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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의 소설숲

나 혼자만 마나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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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림™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8
최근연재일 :
2023.05.18 10: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622
추천수 :
30
글자수 :
52,173

작성
23.05.16 10:00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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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8화

DUMMY

8화 – 좋아요는 누적된다.



#1



“보급대, 웨이브 만났다는데?”

“뭐? 씨발, 그럼 이번 보급 못 받는 거 아니야?”

“아냐, 근데 용병 중에 실력 좋은 놈이 있었나 봐. 지금 거의 도착했대.”

“휴······와 근데 옐로우 존 초입에 갑자기 웨이브라니, 우리 쪽도 위험해지는 거 아니야?”

“글쎄······.”


전선.

옐로우 존의 중심부로 넘어가야 하는 길목에 자리한 능선에 자리한 이곳은, 언제나 죽음의 위협이 도사리는 곳이었다.

선전 포고와 포격, 그밖에 다양한 경고로 대피할 시간을 주는 인간의 전투 방식과 달리, 변이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났으니까.


그들에게 보급은 정말로 소중한 자원이었다.

고립된 이들의 일화는 끔찍하고 처참한 것들 뿐이었으니.

식량이 없어 변이체를 뜯어 먹었다가 감염되어 살아 있는 시체가 되어버린 일화.

그런 것들은 의외로 흔한 일이었다.


[보급대가 도착했다. 각 분대별 한 명씩 불출받을 수 있게 막사 앞으로 오도록.]


전파 내용이 울려 퍼졌다.

병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초소 밖으로 뛰쳐나갔다.

웨이브를 만났다던데, 다 개뻥이었나?


뛰쳐나가던 병사들은 의문이 가득했지만, 뭐 어떤가.

고대하고 기다리던 보급이 도착했는데!

그들은 학교가 끝난 초등학생처럼 우르르 몰려나왔다.


“보급이라고!”

“오늘은 어떤 걸 가지고 왔지!?”

“웨이브 만났다며! 개구라지 새끼들아!?”“조까! 병신 새끼들아! 뒈지는 줄 알았다고!”


험악한 말이 오고 갔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것은 생환의 기쁨과 보급이 도착했다는 환희였다.

장갑차가 열리고 상자들이 차례차례 꺼내졌다.

그걸 받는 병사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설렘이 가득했으니.

유성은 그 모습을 보며 옛날 생각에 잠겼다.


‘나도 저랬었나? 황금마차 같은 거 올 때.’


각성하기 전, 그러니까 헌터의 세계가 시작되기 전 유성.

그 역시 군대를 다녀왔고, 보급을 애타게 기다리던 때가 있었으니.

고개를 돌려보니 마이클과 부대의 지휘관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오시느라 고생 많았소, 호송대장.”

“아닙니다. 용병과 병사들이 다 했죠. 전선은 이상 없습니까?”

“예. 요즘 잠잠하군요.”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능선의 끝자락.

두 지휘관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아쉽게도 이곳은 비행형 변이체가 제법 있어, 비공정이 뜨지 못하는 곳이었으니.

비공정만을 노리는 비행형 변이체가 서식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 부대의 목표 역시, 해당 둥지를 찾아 격멸하는 것.

하지만, 몇 년 동안 숱하게 사람들을 갈아 넣었지만, 성공하지 못한 임무이기도 했다.

부대의 숙원이자, 하늘길을 뚫을 수 있는 희망이기도 했지.


“둥지의 위치는 파악했으니, 작전 수립과 함께 진격하기만 하면 됩니다.”

“또 얼마나 많은 인원이 갈려 나갈지······.”

“위쪽에서 병력을 보내준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힘들 겁니다.”


두 사람은 쓰게 웃었다.

마이클은 한쪽에 멀뚱히 서 있던 유성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곳 부대의 지휘관이 어떻게 웨이브를 처리했는지 궁금한 눈치였기에, 슬쩍 알려주려고 했다.


“저기 저 해결사가 이번 웨이브 클리어의 주역입니다.”

“그렇습니까?”

“홀로 웨이브의 절반을 날려버렸어요. 게다가······어쩌면 마법사일 지도 몰라요.”

“허어···.”


딱 봐도 무시무시한 기세를 풍겨대는 인물.

홀로 산기슭을 거니는 맹수처럼, 누군가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의 유성이었다.

실은 그냥 주변을 둘러보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심부름꾼으로 활동하며, 군부대는 처음 와본 유성이었다.


‘군부대는 뭐······딱히 다른 게 없네.’


군부대에 온 감상은······그저 PTSD뿐이었다.

여기나 저기나 똑같은 분위기에, 기억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병사들.

규율이 꽉 잡히다 못해, 한 가족처럼 느껴지는 풍경은 그가 기억하는 군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뭐 아무튼, 그렇게 호송 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돌아간다!”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었다.


「찰칵!」


떠나기 전, 황량한 막사의 모습을 찍어 보았다.

보급 부대가 와서 좋아하는 병사들,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초소, 한쪽에 대충 쌓아 둔 자재······.

옛날 생각이 나서 여러 구도로 찍어 SNS에 올렸다.

또 어떤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 줄지······.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사진 : 비공정에서 찍은 한 컷이 좋아요 수 10개를 돌파했습니다.]

[에카론도 연공법의 효율이 10% 증가합니다.]


‘오?’


누가 이렇게 좋아요를 잔뜩 눌러줬을까.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이런 식으로 강화가 되는구나?

썩 고무적인 일이었다.


#2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보급을 진행한 장갑차는 그대로 쉘터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유성은 눈을 감고 효율이 향상한 에카론도 연공법을 시험해 보는 중이었다.

확실히 마나가 빨려 들어오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뿐만이 아니라 신체 강화, 무기에 주입해 단단하게 만드는 것 등등, 전반적인 능력이 상승했음을 자각했다.

에카론도 연공법을 통한 전투력 자체가 10% 늘어난 느낌?


‘대단하긴 하네.’


단순히 10%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는게 더욱 마음에 들었다.

거기에 마나를 이용한 마법의 위력까지 늘어나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한 시라도 낭비할 수 없다는 생각에, 무아지경으로 빠져들 찰나.

기어보이에서 온 메시지 덕에 집중력이 깨져버렸다.

인상을 찌푸리며 기어 보이를 확인한 유성.


‘엔드버?’


엔드버가 동영상 파일과 함께 메시지를 보낸 것.

동영상에는 언제 찍었는지 모를,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대단하더군.]

[보수는 더 쳐주도록 하지.]

[상부에서 자네에게 지대한 관심을 두게 될 거야. 조심하도록.]


시간이 조금 지난 만큼, 누군가에게 동영상을 건네받은 듯 하다.

이런 걸 찍은 것도 찍은 거지만, 굳이 이런 걸 가지고 괴롭힐까?

심부름은 더 많이 시킬 수 있겠네.


위험하고, 지독한 걸로.

유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답장을 보냈다.

짤막하게.


[감사합니다.]


답은 없었다.

엔드버가 자신을 위해 무얼 해줄 수 있을까?

아마, 없지 않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니까.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자를 가까이 두고싶은 이는 아무도 없겠지.

어쨌든, 보수나 두둑히 받고 당분간은 수련이나 하고 싶은데.


‘그나저나······.’


유성은 품에서 느껴지는 딱딱한 주사기를 만지작거렸다.

이걸 맡길 만한 사람, 어디 없을까?

원작이라도 좀 해 둘걸.


‘도통 믿을 만한 사람이 있어야지.’


딜러들은 딜러들 나름대로, 연구원은 연구원 나름대로 믿을 구석이 없었다.

이건, 심부름꾼을 오래 하면서 생긴 의심병과도 같았으니.

결국 인간의 본성은 자기 이익을 쫓게 되어 있거든.


‘이걸 이용해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면 되려나.’


어디서 왔는지, 누가 이걸 꼽았는지, 그 결과가 무엇이며 그 기저에는 어떤 세력들이 암약하고 있는지.

그 모든 것들을 생각하고 움직여야겠지.

제 한 몸 건사하기 위해서는······뭐 어쩌겠어.


‘강해져야지 뭐.’


유성은 다시 눈을 감았다.

후우우우-.

그의 입에서 진득한 숨이 퍼졌다.

돌아가는 장갑차 안은 무척이나 조용했다.


#3


“유성. 잠시 시간 되나?”

“무슨 일입니까?”


본사에 도착하자마자 마이클이 유성을 불렀다.

그는 피로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얼굴이었는데, 유성은 아니었다.

오는 길 내내 연공법을 돌렸다.

피로가 말끔하게 풀리고 알게 모르게 노폐물고 배출하며, 그는 최상의 컨디션이었던 것.


그 모습을 보며 질린 눈동자를 한 마이클은 위쪽에서 내려온 지시를 전달했다.

엔데믹 코퍼레이션의 간부들이 그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

하긴, 그 정도 인상이라면 충분히 이런저런 제의를 건넬만 하지.


“22층으로 가볼 수 있나? 이사님이 자네를 보고싶어 하시는데.”

“음···그러죠.”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업의 이사라.

이렇게 빠르게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이런 인맥은 일단 만들어두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유성은 마이클의 안내를 따라 기업 본사로 향했다.

오가는 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려, 자정이 넘은 시각이었다.

그럼에도 불이 환하게 켜진 기업의 건물.


‘이 많은 전기랑 자원은 다 어디서 들어오는 걸까?’


생각해봐야 쓸데없는 일이겠지.

이 세계는 이 세계의 법칙이 있을 테니까.


“22층에서 내린 뒤에 오른쪽 끝방으로 가면 돼. 내 안내는 여기까지. 그럼, 수고하게.”

“예.”


유성은 짧게 답하고 스르륵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봤다.

작은 부유감과 함께 운행하는 엘리베이터.

약간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아 22층에 도착했다.


이렇게 야경을 내려다보던 때가 얼마 만이더라.

서울에서도 이만한 고층 빌딩은 찾아보기 드물었는데.


[찰칵!]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풍경 너머, 멸망의 기운이 스멀스멀 닥쳐오는 땅.

가로등 하나 없이 펼쳐진 끝없는 황무지는, 묘한 감성을 자극했다.

유성은 이번 호위 임무를 하며 찍은 사진들을 정리해 올렸다.


이것 역시, 언젠가 좋아요를 받겠지.

기다란 복도 끝엔 고급스러운 황금빛 문이 보였다.

딱 봐도 심상치 않은 사람이 근무하고 있을 것 같은 문.


‘면접 볼 때도 이렇게 안 떨렸던 것 같은데.’


Ar랜드에서의 기업 이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이였다.

작게 심호흡 후, 벨을 눌렀다.

그러자 스르륵, 부드러운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들어와라.”


문 앞에서 경호를 서던 거인이 유성에게 말을 걸었다.

진짜 거짓말하지 않고 키가 3미터는 되어 보이는, 기계로 된 거인이었다.

유성은 그를 흘끔 보고는 걸음을 옮겼다.


‘겁나 크네.’


저런 놈이라면 변이체가 아무리 물어뜯어도 생체기 하나 날 것 같지 않았다.

그래. 이런 맛도 있어야지.

짧은 감상과 함께 호화스러운 탁자에 앉은 인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주 평범한 신체의, 그리고 아름다운 모습의 여인이 싱긋 미소를 짓고는 입을 열었다.


“유성? 반가워요. 엔데믹 코퍼레이션의 이사, 헬렌이라고 합니다.”

“유성입니다. 심부름꾼이죠.”


짧고 담백한 인사였다.

사실, 소개할 것도 없었고.

그 모습에 헬렌은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 정도 실력에 심부름꾼이라···뭐 좋아요. 그런 걸로 해 두죠.”

“아직 부족합니다.”


이번에도 짧은 문답이었다.

헬렌은 자리에서 일어서, 접대용 탁자로 향했다.

손을 뻗어 유성에게 자리를 권한 그녀가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차를 따라 주었다.

얘기가 조금, 길어지겠군.


“앉으세요. 엔드버가 당신을 아주 좋게 보고 있더군요. 보수를 두둑하게 주면, 무엇이든 해 준다고요?”

“제가 가능한 선에서만 심부름 합니다.”

“이 영상 속 유성씨가 가능한 일이요? 아니면······숨겨온 실력의 평범한 실력의 유성씨가 가능한 일을 말하는 걸까요?”

“뭐든요.”


그 말을 하는 유성의 눈빛은, 헬렌 이사가 순간적으로 숨을 들이킬 만큼 날카롭고 깊었다.

정작 유성 본인은 테이블이 너무 낮아 눈을 올려 뜬 것이었지만.

헬렌은 짙은 웃음과 함께, 어떤 사진을 내밀었다.


“그럼, 이건 어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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