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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 님의 서재입니다.

고종시대, 회귀한 특전사가 정치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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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
작품등록일 :
2024.03.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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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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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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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역모를 막아라.

DUMMY

-좋습니다. 한석 값을 드리겠습니다.

-역시 전정령께서 식견을 가진 분이라 시원시원하군요. 잘 선택하신 겁니다.

-단 한석에 총 10자루를 주십시오.

-뭐라고요? 쌀 한석에 10자루요?

-네. 정확합니다. 우리 조선은 그 가격이 아니면 안 삽니다.

-전정령. 지금 세상물정을 너무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스나이더 엔필드는 쌀 한석 가격 이상 나가는 총입니다. 우리 일본이 정말 싸게 드리는 겁니다.


이번에도 하나부사의 순도 높은 구라가 이어졌다. 지금 일본에는 이 스나이더 엔필드가 어림잡아 15만자루 정도가 있었다.


5만 여명의 일본 정규군 숫자를 3배 이상 웃도는 양이다.


이 총이 넘쳐나는 이유는 바로 지난 10여 년 동안 벌어진 두 번의 내전 때문이었다.


일본의 신세력인 지금의 메이지 정부와 구세력인 막부정권 사이에서 벌어진 보신전쟁과 세이난전쟁.


이 전쟁에서 승리하게 위해 메이지정부는 영국에서 대량의 스나이더 엔필드를 구입했다.


세이난 전쟁때는 막부세력까지 이 총을 들여와 전쟁을 치뤘다. 이 두 번의 전쟁이 모두 끝난 지금... 이때 들여온 총들이 남아돌고 있었다.


게다가 일본은 지금 무라타13이란 볼트액션 소총을 자체개발해 스나이더 엔필드를 대체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스나이더 엔필드의 가격은 그야말로 똥값이 되고 만다. 쌀 두말이 아니라 쌀 한 되값으로도 살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무라타13으로의 대체가 늦어지는 바람에 똥값까진 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지금 스나이더 엔필드 가격은 쌀 두말이면 충분했다.


-됐습니다. 정히 쌀 두말 값에 못 파신다면 우리 조선은 미국에서 스프링필드 총을 구입할 겁니다.


일명 스프링필드 M1873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만든 소총이었다. 스나이더 엔필드와 같은 힌지블록 방식의 소총으로 미군들이 인디언과의 전쟁 때 주력으로 사용한 소총이었다.


인디언 전쟁이 끝나가고 있는 지금 이 총도 미국에 많이 남아돌고 있었다. 여기다 미정부가 서서히 군대의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이러다 보니 이 총의 가격이 얼추 스나이더 엔필드와 비슷했다.


하나부사 정도라면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을 터... 미국에서 구입하는게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까...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조선의 제안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그의 고민에 확실하게 방점 하나를 찍어 줄 필요가 있었다.


-미국과 통상조약을 맺을 때 슈펠트 제독과 이 얘길 이미 끝냈습니다. 그런데 이웃 나라인 일본을 배려해 스나이더 엔필드를 구입하려 했는데 공사께서 이렇게 비싸게 가격을 부르시니 저희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건 봉준의 구라였다. 슈펠트와 이 얘긴 꺼내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확인을 하겠는가... 전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대충 정황만 맞으면 사실이 되는 시대였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오.


하나부사가 드디어 포커페이스를 잃고 함께 온 호리모토를 따로 불러 방으로 들어갔다.


**********


-저자가 어찌 스나이더 엔필드의 가격을 소상히 알고 있는 건가? 혹시 자네가 말해 주었나?

-저는 총 가격 같은 건 모릅니다. 정말 전정령 말대로 쌀 두 말이면 살 수 있는 겁니까?

-됐네. 자네는 모른 척 하게.


하나부사는 작전을 바꿔야 겠다고 생각했다. 일본 총기시장의 시세는 물론 미국 사정까지도 훤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 앞에서 더 이상의 흥정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계속 흥정을 했다간 말릴지도 몰랐다. 사실 쌀 두 말이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이즈음에서 협상을 마무리 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하나부사의 생각이었다. 봉준은 여기에 에누리 하나를 더 붙일 생각이었다.


-공사님. 구매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총알 이십만 발을 덤으로 주십시오. 총을 1000자루나 사는데 그 정도 융통은 있어야지 않겠습니까...?


지금 일본에는 스나이더 엔필드 14.7mm 탄약이 남아돌고 있었다. 동네 애들이 장난감으로 쓸 정도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총 값을 제대로 쳐 줬으면 이 정도 서비스는 받아야만 했다.


-와... 전정령은 정말 대단합니다. 어떻게 총알까지 공짜로 달라고 합니까...

-싫으면 이 거래는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총알까지 드리겠습니다. 대신 앞으로 무기를 살 때 우리 일본과 제일 먼저 거래해 주십시오.

-물론입니다. 메이드 인 재팬 좋잖아요~


이것 역시 구라... 지금이야 사정이 급해 어쩔 수 없었지만 일본에서 무기를 사는 건 이번 거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아 근데요. 공사님. 총은 세이난 전쟁때 들어온 걸로 보내 주십시오. 일련번호 보면 다 아니까 장난칠 생각은 마시구요.


보신전쟁이 1868년, 세이난전쟁이 1877년에 일어났다. 그러니까 세이난 전쟁때 들어온 총이 훨씬 신상이었다. 뭐 그래봐야 다 구제지만...


-허허허... 전정령은 참 별걸 다 알고 있군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봉준은 이렇게 신식소총을 조선군에 들여왔다. 그것도 바가지 안 쓰고 제 가격에 서비스까지 확실하게 추가해서...


**********


총은 100정씩 순차적으로 들어왔다. 거래대금은 총을 모두 받고 난 뒤 불량품 검사를 끝내고 한번에 지불하기로 하였다.


이미 봉준의 실력을 안 하나부사는 이 조건에 토를 달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였다.


총이 들어오자마자 봉준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한성 제일의 대장장이를 불러 모으는 거였다.


교련병대 병사들이 수소문한 끝에 솜씨 좋은 대장장이 5명을 골라왔다. 모두 화승총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장인들이었다. 봉준은 이들에게 스나이더 엔필드 소총을 하나씩 건네 주었다.


“마음대로 분리해도 좋다. 망가뜨려도 좋다. 대신 거기 붙은 쇠붙이들과 비슷하게라도 만들어 봐라.”


스나이더 엔필드는 단발식 총이라 구조가 단순했다. 해서 화승총을 만들어 본 대장장이라면 어느 정도 비슷하게 따라 만들 수 있을 거 같았다.


“대장님. 왜 대장장이들한테 귀한 신식총을 주신 겁니까?”


우범선은 지금 봉준의 행동을 의아해 하고 있었다.


“우리도 우리만의 신식총을 만들어야지 않겠는가... 지금이 저들이 바로 그 시작일세.”


이 작업이 바로 무기국산화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우참령. 자넨 군기시에 연통을 넣어 화약기술자를 불러오게. 실력 좋은 사람들로 말이야.”

“이것도 우리만의 신식총과 연관되어 있는 겁니까?”

“뭐 비슷하네.”


봉준이 화약기술자를 호출한 이유는 바로 총알 때문이었다. 일본에서 서비스로 20만발을 받아 왔지만 이건 사격 연습하다보면 금방 다 쓴다.


새로운 총알이 계속 필요한데... 그때마다 일본에서 수입할 순 없었다. 우리 힘으로 총알을 만들어야만 했는데... 이건 지금 조선에서도 충분히 가능했다.


아직 미래 총알의 기본인 무연화약이 개발되지 않는 시기라 스나이더 엔필드 총알은 흑색화약을 사용했다.


이 흑색화약은 화승총에 사용하는 것과 유사해서 화약기술자들에게 스나이더 총알을 줘서 연구하게 하면 금방 비슷한 걸 만들 수 있었다.


대신 탄피가 문제였는데....


아직 조선엔 탄피를 찍어낼 프레스기계가 없어서 이 기계를 구할 때 까지 탄피는 아껴야 했다.


사격을 한 뒤 탄피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번거로움은 피할 수 없었다. 뭐 미래의 군대 사격장에선 그다지 낯설지 않은 풍경이지만...


이렇게 교련병대는 조선군의 근대화를 위해 한발한발 차곡차곡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더불어 모든게 실제 역사보다 2년씩 앞당겨져 진행되고 있었다. 조미수호통상조약이 그랬고, 교련병대 창설이 그랬고. 춘당대 시범이 그랬다.


그런데....


이렇게 앞당겨진 미래를 생각하다보니 어마무시한 암초가 하나 나타났다. 바로 임오군란이었다.


실제 역사에서 임오군란은 지금으로부터 2년 후인 1882년에 일어난다. 그런데 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2년씩 앞당겨져 발생한다고 가정해보면 이 사건은 조만간 일어날 수 있었다.


'에이... 설마...'


봉준은 애써 무시해 보았다. 지금 순조롭게 일일 착착 진행되고 있는데 굳이 임오군란을 소환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임오군란이 일어나는 요인들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저 교련병대가 일본이 아닌 조선에 의해 자주적으로 설립되었을뿐, 그외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해서 임오군란은 지금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다. 만약 임오군란이 일어나면 교련병대는 박살이 난다. 더불어 조선도 박살이 난다.


잃어버린 10년...


근대화로 넘어가야 할 중요한 시기에 청나라에게 발목이 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어 결국 조선은 망국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때가 되면 봉준이 무슨 짓을 한다고 한들 회복할 수가 없었다. 막으려면 지금 막아야 했다.


'그래. 설마가 사람잡는다고...매사 불여튼튼해서 나쁠 게 없지'


봉준은 모든 일을 중단하고 임오군란을 복기해 보았다.


미래에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은 신식군대에 차별을 받고 있던 구식군대 병사들이 일으킨 군란(軍亂)으로 알고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게 시작점은 아니었다.


임오군란의 시작점은 바로 5군영의 통폐합이었다.


훈련도감, 어영청, 총용청, 수어청, 금위영.


이 5군영에는 대원군의 추종세력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대원군은 7년 전 최익현의 상소로 탄핵되어 실각했음에도 여전히 그의 추종세력들은 5군영 안에 숨어서 암암리에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여흥 민씨 세력이 이걸 모를 리 없었다. 해서 이들도 암암리에 대원군의 세력들을 주시하고 있던 중 대단한 껀수를 하나 발견하게 된다.


바로 이재선의 역모였다.


대원군의 기생첩 계성월이 낳은 서자 이재선은 세력을 규합해 쿠데타를 일으켜 고종을 밀어내고 새로운 조선의 왕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엉성하고 치밀하지 못한 계획탓에 여흥 민씨 세력에게 발각되고 결국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가담자 대부분은 대원군의 측근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대원군과의 관계를 강력히 부정하며 처형당했지만 여흥 민씨 세력은 이 기회를 그냥 넘길 리 없었다.


이 사건을 빌미로 5군영에 남아 있는 대원군의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군 통폐합을 단행한다.


5군영 중 대원군을 적극 추종했던 수어청은 완전히 폐지해 버리고 어영청, 총융청, 금위영을 ‘장어영’으로 통합한 뒤에 헌 신짝 취급하다가 자연스럽게 소멸시킨다는 전략을 세운다.


그나마 역사와 전통이 남아있어 쉽게 없애기 힘든 훈련도감은 왕의 친위부대인 무위소(武衛所)와 엮어 ‘무위영’ 으로 합치게 한 뒤 기회를 봐서 훈련도감 출신 군인들을 모두 쫓아낸다는게 통폐합의 최종 목적이었다.


이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5군영 병사들의 차별은 자연스럽게 발생하였고 결국 임오군란의 도화선이 되어 버리고 만다.


군란을 막으려면 이 도화선을 잘라 버려야 했다. 그리고 그 도화선은 바로 이재선이었다.


지금 이재선은 왕의 호위부대인 별군직 행수를 맡고 있어 한성에 머물고 있었다. 게다가 교련병대의 창설이 그가 역심을 품는데 한몫했기 때문에 지금 충분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봉준은 서둘러 그를 찾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4.04.09 18:49
    No. 1

    스프링필드 뒤에 M1873 띄워서 스프링필드 M1873 이라고 하는것이 어떨까요?

    ㅋㅋㅋ 아주 한방 먹은 것 같네요. 어찌되든 민영익은 통쾌하다고 여길것 같고 이형에게도 적극 추천할듯 싶습니다. 탄약의 국산화 소식들으면 일본은 얼마나 뒷목을? ㅋㅋㅋ

    이재선도 이재선이지만 일단 이하응을 찾아가는것도 맞을테죠. 근데, 그런다해도 도리어 이형이 오해를... 아무튼, 민겸호도 욕심낼것 같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1 대역
    작성일
    24.04.09 21:22
    No. 2
  • 작성자
    Lv.99 청은이
    작성일
    24.04.20 15:39
    No. 3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다비드7
    작성일
    24.05.05 14:19
    No. 4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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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빅딜. +8 24.04.30 1,662 5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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