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71,357
추천수 :
1,236
글자수 :
1,580,921

작성
22.10.04 18:00
조회
125
추천
2
글자
16쪽

197 대장전(大將戰)

DUMMY

커뮤니티가 뜨겁다. 아니 폭발하고 용암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닥쳐. 씨발년아-


스피커를 통해 로즈의 찰진 욕지거리가 방안에 메아리친다. 몇 번을 들었지만 새끼가 참 찰지게 욕을 잘한다. 댓글은 폭발하고 있었다. 내용은 거의 다가 시원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직간접적으로 겪게 되는 힘 있고 돈 있는 자들에게 겪게 되는 부조리나 불합리 그리고 게임 내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잇는 것도 현실이고 그 주체가 상위 길드인 것 또한 현실이었다.


이에 대한 억눌린 감정이 “닥쳐 씨발년아” 여섯 글자로 해소되는 듯한 청량감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고 있었다.


한편으론 블러드 문을 걱정하는 내용도 꽤 많이 있었다. 이제 막 이름을 알리고 몸집과 내실을 키워나가는 블러드 문과 최상위 길드로서의 자리를 잡고 있는 신풍과의 트러블은 누구나 쉽게 신풍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을 것이지만 고명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설사 이기더라도 모가지만 간당간당하게 붙어있겠지”


내일의 대규모 전투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드라칸이 움직였습니다-

게임에 접속하자 장경일이 다가와 상황을 전달해주었다. 병사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 평원으로 이동하고 플레이어들은 접속하는 대로 자신의 조를 찾아 빠르게 합류하고 있었다.


-너-

갑옷을 입은 귀족이 다가와 크로우의 멱살을 잡았다.


“왜 이러십니까?”

-너 어제 저녁에 백작님께서 찾으시는데 그냥 너희 세상으로 돌아갔지?-

“그랬나요? 몰랐습니다. 그런데 누구십니까?”

-이 건방진.. 나는 백작님을 보좌하는 네온 남작이다-

“알았으니까 이거 놓고 이야기하시죠 남작님”


멱살을 쥔 손의 손목을 움켜잡고 조금씩 힘을 늘린다.


-이런 비천한...끄으윽-

“야. 내가 오늘 사령관님한테 받은 큰 임무가 있거든. 그냥 지금 가서 너 때문에 좆같아서 못 하겠다고 말해볼까? 어떤 새끼 목이 잘리는지“

-......-


남작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고 성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상이 들어맞았다. 위치의 불리함을 알고도 드라칸 병력이 요하스 성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둥 둥 둥 둥-


저 멀리 플레이어를 포함한 팔만의 붉은 물결이 다가오면서 북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총 십오 만의 격돌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웃고 떠들던 플레이어들도 팔만의 붉은 물결에 말을 멈추고 긴장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붉은 깃발을 앞세운 드라칸의 군대가 멈춰서고 한동안 양측의 북소리가 침묵 속에서 평원에 울려 퍼지다 멈췄다. 한동안 숨 막히는 정적이 흐르는 정적을 깨고 한 명의 기사가 걸어 나와 두 진영의 중앙에 섰다.


-나는 질베르만 나이토스다-

마력을 실은 목소리가 평원에 울렸다.


-쥐새끼 케인 나와라!-


로엠의 병사들과 플레이어들이 웅성거림이 점점 커진다. 병사들로서는 후작을 모를 수가 없었고 플레이어들 또한 드라칸의 소드 마스터이자 최강자인 나이토스를 모르는 이가 거의 없었다.


-쥐새끼. 언제까지 숨어 있을 참이냐. 부끄러움을 안다면 나와라!-


한 사내가 무리를 헤치고 천천히 후작을 향해 걸어 나갔다. 검은색에 붉은색과 보라색의 선이 기하학적인 문양을 그려낸 신비한 느낌을 주는 갑옷을 입고 등에는 커다란 대검을 찬 사내가 후작을 향해 걸어갔다.


-사령관. 지금 저놈에게 나이토스 놈과의 싸움을 맡기는 것입니까?-

반데라스 백작의 질문에 답은 없었다.


-사령관 지금..-

-그러면 그대가 싸울 것인가? 아니면-

그라리스의 시선이 네온 남작에게 향했다.


-저 반푼이가?-

붉어진 남작의 고개가 바닥을 향했다.


-이 싸움의 책임은 내가 진다. 그러니 지켜보도록-


멈춰선 크로우가 눈앞의 사내를 보고 웃었다.


-네놈인가?-

“알면서 왜 물어?”

-묻지? 왜 후안을 그 꼴로 만들었나?-

“후안? 아 그 싸가지 없는 새끼? 죽여 버리려다가 왜 그렇게 싸가지 없이 자식을 키웠는지 집에 가서 물어보라 했는데 안 물어봤나보네? 하긴 그 싸기지 앖는 새끼가 말을 들을 리가 없겠지“


후작의 장검이 서서히 뽑혔다.


-죽일 것이다. 손가락을 자르고 손을 자르고 다리를 자르고 눈알을 뽑고 그 더러운 혀를 뽑을 것이다. 그리고 또 찾아가 죽이고 죽일 것이다-


등에 맨 대검이 서서히 뽑혔다.


“내가 사는 세상에 겁나 센 형님이 있는데 그 분이 이런 말을 했어. 누구나 다 그럴 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처맞기 전까지는 말이지“


-쾅-

검이 부딪치며 굉음과 함께 십오 만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됐다.


두 자루의 검이 숨 쉴 틈 없이 빠르게 부딪치며 이동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의 급소를 물어뜯기 위해 상대의 목덜미에 송곳니를 들이 댔다. 시간이 흐를수록 크로우의 검이 최단의 경로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후작을 압박해 갔다.


-서걱-

가슴을 베인 후작이 거리를 벌리며 뒤로 물러서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다른 플레이어 놈들하고는 다르군. 제법이야-

“다 너희 덕분이지. 요 며칠 사이에 내가 너희 덕분에 좀 깨달은 게 있거든”

-그런가. 뭔지 알 것 같군. 계속해 볼까-


은색의 장검에 맺힌 푸른 검강과 칠흑의 검에 마력과 마기로 맺힌 검기가 다시 빠르게 부딪친다. 제 형태를 올곧이 드러낸 푸른 검강에 주춤주춤 뒤로 밀리려 후작과 같은 가슴 부위를 베이고 뒤로 물러선다.


-가진 재주 모두 꺼내봐라-

숨 쉴 틈 없이 밀려드는 검강을 힘겹게 쳐내고 물러선 크로우의 검에 검붉은 검강이 맺힌다.


-검강이라? 그런데 불안정해. 의식하고 쓰려면 딱 그 정도인가? 반푼이로군-


다시 두 개의 검강이 부딪치며 굉음을 이어간다. 검강이 부딪칠수록 검붉은 검강이 조금씩 그 형태를 잃어갔지만 극단적인 효율을 추구하는 크로우의 검이 후작을 압박해갔다.


된다. 검강이 사라지기 전에 제압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를 안다는 듯이 후작의 얼굴에 비웃음이 걸렸다. 그리고 후작의 검술이 달라졌다.


크로우와 같은 극단을 추구하는 검 아니 보다 효율적이고 극단적인 검이 크로우을 압박해 왔다.


-서걱-

팔이 베이고


-서걱-

다리가 베이고


-서걱-

눈 밑을 베였다.


-푹-

어깨를 깊게 찔린 크로우 앞에 비웃음을 머금은 후작이 길게 뻗은 검을 잡고 서있었다.


-깨달음이라고 했나? 고작 며칠의 시간? 길어야 일 년의 시간도 겪지 못한 너희들의 깨달음? 수십 년이다. 전장에서 적을 베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에 피를 묻힌 것이 수십 년이란 말이다. 그런데 고작 그 짧은 시간의 깨달음으로 마치 검성이라도 된 것처럼 떠들어 대는 네놈이 얼마나 우스워 보이는지 알고 있나?-


벽. 어느 한 순간 후작이 벽처럼 다가왔다. 그 벽을 부수기 위해 가진 걸 모두 쏟아부었지만 오히려 그 벽은 높이를 더해가고 더욱 견고해졌다.


후작의 검을 막고 바닥을 굴렀다.


-저벅 저벅-

한 발, 한 발 다가올수록 주저앉은 채 뒤로 물러난다.


-마치 겁먹은 개새끼 같구나. 그래도 조금은 아쉽긴 하구나. 이렇게 만난 것이 아니라면 개처럼 부려먹다 적당히 처리했을 텐데. 우선 다리부터 잘라주마-


후작의 검이 하늘을 향했다.


-저 멍청한 자식-


싸움을 바라보는 칼라스만의 표정이 더없이 굳어있었다. 지난 며칠의 시간을 겪으며 크게 한 발 내딛었다 생각했고 크로우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아니었다. 오히려 틀 안에 자신을 가둔 꼴이었다.


극단의 효율을 추구하는 검이 통하지 않는 강자를 만나자 그동안 쌓아왔던 자신의 것을 잊어버리고 허둥대고 있다. 단지 자신이 가진 것의 일부분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것이 자신의 모든 것처럼 착각하고 있었다.


크로우의 본질은 어떤 벽이 있어도 부딪치고 또 부딪치며 그 벽을 무수고 나아가는 것이었다. 자신 또한 그렇게 무너졌는데 지금 바닥을 기며 도망을 치고 있다.


-멍청한 자식-

마기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짓누르는 압박감을 견딜 수가 없었다. 넘을 수 없고 부실 수 없는 벽이 점점 그 크기를 늘리며 압박해온다. 검을 피해 바닥을 구르고 바닥을 기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스킬!!)

머릿속에 두 글자가 떠올랐다. 스킬을 쓰고 이 자리를 벗어난다. 어떤 스킬이 좋을까. 뇌제모드? 케세로스와의 동조? 아니 마수화?


“마수화 케세로..”


-스킬인가? 그게 네놈들의 한계이자 벗어날 수 없는 마약같은 굴레이지. 결국 우리 눈에는 스킬 명을 떠들며 재롱부리는 광대의 짓거리일 뿐이다. 어디 해봐라. 기다려 주지-


후작의 비웃음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지금 저 말은 그동안 크로우가 동료들에게 지껄였던 말 그대로였다.


후작에게 걷어차여 바닥들 굴렀다. 단테의 검을 받고 튕겨나가 나무에 처박혔던 자신의 모습이 생각났다. 자신의 정수리로 태산처럼 떨어지던 단테의 대검이 떠올랐고 자신에게 대검을 건네며 웃어 제치던 단테의 모습이 생각났다.


-스킬에 의존하면 자네들 세계에서는 강자로 군림할 수 있겠지. 자네가 원하는 건 그것인가?-


카시아스의 말이 떠올랐다. 또 다시 걷어차여 바닥을 굴렀다.


지금의 검이 단테의 검인가? 카시아스의 도인가? 칼의 검인가? 아니었다.


-상상하고 또 상상해라. 그것이 플레이어의 특권이다. 틀에 가두는 순간 그대로 끝이다-


또 다시 발에 걷어차여 바닥을 구르고 일어나 언제나 자신의 뒤를 묵묵히 지켜주던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굳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두 친구가 눈에 들어온다.


“새끼들 열 받았네”

-채앵-

은색의 장검을 대검이 막아섰다.


“때려줘서 고맙다.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


-쿵-

크로우의 검이 무겁게 떨어지고


-쾅 쾅 쾅 쾅-

패도적인 검이 옥죄고


-쉬 쉬 쉬 쉭-

틈을 노린 검이 휘몰아친다.


-서걱-

크로우의 피가 튀고


-빠악-

걷어차인 크로우가 바닥을 구르고 일어나 다시 뛰어든다.


-쿠웅-

“나의 검은 단테의 검이고”


-콰 콰 콰 쾅-

“나의 검은 카시아스의 도이며”


-쉬 쉬 쉬 쉭-

“나의 검은 칼의 검이다”


가슴이 베이고 걷어차여 또 다시 바닥을 구른다.


-지금 무슨 개소리를..-

“나의 검은 태산 같은 단테이고 폭풍 같은 카시아스이며 폭우 같은 칼의 검이다”


인상을 굳히고 달려들던 후작의 표정이 굳어졌다. 대검에 맺혀 있는 검붉은 검강이 주변의 빛마저 흡수하며 그 흉흉한 모습을 더욱 굳히고 있었다. 달려드는 크로우의 시선을 마주한 후작의 눈빛이 흔들렸다.


-무아지경? 언제부터...-

“나의 검은 태산처럼 무겁고 휘몰아치는 폭풍이며 피할 곳 없는 폭우이다”

-까드득.. 닥쳐라-


두 개의 검강이 부딪치고 서로를 잡아먹기 위해 송곳니를 세운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불길한 검강이 점점 더 거세지며 무거워지며 빈틈을 스며든다.


-크흐윽..-


후작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놈의 검이 무거워지며 더욱 거세게 몰아부친다. 짙푸른 검강이 불길한 검강에 먹히듯이 조금씩 색이 옅어져 간다.


놈의 눈동자 속에는 그저 자신만 관조하고 있을 뿐 후작은 없었다. 화가 났다. 아니 참을 수 없는 질투가 솟구쳤다. 더 이상 가문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 오랜 시간 넘지 못했던 벽을 이렇게 쉽게 넘는다고? 단지 여신의 축복을 받았다는 이유로? 나이토스가 자신이 겨우 비천한 플레이어의 벽을 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솟구쳤다.


-인정 못한다. 내가 이 나이토스가 겨우 네까짓 놈의 도구로 사용된다고? 절대 인정 못 한다!-


분노한 후작이 폭풍우 속으로 뛰어들었다. 휘몰아치는 폭풍우를 피하지 않고 막아섰다. 서로의 몸에서 피가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물러서는 순간 죽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앞으로 한 발 더 내딛는 순간 후작은 보았다.


모든 걸 집어삼킬 것 같은 폭풍우 속에도 틈이 있음을. 그 틈을 향해 검을 그었다. 피가 튀고 주춤거렸던 폭풍우가 마지막 힘을 다하듯이 더욱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 오랜 세월 넘지 못했던 벽을 눈앞의 놈을 상대하며 드디어 뛰어넘었음에 전율하고 또 전율했다.


더욱 거세진 폭풍우 속에 더욱 커다란 공간이 보인다. 그 공간을 향해 거침없이 검을 휘둘렀다. 공간을 파고드는 검을 놈의 불길한 검강이 막아섰다. 그리고 시간이 느려졌다. 놈의 검이 밀리는 것이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천천히 흘러갔다.


(넘었다. 드디어 다시 벽을 넘었다. 이 순간이 지나면 드디어 나도 대륙 최고의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강자가 되는 것이다)


놈의 검이 자신의 검에 밀리고 기울면서 놈의 몸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보인다. 놈의 움직임 또한 다 보인다)


기뻤다. 이 깨달음이 조금만 더 지속된다면 신의 기척 또한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밀렸던 놈의 검이 자신의 검을 흘리고 검 끝이 하늘을 향하며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조소가 흘러나왔다. 마왕이라 떠들던 놈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다 보인다. 하늘을 향했던 검이 떨어지며 자신의 왼쪽 어깨로 향한다.


(하하하. 멍청한 놈. 다 보인다)


-서걱-


영원히 멈출 것 같던 시간이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바닥에 떨어진 왼팔이 꿈틀거리며 피를 쏟는다. 낯선 이질감에 자신의 어깨를 바라보았다.


피가 솟구친다. 이해가 가질 않았다.

왜? 모든 것이 다 보였는데?


-끄아아아악-

뒤늦게 찾아온 고통에 비명이 새어나왔다. 벽을 넘었는데 드디어 벽을 넘었는데 그 기쁨이 찰나의 기쁨으로 끝나고 말았다.


“나의 검은 태산을 자르고 수평선을 가르며 하늘을 뚫을 것이다”

-닥..쳐라.. 닥쳐라. 닥쳐라. 닥쳐. 닥쳐. 닥쳐어어-


사력들 다해 휘두른 검이 놈의 검에 너무나도 쉽게 튕겨 나오고 중심을 잃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한 쪽 팔을 잃어버리고 무너진 균형감.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 죽인다아아아!-

모든 기운을 끓어 모은 검에 강대한 마력이 맺힌다.


-[낙천검(落天劍)]-

검강으로 이루어진 십 미터가 넘는 거대한 검이 떨어져 내렸다.


-쿠우우웅-

거대한 충격음이 평원을 울렸다.


-죽어라. 죽어.죽어. 죽어어어어-

입에서 피를 게워내며 후작이 미친 듯이 소리친다.


-쿵-

검을 들어 막아선 크로우의 한쪽 무릎이 땅에 닿고 그 힘을 이기지 못해 조금씩 팔이 밀려 내려오기 시작했다.


“후우우~”

정신을 집중한다. 검의 기운을 검과 맞닿은 일부분에 모으고 또 모은다. 거대한 검강으로 이루어진 검이 한 점에 모인 검붉은 검강에 먹히듯이 맞닿은 부분이 조금씩 그 색을 잃어간다.


-서걱-

거대한 검이 잘리며 사라지고


-우웨에에엑-

그 반동으로 후작이 게워내는 검붉은 피 속에는 내장의 조각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덜덜덜 떨리는 눈이 크로우를 향했다.


-어..어떻게 그걸..-

“네가 말하지 않았었나? 스킬에 의존해선 대성할 수 없다고”


차갑게 놈이 말했다.


-그랬나. 너의 깨달음이 나의 깨달음보다 더 높았던 것인가? 빌어먹을 여신년. 그래도 인정 못한다. 나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비틀거리는 후작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툭, 투두두둑-

주인 잃은 목이 바닥을 구르다 멈춰 섰다.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십오 만의 인원이 숨 쉬는 것조차 잊은 듯 했다.


“내가.. 내가 마왕 케인이다아아!”


모두를 압도하는 외침이 평원을 메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8 198 격돌 22.10.05 130 2 13쪽
» 197 대장전(大將戰) 22.10.04 126 2 16쪽
196 196 지원군 도착 22.10.03 129 3 13쪽
195 195 요하스 재탈환(2) 22.09.30 146 3 15쪽
194 194 요하스 재탈환 22.09.29 134 3 12쪽
193 193 요하스 성으로 22.09.28 151 3 14쪽
192 192 세상에사 가장 든든한 벽 22.09.27 145 3 12쪽
191 191 나의 마왕이시여 22.09.26 141 3 14쪽
190 190 나는 마왕 케인이다 22.09.23 143 3 12쪽
189 189 내가 미끼가 될게 22.09.22 139 2 12쪽
188 188 격돌 22.09.21 142 2 13쪽
187 187 미션 살아남기(2) 22.09.20 147 3 13쪽
186 186 미션 살아남기 22.09.19 151 3 12쪽
185 185 사령관 더글라스 백작 22.09.16 143 3 12쪽
184 184 국가 퀘스트 22.09.15 144 4 13쪽
183 183 급변하는 정세 22.09.14 157 4 16쪽
182 182 스킬 제한 해제 22.09.13 158 3 11쪽
181 181 히든 퀘스트(전쟁의 불씨) 22.09.12 148 3 12쪽
180 180 기마 기사들 22.09.09 156 3 14쪽
179 179 한 발 내딛다 22.09.08 155 3 12쪽
178 178 일인 전투 22.09.07 155 3 13쪽
177 177 무투가 얀 드로인 22.09.06 164 3 17쪽
176 176 존재의 부각 22.09.05 157 3 12쪽
175 175 병아리의 신고식 22.09.02 158 3 12쪽
174 174 결전의 성 요하스 22.09.01 156 3 13쪽
173 173 정보조직 하이드 22.08.31 156 3 11쪽
172 172 악마처럼 22.08.30 155 3 11쪽
171 171 집사장 대령했다. 이 XX 것들아 22.08.29 154 3 12쪽
170 170 홀로 떠나기 22.08.26 164 2 13쪽
169 169 별을 향하다 22.08.25 164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