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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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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ch
작품등록일 :
2022.05.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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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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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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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호드의 세계 4

DUMMY

- 보루완 성 : 호드 군사지역 -


에일리아가 대검을 얻고 훈련을 한 지도 두 달이 지났다.

호센과 에일리아는 이제 친구처럼 편한 사이가 됐고,

무겁고 무딘 칼에도 익숙해지고 있었다.


“에일리아 이제 그만 가서 쉬도록 해라.”


오웬은 훈련을 끝내고 못다 한 국무를 마치러 에일리아와 호센을 두고 먼저 훈련장을 나왔다.


“호센! 내가 생각해 봤는데 오늘 저녁은 생선을 먹어보자. 큰 생선을 구해다 줘!비늘만 벗긴 생선을 통째로 큰 통에 넣고 뜨거운 수증기로 찐 다음,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추와 레몬즙을 올려 먹으면 비리지 않고 맛있을 거야! 이렇게 요리하는 걸 서고에 있는 책에서 봤거든!”


에일리아는 새로운 요리 방법을 시도해볼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호센은 에일리아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기 때문에, 자신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호센과 에일리아가 웃고 떠들고 있을 때, 돌이 갈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행동대장 크와트의 웃음소리였다.


“이봐 호센,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인간 꼬맹이랑 소꿉놀이라도 하는 거야?”


호센은 크와트를 무시하고 에일리아에게 얘기했다.


“에일리아. 생선요리를 한다고 했지? 더 늦어지기 전에 물고기를 잡으러 가야겠어.”


호센은 에일리아를 데리고 훈련장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크와트 무리가 그 앞을 가로막았다.


“크크크 이런 호센.. 네가 아무리 오웬의 시종이라고 해도 날 무시하면 안 되지. 아니면 겁을 먹은 건가? 크하하.”


호센은 무시하고 계속 길을 가려 했지만, 에일리아는 생각이 달랐다.


바위처럼 가만히 서서 호센을 놀리는 크와트 무리를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크와트와 눈이 마주쳤지만 에일리아의 눈동자는 흔들림 없이 크와트의 두 눈을 응시했다.


“이봐 꼬마. 너는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잘 안다. 니가 이 호드 땅에 어떻게 왔는지 알려줄까? 내가 다~~ 봤거든.”


크와트는 어금니로 바위가 갈리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저 기분 나쁜 웃음소리는 들어 본 기억이 있다.


‘나를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것이 바로 저놈이군.’


에일리아는 호센과 얘기할 때와는 전혀 다른, 웃음기 하나 없는 목소리로 크와트에게 말했다.


“크와트··· 싸움을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알고 있나요?”


“뭐라고? 크와트?!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


크와트는 험악한 얼굴로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에일리아는 동요 없이 말을 이었다.


“싸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정작 싸우지도 않을 거면서 시비만 걸고 다닌다는 거예요.”


크와트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봐 꼬마! 너 따위 것들은 애초에 내가 상대할 생각조차 없다.

너 같은 약자와 결투를 한다면 위대한 호드의 행동대장 크와트님의 명예가 실추되겠지.

엉? 나는 크와트님이란 말이다!”


크와트는 들고 있던 워해머를 휘둘렀고, 그 큰 워해머는 쿵! 소리를 내며 땅을 내리쳤다.


“호센, 너무 걱정하지 마. 내 명예를 더럽히지 않으면서 이 꼬마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은 있으니까. 크크크”


크와트는 자신의 뒤에서 함께 비웃고 있던 호드 병사를 불렀다.


“이봐. 네가 이 꼬마를 상대해 줘라. 팔과 다리 정도는 부러뜨려도 좋다.”


크와트는 호센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이봐 호센, 우리는 용맹한 호드 아닌가? 대련 신청을 거절하진 않겠지? 오랫동안 시종으로 살다 보니 명예와 용맹함을 다 잃어버렸나? 응? 크하하”


갑옷으로 중무장한 호드 병사는 망치를 들고 에일리아 앞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호센은 자기보다 머리통 하나만큼 키가 더 큰 크와트 부하와 에일리아 사이를 가로막으며 말했다.


“너는 죽어서 시체가 되어도 이곳을 넘지 못한다.”


에일리아는 항상 상냥하고 귀엽게 생긴 호센도 화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호센. 괜찮아요. 허공에 칼을 휘두르기만 하는 것도 지겨웠는데. 대련을 해보고 싶어요.”


호센은 다시 다정한 목소리가 되어 대답했다.


“에일리아, 저 호드는 다 큰 어른이야. 그리고 훈련을 받은 병사야. 네가 위험해질 수도 있어.”


“저는 오히려 호센이 걱정되는데요? 호센은 누군가와 싸우기에는 너무 다정해요.

그리고 저 호드를 보세요. 안 그래도 덩치만 커서 느린데, 저렇게 갑옷까지 입고 있으면 절대 저를 잡을 수 없어요.”


호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동안 훈련을 통해 알게 된 에일리아의 힘.

어쩌면 크와트 무리에게 에일리아가 더 이상 약한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았다.


호센은 에일리아에게 투구를 씌워주며 말했다.


“에일리아, 내가 뒤에 있을 테니까 위험하면 바로 내게 오도록 해. 이 호센이 지켜줄 테니까.”


“호센, 내 뒤에 있는 것은 좋지만, 너무 가까이 오진 마세요. 제가 큰 칼을 휘둘러야 하니까요. 호센이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호센도 다칠 수 있어요.”


어린 에일리아는 꽤 진지했고 에일리아에게서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호센은 그런 에일리아를 쿨하게 보내주었다.

그리고는 에일리아와 상대하게 될 호드에게 말했다.


“만약 에일리아가 다친다면, 이 자리에서 너를 죽여 버리겠다.“


크와트는 바위 갈리는 웃음소리를 내면서 말했다.


“그만 떠들고! 자~ 이제 준비가 다 됐으면 시작해볼까? 오랜만에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구만.”


호드 병사와 에일리아의 거리는 약 3미터.


호드의 왼손에는 테두리가 쇠로 마무리된 동그란 방패가 들려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망치의 길이는 1m 남짓.

에일리아의 대검은 1미터 보다 훨씬 길다.


에일리아는 이 대검을 처음 잡았을 때처럼, 왼쪽 다리는 앞쪽으로 무릎을 굽히고 오른쪽 다리는 뒤로 쭉 펴서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두 손으로 대검을 잡았다.


에일리아가 양손에 힘을 주자, 축 처져 있던 대검의 머리는 호드 병사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이런 에일리아의 모습을 본 호드 병사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저 작은 꼬마의 손에 들려질 정도라면, 저 대검은 보이는 것에 비해 가벼운 것 같군. 하지만 그것도 저 얇은 팔로는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겠지. 우선 오른팔을 먼저 부러뜨려 볼까? 크큭'


에일리아는 자세를 더 낮추기 위해 앞무릎을 더 굽혔다.


호드 병사가 한걸음 떼려고 하는 순간, 에일리아는 앞으로 돌진했다.


순식간에 에일리아와 호드 병사의 거리는 좁혀졌고, 에일리아의 대검은 병사의 방패를 스쳐지나 가슴을 찔렀다. 철로 만들어진 흉갑은 조금 찌그러졌지만, 뚫리지는 않았다.


이 거리에서 에일리아의 짧은 팔과 무딘 대검으로는 체격 차이가 많이 나는 호드의 두꺼운 갑옷을 뚫을 수 없었다.


에일리아의 적극적인 공격에 당황한 호드 병사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갑옷으로 보호받은 호드 병사는 뒤로 조금 밀려났지만, 팔을 크게 휘둘러 망치로 공격했다.

에일리아는 뒤로 점프하여 공격을 피했다.

명중하지 못한 돌 망치는 바닥에 내리 찍혔고, 바닥에 있던 작은 돌들이 부서지며 사방으로 튀었다.


에일리아는 호드 병사가 망치로 부숴버린 돌멩이를 바라보았다.


'이 무딘 대검을 칼로 쓸 수 없다면, 너처럼 망치로 사용해 주지.'


에일리아는 양손으로 잡던 대검을 한 손으로 고쳐 잡았다.

그리고 좀 전과 다르게 대검의 머리를 몸 뒤로 뺐다.

그리고 대검을 잡고 있는 오른팔의 손등을 조금 비틀었다.


에일리아가 돌진하자 대검은 꼬리처럼 에일리아를 뒤따라 왔다.

그리고 찌르기 공격을 했을 때 보다 더 깊이 호드 병사의 안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호드 병사는 망치를 휘둘렀고, 호드의 동작을 예측한 에일리아는 호드의 공격을 피하며 왼쪽으로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에일리아는 그렇게 방향을 바꾼 원심력을 이용해 몸을 바깥쪽으로 밀며 회전했다.

꼬리처럼 따라오던 대검은 에일리아의 회전하는 몸을 따라 같이 회전했다.

대검은 크게 회전하며 강하게 호드의 방패에 부딪혔다.


깡!!!


묵직한 소리와 함께 호드의 방패가 부서졌고, 원을 그리며 날아온 검을 따라서 바람이 불었다.


그 칼 바람은 오웬의 그것처럼 날카롭지 못했지만, 무게 중심을 잃은 호드를 넘어트릴 만큼의 힘이 있었다.


호센은 에일리아의 임기응변에 감탄을 했다.


'가벼운 몸으로는 무거운 힘을 낼 수 없으니, 회전력으로 대검에 무게를 만들었군.

그렇게 만든 대검의 무게로 방패를 부수고 칼 바람으로 직접 타격하려 했어.

칼 바람을 흉내 낸 것은 놀랍지만, 아직 칼 바람을 만들기엔 부족해 에일리아..'


에일리아의 크게 휘두른 검술에 모두 놀라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때 훈련장에 탈로프 무리가 나타났다.


다 큰 탈로프는 어금니가 어른 팔뚝만큼 컸고, 어른 호드도 두 명씩 태울 수 있을 정도로 크고 힘이 셌다.


용맹한 상급 호드들은 이 탈로프를 훈련시켜 데리고 다니지만, 훈련받지 않은 야생 탈로프는 호드 병사도 잡아먹을 정도로 사나웠다.


"탈로프가 왜 여기에 들어온 거지?! 호센 알고 있는가!"


크와트의 말에 호센은 탈로프를 응시하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호센도 훈련장에 갑자기 탈로프가 들어온 것이 이상했다.


'혹시 에일리아를 노리고···'


야생 탈로프들은 당장이라도 덤벼들 것처럼 호드들을 감쌌다. 열두 마리의 탈로프는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호센은 얼른 에일리아를 자신의 몸 뒤로 숨겼다.


“에일리아! 내게서 떨어지지 마!.”


호드들을 포위한 탈로프는 공격하기 시작했다.


호센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단검을 쥐었다.


그리고 번개 같은 움직임으로 에일리아에게 달려든 탈로프의 머리에 칼을 꽂았다.


호센이 쓰러뜨린 탈로프는 에일리아가 대검으로 마무리했다.


그 옆에서는 크와트가 탈로프에게 물린 부하를 빼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때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크와트의 부하를 물고 있던 늑대의 목이 잘려나갔다.


바람의 시작점에는 오웬이 서 있었다.


오웬은 다시 빠르게 달리며 장검을 휘둘렀고, 그 칼날은 탈로프의 목을 잘랐다.


오웬이 휘두른 칼날은 한 번의 공격으로 끝나지 않는다.


칼 바람을 동반 한 장검은 칼날을 따라와 칼 바람을 일으켜 찢어질듯한 휘파람 소리를 내며 옆에 있던 탈로프의 목까지 베어버렸다.


오웬의 칼 바람을 느낀 다른 탈로프들은 공격을 멈추고 훈련장 밖으로 도망갔다.


호센은 안심한 듯 말했다.


“사령관님 오셨군요. 덕분에 살았습니다.”


“방패가 부셔지는 소리를 듣고 왔다.”


“예 사령관님. 크와트가 시비를 거는 바람에..”


“그럼 저 탈로프 무리들도 크와트, 너의 짓인가?”


크와트는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닙니다. 저 탈로프들은 저희와 상관없습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도 공격을 받았습니다.”


“알겠다. 크와트. 내가 직접 알아보지.”


이 말을 뒤로 오웬은 대군주의 방으로 향했다.





대군주의 방으로 향하는 길에서 수사관 샤칼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웬님, 어딜 가십니까?”


오웬을 샤칼을 무시하고 걸었다.


“혹시 용의 아이가 탈로프의 공격이라도 받았나요?”


오웬의 표정은 굳었고, 샤칼을 쳐다보았다.


“샤칼, 니가 그것을 어떻게 알지?”


샤칼은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


“혹시 그 일로 대군주를 찾아가는 것이라면, 가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왜지?”


“그 탈로프들을 훈련장에 넣은 장본인이 대군주님 일 수 있으니까요. 사령관님 잘 생각해 보십시오.

용이 있다는 것은 우리 호드에게 큰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대군주님은 용의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있는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항상 궁금해하셨죠.

우리 호드들은 싸움을 통해 상대를 평가하길 좋아하니까요.”


“샤칼, 저 탈로프는 에일리아를 잡아먹을 뻔했어!”


“오 이런.. 사령관님, 호센이 어떤 자인지 잊으신 겁니까? 지금 아무리 시종으로 살고 있다고 해도 호센은 그 유명한 암살자입니다.

겨우 탈로프 무리 따위가 호센을 뚫고 에일리아를 헤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오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이번 시험은 사령관님이 망쳐버렸군요. 크흐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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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호드의 세계 5 22.05.17 15 0 12쪽
» 6화 호드의 세계 4 22.05.17 18 0 12쪽
5 5화 호드의 세계 3 22.05.16 22 0 13쪽
4 4화 호드의 세계 2 22.05.16 22 2 12쪽
3 3화 호드의 세계 1 22.05.16 27 2 13쪽
2 2화 포로가 된 에일리아 22.05.16 31 3 14쪽
1 1화 용이 된 아이 22.05.16 92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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