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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처음 써보는데 어렵기만 하네요. 안녕하세요! 포폴뽀개기 입니다.

생명의 미궁 : 뿌리를 헤매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곰사냥꾼
작품등록일 :
2019.07.25 17:55
최근연재일 :
2020.06.14 14:32
연재수 :
112 회
조회수 :
52,961
추천수 :
1,088
글자수 :
579,993

작성
19.12.15 19:35
조회
266
추천
4
글자
11쪽

사는 것이 기적이다 (4)

DUMMY

가람은 불안을 털어낸다는 생각으로 이유강에게 상황을 직접 전하기로 했다.

원망할 존재가 없다면 모를까 김권경의 생존으로 둘 사이 불화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게 때문이다.


그렇게 김권경이 합류하기 전에 가람이 영양실조인지 삶의 의욕을 잃어버려서인지 눈빛이 사그라든 이유강의 앞에 섰다.


“유강씨.”


이유강이 낮은 목소리로 자신을 불러오는 가람에게 초점을 돌렸다.


“셀린이 남긴 게 있나요?”


가람은 다 안다는 듯이 말을 꺼내는 이유강의 말에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저희도 셀린씨의 마지막 모습을 전해 듣기만 했습니다.”


“혹시. 조금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요?”


“권경씨도 셀린씨의 마지막을 막으려 했지만, 힘들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군요. 셀린을 만나고 저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던전이지요.”


“유강씨에게는 남이 하는 차가운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저희 팀은 남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람을 살려서 복귀하겠습니다.”


이유강이 한동안 낮게 숨을 내쉬다 가라앉은 목소리를 입을 뗐다.

“셀린이 그랬지요. 살려면 흩어진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고. 그러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말이에요.”


가람은 이유강의 이야기에 잊고 있던 것이 떠올랐다.

셀린은 육감 계열 능력이 있었다. 아마 셀린은 삼족오 탐사대에서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 육감의 끝에 자신의 생문이 아닌 사문이 열려있었지만, 모두가 탄광과 같은 이곳에 모두 묻히는 것보다는 이유강이나 다른 동료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가이었을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됐군요. 셀린이 주변 상황을 돌아보겠다고 나서면서 내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자기는 흰 조약돌이 되겠다고.

그때는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


“··· 이 상황이 셀린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희망일 수 있겠네요.”


“그렇지요. 셀린씨 덕분에 나머지 탐사대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박이한 씨의 행방도 알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대장한테 갚아야 할 빗이 있다고 하더니. 이렇게 됐군요.”


“셀린씨의 마지막 흔적은 제가 개인적으로라도 찾아보겠습니다.”


가람은 셀린의 마지막 선택으로 탐사대가 목숨을 잃는 피해 없이 모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이유강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가람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저었다.

“셀린이 원하지 않을 것 같군요. 그저 이 험지를 가작 적은 피해로 헤쳐나가는 것만 생각해주세요. 아마 그걸 바랄 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권경이는··· 저도 사람인지라 시간이 좀 필요하겠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시는 일은 안 일어날 테니. 걱정 마세요.

저는 셀린의 선택을 이해해보려고 하니까요.


가람은 낮게 고개를 끄덕이고 대원들에게 돌아가 마탑으로 향하는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인원이 늘어나 트롤 정도가 나타나도 정찰만 잘하면 몰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만큼 이동속도는 늦어지고 이전 마탑에서와 같이 트롤이 단체로 달려든다면···

탐사대 전체가 몰살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며칠간 체력 회복과 사전 정찰을 이어나갔다.

가람이 좁게 마탑까지의 동선을 정찰했다면 백기운과 대원들은 가람이 선행 개척한 동선을 중심으로 반경을 넓혀가며 영향을 줄만한 변수를 살폈다.


며칠간 정찰한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초기 몇 주간 몬스터가 매복해있다가 개미 떼처럼 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이후로 몬스터 종류에 상관없이 서로 뒤섞여 하나의 집단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몬스터를 통제하던 힘이 줄어들었는지.

동종의 몬스터가 아니라면 슬슬 서로 경계를 나누고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룸 탐사대 입장에서도 뭐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혼돈보다는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예상 가능한 위험이 튀어나오는 것이 이득이었다.

이미 튀어나올 게 뻔히 예상되는 귀신의 집은 이미 귀신의 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 탐사대의 생각이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살길이 보이는데 고생이랄 게 뭐가 있겠습니까. 대장!”


라키온이 특유의 능글거리는 말투로 가람의 말을 받았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부상을 입은 당사자이지만, 모두의 사기를 생각해서인지. 이전보다 더 능글맞은 아저씨처럼 변해있었다.

그게 다 모두를 위해서라지만, 이를 상대하는 가람은 너무 무리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 분위기를 조금 가볍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맞네요. 우린 고립된 게 아니니까요.”


“내 말이 그 말이에요. 우린 계획이 있으니까!”


가람이 라키온의 계획 타령에 어렸을 때 봤던 영화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계획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다시 맞춰보지요.

첫째는 마탑의 기지화하는 것입니다. 모든 분께 이야기 드렸다시피 마탑은 던전 상위 지역에 있다는 다른 마탑처럼 방어가 단단한 곳입니다.

조금만 보충하면 이전 몬스터 파동처럼 떼거리로 몰려온다고 해도 우리 힘으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둘째는 박이한씨를 비롯한 선발대 구출과 구출대로 들어온 삼족오 탐사대의 흔적을 찾는 것입니다.

박이한씨 흔적은 찾았으니 어렵지 않게 합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출대로 함께한 삼족오 대원들의 흔적이 이곳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들이 운이 좋다면 유적 반대편으로 향했을 거고, 운이 없었다면··· 흔적을 남길 인원이 안 남은 것이겠지요. 같은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저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피해를 짊어질 생각은 없습니다. 딱,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최선을 다할 겁니다.

다른 분들도 이점을 생각해두세요. 목숨 내놓고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네!”

목숨 빗 때문인지 라키온은 표정이 좋지 않았지만, 다른 대원들처럼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그다음은 이곳을 탈출할 방법을 찾습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우리가 들어온 방향으로 탈출로를 뚫는 것이지만, 그게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몬스터를 통제하며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인 존재라면 다들 의심하시듯이 저도 마족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대가 마족이라면··· 뱀굴을 맨발로 걸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상황일 겁니다.

하지만, 박이한씨를 찾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가 수집한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다면 탈출을 넘어서 인류가 다른 종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원들도 며칠간 안정을 되찾으며 조금씩 현재 상황을 조심이 따져보고 있었다.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만큼 유적에서 얻은 소득이 적지 않다는 생각에 다들 생존 그 너머를 그려보고 있었다.

모두 가람이 삶의 희망 그 이상을 주기 위해 자신이 발견한 것을 전부 공개했기 때문이다.

던전의 상위 도시에서는 상용화된 기술일 수도 있겠지만, 몬스터 정수로 유적 코어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발전소가 없이 1차 전지를 광산에서 캐서 겨우 생활을 이어가던 인류에게 충전과 방전을 할 수 있는 2차 전지가 주어진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물론 그만큼의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이룸 탐사대에는 그 연구와 지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그레이라는 치트키도 주어진 상태였다.

이 유적을 온전히 확보하기만 한다면 탐사대 차원을 넘어 인류가 던전에 손꼽히는 종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원한다면 모두가 포기했던 지구로의 복귀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상황을 대원 모두가 깨닫고 힘을 모을 만큼 모두 정예화된 이룸 탐사대였다.


“이제까지 우리 인류는 마족과 큰 충돌이 없어서 그럴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도시의 주인들이 겪었던 일이 이제는 우리 차례가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곳이 마족의 도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변경쯤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제 추측이 추측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면 인류의 던전 생활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새로운 마법사와 주술사 그리고 무인까지 튀어나오기 시작하겠지요.

우리는 누구보다 빠르게 성공적인 한 발을 내디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전하게 베이드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최우선 과제인 건 잊지 않고 있으니. 모두 잘 따라와 주실 거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가람은 희망을 이야기하는 만큼 그 위험성을 솔직히 공개하고 모두의 힘을 모으려 했다.

그렇게 대원들의 마탑으로의 향하는 걸음에는 힘이 시렸고 더욱 서로의 안전에 신중을 기울였다.

마탑으로의 이동 시 시작됐다.


******


“대장.”


“기운이형 주변은 어때요?

출발 전에 정찰했던 곳은 벗어난 것 같은데.”


“마지막 정찰했던 때하고는 큰 차이가 없었어.

대형종으로 보이는 놈들은 없었고 고블린이 오크랑 드잡이질하는 정도?

그것도 아직 서로 터를 못 잡은 건지 소규모 단위로 움직이고 있어서 우리 흔적을 발견해도 그놈들이 피해갈 정도여서. 조심해야겠지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덜 위험한 상황이야.”


“잔소리일 수도 있지만, 알지요?”


“잔소리는 맞지만,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둘러보고 있으니까. 모두를 믿어보자고.”


“그래요. 모두 베테랑이니까. 믿고 있어요.”


“오케이! 혹시 모르니까 후방 쪽으로 정찰 다녀올게. 리자드맨 서식지에서처럼 꼬리가 붙으면 안 되니까 말이야!”


“으··· 그런 경험은 한 번으로 끝내고 싶어요!

형 잘 부탁해요.”


“오케이오케이~

돌아보고 올게.”


그렇게 서둘러 후위를 정찰하러 나갔던 백기운이 급하게 본대로 복귀했다.


“형! 무슨 일이에요?”

평소와 다르게 발자국 소리를 숨기지 않고 뛰어온 모습에 가람이 다급히 물었다.


“대장! 우리 뒤에 처음 보는 놈들이 붙었어!”


“고블린이라 오크를 잘못 본 것 아니에요?”


“처음 보는 놈들이야. 대장이 마탑에서 봤다는 그놈들 아닐까?”


가람은 대답 대신 급히 몸을 돌려 후위로 향했다.


“저놈들이에요?”

가람이 급히 자신을 따라온 백기운에게 물었다.”


“맞아. 저놈들이야. 여러 종류의 몬스터가 섞인 게. 딱! 대장이 이야기하던 모습이야.”


“저건 아니에요. 제가 봤던 놈들하고는 달라요.”


“다르다고?”


가람은 마탑을 공격했던 놈들과 지금 눈앞에 보이는 놈들을 비교해보았다.

일단, 외형만 봐도 큰 차인가 있었는데.

마탑을 공격했던 놈들은 여러 부위를 뒤섞어 누더기를 바느질한 듯 질서 없이 뒤섞였던 놈들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놈들은 신체 부위가 각기 다른 몬스터라는 것은 딱! 봐도 알 수 있지만, 밸런스가 잘 맞아 보였다.

비교하자면 여러 부위를 이어붙인 누더기 인형과 하나의 캐릭터로 조화시킨 캐릭터 인형의 차이랄까?

거기다 덩치도 이전에 봤던 것에 비해 1.5배는 더 컸다. 트롤만큼 대형종은 아니었지만, 인간보다는 훨씬 큰 2.5m는 가뿐히 넘어 보였다.

당장 보이는 놈들은 몇 마리 되지 않지만 한 마리가 베테랑 대원 한 명 몫은 충분히 할 것 같았다.


“우선 우리 꼬리를 물은 건지. 아니면 우연히 경로가 겹치는 건지. 확인부터 해봐야겠는데요.”


백기운이 가람의 이야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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