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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4,963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9.03.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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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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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7화 태풍의 눈

DUMMY

127화 태풍의 눈


신호가 사라졌다.


아이템과 연동해 놓은 카이론 신호가 사라졌다는 뜻이었다.


좋지 않은 예감.


카이론의 심장박동과 연동된 신호였다.


이상하게 해석해도 충분할 정도였다.


패배.


그 한 단어가 심해보다 깊고 무섭게 느껴졌다.


도망쳐야 해.


준이 서둘러 탈출 포트를 조작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여기까지 대비 한 상태였다.


이 상태로 빠져나가면 엘리시움 밖으로 직행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후엔 어떻게 하지?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 강한이 승리했다면 대대적으로 수색이 이루어질 테니까.


온 세상에 수배지가 걸릴지도 몰랐다.


탈출 포트에 손을 올려둔 준이 얼굴을 구겼다.


이건 좋은 선택이 아니야.


초조함이 밀려왔다.


포트 내부만큼이나 미래가 어두워 보였다.


준이 손톱과 입술을 마구 물어뜯었다.


결정해야 해.


두 눈을 부산스레 떤 준이 포트를 열고 나왔다.


“엘리시움이 아니라면 몸을 기댈 곳이 없어.”


그 망할 그림자 형제단으론 돌아가기도 싫었다.


거긴 사람을 가축 취급하는 곳이다.


돈을 주고 사고팔기도 한다.


준이 포트 안에 놓인 플라즈마 소총을 보았다.


어떻게든 해야 해.


탈출 포트엔 상비약이 준비되어 있다.


간단한 상처부터 심정지가 왔을 경우 사용하는 약 또한 있다.


이를 꺼낸 준이 단백질 젤과 아드레날린 주사를 챙겼다.


한쪽은 외상에 다른 한쪽은 심정지를 위한 준비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친하지 않은 물건.


소총을 쥔 준이 탈출 포트 밖으로 나갔다.


직접 행동할 생각이었다.


똑바로 정신 차리자.


거리로 나간 준이 사방을 둘러봤다.


전투로 인해 소란스런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이온화된 공기와 재 냄새.


잠시 대기하던 준이 입고 있던 코트 모자로 얼굴을 가렸다.


그 상태로 손목에 달린 버튼을 조작하자 몸이 투명화 되었다.


불가시 패널을 섬유처럼 만든 코트였다.


방어력이 없다시피 하지만 들키지 않으면 그만인 준이었다.


애초에 그런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 싶기도 하고.


이 코트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만든 물건이었다.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역작.


어차피 난 싸울 줄 모르니까.


몸을 숨긴 상태로 거리를 가로지른 준이 골목으로 들어갔다.


카이론을 찾아야 했다.


그를 살려야 했다.


아니라면 보호라도 해야 했다.


거리를 가로지르던 준이 방향을 바꾸었다.


커다란 폭발음이 들린 지역이었다.


얼마 후 블랙 랜서 편대가 그쪽으로 날아갔다.


미사일이 날아와 추락시켰지만 준은 확신했다.


저쪽이다.


아니라면 블랙 팬서 편대가 엘리시움 상공을 비행할리 없다.


사건이 심각하게 진행되자 누군가 손을 쓰려 했던 모양이었다.


아직 기회는 있어.


준이 빠르게 뛰어갔다.


내 편이 있다고.


숨이 차고 가슴이 터지는 기분이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달리고 달리자 처절한 전투 현장이 보였다.


그 가운데 강한이 누워 있었다.


옆으론 카이론이 보였다.


끝까지 날 괴롭히는 구나.


준이 몰래 다가갔다.


강한.


아직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때 이후로 단 한순간도 널 잊은 적 없지.


카이론 옆에 선 준이 단백질 젤을 꺼냈다.


그 망할 여동생도.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나지 않게 뚜껑을 딴 준이 상처를 살폈다.


이 분께서 다시 일어나면 넌 끝이다.


가슴을 관통한 상처였다.


하지만 정말 가능할까?


치명상과 출혈로 인해 심장이 멈춘 모양이었다.


단백질 젤이 충전된 통을 든 준이 강한을 슬쩍 보았다.


아냐.


희망을 잃지 말자.


버튼을 꾹 누른 준이 단백질 젤을 뿌렸다.


카이론은 눈을 감은 채 미동도하지 않고 있었다.


깨어나실 거다.


아드레날린 주사를 꺼낸 준이 카이론 허벅지에 박았다.


주사약이 픽 소리를 내며 빠져 들어갔다.


반드시 깨어나실 거다.


할 일을 모두 마친 준이 일어섰다.


이제부턴 운에 맡겨야 했다.


자신은 할 일을 다 했다.


조심히 뒤로 물러선 준이 카이론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살피고 갈 생각이었다.


강한이 그런 준을 똑바로 노려봤다.


카이론을 바라보던 준이 제자리에서 멈췄다.


이건.


살기가 느껴졌다.


내가 보이는 건가?


자리에서 일어난 강한이 바닥에 떨어진 돌멩이 하나를 주었다.


이를 던지고 받은 강한이 준에게 똑바로 던졌다.


-팍!


뜨끈해진 어깨를 느낀 준이 고개를 돌렸다.


왼쪽 어깨가 날아가고 없었다.


“으으.”


준이 생각했다.


안 돼.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닥쳐.


너무 고통스럽고 두려웠지만 말이다.


소리 내지마.


준이 붉게 변한 얼굴로 신음을 흘렸다.


“크으윽!”


아팠다.


눈이 돌아갈 정도였다.


바닥 위로 쓰러진 준이 대굴대굴 굴렀다.


“흐흑!”


강한이 뒹구는 준에게 똑바로 다가갔다.


“그림자가 보이기에 혹시나 했더니.”


코트를 벗긴 강한이 준을 내려봤다.


“드디어 잡았다.”


준이 어깨를 움켜쥔 상태로 강한을 올려봤다.


얼굴이 똑바로 보였다.


어깨와 가슴을 따라 만들어진 상처도 보였다.


아파.


침을 흘린 준이 눈을 글썽였다.


아프다고.


그 상태로 목울대를 꿀렁인 준이 플라즈마 소총을 들었다.


“아프다고, 시발!”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틱!


하지만 나가지 않았다.


강한이 총구를 빤히 들여다보다 손을 뻗었다.


“하.”


준에게서 플라즈마 소총을 빼앗은 강한이 안정장치를 풀었다.


“총을 쏘기 위해선 안전장치부터 풀어야지.”


플라즈마 소총을 까딱인 강한이 바닥 위로 던졌다.


“야, 여긴 왜 온 거지?”


준이 절망스런 얼굴로 강한을 보았다.


“말해, 여긴 왜 온 거냐니까?”


이해가지 않는 다는 투였다.


하긴, 제 3자 입장에서는 죽으러 온 걸로 보였으리라.


준이 대답대신 입을 꾹 닫았다.


강한이 그 모습을 보다 구급가방으로 시선을 옮겼다.


단백질 젤과 주사기가 보였다.


설마?


강한이 뒤를 돌아보았다.


퀭한 눈으로 일어선 카이론이 보였다.


“너 이 자식!”


강한이 화를 내며 준에게 주먹을 휘두르려고 했다.


-턱!


이를 카이론이 나서서 제지했다.


강한이 몸을 돌려 카이론을 어깨로 밀쳤다.


비틀거린 카이론이 나자빠졌다.


힘이 없어 보였다.


다시 퀭한 눈으로 힘겹게 일어난 카이론이 말했다.


“내가졌어.”


잔뜩 갈라지고 쉰 목소리였다.


사막을 먹은 목소리가 켁켁 거리며 나왔다.


“내가졌다고.”


사정하는 사람처럼 말한 카이론이 강한을 쳐다봤다.


“엘리시움을 넘길게.”


무릎을 꿇은 카이론이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니까 제발 살려줘.”


강한이 그런 카이론을 내려봤다.


자신과 호적수로 싸우던 헌터가 정말 맞는 걸까?


단순한 겁쟁이로 보였다.


카이론이 이마를 바닥에 꽉 붙인 채 애원했다.


“부탁이야.”


강한이 다가갔다.


“죽기 싫어.”


가만히 다가가 쳐다봤다.


“너무 끔찍해.”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연기라고 하기엔 목소리 가득 두려움이 느껴졌다.


카이론은 겁을 먹은 상태였다.


강한이 느꼈던 똑같은 경험 덕분일까?


그래, 확실했다.


다른 점이라면 강한은 견뎠다는 거지만 말이다.


심지어 극복했다.


주변 사람 도움을 받아 이겨냈다.


그런데 카이론은?


위협이 될 만한 존재면 죄다 죽여 버리고 콜로세움을 세웠다.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했다.


그에겐 진짜 사람이 없었다.


준마저 자신이 살기위해 카이론을 이용했을 뿐.


어쩌면 자신이 이런 운명을 계획했을 지도 모른다.


강한이 그렇게 생각하며 카이론을 자세히 살폈다.


죽음이 남긴 흉터가 가득해 보였다.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가 온 몸에 새겨져 있었다.


그 자국은 평생을 따라다니며 카이론을 끔찍하게 몰아붙일 거다.


매일 밤 죽음으로 끌고 들어가기 위해 말이다.


덜덜 떠는 손과 공포에 잠식당한 눈이 인상적이군.


강한은 확신했다.


이런 상태로는 절대로 회복이 불가능하지.


육체를 회복하더라도 정신은 그대로 일 거야.


강한이 발걸음을 돌렸다.


카이론이 히익거리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준이 그 모습을 보고 절망했다.


“카이론님.”


통증도 잊은 얼굴로 준이 절규했다.


“카이론님!”


강한이 경기에 가깝게 소리치는 준 옆에 섰다.


그리고 달려오는 사람을 쳐다봤다.


미셀과 기욤이었다.


뒤로 다른 동료도 보였다.


그들이 강한 곁으로 모여 들었다.


기욤이 강한에게 경례를 올렸다.


그런 다음 보고했다.


“엘리시움을 점령했습니다.”


강한이 고개를 끄덕인 다음 준과 카이론을 보았다.


“이들을 이송하세요.”


미셀과 기욤이 준과 카이론을 번갈아봤다.


그런 다음 조심히 물었다.


“차라리 여기서 죽이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기욤을 본 강한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미셀과 기욤이 다시 준과 카이론을 자세히 보았다.


“그렇겠군요.”


준은 이미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카이론은 누가 봐도 정신이 반쯤 나가 보였다.


기욤이 말했다.


“이렇게 되면 언론에 공개하는 편이 좋겠네요.”


동의한다는 얼굴로 강한이 대답했다.


“손쉽게 엘리시움의 카이론 쪽 세력을 무너트릴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생각이었다.


명분이 사라질 테니까.


가능하다면 직접 패배를 선언하게 만들어야지.


강한은 카이론이 그렇게 할 거라 믿었다.


살려만 준다면 발바닥이라도 핥을 분위기였으니 말이다.


다시 죽기 싫다면 그렇게 해야지.


강한이 기욤을 보았다.


“서울 폴리스와 연락은 했습니까?


기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강한이 지시했다.


“방어 시스템을 전부 내려요.”


엘리시움을 개방할 생각이었다.


기욤이 신난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강한이 각자 할 일을 위해 흩어지는 이들을 둘러보았다.


그 중 일부는 준과 카이론을 구속하고 이송했다.


한쪽 팔이 없는 준이 비틀거리며 끌려갔다.


강한이 욱신거리는 상처를 만지며 씁쓸하게 뒷모습을 보았다.


*


엘리시움 개방과 동시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서울 폴리스가 패했다고만 알았기 때문이다.


충격에 이은 충격이랄까?


무너졌다 생각한 서울 폴리스가 현존하는 최강 도시를 손에 넣었다.


그것도 마음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도시를 말이다.


날개달린 대포라 비유하면 딱 이었다.


엄청나게 크고 강력한 대포.


폴리스 하나를 가볍게 지워버릴 만한 화력을 지닌 도시.


다만 엘리시움 점령 작전은 서울 폴리스 혼자 한 일이 아니었다.


파리 폴리스의 공을 인정해 줘야 했다.


[엘리시움의 운영에 관한 공동 협약]


그래서 총독자리가 생겼고, 격임 하기로 정해졌다.


군대와 관리가 들어온 건 아주 자연스런 과정의 일부였다.


거기엔 서울 폴리스 시민과 파리 폴리스 시민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엔 이들끼리 여러 상거래가 일어났다.


이후론 제도적 정립을 통해 상업구역이 정해졌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상황이었다.


돈 좀 있다 하는 사람, 벌어봤다 하는 사람은 특히나 말이다.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경제 규모가 커졌다.


물론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될 사실이 있었다.


엘리시움은 그 자체가 거대한 병기다.


병기를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이주민들에겐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군 복무 의무다.


엘리시움 초대 총독이 된 바네사가 강한과 잔을 부딪쳤다.


“이걸 이런 식으로 해결 할 줄은 몰랐네?”


강한이 와인을 쭉 넘겼다.


새콤하고 달달 했다.


혀로 맛을 느낀 강한이 대답했다.


“권리엔 의무가 따르니까요.”


군 복무를 마친 사람만이 엘리시움 거주 자격을 얻었다.


그 이외 사람들은 비자를 받고 살아야만 했다.


차이가 큰 것은 아니지만 비자 발급마다 많은 비용이 들었다.


사업을 할 때에도 세금 혜택 자체가 틀렸다.


그렇다 보니 많은 이들이 군에 입대하고 의무 복무기간을 수행했다.


직계 가족 중 한 사람만이라도 군인이 된다면 상관없으니까.


이 아이디어를 낸 자는 강한 본인이었다.


“덕분에 걱정했던 인력난이 해결 되었어.”


바네사가 만족해했다.


“이대로 가면 순조롭게 대비할 수 있을 거야.”


강한이 와인 잔을 내려놓았다.


“곧 시간이 되겠죠.”


미소를 지은 바네사가 푹신한 소파에 몸을 기댔다.


“메인 포탈 너머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네.”


강한 역시 같은 생각을 하며 천장을 올려봤다.


과연 이 싸움은 어디까지 가야 끝날까?


평생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평생.


무한이 지속되며 결코 마무리되지 않으리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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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142화 마나 수정 광산 19.03.16 181 4 14쪽
140 141화 마나 수정 광산 19.03.15 193 5 12쪽
139 140화 마나 수정 광산 19.03.14 235 4 13쪽
138 139화 리자드의 분노 19.03.13 184 5 12쪽
137 138화 리자드의 분노 19.03.12 184 5 13쪽
136 137화 리자드의 분노 19.03.11 179 4 13쪽
135 136화 리자드의 분노 19.03.10 179 5 12쪽
134 135화 천 개의 하늘 19.03.09 223 6 13쪽
133 134화 천 개의 하늘 19.03.08 199 5 13쪽
132 133화 천 개의 하늘 19.03.07 211 5 13쪽
131 132화 천 개의 하늘 19.03.06 224 5 13쪽
130 131화 천 개의 하늘 19.03.05 255 5 12쪽
129 130화 문이 열리다 19.03.04 229 6 13쪽
128 129화 문이 열리다 19.03.03 212 7 14쪽
127 128화 문이 열리다 19.03.02 215 6 12쪽
» 127화 태풍의 눈 19.03.01 220 5 12쪽
125 126화 태풍의 눈 19.02.28 213 6 13쪽
124 125화 싸우는 자 19.02.27 251 6 14쪽
123 124화 싸우는 자 19.02.26 195 6 13쪽
122 123화 싸우는 자 19.02.25 211 5 13쪽
121 122화 콜로세움 19.02.24 215 7 14쪽
120 121화 콜로세움 19.02.23 228 7 12쪽
119 120화 콜로세움 19.02.23 228 6 13쪽
118 119화 죽음에서 돌아온 남자 19.02.22 254 7 13쪽
117 118화 죽음에서 돌아온 남자 19.02.21 226 6 12쪽
116 117화 죽음에서 돌아온 남자 19.02.20 224 6 12쪽
115 116화 죽음에서 돌아온 남자 19.02.19 228 6 12쪽
114 115화 결정의 순간 19.02.18 227 7 12쪽
113 114화 결정의 순간 19.02.17 23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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