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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비의 서재

당신을 위한 무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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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빛
작품등록일 :
2021.05.13 11:19
최근연재일 :
2021.07.17 13:00
연재수 :
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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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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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수 :
44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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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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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감자

DUMMY

"이것 좀 드세요!"


간신히 마노 백작과 합류한 마리와 길버트는 묘한 감정에 휩싸여 있었다.

자신들의 일행은 루루가를 포함해 모두가 쓰러져 있는 데다가 꽤나 껄끄러운 얼굴 하나가 태연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왜 올가가 이곳에 있는 것일까. 그리고 샤스포는 대체 어디로 사라졌기에 보이질 않는 것일까.

그리고 이 고블린 소년은 어디서 나타났으며, 왜 이리 명랑하게 웃으며 먹을 것을 건네주는 것일까.


의문은 많았지만 답해주는 이는 없었다.


"키륵. 라롱토. 손님에게 독을 주면 안 된다"

"쳇"


'아..독을 준거였어?'


길버트는 여러모로 마음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름 궁궐 내의 산전수전을 겪었다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그의 마음에는 동심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세상 밖의 일들은 책으로밖에 알지 못하는 사람 아니던가.


"..이건 뭐죠?"

"응?"


그 와중에 마리는 소년이 주고 간 감자가 신경 쓰이는듯한 모습이었다.


"그러게? 생긴 건 그냥 감자잖아? 멀리서 보면 독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는걸?"

"감자..라구요? 이렇게 큰데?"

"음? 크기는 보통인 거 같은데?


아무 생각 없이 대답하던 길버트는 마리의 귀신을 보는듯한 눈빛에 입을 다물어버렸다. 지금 내가 뭘 잘못했나? 별 말 안 한 거 같은데?


"감자는..그..크기가 자갈처럼 작은..밍숭맹숭한.."

"엥? 그거 감자 맞아?"

"하여간 요즘 아이들은 아는 게 없구나"


길버트의 반박에 혀를 차는 것은 다름 아닌 올가였다. 길버트는 어색함을 숨기지 못하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몸을 움츠렸다.

반면, 올가는 길버트를 보면서도 별 다른 증오감을 보이지 않았다. 분명, 그 혈통을 증오해마지 않을 그녀일 텐데도 말이다.


"감자는 원래 엄청나게 작단다. 저건 연금술로 개량한 것이겠지"

"연금술? 연금술로 그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건가요?"


마리는 어딘가 맥이 빠진 얼굴이었다. 이유를 모르는 두 사람은 조금 당황한 듯 했다. 허나 마리에게는 중요한 이유였다.

왜 자신은 그런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는 뼈저리게 알고 있었는데, 왜 그 해답이 제 손에 쥐어져 있음은 알지 못했던 것일까.

아마 그것이야말로 스스로의 한계이겠지.

스스로 쌓아올린 것이 아니라, 그저 타고난 것에 불과한 자의 한계.


"..네가 신경 쓸 이야기는 아니야 마리"

"백작님?"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마노에게 향했다. 정신을 잃고 있던 그가 드디어 눈을 뜬 것이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가 없군. 여기는 어디고 왜 올가가 이곳에 있고 유라는..흠..뭐 됐지. 그리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크륵..그럼 뭐가 중요하다는 거지?"


눈을 뜬 것은 마노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루루가는 여전히 벽에 등을 기댄 채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약이 잘 듣지 않는 모양이다.

오크 전용의 포션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까닭이다. 복부의 정중앙에 깊게 새겨졌던 상처는 여전히 뻐끔거리며 피를 울컥이고 있다. 상처 위로 덮힌 붕대가 젖어든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는지 엉망진창으로 찢겨졌던 살갗이 거의 아물어 있었다.

실로 괴물같은 회복 속도였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라네"


마노의 시선이 올가에게 향한다. 올가는 그 시선을 덤덤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른 모습들이다.

마노가 그녀에게 기시감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게, 그녀는 마노에게 어딘가 낯선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반가운 기분이 드는 한편, 기가 차기도 했다.


영원히 타오를 줄만 알았던 자신의 분노는, 고작 수백 년이라는 시간 만에 저리도 흐려졌단 말인가?

버나르의 아이들은 저리도 맹렬히 발전하고 있는데, 왜 자신의 후손은 저리도 무뎌지고 만 것이지?

그들에게 심어두었던 복수심은 어디로 가버린 거지?


"..일어나지 그러나?"


허나 마노는 그런 올가의 감정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눈치였다. 애초에 마노라는 사람은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 사람도 아니었고, 그런 것을 신경 쓰며 살아가는 인종도 아니었다.


"유라?"


그렇기에 마노의 말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를 눈치 챈 것 또한 마리밖에 없었다. 오직 그녀만이 마노라는 사람에 대한 유일한 이해자였기 때문이다.

비록 그들 스스로도 알 지 못할 관계였지만.


"..미안"

"뭐,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일세"


그 실수 탓에 죽을 뻔했다는 것은 이미 마노의 안중에는 없는 듯했다. 루루가 역시 딱히 신경쓰는 기색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는 붙잡힌 순간부터 목숨을 저당잡힌 셈으로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만히 일어나 의자에 걸터앉은 유라는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다 한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이용당할 셈은 없었어"

"그럴 셈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있나?"


마노가 농담하듯 되받아쳤지만 유라는 웃지 않았다. 그 누구도 웃지 못할 농담이었다. 그 스스로는 가볍게 말했다지만, 말 자체에 담긴 뼈가 두텁게 만져지는 까닭이다.


"맞는 말이네. 결국은 이용당해버렸으니까"


스스로의 마음을, 그 고블린이..라달다가 과연 알고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보여준 환각은 스스로의 가장 아픈 역린을 찌르는 것이었다.

론디아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결국에는 떨쳐내지 못했으니까.


"아무래도 나는 스스로 생각했던 것 보다 위선적이었던 모양이야"


진실을 알 때까지는, 묻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탄캄에게서 론디아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선조를 배신한 이름을 들었을 때.

유라의 마음을 채운 것은 분명 부정적인 마음이었다. 이미 사 백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선조의 얼굴 한 번 본 적 없다지만 그럼에도 참을 수가 없었다.


알고 있으니까. 기억하고 있으니까.


허나 그와 동시에 유라의 마음 한켠에는 그것이 부당하다 여기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었다.

그들의 죄는 분명 실재했지만, 시효가 지나버렸으니까.

죄를 묻기에는 너무도 뒤늦은 시간이라 여겼으니까.


당연한 일이 아니던가. 무려 사백 년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피가 묽어지다 못해 이제는 흔적도 남아 있지 않을 터다.

친척만 해도 8촌이 넘어가면 얼굴조차 모르는 판국인데 대체 몇 세기가 흘렀단 말인가.


스스로가 얼굴조차 모르는 시조를 동정하지 못하는 판국에 그들에게 죄를 묻는 것은 대체 어떤 경우지?


다만, 그럼에도 일말의 껄끄러움을 지워내지 못한 것은 그들의 이름이 원인이었다.


론디아르라는 단 하나의 단어.

온갖 멸시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이어나간 그 이름만이 그녀의 낙인이었다.


그래도 무작정 적대하려는 마음은 없었다.

탄캄과 약속한 것부터가 그래서이지 않던가.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겪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허나, 뒤이어서.


그녀의 앞에 등장한 것은 수 백 년의 시간을 넘어 찾아온 가해자였다. 올가 론디아르. 본래라면 얼굴은커녕 흔적조차 볼 수 없었을 그녀.


그 얼굴은 마주한 순간, 수 백 년 전 조상의 일로만 치부했던 일들은 그녀의 일이 되었고, 그 모든 원한은 계승되고 말았다. 그 순간부터 마음속에 차오른 것은 두터운 의심이었다.

마노의 말, 행동은 하나같이 미덥지 못한 것이 되었으며, 은인인 탄캄의 말조차 더는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어젯밤의 환각은 그저 불씨에 불과했을 뿐이다.


"완성되었군요 키륵..이것을 받으시죠"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는 와중, 라탕카의 조용한 목소리가 그들을 일깨웠다.

마노와 루루가는 곧바로 일어섰고, 마리는 잠시 그녀를 지켜보다 떠나갔다. 길버트는 생각이 복잡한 듯 머리를 긁적이다 가버리고, 그녀와 올가만이 자리에 남았다.





*





개를 닮은 괴물, 놀의 무리들이 산 위를 달리고 있었다. 지면을 할퀴기라도 할듯한 낮은 자세다. 팔 다리를 모두 쓰며 달리고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등 뒤로 흙먼지가 일고 있었다. 허나 평소와는 다르게 그 양이 심상치가 않았다.

그들을 쫒아가는 이들이 있는 까닭이다.

내달리는 그것들은 하나같이 육중한 무게를 뽐내고 있었다.


돌진과 동시에 나무 따위의 것들을 짓뭉개는 골렘들은 강철로 된 몸을 지니고 있었다.

쿵쿵대는 발걸음과 함께 지면이 내려앉고, 지축이 뒤틀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지표가 흔들린다.

그렇기에 놀들의 앞을 막아서는 것이 적들이 아니라 쓸려 내려온 토사들이라 하여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르게, 이번만큼은 인간이 자연의 재해였다.


졸지에 퇴로를 잃어버린 놀들은, 라달다라는 지휘관을 잃은 괴물들은 그저 공포에 휩싸인 채 토사들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선택했다.

무의미한 일이었다.

쓸려내려오는 잔해에 휩쓸린 놀들은 단지 그 일부가 될 뿐이었으니까.


"키륵!"


어디선가 고블린의 것을 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절망하던 놀들이 반색하며 그들의 명령을 기다렸으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고블린이 아닌 코볼트들이었다.

산사태 위를 타고 달리는 괴물들의 모습이 보인다.


육체적으로 연약해 육탄전에는 걸맞지 않는 고블린들과는 다르게, 코볼트들은 그런 고블린들을 지키는 친위대들이었다.

바위를 깎고, 쇠를 갉아 동굴과 집을 만드는 코볼트들의 손에는 뼈로 된 무기들이 들려있었다.


둔기, 혹은 창 따위의 형태로 빚어진 뼈들은 고블린들의 연금술로 인해 담금질 된 것들이었다.

강철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고 억센 무기들이다.

지령, 땅의 정령이라 불리는 고블린들의 혼이 담긴 까닭이다.


"키륵! 공격!"


선두에 선 코볼트의 명령과 함께, 수백에 이르는 코볼트들이 쏟아져 내렸다. 그 사이에는 얼떨결에 휘말려버린 놀들 역시 함께 섞여 있었다.

하나의 골렘에 벌떼처럼 달라붙은 코볼트들의 무기에, 안에 있던 병사가 비명을 질렀다. 그들의 무기가 그에게 닿은 까닭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신뢰하는 병기인 골렘의 외피가, 고작 둔기 따위에 쪼개져 떨어져나가는 모습은 기괴하다 못해 공포스러웠다.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하지?


병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 질렀으나 그 이유를 알 도리는 없었다.

하기야 그들이 어찌 알겠는가. 고블린들의 무기는 산과 평야, 숲 따위의 장소에서 강력한 가호를 받는다는 사실을.


"캬악!"


그 광경을 지켜보던 레드 에이프들마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숨어서 도망칠 기회를 보고만 있던 그들이었지만 승산이 보이기 시작하자 곧장 태세를 바꾼 것이다.


"오러 나이트! 전진!"


그러나 호기롭게 나선 레드 에이프들의 야망은 순식간에 꺾여버렸다. 룽겔의 명령과 함께 앞으로 나선 오러 나이트들이 그들을 제지한 까닭이다.


"키엑!"


사실, 제지라는 말은 옳지 않았다. 오러나이트들이 막아섬과 동시에, 레드 에이프들은 나오기 족족 무섭게 목숨을 잃고 있었으니까.


피가 솟구친다. 지독한 냄새다. 괴물들의 털 사이로 엉겨 붙은 피가 얼마 지나지 않아 굳기 시작했다.


벌어진 혈관 사이에서 훅 하고 퍼져나간 열기가 늦가을을 몰아낸다. 낙엽은 더 이상 붉지 않았다.


괴물들의 피는 푸르렀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동정하지 않았다.


"후.."


오러 나이트들이 숨을 고르기 시작했을 때, 레드 에이프나 놀 중에서 서 있는 이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직 코볼트들만이 남아 있었다. 심지어는 그들 중에서도 절반 정도만이 살아남았을 뿐이었다.

그들에게 고블린의 무기가 없었다면 그마저도 불가능했을 테지.


바꿔 말하자면, 고블린의 무기와 괴물들의 지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만.


"키, 키륵.."


서걱.


섬뜩한 소리가 들려온다. 칼날이 뼈 사이를 발라내는 소리다.

동시에 솟구친 머리가 지면을 구른다. 피곤과 절망에 찌든 코볼트의 머리다. 미관상 썩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머리를 베어낸 기사가 짜증스레 그것을 발로 차버린다. 옷에 피가 튀어버린 까닭이다.


"끝이 없군"


한 병사가 투덜대듯 내뱉었다. 전투 중에 할 말은 아니었으나 그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다.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는 까닭이다.

아직도 목적지는 멀기만 한데 괴물들의 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해가 지기 전에 복귀해야 하는데.."


반 수사관이 걱정스럽게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상황은 그들에게 유리했다.

마경이라 불릴 정도로 괴물들이 많은 이 거대한 산맥에 있어 에이프나 놀 따위의 괴물들은 무척이나 약한 편에 속했고, 그들을 지배하는 고블린의 영역 역시 산맥의 하부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달다가 그리 목숨을 걸고 덤벼든 것이 아니던가.

애초에 마노를 비롯한 일행들 역시 라탕카를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들의 위치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은 명확했다.


"메이지. 저것도 자네가 사역하는 새인가?"

"음? 아뇨, 저건 그냥 새 같군요. 왜 그러시죠?"

"..아니, 아무것도 아닐세"


반 수사관은 어딘가 찜찜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의 시선 끝에는 새하얀 올빼미가 있었다.

이내 시선을 느낀 듯,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른다.


노란 눈이 향하는 곳에는 다름 아닌 라탕카가 있었다.


쿵.


골렘들이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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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계약 갱신 21.06.17 16 0 14쪽
45 루루가의 약속 21.06.16 17 0 13쪽
44 진실의 편린 21.06.15 15 1 14쪽
43 파라크 21.06.14 18 0 17쪽
42 아크롭스 21.06.13 18 0 11쪽
41 고골 21.06.12 18 0 12쪽
40 칠채색의 골렘 21.06.11 20 0 14쪽
39 성좌 21.06.10 19 0 13쪽
38 각성 21.06.09 19 0 13쪽
37 올가 21.06.08 19 0 13쪽
36 뼈창 21.06.07 19 0 16쪽
» 감자 21.06.07 19 0 14쪽
34 진격 21.06.06 17 0 14쪽
33 골렘 병단 21.06.05 18 0 13쪽
32 재회 21.06.04 15 0 14쪽
31 추격 개시 21.06.03 15 0 16쪽
30 유라 란가타 21.06.02 17 0 14쪽
29 유라 란가타 21.06.01 20 0 18쪽
28 연금술사 21.05.31 20 0 15쪽
27 연금술사 21.05.31 21 0 7쪽
26 고블린 21.05.30 20 1 7쪽
25 고블린 21.05.30 23 1 7쪽
24 마경 21.05.29 22 1 13쪽
23 유령 21.05.28 21 1 14쪽
22 오크 족장 루루가 21.05.27 21 0 14쪽
21 기억 속의 늑대 21.05.26 20 0 14쪽
20 유령과 반요정 21.05.25 23 0 13쪽
19 샤스포 미트라예즈 21.05.25 33 0 16쪽
18 수도 탈출 21.05.24 24 1 13쪽
17 수도 탈출 21.05.23 26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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