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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의 소설숲

나 혼자만 마나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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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림™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8
최근연재일 :
2023.05.18 10: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628
추천수 :
30
글자수 :
52,173

작성
23.05.18 10:00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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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0화

DUMMY

10화 – 실력을 증명해 봐라



#1


호너.

엔데믹 코퍼레이션의 전략팀에서 일하는 자이며, 이사진의 바로 아랫사람이었다.

등에는 커다란 컴파운드 보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

한쪽 눈은 마치 스코프처럼 기계로 이식되어 있었고, 제법 사나운 인상이었다.


사실 Ar랜드에서 활이란, 평범한 사람들이 쓰는 무기였다.

신체를 강화시켜 단검을 던지거나 창을 던지거나 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았으니까.

활은 어디까지나 약한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였으니.

맨몸으로 장갑차를 부숴버릴 수 있는 인간에게, 활은 그저 장난감 정도일까.


‘그런데도 활이라······.’


저격수.

아니면 마법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지금 이 사람이 왜 여기 있는지, 어떤 정보를 준비해 왔는지가 중요하니.


“임무 브리핑을 위해 왔다. 간단한 정보이니 편하게 듣도록.”

“예.”


알드미리가 답했고, 유성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어보이에 정보가 전송되었다.

저택까지 향하는 루트였는데, 블루존 끝자락에 위치한 곳이었다.


“이곳은 갱단, [블랙 스컬]이 관리하는 구역이다. 그들과의 마찰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도록.”

“먼저 시비를 걸어온다면, 어쩔 수 없는 겁니까?”

“그렇겠지. 그것까진 뭐라 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갱단 역시 완충지대로써 필요하니, 말살은 금지야. 알고 있겠지?”


알드미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성 역시.

갱단은 이런저런 문제를 일으키지만, 쉘터의 인간 외벽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는 녀석들이었으니까.

이따금 쉘터 안쪽으로 들어와 깽판만 부리지 않으면, 나름 쓸모가 있는 놈들이었다.


“저택 내부에는 다수의 변이체가 있을 수도, 현상범이 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준비는 철저히 하도록.”

“알겠습니다. 전달사항은 끝입니까?”

“한 가지 더. 조사할 만한 것을 가져다주면 좋겠군. 무엇이든 상관없다. 변이체의 샘플이면 더 좋겠지만, 가능성은 없으니.”

“실종이 많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유성이 헬렌으로부터 들은 말을 꺼냈다. 호너는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기업 스쿼드 몇이 조사를 나갔다가 실종되었지.

거기다 탐지도 되지 않는 재밍이 걸려있어, 직접 들어가 탐색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 해결사 몇을 보내기도 했고 기업 스쿼드를 꾸려 나갔지만, 모두 돌아오지 못했다. 그 역시 조사를 겸했으면 좋겠군. 이건···개인적인 의뢰다.”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호너의 눈빛은 사정이 있어 보였으니, 여러 가지 상황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그는 그 말을 끝으로 무운을 빈다며 대기실을 나섰다.

호너가 나가자마자 알드미리가 말했다.


“챙길 것은 따로 있나? 밑에 상점이 존재한다.”

“준비는 끝났어. 가자.”

“후후, 역시 최고의 심부름꾼 답군.”


그런 거 아니라니까.

유성은 더 이상 반박할 생각도 들지 않아, 그러려니 했다.

최고의 심부름꾼이라.

저들이 착각하는대로 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싶었으니까.


‘마법사인 건······모르겠다. 살려면 뭘 못하겠어.’


힘을 숨기는 것도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유성은 딱히 숨길 생각은 없었다.

물론, 그만큼 빨리 강해져야겠지만.


“가지.”


알드미리 역시 거대한 검을 챙겨 들고는 대기실을 나섰다.

유성은 집에 고이 모셔둔 주사기를 떠올렸다.

다양한 키워드가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과연, 비밀은 무엇일까.


‘부딪쳐보면 알겠지.’


집에 갈 구실이 생겼으니, 이젠 열심히 뛰는 수밖에.

유성의 눈이 스산하게 빛났다.


#2


그린존은 오늘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 끝에 서니, 아다만티움이라는 물질로 만든 문과 성벽이 보였다.

판타지에 나오는 전설의 금속은 아니고, 인간이 과학과 변이체의 추출물로 개발한 금속이었다.


이곳을 넘으면 본격적으로 블루존이 시작된다.

무법지대라고도 불리는, 갱단의 구역이었다.

알드미리와 유성은 기어보이로 출입을 인증한 뒤, 열리는 문밖으로 향했다.


걸어서 이곳을 오는 건 또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유성은 뒤를 돌아 사진 한방을 찍었다.


[찰칵!]


거대한 문.

그 밖에 도사리는 멸망의 고치들.

그것도 모르고 시시덕거리며 살아가는 갱단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기어보이를 통해 현 위치와 저택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쪽이군.”

“직진할 건가?”

“글쎄. 분쟁을 피하려면 우회 하는게 좋겠지만···.”


유성이 물었고, 알드미리가 답했다.

그녀는 기계팔을 움찔거리며 무언가를 열망하는 듯 보였다.

그래, 얘는 전투광이었지.

갱단과 붙어보고싶어 안달이 났을 터다.


‘흠, 싸우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이능의 힘을 빨아들일 수만 있다면, 갱단과 붙어도 나쁘진 않겠지.

그래도 이번엔 참기로 했다.

아직 임무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힘을 빼는 것보단 이게 낫겠지.


“우회해서 가지. 저택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데 힘부터 빼놓는 건 하책이다.”

“···좋아. 그렇게 말한다면야.”


알드미리는 아쉬운 기색을 보였지만, 그녀도 임무가 우선이라는 점은 알았다.

그래도 여지는 남겨두고 싶었는지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만, 저들이 먼저 덤벼온다면 나도 가만히 있진 않을 거다.”

“마음대로.”


알드미리는 더 사나워진 유성의 눈빛을 보고 잠시 움찔했다.

왠지, 쓸데없는 소동을 일으키면 자신부터 땅에 박아두고 갈 것 같은 스산함이랄까.

시선을 스윽 피한 알드리미가 앞장서서 걸었다.


‘새, 생각보다 더 무섭잖아!?’


그녀의 머릿속에, 유성의 이미지가 잘못 칠해지는 중이었다.

한편, 유성은 새로 얻은 능력을 사용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야, 잘 보이네.’


지이잉-.

파츠를 이식하지도 않고 이런 능력이라니.

사람은 10대, 20대에 갖춰진 취향과 버릇, 환경 등이 끝까지 간다고 하지.

유성도 마찬가지였다.

문신까지는 그래, 허용.


하지만, 멀쩡한 신체 부위를 도려내고 기계를 이식한다니.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거부감이 몰려들었다.

아마 유성과 같은 사람이라면, 모두 똑같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이런 능력은 언제든지 환영이야.’


저 멀리, 갱단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자연스럽게 방향을 틀며, 알드미리를 인도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 번도 갱단 무리를 마주치지 않고 폐저택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로군.”

“들어가자.”

“잠깐, 괜찮겠나?”


알드미리는 미리 준비해온 야투경을 착용했다.

안쪽은 마치 동굴이라도 된 듯, 빛 한점 새어 나오지 않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맨눈으로 들어간다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

유성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

“야투경도 없는데?”

“······.”


유성은 굳이 답하지 않고 저택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이잉-.

그의 눈동자가 스산하게 빛났다.

아마리스의 눈동자는 어둠을 낮처럼 보여주는 기능이 있었으니.

실제로 저택 내부가 어렴풋이 보이긴 했다.


“외부부터 둘러보지.”

“그래.”


저택 외부는 딱히 이렇다 할 특이점이 없었다.

그들은 거대한 저택을 수색했지만, 일단은 평화로워 보이는 외관.

문제는 안쪽이겠지.

출입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유성은 저택 주변에서 두 개의 입구를 찾았다.

하나는 저택 내부로 들어가는 정문.

다른 하나는 옥상으로부터 들어가는 쪽문이었다.


“정문으로 갈 건가?”

“마음대로.”


알드미리는 어서 싸우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전투광 하나 정도 있으면 나쁘지 않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를 테니까.

두 사람은 정문을 열었다.


빛이 들어옴과 동시에 저택 내부가 약간 드러났다.

중세 유럽풍으로 꾸며놨는지, 제법 그럴듯한 모습.

퀴퀴한 냄새가 났고, 핏자국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살점도 있군. 분명히···.’


덩그러니 놓여있는 시체 한 구.

먼지도 채 쌓여있지 않은, 시체.

가슴 한복판에 기다란 자상이 나있는 시체는, 어딘가의 문양을 가지고 있었다.


“저건···.”

“함정이군.”

“아무래도 그렇겠지. 엔데믹 코퍼레이션만 이곳에 왔던 게 아닌 모양이야.”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문양은 다른 기업의 문양이었으니.

그 순간, ‘끼이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콰앙-!

완전한 어둠이 사위를 뒤덮었다.

하지만, 아마리스의 눈동자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중이었다.


“온다, 준비해라.”

“알았다!”


스르릉-.

두 사람은 각자 검을 꺼냈다.

동시에 사방에서 변이체들이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게임이 시작됩니다.]

[변이체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으세요.]

[이 게임은, 해당 차원의 존폐가 달려있습니다.]


오직 유성에게만 보이는 메시지.

그는 눈을 빛내며 진정한 의미의 모험이 시작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 집으로 갈 여정이 시작되는 거다.

멸망을 막고, 집으로 돌아가보자.


[키이이이이이-!]


소름끼치는 울음이 들렸다.

하지만, 유성은 오히려 잘 되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강해지기 위한 제물.

그의 검이 환하게 불을 뿜었다.


[변이의 힘을 흡수합니다.]

[변이의 힘을······.]


무수하게 뜨는 메시지를 무시한 채, 차오르는 마나를 온몸으로 발산했다.

소드 마스터의 검술이 더욱 견고해졌다.

거기다 아마리스의 눈동자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


[적의 약점을 포착합니다.]


바로 적의 약점이 가시화된 것.

변이체마다 약점이 모두 달랐다.

각 개체가 변이 이전부터 약했던 곳이 분명 있을 터다.

붉은빛의 표적 모양으로 생겨난 약점 표기는, 어떻게 하면 수월하게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지 첨부해 주었다.


목표가 명확하면 도달하기 위한 플랜을 짜기 쉬워지지.

도구는 몸놀림, 검술, 그리고 마법이었다.

다양한 도구를 조합해 적의 약점을 부순다.


‘재밌는데?’


유성은 검을 휘두르고 몸을 자유자재로 놀리는 것에 맛들려버리고 말았다.

저도 모르게 흘러 나오는 웃음.


“이거지.”


변이의 힘은 꾸준히 들어왔고, 에카론도 연공법으로 인한 마나의 덩어리는 쉬지 않고 몸집을 불려 나갔다.

키에엑-!

그렇게, 마지막 변이체까지 마무리한 두 사람.


“후우······.”

“너, 역시 보통이 아니군.”


알드미리는 질렸다는 듯이 유성을 바라봤다.

자신 역시 몸을 움직이고 강자와 전투하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저렇게 사지로 뛰어들어 미치광이처럼 검을 휘두르진 않았다.

그래, 적어도 이성은 유지하니까.


‘무슨 이중인격처럼···.’


사나운 눈동자가 번뜩일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미치광이처럼 웃는 유성의 모습을 볼 적들이 불쌍해질 지경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유성은 알드리미릐 전투력을 칭찬했다.


“너 역시, 제법이군.”

“너만 할까. 그나저나······기어보이를 챙기는 것 정도라면 괜찮겠지?”


유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체를 뒤졌다.

신분증, 그리고 그가 차고 있던 기어보이를 챙겼다.

자, 그럼 생각해보자.

이 시체를 둔 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이런 함정을 꾸민 자는 또 누구일까.

어둠 속에서 몸을 일으킨 유성이 중얼거렸다.


“인간이 아니라면···.”

“음?”

“이 저택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면?”

“······설마.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알드리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유성이 말하는 내용.

그것은 정말이지, 있어서는 안 될 것이었고, 있어서도 안 될 가정이었으니.


“변이체 중엔······이만한 지성을 가진 놈이 없다.”


알드미리의 목소리는 잘게 떨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을 계속 연재해야 할지 고민이 많네용 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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