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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 님의 서재입니다.

고종시대로 회귀한 특전사가 정치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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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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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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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DUMMY

클리브랜드는 뉴욕주지사 생활을 잠깐 하다가 3년 뒤 1885년에 미국의 제22대 대통령이 된다.


이것이 바로 봉준이 공을 들이는 이유였다.


그는 작년인 1881년, 44세라는 늦은 나이에 민주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한 햇병아리라 지금 제대로 된 후원자가 없었다.


이런 그를 우리 조선이 제일 먼저 선점해 첫 번째 후원자가 되어 주지사에 당선시키고 대통령까지 만든다면···.


3년 뒤 조선과 미국의 관계는 그야말로 꽃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꽃길의 주인공이 자신의 정치 신념을 운운하며 후원금 받기를 거절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클리브랜드의 신념 정도는 충분히 부러뜨릴 수 있었다.


―시장님. 정말로 모르는 돈은 받지 않으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게 바로 부패의 시작이 되는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조선이 어떤 나라인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다 듣고 조선이 정말 모르는 나라인지 아니면 아는 나라인지 판단해 보십시오.


봉준은 클리브랜드에게 조선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 뭐 이런 게 아니었다.


지금 그의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 조선을 말해주는 게 중요했다.


이 핵심 소재가 바로 여흥 민씨 세력들이었다.


조선의 여흥 민씨 세력들은 지금 미국 공화당 스톨워터파의 부패세력과 유사했다. 이 설명을 들은 클리브랜드가 조금씩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어느 나라나 부패한 세력들은 꼭 있군요.

―맞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엔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는 법.


미국 공화당에 부패한 세력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랬으면 미국이란 나라가 제대로 돌아갔겠나···.


이 부패의 반작용으로 머그웜프 세력이 있었다. 그리고 흡사 이 머그웜프는 민영익과 유사했다.


클리브랜드는 이 머그웜프 세력과 아직까지는 친분이 없었지만 이미 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민영익과의 병치가 어렵지 않았다.


―허허허. 우연 찮게도 조선이란 나라가 우리 미국과 비슷한 점이 많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미스터 전은 어디에 속하는 사람입니까?


클리브랜드의 기습적인 질문이 마지막 테스트 같았다.


조선을 믿어도 될지, 말지 고민하는 마지막 선택지. 여기에 봉준은 정답을 가지고 있었다.


―전 굳이 말하자면 미국의 민주당 같습니다. 집권 세력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관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부정부패를 매우 싫어합니다.

―하하하. 미스터 전의 위치가 저랑 아주 똑같습니다.


짜고 친 것도 아닌데 봉준과 클리브랜드의 정치적 포지션이 비슷했다. 둘 다 야당이면서 관직을 가지고 있고 개혁 성향이 강하다는 것··· 여기서 게임은 끝났다.


―시장님. 이래도 조선이 모르는 나라 같습니까?

―아닙니다. 조선은 몰라도 최소한 미스터 전과 개혁 세력에 대해선 충분히 알 거 같습니다. 후원금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클리브랜드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 그에게 줄 돈은 이미 마련해 두었다.


합자회사를 담보로 뉴욕 은행에서 받기로 한 돈 중에 일부를 정치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이게 혹시 정치자금법 위반인가? 그럴 일은 없었다. 조선에 이런 법이 없었기 때문에 무혐의.


그렇다면 횡령? 과연 이걸 잡아낼 수 있을까···?


이런 비슷한 일이 실제 역사에도 있었다. 1887년 조선은 각고의 노력 끝에 겨우 청나라의 방해를 뚫고 미국에 공사관을 만들기로 한다.


이에 박정양을 비롯해 그 이름도 유명한 매국노 이완용. 그리고 이하영, 이상재, 이채연 등이 미국 땅을 밟는다.


여기서 이하영이란 인물이 조선공사관 담보와 더불어 미국의 보증으로 뉴욕은행에서 거금 200만 달러 차관 대출을 성사시킨다.


이 돈의 목적은 바로 20만 명의 미군을 조선에 파병시키기 위한 비용이었다.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였다. 이 당시 미국의 정규군 수가 5만 명도 안 되었는데 20만 명을 파병해 달라니···.


미국은 1895년 스페인과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군비를 꾸준히 감축시켜왔다. 큰 전쟁이 없다 보니 굳이 많은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당시 조선은 미군이 많은 줄 알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것도 고종의 밀명으로··· 한마디로 정보력이 꽝이었다.


아무튼 이하영은 이 엉터리 같은 일을 성사시키려고 차관 중 일부인 100만 달러를 인출해 로비자금으로 16만 달러나 낭비했다.


나중에서 이하영의 허무맹랑한 로비의 사실을 알고 미 재무부에서 16만 달러 안 받을 테니 나머지 돈을 내놓고 차관 계약을 파기하자는 제안까지 해왔다.


결국 이하영은 로비한답시고 좋은 옷 사 입고, 좋은 집에 머물면서. 좋은 술에 좋은 음식에 그리고 미녀들과 어울리며 자기 기분만 실컷 내다 피 같은 200만 달러 차관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그럼에도 그는 처벌은커녕 조선에 돌아온 뒤 승승장구해 외부대신까지 해 먹고 급기야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는 데 일조하는 혁혁한 공(?)까지 세우게 된다.


이게 당시 조선이었다. 이런 조선에서 횡령으로 잡아낸다는 건 천지개벽이 일어나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횡령도 횡령 나름이지··· 이 돈은 이하영이 흥청망청 쓴 것보다 몇 천 배 더 귀중하게 쓰일 알토란 같은 돈이다.


아무튼 이 귀중한 돈으로 클리브랜드의 당선을 도울 생각이었다. 뉴욕주 주지사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까지···.


그런데 아직은 클리브랜드의 마음속에 대통령까지는 없는 거 같았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의 마음속에 대권의 씨앗을 심어 줄 차례였다.


―주지사를 하고 나면 대통령도 하실 수 있습니다.

―오우~ 그건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설령 대권에 도전한다고 해서 지금 우리 미국은 13년이나 공화당이 정권을 잡고 있습니다. 민주당인 내가 이걸 과연 뚫고 나갈 수 있을지···.

―아닙니다. 시장님께선 충분히 뚫고 나갈 수 있습니다.


배금주의가 만연한 세상이 그렇듯이 지금 미국의 빈부격차는 심했다.


특히 노동문제가 심각했다.


이 시기 뉴잉글랜드 방직 공장의 노동자 2/5가 7세에서 16세 사이의 아동 청소년이었다. 이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12시간이었다.


이런 아이들을 공장으로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이들도 같은 노동자였기에 노동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해서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라고 조언해 주었다.


노동시간을 한 시간 줄이는 공약만 내세워도 노동자들의 표가 급격히 몰린다. 하지만 이 시대는 아직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는 시대였다.


―미스터 전의 말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시간을 줄이면 오히려 노동자들이 임금이 줄어든다고 반발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노동자들도 자신들이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 휴식이 필요한 인간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시대 미국 노동자들 사이에선 공산주의 사상의 대부 마르크스의 라이벌이라고 불렸던 아나키즘의 대부 미하일 바쿠닌의 사상이 유행하던 시기였다.


이 사상엔 당연히 인권이란 게 들어 있었고 여기에 영향을 받은 노동자들은 노동시간의 단축을 원하고 있었다.


아직 클리브랜드는 이런 노동자들의 기류를 모르고 있었다.


뭐 사실 실제 역사에선 봉준 말고 다른 선거 참모의 조언으로 노동시간 단축이란 선거 전략을 선택하긴 했지만 이건 2년 뒤에 일이라 모르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봉준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했기에 이처럼 선행학습을 해주고 있는 거였다.


―대단하십니다. 조선에서 오신 분이 어떻게 미국 노동자들의 마음까지 알고 있는 겁니까?

―뭐. 우연히 브룩클랜 부두 노동자들한테서 들은 겁니다.


봉준이 그럴싸한 스토리로 클리브랜드를 납득시켜 주었다.


지금 봉준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거의 베스트셀러 작가 수준이었다.


이렇게 대선 때 선거 전략까지 말해주고 있었다.


사실 대선 때 다시 미국에 와서 도움을 줄 수 있었지만 19세는 비행기 타고 하루 이틀 만에 왔다 갔다 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쾌속 증기선을 타고 열심히 와도 최소한 2~3주는 걸렸다. 오다가 무슨 사고라도 라면 언제 도착할지 기약할 수 없었고 잘못하고 중간에 배가 난파되어 죽을 수도 있었다.


해서 지금 이렇게 만났을 때 액기스만 뽑아서 필승의 전략을 말해주는 거였다.


더불어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송대화를 데리고 왔다. 그는 지금부터 봉준을 대신해 클리브랜드의 후원회장직을 열심히 수행할 예정이었다.


클리브랜드가 모든 것에 흡족해하고 있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대권의 꿈이 피어나자 모든 것에 자신감이 붙는 거 같았다.


이런 그에게 이제 마지막 선거 비법을 전수해줄 시간이었다.


―뉴욕월드의 퓰리처를 찾아가 친분을 쌓아 두십시오. 그가 대선 때 큰 역할을 해 줄 겁니다.


미국 언론계의 풍운아. 신문의 왕이라고 불리는 남자.


미래의 퓰리처상으로 유명한 조셉 퓰리처(Joseph Pulitzer)였다.


그는 실제 1884년 미국 대선 때 클리브랜드를 적극 지지해 그의 당선에 큰 일조를 한다.


그가 작성한 뉴욕월드 신문의 기사 한 줄이 거의 대선 캐치프레이즈가 되어 많은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바로 클리브랜드가 당선되어야 하는 네 가지 이유였다.


―그는 정직한 사람이다. 그는 정직한 사람이다. 그는 정직한 사람이다. 그는 정직한 사람이다.


이 단순한 기사 하나가 당시 선거의 당락을 좌우하는 치트키 중 하나였다. 해서 퓰리처와의 친분이 중요했다.


사실 뉴욕주지사 선거 때 둘은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만 역시나 밥숟갈을 확실하게 얹으려면 이런 미래를 예견하는 신비주의 전략도 필요했다.


그런데 이런 집중적인 클리브랜드 케어에 송대화가 뭔가 궁금한 듯 질문을 하나 해오고 있었다.


“이보게. 봉준이. 대체 이 클리브랜드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길래 이렇게 공을 들이는 건가···?”


미국 대통령이 되는 사람이라 당연히 중요했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특이하게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퐁당퐁당 대통령이었다.


즉, 두 번의 대통령을 했는데 연임이 아니라 중간에 한 번 쉬고 다시 했다.


22대 대통령과 24대 대통령.


23대 선거 때 득표수에선 이겼지만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인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낙선을 했다.


미래에 엘 고어, 힐러리 클린턴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케이스였다.


클리브랜드가 중요한 건 3년 후인 22대 때보다 12년 후인 24대 대통령 임기 때였다.


이때가 1894년. 바로 녹두장군이 봉기하는 갑오농민전쟁과 청일전쟁이 있는 해였다.


동아시아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사건.


이때 미국의 대통령이 친한파라면 아주 든든한 꽃놀이패를 쥐게 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이 두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상 일어날 일은 어떤 식으로든 일어나는 거 같았다. 그러니 만약을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아무튼 이 정도면 클리브랜드의 마음을 구워삶은 거 같았다. 그런데 이 정도가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미스터 전. 지금부터 내 인생은 당신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누어질 겁니다. 내 마음에 큰 꿈을 심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클리브랜드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물론 봉준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그에게 대권 도전에 꿈을 심어 줬을 거였다.


하지만 이번 역사에서 그의 킹메이커는 바로 봉준이었다.


이렇게 후반전도 완승이었다.


이제는 깔끔하게 인저리 타임을 마무리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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