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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님의 서재입니다.

천하제일 여검객 유지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7.12.05 11:00
최근연재일 :
2018.04.18 06: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8,800
추천수 :
100
글자수 :
192,368

작성
18.01.20 09:00
조회
182
추천
3
글자
13쪽

홀로 적진을 무너뜨리다

DUMMY

유지는 항복을 권유하는 가야 장수의 말을 듣자 코웃음을 쳤다.


"흥! 우리 화랑군은 죽을 지언정 결단코 항복하지 않소! 허튼 소리하지 마시오!"


유지가 일언지하에 항복을 거부하자 가야 장수가 검을 치켜들며 명을 내렸다.


"백의 낭자를 죽여라!"


이 말이 끝나는 순간 유지는 별안간 가야 장수 쪽으로 몸을 날려 검을 휘둘렀다.


"으악!"


유지의 번개처럼 빠른 검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었다.


자신을 겹겹이 포위한 가야군 진영을 무너뜨리려면 지휘 체계를 마비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먼저 가야 장수를 베어버린 것이다.


가야 출신 사부 문노를 생각하면 가야 장수를 죽인 것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적진에서 허망하게 죽음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번개처럼 빠른 유지의 검에 가야 장수가 죽음을 당하자 가야군은 오히려 흥분하여 죽기 살기로 장창을 겨누며 포위방을 좁혀오기 시작했다.


유지로서는 그야말로 일촉즉발 위기의 순간을 맞은 것이다.


"백의 낭자를 죽여 대장의 원수를 갚자!"


유지가 죽인 가야 장수가 가야군의 대장이었다.


가야군의 대장은 지난번 전투에서 필마단기로 수만의 왜군 진영을 무너뜨린 유지의 활약상을 본 터라 유지를 막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유지는 그런 줄도 모르고 필마단기로 가야군 진영으로 돌진해 버렸으니 홀로 적진에 겹겹이 포위된 신세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자신을 겹겹이 포위한 수많은 가야군이 포위망을 좁혀오자 유지는 죽기 살기로 포위망을 뚫고 나가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얍!"


유지가 혼신을 다해 검을 휘두르자 실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유지가 기합을 지르며 검을 휘두르자 포위망을 좁히며 우르르 몰려오던 수십 명의 가야군이 한꺼번에 쓰러진 것이다.


"억!"


"아이고!"


"으악!"


땅에 쓰러져 신음하는 수십 명의 가야 병사들이 모두 유지의 검에 맞았을 리는 없을 터, 유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유지의 검이 도저히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가야군이 쓰러져 나뒹굴자 유지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검기였다.


'검기! 그래, 저들은 검기에 맞고 쓰러진 것이 틀림없다!'


수십 명의 가야군을 쓰러뜨린 것은 다름 아닌 검기였다.


4척 길이의 검에서 뿜어져나온 검기가 수십 명의 가야군을 쓰러뜨린 것이다.


가야군이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다시 포위망을 좁히려는 찰나, 유지는 이전보다 더욱 큰소리로 기합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이얍!"


유지가 혼신을 다해 검을 휘두르자 이번에도 수십 명의 가야군이 우르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아이쿠!"


"억!"


"으악!"


실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연속해서 벌어지자 기겁한 가야군은 포위망을 풀고 물러나기 시작했다.


가야군은 포위망이 풀리면 유지가 신라군 진영으로 돌아가리가 생각했지만, 유지는 가야군의 생각과 정반대로 가야군 진영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마치 신들린듯 검기를 뿜어내는 유지가 지나가는 곳마다 가야군 진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눈으로 보기 전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가야군은 유지가 법력이라도 부리는 줄 알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 낭자는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다!"


당시 사람들은 귀신이 법력을 부릴 줄 안다고 믿었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검기로 가야군을 쓰러뜨리는 유지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라 생각한 것이다.


졸지에 귀신 취급을 당하게 된 유지는 어의없다는 듯 냉소했다.


"흥, 멀쩡히 산 사람더러 귀신이라니! 정신 좀 차리게 메운 맛을 보여줘야겠구나!"


유지는 더욱 거세게 검을 휘두르며 질풍처럼 돌진했다.


가야군은 멀리서 유지를 보기만 해도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도망치니, 유지가 돌진하는 곳마다 속수무책으로 가야군 진영이 무너져버렸다.


유지 홀로 2만에 이르는 가야군의 진영을 무너뜨린 것이다.


"총공격!"


가야군의 진영이 와르르 무너지자 사다함은 총공격 명을 내렸다.


홀로 적진 깊숙히 돌진해버린 유지가 걱정된 사다함은 가야군 진영 속으로 말을 몰아 돌진하며 유지를 찾았다.


"유지 사매! 어디 있소? 대열로 돌아오시오!"


사다함은 가야군 진영의 깊숙한 곳에서 맹렬히 검을 휘두르며 돌진하는 유지를 찾을 수 있었다.


"유지 사매!"


사다함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유지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백마를 탄 사다함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유지는 자신 때문에 사다함마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 쪽으로 오지 말라는 뜻으로 손을 휘두르며 외쳤다.


"사다함 사형! 이쪽으로 오지 마세요!"


사다함은 마치 유지의 외침을 못들은 듯 순식간에 유지의 바로 코앞까지 말을 달려와 외쳤다.


"유지 사매! 어서 내 말에 타시오!"


조금이라도 지체한다면 사다함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유지는 지체없이 사다함의 말에 뛰어올랐다.


유지가 말에 뛰어오르자 사다함은 말머리를 돌려 신라군 진영을 향해 내달렸다.


사다함의 등을 붙잡은 유지는 가슴이 뛰었다.


그토록 사모했던 사다함의 등을 붙잡고 있는데 어찌 가슴이 뛰지 않을 수 있으랴!


겨우 가슴을 진정시킨 유지는 고개를 돌려 가야군이 추격해오는지 뒤를 바라보고 있다가 사다함이 가야군 진영을 벗어날 무렵에서야 입을 열었다.


"대장인 사다함 사형이 어찌 홀로 말을 몰아 적진 깊숙히 온 것입니까?"


유지가 나무라듯 하는 말에 사다함이 되물었다.


"유지 사매, 그대야말로 어찌 대열을 이탈하여 홀로 적진 깊숙히 돌진한 것이오?"


유지는 말이 없었다. 진심으로 사모하던 사다함이 미실과 혼약을 한 이후 생사에 초연해진 자신만 생각하여 사다함까지 위험에 빠뜨렸다는 생각에 자책감에 빠져 할 말이 없었다.


유지가 고개를 떨구었다.


"대장의 작전 지시를 어겨 미안해요."


사다함이 부탁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유지 낭자, 다시는 대열을 이탈하지 않겠다 약조해 주시오."


유지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약조하겠어요."


바로 이때 무관랑이 말을 몰아 다가왔다.


"대사형이 유지 낭자를 데리고 오셨군요."


무관랑의 목소리를 듣자 유지는 이제서야 자신이 아직도 사다함의 등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다함의 말에서 뛰어내렸다.


어쩌면 유지는 조금이라도 더 사다함의 등을 붙잡은 채 사다함과 함께 말에 있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필마단기로 가야군의 진영으로 돌진한 유지가 보이지 않아 말할 수 없이 걱정했던 무관랑은 유지가 무사한 것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지 사매, 무탈히 돌아와 천만다행이오."


무관랑이 이어 사다함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장, 내가 선봉에 서겠소!"


사다함은 지체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내, 곧 뒤따라가겠소!"


무관랑이 낭도들을 이끌고 가야군의 진영으로 돌진하자 사다함이 유지에게 말했다.


"유지 사매, 무관랑의 뒤를 따라 함께 돌진합시다!"


이야말로 유지가 바라던 바가 아닌가!


유지가 실로 오래만에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이때 무관랑과 낭도들이 죽기 살기로 저항하는 가야군과 격전을 벌이자 사다함은 대장인 자신이 뒤쳐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유지를 향해 외쳤다.


"유지 사매, 나 먼저 떠날 터이니 유지 낭자도 곧 뒤따라오시오!"


사다함이 먼저 말을 몰아 떠나버리자 마음이 조급해진 유지가 주변에 있는 병사들에게 말을 빌려달라는 뜻으로 손을 흔들며 외쳤다.


"내게 말을 빌려줄 사람없소?"


유지가 외치는 소리를 들은 설성이 말에서 뛰어내리며 외쳤다.


"유지 낭자, 내 말을 타시오!"


여러 병사들이 말에서 뛰어내리며 유지에게 말을 빌려주겠다고 나섰지만, 유지는 사다함의 계부인 설성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시하고는 설성의 말에 뛰어올랐다.


"설성공의 호의, 감사하게 받겠사옵니다!"


설성에게 감사를 표시한 유지는 곧바로 말고삐를 당겨 가야군의 진영으로 돌진했다.


"이랴!"


전속력으로 말을 달려 먼저 가야군 진영으로 돌진한 사다함을 따라잡은 유지는 사다함과 나란히 말을 몰아 돌진해 가야군 진영을 유린했다.


비록 가야군이 결사적으로 항전했지만, 검을 휘두를 때마다 가야군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리며 나란히 돌진하는 유지와 사다함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더구나 유지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신들린듯 검기를 내뿜어 적게는 십여 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을 한꺼번에 쓰러뜨리니 공포에 질린 가야군은 저항할 의지마저 잃고 말았다.


"더 이상 밀리면 끝장이다! 모두 죽기로 싸워 신라군을 물리쳐라!"


가야왕 도설지가 고래고래 외치며 가야군을 독려했지만, 사다함과 유지가 앞장서 돌진하는 곳마다 가야군 진영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성안으로 퇴각하라!"


마침내 가야왕 도설지가 성안으로 퇴각하라는 명을 내렸다.


대가야 도성인 주산성은 산지에 견고한 성벽을 세운 난공불락의 요새라 성벽을 의지하여 싸울 생각이었다.


둥둥둥둥둥둥......


가야군이 북을 울리며 성안으로 퇴각하자 사다함이 외쳤다.


"가야군이 성안으로 퇴각하지 못하도록 성문을 장악하라!"


사다함의 외침에 5천여 신라군이 일제히 성문을 향해 말을 몰아 돌진하기 시작했다.


전단문이라 불리우는 주산성 남쪽 성문은 방패 두깨의 철판이 씌여져 있는 난공불락의 성문이었다.


5천여 신라의 기병이 전단문으로 돌진해오자 먼저 성안으로 들어온 가야왕 도설지가 외쳤다.


"아직 성안에 들어오지 못한 병사들은 산위로 퇴각하면 그만이니 어서 성문을 닫아라!"


전단문이 '끼이익'하고 쇠소리를 내며 닫히고 있었다.


상당수의 가야군이 아직 성안으로 들어오지 못했지만, 보병이 대부분인 가야군이 가파른 산위로 퇴각하면 기병이 대부분인 신라군이 추격하기 어려운 점을 활용한 것이다.


"안 돼!"


자신도 모르게 이 한마디를 외친 사다함은 미친듯이 백마를 몰아 전단문으로 돌진했다.


전단문이 이대로 닫혀 버린다면 전투는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될 것이 틀림없었다.


가야군이 견고한 성벽을 의지하여 싸운다면 신라군이 이긴다 해도 적지 않은 희생을 치르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사다함은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미친듯이 말을 달려 전단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백마를 탄 사다함이 홀로 전단문 안으로 뛰어들어오자 가야왕 도설지가 잘 되었다는 듯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백마를 탄 놈이 신라군 대장이다! 사로잡을 것도 없이 죽여라!"


가야왕 도설지는 신라군 대장인 사다함만 죽이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 목청껏 외치며 가야군을 독려했다.


가야왕 도설지의 외침을 들은 가야군이 사다함을 향해 우르르 몰려가려 순간이었다.


누군가 사다함의 뒤를 따라 말을 몰아 전단문으로 뛰어 들어오더니 사다함의 앞으로 달려나와 가야군을 향해 외쳐대는 것이었다.


"이 설성이 살아있는 한, 그 누구도 내 아들을 다치게 하지 못할 것이다!"


사다함의 계부 설성이었다. 이와 동시에 백의 여인이 말을 몰아 전단문 안으로 뛰어들어와 사다함의 앞으로 달려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얍!"


백의 여인은 다름 아닌 가야군이 저승사자처럼 두려워하는 유지였다.


사다함을 향해 달려가던 가야군은 유지가 기합을 지르며 검을 휘둘러대자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유지를 보자 겁을 먹은 가야군이 주춤거리자 가야왕 도설지가 사다함과 유지를 가리키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뮛들 하느냐? 두 놈 모두 죽여라! 저 두 놈만 죽이면 아군의 승리는 따논 당상이다!"


가야왕 도설지가 고래고래 외치는 소리에 유지는 가소로운 듯 '흥'하고 콧방귀를 뀌며 그대로 말을 몰아 가야군 진영으로 돌진해버렸다.


"유지 사매! 안 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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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 여검객 유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문노와 검기로 진검승부를 겨루다 18.04.18 134 2 15쪽
31 화모에 임명된 금진 18.04.17 94 1 15쪽
30 풍월주에 오른 사다함 18.04.16 93 1 15쪽
29 무관랑을 마음에 둔 금진의 속내 18.04.15 98 2 14쪽
28 눈물을 흘리며 검기를 쏟아내다 18.04.14 104 3 13쪽
27 무관랑에게 반한 금진 18.04.13 165 3 12쪽
26 세 번째로 피를 토한 사다함 18.04.10 95 2 14쪽
25 보명 궁주를 만나러 궁전에 이른 유지 18.03.08 112 3 13쪽
24 사도황후의 설득 18.02.28 128 3 12쪽
23 청조가를 읽고 한모금의 피를 토한 미실 18.02.19 140 3 13쪽
22 미실의 제안에 놀란 유지 18.02.13 247 3 13쪽
21 보명 궁주를 따라 궁전에 들어간 유지 18.02.07 169 3 13쪽
20 미실을 찾아가 담판을 짓기로 결심한 유지 18.02.05 166 2 13쪽
19 청조가를 읊으며 눈물을 흘리다 18.02.03 145 2 13쪽
18 실연의 상처로 생긴 병 18.02.01 150 3 12쪽
17 출궁 윤허를 받은 미실 18.01.27 176 3 14쪽
16 미실의 입궁 소식을 들은 사다함 18.01.25 168 3 12쪽
15 가야 왕과 왕후를 사로잡다 18.01.23 195 3 14쪽
» 홀로 적진을 무너뜨리다 18.01.20 183 3 13쪽
13 필마단기로 가야군 진영으로 돌진하다 18.01.18 246 3 14쪽
12 진흥왕을 알현하고자 목숨을 건 미실 18.01.16 174 3 13쪽
11 미실의 시가 화를 부르다 18.01.14 181 2 14쪽
10 필마단기로 왜군을 무너뜨리다 18.01.12 213 3 14쪽
9 사다함의 약조 18.01.10 243 3 13쪽
8 미생을 화랑도에 입문시킨 미실 18.01.08 237 3 13쪽
7 난데없는 혼담 18.01.06 297 3 13쪽
6 검신의 경지에 이르다 18.01.04 389 5 12쪽
5 가혹한 운명 18.01.01 330 4 14쪽
4 미실을 찾아온 사도황후 17.12.29 368 6 12쪽
3 절망감 17.12.26 586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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