”


“마! 급한데 가릴 게 어디 있어!”


“일단 팔은 도시에 돌아가면 방법을 찾아봐요.”


“괜찮아. 이룸이 안 망하면 내 한입 풀칠하는 데 문제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내가 받은 배당금만 아껴 써도 평생 놀아도 괜찮은 거 너도 알 않냐.”


“그거는 그거고 팔은 팔이고요. 우리가 다른 도시를 찾든지 아니면 다른 도시에서 찾아오게 하던지..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래.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해보고, 근데 그 박이한이라는 사람 그 사람 봤었다.”


“박이한씨요? 그 삼족오로 넘어갔다는 그 사람?”


“그래 그 박이한. 뭐 그 사람한테 도움을 좀 받았지.”


라키온은 가람에게 박이한의 도움으로 트롤의 출현을 경고받고 습격당하기 전에 잠시라도 시간을 벌어줘 초기 사상자가 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대로 당했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그렇지? 그랬으면 오른팔이 문제가 아니라 몇 명이나 살아남았을지 장담 못 할 상황이었어. 거기다 추적대 그룹도 둘로 찢어져서 그것도 도움이 됐지.

여태까지는 창운이나 기운이가 신경 쓰는 것 같아서 도와주자 정도였는데. 이렇게 됐으니 나도 본격적으로 나서봐야겠다.”


“형! 그 팔을 하고 나서긴 뭘 나서요!

형 성격에 그냥 쉬라고 하면 더 학을 뗄 거니. 저 대신 본진을 잘 지켜줘요.

이제부터는 정보 수집이 더 중요해졌어요.”


“네가 직접 발로 뛰겠다는 거지? 그래. 그럼 내가 잘 받쳐줄게. 조심히 다녀봐.

박이한 그 사람 일도 잘 부탁한다.”


“탐사대 목숨을 빚졌는데. 이대로 우리만 빠져나갈 수는 없지요.

그나저나 권경씨는 잘 돌아갔나 모르겠네요···”


“아··· 권경씨 덕분에 우리 탈출 경로를 빨리 찾았다고 했었지?”


“네. 덕분에 쉽게 찾았어요. 아직 배회하는 몬스터들이 많은데. 안정이 필요한 사람을 그 상황에 던져 놓고 온 것 같아서 걱정되네요.”


“잘 갔을 거다. 내가 던전에 넘어오고 나서 제일 먼저 익숙해진 게 옆 사람을 떠나보내는 거였지. 가람이 너야.

네 실력이나 운 덕분에 아직 동료를 잃은 경험이 없겠지만, 여기는 무엇보다 누굴 가를 잃는다는 거에 쉽게 익숙해지는 곳이지. 익숙해지지 않으면 못 버티는 곳이고, 권경씨도 패닉에서 벗어나서 잘 갔을 거다.

그래도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도시에 돌아가서 가족들에게 마지막 길을 편지라도 한 장 부쳐줄 우리 같은 사람을 만난 것도 다행스러운 곳이야. 이곳은 그런 곳이지···”


******


가람은 라키온의 상태를 살피며 정찰과 지휘를 번갈아 가며 바쁘게 탐사대를 이끌었다.

가람의 노력 덕분인지 일행은 조금씩 체력을 회복하며 이동했다.

그리고 운도 따라줬는지 죽은 지 얼마 안 지난 삼족오 구출대원의 주검과 보급을 담당한 대원이었는지 그가 끌어안고 죽어있던 배낭에서 찰과상용 기본 의약품을 얻을 수 있었다.


탐사대는 배낭의 주인이었던 그랑 이라는 대원의 인식표와 머리카락 한 줌을 잘 묶어 챙겼다.

라키온을 살리기 위해 약을 다 털어 쓰고 다들 2차 감염만 막는 조치만 취해뒀는데. 덕분에 기본적인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대원들과 마음의 짐을 쌓아가며 대피소로 향했다.


그렇게 대피소에 가까워졌을 때쯤이었다.

길 한쪽 건물 잔해에서 톡! 작은 돌멩이가 힘없이 날아와 바닥에 떨어졌다.

대원들은 순간 긴장했지만, 이런 장난은 고블린도 하지 않는 짓이라 대열을 멈추고 백기운이 건물 잔해로 정찰을 나섰다.


백기운은 건물 잔해와 잔해 사이에서 벽에 기대 반송장 상태로 보이는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곤 우선 주변을 살펴 고블린이 일행을 습격하기 위해 펼쳐준 함정인지부터 살폈다.

다행히 고블린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백기운이 빠르게 다가갔을 때 기대어 있던 사람은 힘이 다했는지 고개가 꺾였다.

백기운은 급하게 쓰러지던 사람을 붙잡아 바닥에 바로 누구이고서야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권경.

대피소로 향했다는 그가 엉뚱한 방향에서 발견되었다.


백기운은 김권경의 상태를 살폈다. 찰과상이 보였지만, 다행히 탈진으로 쓰러진 것을 확인하고 김권경을 일행이 있는 곳으로 옮겼다.


“어? 권경씨?”


“그래. 맞아. 다행히 큰 상처는 안 보이고 탈진으로 쓰러진 것 같다.

개인 장비도 안 보이는 걸 보니 급하게 피신 한 것 같은데··· 가람이 네가 봤다는 방향하고 꽤 떨어진 이곳에서 발견된 건지.

자세한 이야기는 권경씨가 깨어나 봐야 알 수 있겠다.”


“그때까지 기다릴 시간은 없겠어요. 우선 형이 이곳에 남아서 권경씨를 지켜주세요. 나머지는 우선 대피소로 가서 상황을 파악해야겠어요.”


가람이 시선을 돌려 대원들을 둘러보니 민창운은 당장이라도 뛰어갈 것처럼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민창운은 혼자서 서두르다 대원들이 위험해질까 봐 어깨만 움찔거리고 있지만, 이곳에서 누구보다 마음이 급한 건 민창운일 것이다.

민아린이 안전한 대피소에 피해있다는 생각에 온전히 자신의 안위에 느슨해져 있었지만, 대피소의 민아린이 위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눈에 힘이 들어가 핏줄이 붉게 섰다.


어떻게 알았는지 옆에 서 있던 라키온이 하나 남은 팔로 창운의 어깨를 감고 민창운을 진정시켰다.


“이동합니다!”


대원들은 가람의 지시와 동시에 이동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도착한 대피소 입구는 마치 폭탄을 맞은 것 같았다.

가람이 마지막에 마지막으로 떠나올 때는 이 정도 상태는 아니었다. 나름 대피소로 내려가는 입구가 버티고 있었고 주변 바닥도 세월의 흔적이 보이더라도 지금처럼 포병이 분풀이하듯 이곳저곳 크레이터로 쑥대밭이 되어있지는 않았다.


민창운이 제일 먼저 대피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다행히 무언가 비집고 들어가려다 입구가 부서진 거지. 우물 메우듯 통로를 막아버린 것은 아니라 대피소로 들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가람도 라키온에게 주변을 살펴달라고 전하고 민창운의 뒤를 이었다.


좌우로 꺾이는 통로를 따라가니 이미 중간 문은 여기저기가 우그러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대피소 마지막 방의 철문은 슬러지 해머로 두들긴 것처럼 곤죽이 되어있었다.

거기에 더해 민창운이 주먹으로 문을 두드리며 민아린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아린아! 아린아! 민아린!”


가람이 민창운의 뒤에 도착했을 때 안쪽에서 바닥을 잡아끄는 소리와 함께 급히 무언가 옮기는 소리가 이어졌다.

한동안 이어지던 소리가 끝나고 난 뒤 철문이 끼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닥을 긁으며 힘겹게 열렸다.


“창운!”


“마라! 아린이. 아린이는 괜찮아?”


“굶어서 기력이 떨어져서 그렇지. 다친 데는 없어.”


“레바티 여신이여 감사합니다···”


민창운이 긴장이 풀렸는지 벽을 짚으며 주저앉았다.

대피소가 망가진 모습을 보면서 최악의 상황까지 떠올렸지만, 다행히 불행이 민아린에게 향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민창운의 온몸에서 힘이 빠지게 했을 것이다.


가람이 민창운의 어깨를 두드리며 민창운이 잊고 있는 일을 상기시켰다.


“형 미음이라도 끓여야겠어요.”


민창운이 깊게 숨을 내쉬던 중에 가람의 이야기에 눈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지! 미음!”

민창운이 급하게 몸을 돌려 대피소 밖에 던져둔 배낭으로 뛰어갔다.


마라도 굶어서 힘이 부족했는지 뻑뻑한 철문을 붙잡고 표정을 굳히고 있으니 가람이 힘을 써 억지로 철문을 열어냈다.


“마라 제가 출발한 다음 이야기를 알려주시겠어요?”

가람이 어두운 방 안으로 들어서며 내부를 살폈다.


“대장이 출발하고 하루가 지났을 때였어···

그날은 아린이가 외부 동정을 살피고 있었는데 권경씨가 어딘가 다친 것처럼 벽을 짚으며 겨우겨우 오고 있는걸 본거지.

아린이가 권경씨를 부축하러 갔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고블린을 발견하고 되돌아와서 급하게 문을 닫고 마지막 방에서 겨우 버텼어.”


“아린이 누나 성격에 권경씨를 버리고 혼자 오지는 않았을 건데요?”


“아린이 말로는 잠시 머뭇거린 사이에 이미 반대편에서 고블린이 대피소 입구로 뛰어들었다고 하더라고. 아린이 성격에 어려운 결단을 내린 거지. 나나 유강씨를 살리려고 말이야.”


“후··· 그래서 그 뒤에는 어떻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대피소 안에 뛰어 들어온 고블린은 처리했는데 트롤 정도 되는 놈이 나타난 건지 바닥이 무너질 것처럼 울리고 오크 놈들까지 뛰어 들어와서 짐도 버리고 겨우 우리 몸만 뺄 수 있었어.

그나마 얼마 못 챙긴 식량도 아린이가 자기는 전투에 도움이 안 된다고 나한테 몰아주고 자기하고 이유강씨는 단식에 들어갔어. 그러다 지금은 쓰러져서 겨우 식수로만 버티고 있어.”


“그래도 아린이 누나의 대처가 빨라서 다행이네요.

그리고 김권경씨도 저희가 구했으니까 아린이 누나 마음의 짐도 좀 덜어줄 수 있겠네요.”


“대장 정말이야? 후··· 다행이다. 아린이가 그 일 때문에 더 독하게 곡기를 끊었는데.”


“누나 성격이라면 그럴 수 있겠어요. 판단은 빠르지만 대신 후회를 안고 가는 성격이라···”


“지금은 너무 힘이 빠져서 누워있으니까. 먹을게 준비되면 깨워서 알려줘야겠네.”


“창운이 형한테 이야기해둘게요.

아··· 그나저나 이유강씨도 괜찮은 거지요?”

가람은 챙긴다고 챙겼지만 그래도 동료가 우선이라 까마득하게 이유강을 까먹고 있던 게 조금은 미안했는지 빠른 말로 물었다.


“유강씨? 전에 봤던 것보다 상태가 좀 안 좋아졌어. 기력이 빠진 것도 있지만 셀린 씨 소식이 없어서. 정신적으로 충격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


“후··· 그 이야기는 제가 따로 전해야겠네요.”


“음··· 안 좋은 일이 있는 거야?”


“흠···”

가람은 입을 다물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라키온이 부상을 제외하고 다행히 이룸 탐사대는 생사를 확인하며 잠시간의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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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희보와 비보(5) 20.01.26 22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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