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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비의 서재

당신을 위한 무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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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빛
작품등록일 :
2021.05.13 11:19
최근연재일 :
2021.07.17 13:00
연재수 :
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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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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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수 :
441,567

작성
21.05.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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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유령

DUMMY

흔히들 산과 숲에는 유령이 있다 말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허황된 민간신앙에 불과하며, 죽은 사람은 그대로 신에 손에 맡겨질 뿐이다. 이 점은 신에 대해 광적으로 신봉하는 성국의 사람들조차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숲에 들어가기를 꺼려한다. 단순한 거짓으로 치부하기에는 꺼림칙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숲에서 길을 잃은 채로 밤을 맞아 목숨을 잃는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오직 인간만을 잡아먹는, 마치 인간들의 영역을 제한하려는듯한 이형의 존재들. 몇몇 어리석은 사람들의 불신과는 다르게, 그들은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을지나, 분명 실존하고 있었다.


다만, 그것은 유령이 아닌, 괴물로서의 이야기이지만..


"..길을 잃었군"


숲에 들어온 자는 길을 잃는다.

길잡이 없이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만약, 벗어났다면 밤이 찾아오기 전에 돌아와야만 한다.


"단순히 어린아이들을 겁주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단순한 철칙이지만, 그것을 맹신하기에 반 수사관은 나이가 많았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제국의 수도와 가문의 영지가 겪어온 땅의 전부였던 그였기에 저지른 실수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무작정 숲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소문을 믿지는 않더라도, 초행길에는 길잡이가 있는 편이 좋다는 것 정도는 그 역시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니까.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 어떤 숙련된 길잡이라도 해질녘에 도착한 그들을 밤이 되기 전에 데려가 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엠버..분명 그 사기꾼의 얼굴은 기억하고 있겠지?"

"..물론이죠"


난색을 표하는 길잡이들 사이에서 자신감 있게 나서는 모습이 수상하기는 했지만 별 다른 선택지가 없어 고른 일이 이렇게 꼬일 줄이야..

반 수사관은 숲 깊은 곳에 도착해 물을 구해오겠다며 사라져버린 그를 떠올리며 헛웃음을 흘렸다.


"우습군. 설마 수사관에게 사기를 치려 하다니..너무 말도 안되는 일이라 속아버렸어"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제대로 속으신 것 같은데요?"

"..자네는 눈치가 없군"


반 수사관은 뾰족한 목소리로 답하며 눈앞의 풀숲을 헤쳤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길 위를 걷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낭떠러지가 눈앞에 있었다.

엠버가 그의 몸을 황급히 당긴 터라 굴러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갔다면 다치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았을 것 같았다.


"..인정할 수밖에 없군. 낮과 밤의 숲은 전혀 달라"

"이제야 인정하시는군요. 좀 많이 늦은 것 같습니다만"

"..다음부터 내가 이런 일을 벌인다면 때려서라도 멈춰주게"

"반드시 때리도록 하죠"

"..자네"


반 수사관은 어이가 없어 엠버를 돌아보려 했지만 볼낯이 없어 그만두었다.


그녀가 범인 추적에 정신이 팔렸던 자신과는 다르게, 밤의 숲의 위험성을 경고하던 사실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전에 숲에 와본적이 있나? 나 역시 유령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도플갱어'같은 전설인 줄로만 알았는데.."

"한 때는 숲 근처의 마을에 살았죠. 그리고 도플갱어도 전설은 아니에요"

"..그게 실존한다고? 그럼 왜 난 못 본거지?"

"수사관님은 수도 밖에서는 한없이 무능하시군요..당연히 수도에는 결계가 있으니까 그런 거죠"


결계, 결계라..


반 수사관은 너무 당연해서 공기처럼 느껴졌던 그것이 실로 엄청난 기능을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말은 남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는데..


"..수치스럽군"


결국, 명수사관이라는 이름은 수도 안에서나 통용되는 것에 불과했던 것일까?


반 수사관은 어딘가 입맛이 썼다.


"..무능까지는 아니지만요"


엠버는 그런 그의 안색을 살피며 뒷말을 덧붙였다. 반 수사관은 헛웃음을 흘리며 그것을 넘겨버렸다. 그것이 단순한 아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국의 수도에서부터 시작해 이 숲에 이르기까지의 먼 길을 단순히 흔적으로만 추적해낸 그는 분명 무능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다만 실제로 본 적 없는 것을 믿지 않는 성격이 일을 그르쳤을 뿐이지..


"숲의 유령이라. 감각을 속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가? 확실히 방향감각이 이상한 기분이군..범인들의 흔적이 명확하니 길을 잃진 않았지만 괜히 그들에게 빌붙는 느낌이라 기분이 나빠"

"그런 기분까지 살필 수 있다니 여유로우시네요"

"고작 그것뿐이라면 걱정할 필요는 없으니까"


반 수사관은 그렇게 말하며 몸을 숙였다.

발자국을 지운 흔적이 남아있었다. 제법 훌륭한 솜씨인지라 어디로 갔는지 알아보기 힘들었으나, 흔적을 지웠을 지언정 꺾인 풀을 고치거나 지나치게 평평한 땅을 숨기지는 못했다.


"샤스포의 솜씨인가? 아니 좀 다른데.."


반 수사관은 그 행동 방식으로부터 묘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고지식한 샤스포의 방식과 어딘가 대충 하는듯 하면서도 노련한 솜씨와 어설픈 생각..마치 흔적 하나 지우겠다고 여러 사람이 달려든 것만 같은 감각이었다.


'비효율적인데?'


샤스포 수사관이 다중인격자였던가?


반 수사관은 어째선지 지금 느낀 생각을 잘 기억해두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해하기 힘든 사건은 자주 보았지만 이해는 했지만 비논리적인 광경은 처음이었다.


그는 땅에 손을 짚었다. 조금 훑어보니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 종류의 작은 돌맹이가 보였다.

본 적 있는 종류의 것이었다. 이곳에 오기 전, 계곡에 있었던 매끈한 돌이다.

누군가의 신발에 붙었던 것이겠지.


"샤스포가 이런 걸 놓쳤을까?"


스스로에게 되물어본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이해는 가지만 논리가 파탄나 있던 까닭이다.


"..샤스포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다면 놓쳤겠지"


샤스포의 인상을 주는 흔적이었지만 사고방식이 다르다.

생각의 구조가 다르다. 솜씨는 여러 잡다한 방식의 것을 얼기설기 얹어놓은 것만 같다.

반 수사관은 홀린 듯 앞으로 나아갔다. 지면을 더듬고, 놓친 것이 없는 가를 생각한다.


그렇게 한참을 나아갔을까.


"..아까 전의 사기꾼이군"


그는 비로소 위화감을 깨닫고 멈춰섰다.

그 정도의 실력자가 주위 상황을 잊고 몰두하다니..숲이 위험하다고 여긴 지 얼마나 되었다고!


"..자살..이군"


동시에, 반 수사관은 위기감을 느꼈다. 사방팔방으로 흩어져있는 발자국이 그의 예리한 감각을 건드린다.

분명 이 남자는 같은 곳을 최소 수십 번 맴돌았다.

심지어 같은 곳을 도는데도 저마다의 보폭이 달랐다. 어느 구간에서는 머뭇거리듯 좁고 어느 구간에서는 다급한듯 넓었으며, 어느 한 곳에서는 애써 빙글 한바퀴를 돌고 나서는 같은 방향으로 뛰었다.


반 수사관은 방향감각에 대한 것을 떠올렸다.

자신이 이곳에 왔을 때부터 느껴지던 혼란. 그것이 남자가 이런 행동을 하게 만든 원인인 것일까?

그러나 이 남자의 것은 혼란이라기보다는 착란에 가깝다.


"엠버 자네는..!"


반 수사관은 자신의 유능한 보좌관의 의견을 물으려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그녀가 어느새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고 만 까닭이다.

아니, 지금의 경우, 사라진 것은 오히려 반 수사관이겠지. 종종 몰입하면 그녀를 두고 사라지곤 했으니까.

그러나 하필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이런 불행이..!


"아니, 불행이 아닌가? 오히려.."


마치 숲 자체가 어떠한 의지를 갖고 그들을 떨어트려놓은 것만 같다.


반 수사관은 알 수 없는 한기를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사기꾼의 품에는 자신에게서 뜯어간 제법 많은 돈이 들어 있을 테지만 지금 그걸 뒤질 용기는 없었다.


"..아침이 되길 기다려야 하나?"


서른 살의 그에게 숲의 괴담이란 믿기 힘든 종류의 것이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단순한 소문으로 치부하기도 힘들었다.

사실 이쯤되면 차라리 소문이 진실이길 바라는 편이 나았다. 소문대로라면 이 현상은 밤에만 국한되는 것일 테니까.


추리에 집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걸어온 반 수사관에게 있어 아침은 그리 멀지 않은 것이었다.

구름 속에 숨어있다 간신히 모습을 드러낸 달은 이미 거의 기울어 있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될 테지"


반 수사관은 낙천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시체 옆이라는 점이 꺼림칙하기는 했지만 반대로 생각하자면, 이곳에는 갑작스레 자살해버린 사람의 수수께끼가 있는 셈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반 수사관은 이곳에 남아 숲의 유령이라는 것의 실체를 밝히는 것에 대한 단서를 찾기로 결정했다.


마찬가지로 혼자 있을 엠버 수사관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사실 그녀의 사격 실력이 그보다 뛰어난 데다가 정체모를 예리한 직감까지 갖고 있었으니 그가 걱정할 입장은 아니었다.

누가봐도 지금 상황에 더 위험한 것은 반 수사관일을 테니까.


"서로가 서로를 찾는다면 오히려 찾기 힘들지만, 한쪽이 가만히 있는다면 이야기는 다르지. 뭐, 둘 다 가만히 있는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그녀의 감각을 믿어보자고"


반 수사관은 그렇게 말하며 어쩐지 미아가 된 듯한 기분을 최대한 잊으려 했다.

그는 시신을 향해 다가갔다. 수많은 사건 현장을 보았지만 이런 섬짓한 상황에서 보는 것은 그 역시도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딘가 마음이 거북했다. 피해자를 보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은 늘 있었던 일이었지만 오늘따라 어쩐지..


똑.


어디선가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반 수사관은 고개를 돌렸다.

최근 비가 온 적은 없었고, 이슬이 맺히기엔 이른 시각이었다. 누군가 있는 것일까? 그러나 돌아본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조금 전까지 눈앞에 있었던 시체가 사라져버린 까닭이다.


똑.


반 수사관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무언가가 자신을 보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똑..똑.


물 소리가 들린다.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인가?

어째선지 그런 기분이 든다. 저것이 마치 물 소리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속삭임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웃기는 소리"


문득,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기분에 세차게 고개를 휘저었다.

그러나 소리는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더욱 잦아지고, 더욱 선명해지고 있었다.


비가 오는 것인가?


손을 들어보면, 건조한 바람이 손끝을 스친다. 섬뜩할 정도로 예리한 바람이다.


"아니야"


바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지? 조금 전의 사기꾼인가?


아니야. 그는 죽었어. 그런데 왜 죽었지?


멍청한 녀석..그걸 살피고 있었잖아.


그런데 사라져버렸지. 사라져버렸으니까 이유를 알 수 없어. 그는 왜 죽은 거지?


아니, 정말로 죽긴 한건가?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진 않았는데..


"나와!"


그는 어딘가를 향해 소리쳤다. 그는 그곳에 누군가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을 지켜보고, 관찰하고, 숨죽여 웃는 누군가가 그곳에 있었다.


혼란에 빠진 자신에게 겁을 주고, 혼란케 하여 착란하게 만드려는 누군가가..


그런데 왜?


"사기꾼 녀석..!"


남을 속이는 게 사기꾼의 일이니 당연한 일이 아닌가.

물론, 죽음을 위장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밤이고, 반이라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몰려 있다.

이런 끔찍한 숲에 들어온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될 테지.


"아니, 아니야"


반 수사관은 스스로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은 바로 섰는데 생각을 주체하기 힘들다. 끝없는 내리막길로 질주하는 마차처럼, 이성은 추락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상한 것은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깨달았다 한들,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었다.


"그럼 그를 죽인 건 나인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시계추를 막아선들, 그 추는 반대편의 끝을 향해 내달릴 뿐이니까.


"아 그래..샤스포..그 이중인격적인 흔적들.."


그가 본래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숲에 들어와 그렇게 변해버린 거라면?

그렇다면 모든 것이 설명된다. 자신이 샤스포 수사관의 배신을 예상치 못했던 것도, 갑자기 죽어버린 사기꾼과 사라져버린 시체도..어쩌면 어느새 보이지 않는 엠버까지도..


모두 자신의 다른 인격이 저지른 거라면?


"막아야 해!"


그는 허리춤의 권총을 빼들어 자신의 머리에 겨누었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더 큰 피해가..!


카륵!


탕!


그 다음 순간, 반 수사관은 은빛의 무언가를 보았다. 탄환을 쏘기 직전 자신의 몸을 짓눌러 그것을 피하게 만든 무언가를..


"늑대?"


반 수사관은, 어느새 아침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온몸이 만신창이였다. 어디서 묻었는 지 모를 흙과 낙엽이 전신에 가득 달라붙어 있었다.


"반 수사관님!"


저 멀리에서 엠버 수사관이 그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모든 것이 환상이었나?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환상이지?


"..숲을 나가면 좀 쉬어야겠군"


반 수사관은 맥없이 일어나 휘적휘적 걸음을 옮겼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나가고 싶었다. 이곳에는 안좋은 기억 뿐이다.


"유령의 정체는 바로 나였군.."


정확히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그 정체였다. 불꽃 위로 무수한 낙엽을 더하는 것처럼, 끝없이 치솟는 의심이 환각과 착란을 일으키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환각이었지? 시신은? 그의 자살은? 혹은 범인들에 대한 단서는?


그리고 그 은빛의 커다란 늑대는?


"..."


그는 말없이 걷는다. 아무래도 좋으니, 지금은 그저 쉬고 싶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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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계약 갱신 21.06.17 16 0 14쪽
45 루루가의 약속 21.06.16 17 0 13쪽
44 진실의 편린 21.06.15 15 1 14쪽
43 파라크 21.06.14 18 0 17쪽
42 아크롭스 21.06.13 18 0 11쪽
41 고골 21.06.12 18 0 12쪽
40 칠채색의 골렘 21.06.11 20 0 14쪽
39 성좌 21.06.10 19 0 13쪽
38 각성 21.06.09 19 0 13쪽
37 올가 21.06.08 19 0 13쪽
36 뼈창 21.06.07 19 0 16쪽
35 감자 21.06.07 19 0 14쪽
34 진격 21.06.06 17 0 14쪽
33 골렘 병단 21.06.05 18 0 13쪽
32 재회 21.06.04 15 0 14쪽
31 추격 개시 21.06.03 15 0 16쪽
30 유라 란가타 21.06.02 17 0 14쪽
29 유라 란가타 21.06.01 20 0 18쪽
28 연금술사 21.05.31 20 0 15쪽
27 연금술사 21.05.31 21 0 7쪽
26 고블린 21.05.30 20 1 7쪽
25 고블린 21.05.30 23 1 7쪽
24 마경 21.05.29 22 1 13쪽
» 유령 21.05.28 22 1 14쪽
22 오크 족장 루루가 21.05.27 21 0 14쪽
21 기억 속의 늑대 21.05.26 20 0 14쪽
20 유령과 반요정 21.05.25 23 0 13쪽
19 샤스포 미트라예즈 21.05.25 33 0 16쪽
18 수도 탈출 21.05.24 24 1 13쪽
17 수도 탈출 21.05.23 26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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