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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톰브링어 님의 서재입니다.

불요불굴 동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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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스톰브링어
작품등록일 :
2016.03.15 09:38
최근연재일 :
2016.05.0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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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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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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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63,779

작성
16.03.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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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제 9화 - 3. 이서국과의 북천 전투-거서간 붕어 이일째

불요불굴 동악신 (不撓不屈 東岳神)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흥미진진한 삼국시대 초기, 한국 신화의 신비한 세계속에서 우리 무림계의 치열한 전쟁이 벌어집니다. 석탈해가 어떻게 성장해가는지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한국형 판타지와 한국형 무협을 조화롭게 집필하고자 합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DUMMY

3. 이서국과의 북천 전투-거서간 붕어 이일째



지난밤 늦게까지 계속되던 회의가 새벽에 잠시 쉬었다가 날이 밝자 선왕의 시신을 찾는 회의가 금성에서 다시 열렸다. 육부군과 계림군 경비대와 중앙군 장군들과 육부촌의 귀족들까지 몸이 달아 그야말로 초비상사태였다. 대부분의 관료들은 밤을 꼬박 밝혔다. 선왕의 시신을 수습하지 않고서는 거서간의 장례식도 문제이려니와 남해왕자의 즉위식도 거행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국장이 보름장이라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선왕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되어 신라로서는 그야말로 낭패였다.

남해차차웅은 국상중의 조정회의를 비통한 심정으로 주관했다. 대보 호공이 병을 핑계로 입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반강제로 대보자리를 빼앗긴 아진공이 조정에서 물러난 이후 서리 상태로 있는 호공에게 아직은 대보로서의 일을 맡길 수가 없었고 그를 제외하면 실제로 군부와 대신들을 통치할 수 있는 대리인이 없었다. 과거 거서간 재위시에 왜국에서 온 호공에게 이씨 성을 하사하여 이태충으로 신라식으로 이름까지 지어주었으나 그는 차차웅에게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회의가 시작되자 육부촌의 귀인 최종석이 대보를 대신하여 회의주제를 알리고 차차웅에게 시신수습의 위급함을 다시 아뢰었다.


“차차웅이시어! 하루속히 선왕의 옥체를 찾아야하옵니다. 이런 변괴가 어디 있사옵니까?”


남해차차웅은 마치 자신에게 야단을 치는 듯한 육부촌의 최종석과 손의섭이 마뜩치 않았다. 그래서 다소 짜증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알았소, 그래서 내가 과거 진한의 이름난 천군들을 불러모으고 있소이다. 오늘 중으로 천군 십 여명이 궁으로 들 것이외다.”

“차차웅께 아룁니다. 그것은 아니되옵니다. 예로부터 은혜를 모르는 자는 칼로써 엄히 다스려야한다 했사옵니다. 그런데 진한의 태기왕 잔존세력과 당시에 진한에서 신지(臣智), 검측(險側), 번예(樊濊), 읍차(邑借) 등의 군장(君長)들을 신라가 모두 대우를 해주었건만 지금 서라벌 부근에 발호한 세력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하고 있사옵니다.”

“그렇지 않소! 과거 삼한시대에는 천군(天君)이라 불리던 제사장(祭祀長)은 이미 신라의 점장이가 되어 일관으로 중용하였는데 어찌 그들이 반역에 동참하단 말이요. 이름난 소도(蘇塗) 제사 지역을 관할하는 천군이 선왕을 찾아 낼 것이요.”


역시 육부의 손의섭공이 차차웅에게 반대하여 아뢰었다.


“차차웅이시여! 천관 따위보다는 보다 많은 군사를 동원하여 서라벌 내외를 샅샅이 수색해야하옵니다.”

“그건 아니될 말이요! 선왕이 붕어하신 줄 알고 이서국과 흑수국에서 보낸 정탐부대가 계림 부근에 출몰하고 있질 않소이까? 에이!”


남해차차웅이 다소 흥분하여 분기를 삭히느라 회의가 잠시 소강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때마침 조정회의에 반월성 경비대장 최장군이 숨이 가쁘게 들어와 무릎을 꿇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보고를 했다.


“아룁니다! 지금 이서국 군사 천여 명이 월성 동문 밖에 진을 치고 있나이다. 그들이 성벽에 다가와 성문을 고치고 있던 알령도인과 선도산 도인들에게 무차별공격을 감행했나이다. 성벽을 공격하던 적군들은 도인들에 의해 모두 진압되었으나 후방으로 이서국 군사들이 더욱 더 몰려오고 있나이다.”


“무엇이라고? 이성국이라면 춘장시모와 거서간의 친분상 그럴 수가 없을텐데.....”

“아니옵니다! 서쪽의 이성국이 아니고 북쪽의 이서국이옵니다!”

“그래? 이놈들이? 국상중이거늘 무례하기 짝이 없는 놈들이로구나! 모두 도륙을 낼 터이다.”


남해차차웅의 손이 부르르 떨리면서 손에 들고 있던 황금 물잔이 순간적으로 찌그러졌다.


“경비대 최장군은 당장 경비대를 재편하라! 노례왕자에게 기병 삼백과 보병 이천, 그리고 궁수 이백을 줄 터이니 이서국 군사를 끝까지 따라가 한 놈도 남김없이 소탕하라! 선봉은 석탈해공에게 맡길 것이다! 전력을 다하여 적들을 물리쳐라!”

“예!”


병부의 수장인 손의섭 공은 재빨리 반월성 경비대장에게 국상 중에 반월성의 수비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차차웅이 명한 군사들을 차출하여 출정하도록 명하였다. 석탈해가 동문에 나서니 과연 이서국 군사가 문앞 오백장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탈해는 선왕시신분실사건으로 말미암아 일단 수사가 중단되어 얼떨결에 선봉장으로 전투에 참가 명령을 받아 무척 긴장되었다. 그는 차차웅의 명을 받아 노례왕자와 함께 동문으로 향했다. 사실 탈해는 노례왕자와는 아진공에게 동문수학한 사이어서 함께 전투에 참가하는 것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탈해는 선봉장으로서 성문 위에 올라가 적들에게 외쳤다.


“들어라! 나는 서라벌의 석탈해다! 그대들은 무슨 까닭으로 서라벌에 칼과 창을 들고 왔는가?”


석탈해가 큰 소리로 우렁차게 외치자 이서국 진영에서도 포진한 군사 가운데에서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가 말을 타고 서너 장 앞으로 나섰다.


“나는 이서국 장군 유곤이다! 진한에서는 예로부터 길 가던 사람들이 서로 길을 사양하고 주린 자에게 술과 떡을 권하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었다. 그런데 너희 신라국놈들이 우리 이서국 땅 가운데에 함부로 국경을 정하고 우리 백성을 마구 잡아가 평화로운 우리 풍속을 해치는 날이 거듭되니 오늘 내가 너희들에게 따끔한 가르침을 주기 위해 왔노라”

“무엇이? 이런 고얀 놈들! 따뜻한 풍속을 해치는 것은 너희들이다. 국상 중에 전쟁을 벌이는 놈들이야말로 따끔한 맛을 봐야할 것이다!”


석탈해는 하급 장군들을 소집하여 작전을 지시했다. 그가 일목요연하게 파악한 바로는 적들은 기마병과 보병으로 궁수들이 적고 보명이 많아 창과 검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석탈해는 먼저 지리에 밝은 궁수들을 미리 나을촌, 고허촌 등 동쪽으로 급파했다. 북쪽에 있는 금성(金城)의 무사들을 남쪽의 월성(月城)앞에 진을 친 이서국의 군사 뒤로 포위하도록 하고는 앞에서 삼백의 기마대를 출동시킬 요량을 하였다. 석탈해는 무공이 뛰어난 골굴암 동문들을 선봉에 세웠다. 사형인 배상길을 선봉장으로 하여 정천종은 좌현의 기마대장 설우혁은 우현의 기마대장으로 전열 선두에 서서 이서국 군사를 여지없이 박살낼 기세가 충천해 있었다.

탈해는 계획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성문을 열었다. 노례왕자는 만년한검을 뽑아들고, 그 옆에는 탈해가 칠보검을 높이 들고 진용을 넓게 벌려 총공격을 하였다. 엄청난 진세로 늘어선 신라군의 위용을 본 이서국 장군은 별안간 앞으로 나오며 큰 소리로 제안을 했다.


“죄 없는 병사들을 죽일 게 아니라, 장수와 장수의 대결로 승부를 지으면 어떻겠소!”


석탈해는 배상길을 바라보았고 설우혁과 정천종이 말을 몰고 다가왔다. 기마에 능하고 기병전투를 잘하는 정천종은 장수 간의 대결이 의미 없는 일이라 했다.


“어차피 차차웅께서는 저들을 한놈도 남김없이 죽이라 하셨으니 장군끼리의 무공을 겨루는 것은 소용없지 않나!”


하지만 배상길의 생각은 달랐다.


“지휘하는 장군이 없어져야 패잔병들을 토함산의 알천 상류로 몰고 가 전부 익사를 시키기가 더욱 쉽지! 안 그래?”

“맞는 말이요, 사형!”


석탈해는 배상길의 제안에 동의했지만 막상 누가 적장 유곤을 상대할 지에 대해서 논의를 하려는데 갑자기 정천종이 번득이는 창을 휘이휘이 돌리며 적의 진 정면 앞으로 말을 달렸다.


“아니? 천종아!”

“탈해야! 날 믿어라! 내가 처리해주마!”


말릴 틈도 없이 천종이 튀어나가자 이서국 쪽에서도 말 한필이 달려나왔다. 적장인 유곤은 지혜로운 장군은 아니었지만 공력으로만 본다면 실로 엄청난 기개였다. 곰을 연상시키는 덩치에 수박보다도 큰 철퇴를 휘두르며 마상에 곧추 서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신라 진영은 쥐죽은 듯 기가 죽었다. 그는 정천종보다 두배는 커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천종은 창술에 능하고 그 누구보다도 말을 잘 탔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전광석화와도 같은 정천종의 예리한 창술과 유곤 장군의 둔탁한 철퇴는 수십 합이 지나도 끝이 나지를 않았다. 그는 철제 갑옷을 입고 있어서 정천종의 창끝이 그의 몸에 스치기를 여러 차례 반복되었지만 그는 끄떡없었다. 또한 그는 덩치에 비해 재빨랐고 팔의 근육이 대단한 자였다. 그는 토함산을 물구나무로 오를 정도라는 소문이 있었다. 사십여 합이 넘도록 그들의 공방이 막상막하로 승부가 나지 않자 석탈해는 점점 초조해졌다. 사실 천종의 창 공격이 여러번 유곤의 복부를 강타했지만 그의 철갑옷은 상상을 초월하는 두께였다. 배상길과 설우혁도 검을 잡은 손에 힘을 넣었다 뺐다 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노사부의 허락도 없이 뒤늦게 합류한 은동이 활을 꺼내들자 석탈해가 만류하며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허허 참! 강호에는 참으로 고수도 많구나. 마상싸움을 잘하는 정천종이라면 대적할 자가 거의 없으리라 생각했거늘....”


석탈해의 푸념이 나온 순간 이서국 진영에서 화살이 정천종에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정천종은 유곤의 철퇴를 피하랴 이서국 궁수들의 화살을 피하랴 쩔쩔매다가 결국 우군의 진영으로 기수를 돌렸다.


“저런 치졸한 놈들! 안되겠다. 모두 총공격하라!”

“기병! 앞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진군하라!”

“궁수는 기병의 앞으로 일제히 화살을 발사하라!“


석탈해의 명령이 떨어지자 삼백의 기병들이 일제히 창을 앞으로 쳐들고 부연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이서국의 군사들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열을 정비하지 못한 이서국 군졸들은 이미 신라궁수들에게 몇 차례 화살 세례를 당하고 거친 파도처럼 밀려드는 기병들의 창앞에 무참하게 무너져갔다.


“전군 철수하라!”


유곤은 황급히 군을 정비하여 퇴각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 그의 등 한복판에 은동이 쏜 화살이 적중하여 그는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은동의 강한 화살이 그의 등뒤 쪽 갑옷을 뚫은 것이었다. 그의 갑옷은 등에는 철갑 없이 가죽으로만 되어 있었다. 부하들이 그를 업고 다시 말에 태웠지만 중상을 입은 것이 분명했다. 은동의 활은 그 누구보다도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이서국 군사들은 절반도 살아남지 못했고 겨우 목숨을 부지한 자들도 뿔뿔이 흩어져 도망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계림의 기병들과 보병들이 이서국 군사들을 토함산 동쪽 기슭인 북천 상류로 몰면서 그나마 살아있던 이서국 군졸들은 미리 매복 중이던 계림군 궁사의 화살에 맞아 깊은 협곡에 빠져버렸다. 장수가 죽은 뒤 병졸들은 신라군에게 여지없이 퇴패하였으니 살아 돌아간 자가 백여 명에 불과했다.

패잔병들의 행로를 알아보기 위해 토함산 정상에 신속하게 오른 석탈해는 산을 기준으로 바닷가에 위치한 궁성과 토함산의 서쪽 평야를 살폈다. 신라의 초기궁성인 금성(金城)과 월성(月城)은 토함산 동북쪽을 흐르는 북천(北川) 가에 서남향 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서국 군사들은 국상중인 신라의 서울이 비었으리라 생각하고 차차웅이 지휘하던 금성(金城)을 지나쳐 국상중인 월성으로 진군한 모양이었다. 알천(閼川)의 상류 높은 언덕위에 궁수들이 진을 친 후, 육부병(六部兵) 일천 명이 토함산(吐含山) 동쪽으로 이서국 군사를 추격하여 알천(閼川)의 상류로 밀어붙이면 이서국 군사를 일망타진하게 될 터이었다. 국상중이라 금성(金城)의 수비가 허술해진 기회를 틈타서 금성을 지나쳐 월성까지 들어온 것이 이서국군의 실수였다.


알천(閼川)은 일명 동천으로 토함산 동쪽을 흐르는 강이므로, 이 알천은 토함산 동북쪽에서 토함산 동쪽을 지나 대본(臺本)에서 바다로 들어가는 대하천이다. 양산(楊山)위에 올라보니 석탈해는 과거 자신의 어린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이 산위에서 호공(瓠公)의 집터를 바라보니 길지(吉地)이므로 속임 수를 써서 집을 빼앗아 살게 되었고 그 장난을 남해왕자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땅이 바로 뒤에 월성(月城)이 되었다. 언덕 위에서 멀리 전투가 치열했던 격전지를 바라보는 석탈해에게 그의 부관인 백의가 황급히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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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 16화 - 4. 예국의 자객 – 거서간 붕어 사흘째(4) +13 16.03.20 863 121 10쪽
15 제 15화 - 4. 예국의 자객 – 거서간 붕어 사흘째(3) +7 16.03.20 794 117 11쪽
14 제 14화 - 4. 예국의 자객 – 거서간 붕어 사흘째(2) +16 16.03.19 797 121 14쪽
13 제 13화 - 4. 예국의 자객 – 거서간 붕어 사흘째(1) +10 16.03.19 652 119 13쪽
12 제 12 화 - 3. 이서국과의 북천 전투-거서간 붕어 이일째(4) +6 16.03.18 708 123 10쪽
11 제 11화 - 3. 이서국과의 북천 전투-거서간 붕어 이일째(3) +8 16.03.18 790 126 13쪽
10 제 10화 - 3. 이서국과의 북천 전투-거서간 붕어 이일째(2) +8 16.03.17 666 124 12쪽
» 제 9화 - 3. 이서국과의 북천 전투-거서간 붕어 이일째 +7 16.03.17 832 125 13쪽
8 제 8화 - 자객의 그림자(4) +8 16.03.17 755 127 12쪽
7 제 7화 - 자객의 그림자(3) +11 16.03.17 919 128 12쪽
6 제 6화 - 자객의 그림자(2) +4 16.03.16 770 129 11쪽
5 제 5화 - 2. 자객의 그림자 +4 16.03.16 1,067 127 12쪽
4 제 4화 - 아진공의 암자(4) +8 16.03.16 901 133 11쪽
3 제 3화 -아진공의 암자(3) +10 16.03.15 1,171 134 11쪽
2 제 2화 - 1.아진공의 암자(2) +11 16.03.15 1,275 134 12쪽
1 제 1화 - 1.아진공의 암자 +42 16.03.15 2,560 13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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