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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의 소설숲

나 혼자만 마나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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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림™
작품등록일 :
2023.05.10 11:28
최근연재일 :
2023.05.18 10: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624
추천수 :
30
글자수 :
52,173

작성
23.05.10 11:35
조회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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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화

DUMMY

2화 – 새 출발


#1


불에 탄 건물을 본 후, 유성은 극심한 불안감을 이겨내야 했다.

이거, 작정하고 접근한 것 같은데 빠져나갈 수는 있으려나?

유성은 거듭 주변을 둘러보며 걸음을 옮겼다.

추적을 피하고자 빙글빙글, 도심을 한 바퀴 돈 결과 한밤중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갑자기 이상한 일에 휘말려서는······.”


원작이라도 알면 억울하지도 않지.

아무튼, 이곳에 오래 있다가는 잠도 제대로 못 잘 것 같아 다른 쉘터로 거처를 옮기기로 결정.

남몰래 빠져나갈 수 있는 경로가 어디 있을까?

그리고 차원 SNS라는 건 대체 뭘까?


먼지로 뒤덮인 코트를 훌훌 터니, 코와 입에 먼지가 쑥쑥 들어왔다.

콜록이길 몇 번, 드디어 안전한 상황이라는 걸 인지한 유성이 푸욱 한숨을 쉬었다.

이곳은 [네오 쉘터 : 카르디움]의 그린 존 할렘가.

도시 속 할렘가라고 이해하면 편할 곳의 허름한 원룸이었다.


“후우······몸 좀 봐라. 진짜 까리하네.”


웃옷을 벗고 몸을 확인해 보았다.

실로 이상적인 몸.

약물을 엄청나게 때려 박은 이들과 비교해도 될 정도의 몸뚱이.

이게, 그 좋아요 한 번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근데, 다른 곳에서 어떻게 보는 거지?”


이리저리 고민해봐야, 나오는 답은 딱히 없었다.

아무렴 어쩌겠어, 열심히 사진이나 올려야지.


[황폐화된 세계]

[좋아요 : 2]


맨 처음 올렸던 사진에 제목이 붙었고, 구석에 하트 모양이 떠 있었다.

2개.

이 세상에 와서 난생 처음 좋아요를 받은 것.

이게 정말 SNS라면, 나중에는 짧은 릴스(숏츠)도 올릴 수 있겠지.


“SNS라······진짜 각 잡고 해봐야겠네.”


이곳 사람들이 볼 수 없는 SNS라면, 충분히 콘텐츠를 올려줄 의향이 있었다.

여러 사진, 동영상, 음식, 자극적인 것들···.

이런 것들을 소비하는 것도 꽤 재밌거든.


‘댓글 기능은 없는 것 같고···.’


그저 좋아요만 누를 수 있는 건가?

뭐 어쨌든, 잘 알았다.

새로운 사진을 올려서 능력에 관한 연구를 더 깊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거처부터 옮기자.”


의뢰를 맡기는 이들을 [딜러]라고 칭한다.

그들은 의뢰자에게 의뢰를 받아 해결사, 심부름꾼, 사냥꾼 등을 수배하는 이들.

심부름꾼으로 활동하던 유성은 꽤 많은 딜러를 알고 있었다.

그중에 믿을 만한 딜러가 어디 있을까?


‘이 사람이면 좋겠네.’


기어보이로 전화를 건 유성.

곧이어 부드러운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 유성, 어쩐 일이냐?”

“파벨, 의뢰가 하나 필요합니다.”

“응? 어떤 의뢰? 지명의뢰 몇 개 있는데, 던져 줘?”

“네키론으로 떠날 겁니다.”

“네키론!? 갑자기? 떠나려고?”


유성은 굳이 이러쿵저러쿵 떠들지 않았다.

묵직한 저음이 끊기자 딜러, 파벨이 황급히 말을 이었다.


“마, 마침 언더독 청소 의뢰가 있는데, 이거라도 괜찮겠나?”

“좋습니다.”

“역시 자네, 뭔가 숨기고 있었구만. 알겠네. 바로 신청해 두지. 오전 5시까지 A비행장으로 가게. 의뢰주는 [엔데믹 코퍼레이션]이군.”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재는 오전 1시.

잠은 비공정 안쪽에서 자면 되겠지.

긴 밤이 될 것 같았다.


#2


새벽이 되자마자 유성은 짐을 싸서 나왔다.

이 세계에는 총 일곱 개의 네오 쉘터가 있었다.

인구의 90% 이상은 그 쉘터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중이었고.


쉘터와 쉘터 사이를 무수히 많은 이들이 나서 청소했다.

결과, 하늘길을 뚫을 수 있게 된 것.

오늘은 가장 가까운 쉘터, [네키론]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원작의 배경이 되기도 하는 곳이기도 한 쉘터였다.


‘새 출발 하려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아는 곳에서 하는 게 낫겠지.’


혹시 몰라, 또 히든 피스나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지.

유성은 잰걸음으로 공항을 향해 걸었다.


가로등 하나 켜져 있지 않은 거리였지만, 사물을 구별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아니, 이전보다 더욱 잘 보이는 것 같은데?

유은 빠른 발걸음으로 할렘가를 벗어났다.


“후우······여기까지 왔으면 안심이지.”


마스크와 모자를 꾹꾹 눌러 써, 누군지 모르게 변장했다.

덕분에 알아보는 사람은 없는 듯 보였다.

저 멀리 하늘을 비추는 불빛이 보였다.

비공정이 뜨고 내리는 공항.


‘비공정에서도 사진 하나만 찍어 보자.’


하늘에서 찍는 풍경이라, 어쩌면 좋아요가 달릴 수도 있잖은가.

공항으로 가면서, 그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여기서 쌓아온 것들을 모두 청산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지금까지 쌓아 놓은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공항 근처로 가니, 속속 보이는 지원자들.

대부분 주먹깨나 쓴다는 녀석들이었다.

심부름꾼으로 일하다 보면, 그러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는 녀석들이 많았다.

낯익은 얼굴들이 아주 많이 보였다.


‘다들 아직 시궁창 인생이로구만.’


유성은 조용히 줄을 섰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어이, 비켜.”

“······.”

“어? 너······유성?”


덩치 깨나 큰 건달이 새치기를 위해 유성의 어깨를 잡았을 때였다.

유성은 스윽, 뒤를 돌며 말없이 덩치를 쳐다봤다.

이놈 알지.

저번에 나한테 쫄아서 튀었던 놈 아니었나?

덩치값 못하는 놈이라고 생각했다.


“미, 미안! 유성 너인 줄 몰랐네. 너······드디어 사냥꾼으로 전향하기로 한 거냐?”

“아니.”

“여기 언더독 사냥인 건 알지?”

“······.”


유성은 가만히 끄덕였다.

꼬치꼬치 캐물을 기색이 역력한데, 좀 빨리 쳐내야겠다 싶었다.


“네키론에 볼일이 있어서. 줄이나 서라.”

“어! 그, 그래! 알았다고.”


역시, 덩칫값 더럽게 못한다고 생각한 유성.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이들은 놀란 눈을 뜨며 작게 수군거렸다.


“뭐야, 저 새끼가 쫄아? 쟤 누군데?”

“유성? 심부름꾼 유성? 야야, 눈 깔아라.”

“아니 대체 왜 그러는데!?”


유성을 한 번이라도 겪은 이들은 모두 시선을 피했다.

그 무시무시한 눈동자에서 나오는 기백은 웬만한 해결사도 꼼짝 못했으니까.

정작 유성은 그저 빨리 비공정에 오르고 싶을 뿐이었다.


‘신체가 강화되어서 그런지 졸리진 않네.’


그나마 다행이었다.


“빨리 줄 서십쇼!”

“늦으면 그냥 가야 합니다! 빨리 등록 하세요!”


엔데믹 코퍼레이션에서 운용하는 비공정은 두 대.

한 대는 기업의 VIP들을 위한 호화 비공정이었고,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임무를 위한 비공정이었다.

[언더독].

쉘터의 밑바닥, [언더 시티]라고 부르는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총칭.


대부분 범죄자거나 이교도, 혹은 반쯤 변이가 진행되거나 외부의 존재로부터 영향을 받은 이들이었다.

쓰레기 청소와 다를 바 없었지만, 무척이나 위험하고 소모적인 임무였다.

볕이 들지 않는 까마득한 지하에서 치르는 전투는, 기본적으로 공포와의 싸움이기도 했다.


“유성, 등록되었습니다. 타십쇼.”

“예.”

“뭐? 유성?”


유성이라는 이름이 울려 퍼지자 반응하는 이가 있었다,

덩치 큰 근육 덩어리.

그것도 한쪽 팔이 금속으로 되어 있는 개조인간.


“여.”

“하! 대단한 심부름꾼이 드디어 활동을 시작하는군. 언더독 사냥이라고? 그쪽에 누가 물건 전달해 달라고 했나?”

“······.”

“하하, 알았어, 알았다고. 의뢰 내용은 엄금인 거 알지.”


그냥 뭐라고 둘러댈지 생각했는데, 알아서 넘어가 주었다.

유성은 어깨를 으쓱하고 비공정에 올라탔다.

앉은 자리에서 딱 밖이 보이는 창문이 유성의 눈에 들어왔다.

이제 곧 동이 틀 시간.


‘그림 좋은 거 하나 나오겠는데.’


하늘에서 바라보는 태양빛은 자연이 주는 선물과도 같은 것.

타이밍을 노려 한 방 찍어 올린다면, 바로 좋아요가 눌릴 것 같았다.

비공정은 빽빽하게 들어찼고, 모두가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 인원 점검을 하러 온 기업의 임원이 자리를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출발한다. 안전벨트 꽉 메고, 이동 중에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일어서지 마라.”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

그가 나간 뒤, 안내방송이 들렸다.


[안전벨트를 매 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후, 비공정 [WA-11]은 네오 쉘터 : 네키론으로 향합니다.]


우우우우우웅-!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비공정이 이륙을 시작했다.

멀어지는 땅과 어스름하게 비춰오는 햇살.

동이 트는 지평선이란, 정말이지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이걸 놓칠 순 없지.’


[찰칵!]


좋은 구도에서 능력을 사용한 유성은 바로 SNS에 등록했다.

열심히 찍은 사진을 누군가 좋아해 주길 바라며.


[버려진 마탑의 마법사 : 알자하드가 좋아요를 누릅니다.]

[알자하드의 능력 : ‘에카론도 마나 연공법’을 얻습니다.]


‘엉?’


그렇다고, 이렇게 빠르게 반응이 올 줄은 몰랐지.


#3


버려진 탑.

그곳은 고대 문명의 유산이 잠들어 있는 곳이었다.

알자하드는 버려진 탑을 인수, 그곳을 자신만의 공방으로 삼았다.


이미 사장된 고대 마법은 무척이나 효율적이라고 들었다.

사람 하나가 능히 산과 바다를 가를 수 있었다지.

자신도 그 마법을 연구하기 위해 버려진 탑에 틀어박힌 것.


“후우······드디어 완성했군!”


그는 조용히 앉아, 새롭게 창조한 마나 연공법을 사용해 보았다.

기존에 있던 지식, 기존에 있던 연공법, 기존에 쌓아 왔던 마나를 모두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일단 돌려만 놓으면, 평생 숨만 쉬어도 마나를 쌓을 수 있는 연공법.


거기에, 타인의 힘을 빼앗아 오는 것까지!

지금까지 쌓아 왔던 것들이야,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추월할 테지.


“후후······이것만 있으면, 칼만 휘둘러도, 숨만 쉬어도 강해질 수 있다!”


에카론도 마나 연공법은 그런 것이었다.

거기에 이능을 빨아들이는 힘까지 있으니,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최강의 마법사가 되는 건 떼놓은 당상이었다.


심장 어림에 회전하는 마나의 구체를 만든다.

고리가 아닌, 구체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것은 마나의 핵이 되어 주변에 있는 마나를 끌어당기는 원리.

알하자드는 완성된 연공법을 익히며 미친 듯이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무얼?

바로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을.

그리고 그 지식들이, 바로 유성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허, 미친.’


가만히 있어도 강해진다.

속도는 더딜지언정, 막히는 것이 없다.

적어도 지구력 면에서는 끝장날 것이다.

또 한 가지.


‘무슨 흡성대법이냐, 이능의 힘을 빨아들인다고?’


아무래도, 진짜 개사기 스킬을 얻은 것 같았다.

유성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옆에서 보고 있던 그레이가 툭 치며 물었다.


“너, 진짜 심부름꾼에서 사냥꾼으로 전향한 거 아니지?”

“아니다.”

“무슨 살인귀도 아니고······좀 살살해 인마. 애들 다 쫄아 있잖아.”


내가 뭐?

유성은 눈을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꿀꺽, 침을 삼키거나 시선을 피하는 이들이 보였다.

시비나 안 걸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눈을 감았다.


‘싸우기 전에 체력이나 비축해 둬야겠다.’


생각 없이 눈을 감았지만, 다른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유성과 사냥꾼들을 태운 비공정이 게임 속 주 무대, [네키론]으로 향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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