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71,359
추천수 :
1,236
글자수 :
1,580,921

작성
22.09.14 18:00
조회
157
추천
4
글자
16쪽

183 급변하는 정세

DUMMY

-히든 퀘스트 [전쟁의 불씨2(연계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퀘스트 달성도 SS

모든 능력치 +5

퀘스트 보상 칭호 [요한스의 영웅]이 [전선의 미미한 폭군]으로 변경됩니다.

전투 시 상대가 공포에 빠질 확률이 소폭 상승합니다(몬스터 포함)


-칭호 [귀족 사냥꾼]을 습득하였습니다.

귀족들이 당신에게 이유 모를 두려움을 느낍니다. 또한 적대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히든 퀘스트 [전쟁의 불씨3(연계 퀘스트)]를 연계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행동에 따라 퀘스트의 진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히든 퀘스트를 알아서 연계해보라는 너무나도 친절한 알림음에 헛웃음이 나왔다. 도망가는 드라칸의 플레이어들을 쫓으며 “정신 차려. 저게 다 돈이야”를 외치는 스미스와 “오케이”를 외치며 다리에 연신 활을 쏘아대는 쟌을 이어 마무리하는 나머지 일행들.


“잘 컸네”

뿌듯한 마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그에게 누글레스 자작이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다가왔다.


-정말,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게 만드는군. 그동안 본 실력을 감추고 있던 거였나? 대단해. 정말 대단해-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지금 더글라스 백작이 이곳으로 오기 위해 출발했고 병사들을 이끌고 올 기사들은 오늘 밤이면 대기하던 병사들과 합류할 예정이네. 이틀이면 도착할 거야-


도망치는 플레이어들을 사살하고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들을 수거하며 기뻐하는 로엠의 플레이어들을 힐끗 바라보고 다시 물었다.


“지금 죽은 적의 플레이어들이 다시 부활하는 곳은 어디입니까?”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네. 그곳도 원래는 우리의 땅이었지만 조금씩 밀리면서 놈들이 그곳에 작은 거점을 만들어서 지금껏 끊임없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던 것이 부끄럽지만 현실이었지-

“만일 그곳을 빼앗으면?”

-이곳에서 하루 정도 거리에서 부활하겠지-


크로우의 얼굴에 미소가 짙어졌다.


“그럼 지금 가시죠. 백작도 죽었고 기사들도 플레이어들도 많이 죽었습니다. 어차피 싸울 거라면 미리 판을 유리하게 깔아놓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제법 넓은 부지를 둘러 싼 사람 키 높이의 낮은 목책 속을 적은 수의 병사들과 기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백여 명의 플레이어들이 멀리서 몸을 숨긴 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나 가까이 있었습니까?”

빠르게 움직여서 대략 세 시간의 거리에 위치한 드라칸의 거점을 바라보며 황당하다는 듯이 물었다.


-말했다시피 놈들이 임의로 세운 거라..-

십여 명의 기사에 보호를 받으며 누글레스 자작이 시선을 피하며 답했다.


“모두 공격”

크로우의 오더에 반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따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모두가 크로우가 리더임을 인정하고 있었다. 백여 명의 플레이어들이 거점을 향해 달려가고 자작과 기사들이 몸을 숨긴 채 이를 지켜보고 있다.


오직 플레이어들로만 이뤄지는 공격대, 성공 시 자작의 공으로 실패 시 크로우가 책임을 뒤집어쓴다. 실패할거라는 생각은 없었지만 누글레스 자작과의 관계를 좀 더 끈끈하게 만들어 놓으면 앞으로 펼쳐질 전쟁 속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 크로우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뎅 뎅 뎅 뎅-

종소리가 다급하게 울리고


-적이다. 적습이다-

다급한 병사의 외침에 막사 속에서 플레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법사”

마법들이 날아가 거점으로 떨어지면서 거점을 막고 있는 실드에 부딪치며 사라져간다.


-쩌저저적-

실드가 힘없이 부서져간다. 겨우 사람 높이의 목책에 둘러싸인 거점에 강력한 실드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모두 방어 태세를 갖춰라-

상대적으로 화려한 갑옷을 입은 이가 다급히 외친다. 모습을 눈에 담는다.


-모두 공격-

낯익은 목소리에 미소가 지어진다. 기대했던 대로 투아니가 공격을 독려하며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댄다. 시오네메 백작이 없는 곳에서 책임자인 듯한 남자와 투아니의 상반되는 명령에 플레이어들이 당황한 듯이 멈칫거리는 동안 실드를 뚫고 들어간 마법이 거점에서 화려한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궁수들의 화살이 거점을 향해 날카롭게 파고든다.


-모두 몸을 숨겨라-

-개새끼들아. 모두 나가서 다 죽여어어-

또 다시 엇갈린 명령과 함께 투아니가 뛰어나가자 잠시 후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뒤를 따르고 눈치 빠른 일부는 도망을 치기 시작한다. 악에 받친 책임자의 목소리는 곧 폭발음 속에 묻혀버렸다.


항상 타인의 위에서 군림하며 적어도 이곳에서는 절대자 행세를 했던 놈이 한 번의 패배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고? 천만에 예상대로의 결과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지 않은가.


-죽여버린다아아-

눈에 핏대를 세우고 선두에서 뛰어드는 투아니.


“[뇌전보]”

번개가 번쩍이며 신형이 사라지고 정제된 검붉은 검기에 휩싸인 무궁이 섬전처럼 휘둘러진다.


-콰아앙-

굉음과 함께 신음을 내뱉으며 주르륵 뒤로 밀려나 뒤따르던 인원들과 뒤엉킨다.


-뭐.. 뭐야? 왜 이렇게 강력..-

생각은 이어지지 않았다. 순식간에 머리 위로 떨어지는 대검을 막아선 팔이 떨린다.


-쾅 쾅 쾅 쾅-

빗발처럼 떨어지던 대검이 폭풍처럼 몰아치기 시작한다. 자신의 정체성인 쾌검을 사용할 틈이 없었다. 떨어지는 대검을 막을 때마다 손이 저리고 팔이 휘청인다.


-쾅-

떨어지는 검을 막아선 자신의 검이 힘없이 땅에 박히고 허무한 눈으로 바라본 투아니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약자에 대한 멸시도 피식자에 대한 포식자의 권위마저도.


-진짜 강하네-

세상이 뒤집히고 곧 구르기 시작했지만 더 이상 투아니의 눈에는 억울함도 분노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처음으로 상대를 인정한 순간이었다.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불과 몇 시간 전 당한 참패에 무기를 잃어버린 자들도 많았으며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된 시오네메 백작의 죽음과 혼란 속에서 이어진 적의 기습 그리고 상황을 수습하기에는 부족한 남겨진 귀족 그리고 악귀처럼 전장을 휩쓰는 하나의 뿔이 솟은 투구를 쓴 검은 갑옷의 사내.


-악마.. 악마다-

-사..살려줘. 악마에게 죽고 싶지 않아-

겁에 질린 병사 하나가 겁에 질려 머리를 감싸 쥐고 바닥에 주저앉아 외치는 절규가 병사들 속으로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공포의 정령이 즐거워합니다. 공포가 병사들 사이로 빠르게 번져나갑니다


그동안 억눌렸던 패배에 대한 감정을 한 번의 승리로는 만족 못 한다는 듯이 거칠게 배출하는 플레이어들의 학살이 끝났을 때 이미 병사들에게 검은 갑옷은 마왕으로 불리고 있었다.


-잠간..기다려라. 귀족인 나를 죽이면 불씨에 기름을 붙인 것이 될 것이다-

“괜찮아. 후안을 그렇게 만든 게 나고 시오네메를 죽인 것도 나야”

-귀..귀족의 권리로 포로로..-

공포에 질린 채 주춤 뒤로 물러나던 이름 모를 귀족의 머리가 바닥을 굴렀다.


-병사들은 어떻게 할까?-

십여 명의 기사들은 모두 죽고 이백 명이 넘던 병사 중 무기를 버리고 살아남은 열아홉 명의 공포에 떠는 병사들 앞에 섰다.


-천살기를 개방합니다

-공포의 정령이 플레이어의 뜻에 따라 기운을 개방합니다


더해지는 감당할 수 없는 공포와 천살기의 기운에 한 명 두 명 발작을 일으키고 입에 거품을 물기 시작한다.


“돌아가라. 가서 마왕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라”

붉은 피의 세상 속에서 시체의 산 위에 선 피의 날개를 단 검은 마왕이 죽음처럼 속삭이자 일부 병사들의 숨이 끊기고 움직임이 멈췄다. 살아서 말을 타고 돌아가는 병사들의 수는 넷뿐이었다. 그 중 한 명의 손에는 찢기고 피에 절은 드라칸의 국기가 들려 있었지만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불타는 거점을 뒤로 하고 누글레스 자작이 선도하는 플레이어들이 멀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아까 그 소리는 뭐냐? 마왕이라니.. 나 소름 돋아서 죽을 뻔했다. 쪽팔려서-

대답 없이 웃었다.


-너 혹시 직업이 마왕이냐? 에이 씨, 아무리 그래도 이건 말도 안 되지-

고개를 젓는 스미스를 바라보며 소리 내어 웃었다.


-다시 말해 보거라-

고급스런 책상에 앉아 서류를 넘기던 사내의 목소리에 보고를 올리던 기사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였다.


-후안 공자가.. 큰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으며 복귀 중입니다-

서류를 넘기던 손이 멈추고 고개를 들어 눈앞의 기사를 바라본다. 멋들어진 수염과 고집스러워 보이는 얼굴 그리고 더 할 수없이 차가운 눈빛.


-자세히-

시리도록 차가운 기운이 넓은 집무실에 퍼져나갔다.


-파..팔과 다리가..잘리고 한 쪽 눈이 파였다고 합니다.

-저세히-

시리도록 차가운 살의를 가진 뱀이 목을 감싸고 아가리를 벌리는 감각에 기사가 보고 받은 그대로를 눈을 감은 채 눈앞의 사내에게 말했다.


-왼팔과 오른다리가 잘리고 오른 눈이 파인 자리에 각각 불로 지져져 사제의 치료를 받으며 복귀하는 중입니다-

보고룰 듣는 사내의 눈이 차가워질수록 더욱 날카로워지는 살의에 자신의 입으로 결코 언급하고 싶지 않았던 부분을 뱉어내고야 말았다.


-그 충격으로 정신이 망가진 것으로 보입..커헉-

따스한 햇살을 받아들이던 커다란 창문이 깨지고 화려한 장식물들이 부서졌으며 보고를 올리던 기사가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시간이 멎은 듯 정적에 빠져들고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익숙한 일인 듯이 두 명의 기사가 쓰러진 동료를 데리고 나가고 한 명의 기사가 그의 앞에 섰다.


-주교를 보내라. 만약 거부한다면 다 죽여도 좋다. 그리고 왕궁으로 간다. 준비하도록-

명을 받은 기사가 고개를 깊이 숙이고 빠르게 문 밖으로 사라졌다.

철없는 막내아들의 불행에 질베르만 나이토스 후작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깊은 한숨과 함께 쓰러지듯이 커다란 의자에 몸을 누인 펜니아스 드라칸 국왕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러니까, 후안이..-

-그렇습니다. 폐하-


더욱 심해지는 두통에 말이 끊기자 드라칸 왕의 앞에 부복을 한 자가 조용히 당신이 들은 것이 맞다는 듯 말을 이었다. 부정하고 싶었던 사실을 재차 확인시키는 눈앞에 사내에 짜증이 일었지만 그의 역할은 정보를 모으고 자신에게 보고하는 곳의 수장이다. 그에게 화를 낼수는 없었다.


-지금쯤 후작에게도 사실이 전달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곧 왕비님께도 전달이 될 것입니다-

왕좌에 앉은 후 생겨난 편두통이 더욱 심해진다. 로엠과는 언제든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맞았다. 그 시기도 빠르면 빠를수록 쓸데없는 국력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몸을 사려야 할 때인 것도 맞았다. 지난 번 신탁이 내려온 후 성국의 중재 아래 이빨을 숨기던 제국과 왕국들이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승기를 잡았던 전쟁도 아쉽지만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후안..

(이 멍청한 자식)

모두가 최대한 몸을 사리는 이 시국에 천둥벌거숭이 놈이 폐인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왕국을 지탱하는 두 개의 후작가 중 검의 가문인 나이토스 후작가의 막내아들이자 자신에게 처남이 되는 천둥벌거숭이. 후작가와 왕가와도 관련이 된 일이니 침묵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


-차라리 죽어버릴 것이지-

깨질 것 같은 편두통에 속마음이 튀어나왔지만 속으로라도 이를 탓하는 이는 없었다.


-후안의 상태를 직접 보게 된다면 후작은 어떤 짓을 해서라도 전쟁에 참가하려 할 것입니다. 이는 기필코 막아야 할 것입니다-

후아니스 재상의 강경한 소리에 머리가 더욱 아파온다.


-근위대장 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저는 그저 폐하의 말씀에 따른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에 대해선 재상의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뜸을 들인 항상 자신의 곁을 지키는 근위대장의 말에 냉수를 벌컥벌컥 마시지만 답답한 속은 풀리지가 않는다.


-후작은 강합니다. 검으로는 왕국 내에서는 따를 자가 없을 정도로 강하지요. 하지만 수많은 병력들이 부딪치는 전쟁터에서는 아닙니다. 냉철하지 못하고 감정에 쉽게 흔들리는 후작이 사령관을 맡는다면 전투에서는 이기더라도 전쟁에서는 패하게 될 것입니다-

-허면 어찌하면 좋겠소-

-후발대를 맡기십시오. 그러면 그도 결국은 받아들일 수밖에 엇을 것입니다. 양쪽 모두가 이미 많은 힘을 쏟아 붇고 남은 여력이 많지 않습니다. 전쟁이 길어질다면 결국은 상처 입은 두 마리 맹수가 더 큰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뿐임을 잊지 마십시오-


후아니스 재상. 과거 로멩의 명문 가문이었으나 역모의 누명을 쓰고 가문의 모든 재산을 빼앗겼으며 모든 사람들이 처형당했지만 간신히 홀로 살아남아 누구보다 로엠에 대한 증오가 큰 그의 눈이 번들거렸다. 심해지던 두통이 조금은 가라앉는다.


-벌컥-

커다란 문이 열리며 아리따운 여인이 다급히 들어오는 모습에 드라칸의 얼굴이 다시 구겨졌다.


-폐하, 후안의 이야기를 들으셨습니까?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습니다-

왕비 이렐리아 나이토스의 울부짖음이 계속 될수록 더욱 머리가 지끈거린다.


(빌어먹을)

지끈거리는 두통 속에 억지 미소를 지으며 왕비를 바라보았다.


-주교를 후안에게 데려가라 이미 말을 해두었소. 만약 그래도 차도가 없다면 내 성녀라도 모셔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왕비의 표정이 조금은 밝아지는 모습에 조금은 두통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곧 다시 심한 두통이 밀려온다.


-폐하, 질베르만 나이토스 후작이 알현을 청하옵니다-


-저벅 저벅-

문이 열리고 후작이 다가온다. 재상과 근위대장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졌다. 왕에 대한 불경, 왕의 허락도 없었고 문도 열어주지 않았건만 후작은 거침없이 들어왔다.


-어서 오시오 후작-

드라칸 왕이 불필요한 언쟁을 피하기 위해 후작을 맞이했다.


-국왕폐하를 뵙습니다-

짧게 고개 숙여 인사한 후작의 눈에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시다면 이야기가 쉽겠군요. 제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아니 됩니다. 나이토스 후작이 선봉에 서는 것은 안 됩니다-

-아.니.된.다?-


말없이 재상을 바라보는 후작의 눈에 차가운 불길이 타올랐지만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


-후작께서 전쟁을 이끌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요-

-왕국에 나보다 강한 자가 있는가?-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패하거나 병력 손실이 클 경우 승냥이 떼에게 물어 뜯긴다는 걸 모르시오?-

-가문의 명예가 달린 일이다-

-나이토스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나 그 명예를 위해 왕국의 존폐를 걸어야 한단 말이오?-


불처럼 뜨거운 감성과 얼음처럼 차가운 이성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부딪침을 깬 것은 모든 것을 압도하는 위엄이었다.


-그만. 선봉은 오세발드 백작이 맡는다. 후작은 후발대를 맡아 합류한다-

드라칸 국왕의 명에 무언가를 말하려던 왕비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몸을 떨었다.


저 눈빛.

다섯 명의 형제 중 네 째로 태어나 모든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에 오를 때의 눈빛이었다. 거스르면 죽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운 왕비가 몸을 사린 그 위로 후작이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명을..받들겠습니다-

짧게 고개를 숙이고 물러나는 후작의 손이 분노에 떨리고 있었다.


-후작-

발걸음이 멈춰 섰다.


-아니. 장인. 후안의 일은 진심으로 안타깝게 됐습니다-

대답은 없었다. 문이 열리고 후작이 사라진 뒤로 왕비가 다급하게 따라 나섰다. 후작이 사라진 뒤로 기둥의 그림자에서 흑의의 사내가 다시 몸을 드러냈다.


-추가로 보고 드릴 것이 있습니다-

-듣기가 겁나는군. 말해보라-

-시오네메 백작이 죽었습니다. 척이라는 플레이어입니다-

머리가 쪼개질 것 같은 통증에 의자에 눕듯이 몸을 누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8 198 격돌 22.10.05 130 2 13쪽
197 197 대장전(大將戰) 22.10.04 126 2 16쪽
196 196 지원군 도착 22.10.03 129 3 13쪽
195 195 요하스 재탈환(2) 22.09.30 146 3 15쪽
194 194 요하스 재탈환 22.09.29 134 3 12쪽
193 193 요하스 성으로 22.09.28 151 3 14쪽
192 192 세상에사 가장 든든한 벽 22.09.27 145 3 12쪽
191 191 나의 마왕이시여 22.09.26 142 3 14쪽
190 190 나는 마왕 케인이다 22.09.23 143 3 12쪽
189 189 내가 미끼가 될게 22.09.22 139 2 12쪽
188 188 격돌 22.09.21 142 2 13쪽
187 187 미션 살아남기(2) 22.09.20 147 3 13쪽
186 186 미션 살아남기 22.09.19 151 3 12쪽
185 185 사령관 더글라스 백작 22.09.16 143 3 12쪽
184 184 국가 퀘스트 22.09.15 144 4 13쪽
» 183 급변하는 정세 22.09.14 158 4 16쪽
182 182 스킬 제한 해제 22.09.13 158 3 11쪽
181 181 히든 퀘스트(전쟁의 불씨) 22.09.12 148 3 12쪽
180 180 기마 기사들 22.09.09 156 3 14쪽
179 179 한 발 내딛다 22.09.08 155 3 12쪽
178 178 일인 전투 22.09.07 155 3 13쪽
177 177 무투가 얀 드로인 22.09.06 164 3 17쪽
176 176 존재의 부각 22.09.05 157 3 12쪽
175 175 병아리의 신고식 22.09.02 158 3 12쪽
174 174 결전의 성 요하스 22.09.01 156 3 13쪽
173 173 정보조직 하이드 22.08.31 156 3 11쪽
172 172 악마처럼 22.08.30 155 3 11쪽
171 171 집사장 대령했다. 이 XX 것들아 22.08.29 154 3 12쪽
170 170 홀로 떠나기 22.08.26 164 2 13쪽
169 169 별을 향하다 22.08.25 164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