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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38,877
추천수 :
980
글자수 :
596,627

작성
20.05.05 14:22
조회
296
추천
6
글자
11쪽

59.요괴의 출현(1).

DUMMY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소음을 듣고 고통스런 표정으로 헤드폰을 벗어던진 티모시의 목소리가 빨라졌다.

“크흑, 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바로 옆까지 온 것 같습니다!”

잠수함선체 양측에 배열돼 있는 패시브소나에서 들어오는 신호가 모니터 안에서 미친년처럼 날뛰고 있었다.

쿠-웅‼ 갑자기 선체에 굉음이 울렸다.

끼기기깅-‼

“헉! 선체가 우그러드는 것 같습니다‼”

“헉! 이게 뭐냐? 전속부상‼”


부함장에게 함을 인계하고 잠이 들어있던 함장은 느닷없는 굉음에 잠에서 깨어났다.

“이, 이게, 뭐야! 무슨 일이야‼”

다급하게 허둥대며 지휘통제실로 달려가는 함장의 뒷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보였지만 사색이 된 병사들은 누구도 웃을 수가 없었다.


결국 선내의 배관이 터져나가면서 물줄기가 쏟아져 나왔다.

“드레인펌프 전체가동‼”

누군가 악쓰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누구도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잠수함의 허리가 끊어질 듯 우그러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깡통처럼 우그러드는 비현실적인 모습에 누군가가 실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크크큭.. 이거야말로 통조림신세로군.”


물속에서 문어처럼 생긴 거대한 괴물이 다리로 잠수함을 움켜잡고 조여대고 있었다. 괴물이 힘을 줄때마다 잠수함의 허리는 조금씩이지만 확실하게 끊어지고 있었다.


가까이 있던 일본 하루시오 잠수함 카가호의 음탐관은 잠수함이 압궤되는 소리를 듣고 얼어붙었다.

함장님‼ SSN 공격원잠 미주리호가 공격을 받아 압궤되고 있습니다!

“뭐라고! 중국의 공격인가?”

“이, 이건 어뢰공격이 아닙니다!”

“음탐관! 어뢰가 아니라면 뭔가? 스피커를 틀어봐!”


끼이이익! 그가가각!

“뭐, 뭐냐? 이 소린?”

“급속부상‼ 급속부상‼”


함장의 외침에 밸러스트탱크가 급속 개방되고 기관이 전속으로 돌기 시작했다.

괴물이 울부짖는 소리가 쫓아오는 것 같은 환청에 가토함장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돌고래가 튀어 오르는 것처럼 수면위로 하루시오의 선수가 튀어오르다 내려앉으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어뢰장전‼ 전투준비!”

사다리를 타고 코닝타워로 올라간 가토는 망원경으로 수면을 훑어보았다.

“뭐냐? 나타나라.”

뒤따라 올라온 부함장이 물밑을 바라보다 억눌린 신음소리를 뱉어냈다.

“헉! 하, 함장님! 저, 저거... 저게 뭡니까?”

물밑에 거대한 둥근 물체가 잠겨있었다.

“뭐, 뭐야 저건.. 다꼬?”

어느새 뻗어온 다리가 선체를 감고 있었다.

탕, 탕, 타탕!

어느새 권총을 뽑아든 부함장이 난사를 해댔다.

“초, 총알이..‼”

총알이 뚫고 지나간 다리의 구멍이 다시 메워지고 있는게 보였다.

우직‼ 우지지직‼

괴물의 다리가 감긴 선체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실제로 고강도강철선체가 우그러들고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선장이 다급하게 고함질렀다.

“퇴함, 퇴함‼ 전방해치탈출불가! 후방해치로 가라‼”

함장은 재빠르게 구명부이의 사출단추를 눌렀다.

함을 빠져나온 승조원들은 잠수함이 으스러지는 소리에 괴물을 보고 놀랄 사이도 없이 물로 뛰어들었다.


미주리호와의 교신이 끊기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USS링컨항모를 이륙한 오라이언초계기는 통신부이의 신호를 추적하다 괴물에게 잡혀있는 일본의 카가호를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저, 저거.. 저게 뭐야⁉”

괴물에 다리에 감긴 잠수함이 깡통처럼 찌그러지고 있는 모습을 항모의 지휘통제실로 영상을 중계한 기장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명령을 기다렸다.

지휘통제실의 명령이 떨어졌다.

-괴물을 잡아.


명령에 따라 오라이언의 날개 밑에 매달려있던 메버릭 미사일이 불꽃을 뿜으며 괴물을 노리고 날아갔다.

쿠-웅!

미사일에 맞아 구멍이 뚫린 괴물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새어나오는가 싶더니 곧 다시 메워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질려버린 눈으로 괴물의 다음 행동을 지켜보았다.

머리라고 짐작되는 둥근 덩어리에서 구멍이 열리고 검은 기류가 로켓처럼 초계기로 날아갔다.


“저게 뭐지?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은데?”

초계기에 맞은 검은 기류는 이내 기내로 스며들어가 승무원들을 덮쳤다.

어딘가 멍한 눈이 된 기장이 기수를 USS링컨항모로 향했다.


기장인 앤드류는 자신이 괴물을 퇴치하고 항모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앤드류는 항모가 있어야할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괴물을 보았다.

승무원 9명 모두의 눈이 디스플레이에 보이는 괴물을 목격했다.


“이게 뭐야! 항모가 당했다는 건가?” 들끓는 분노로 공격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승무원 모두에게 불끈 솟아올랐다.

괴물의 눈이라 짐작되는 곳으로 남아있는 3발의 메버릭을 쏘아댔다.


USS링컨항모의 지휘통제실에서는 무전을 받지도 않고 귀환하고 있던 초계기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군기가 아일랜드를 향해 미사일을 날리리라곤 어느 누구하나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었다. 당장 코앞에서 날아든 미사일에 모두들 아연실색했지만 아군기라 방심하고 있던차에 맞은 날벼락이라 조치할 수 있는 수단은 아무것도 없었다.

“씨발‼”

함장 토마스대령은 눈을 감았다.


네이트의 경보에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던 경서는 황당한 사건에 당황하고 있었다.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벌어진 잠수함과 괴물의 사투, 미사일에 맞고도 멀쩡한 괴물, 아군기의 미사일에 아일랜드가 날아간 항모.

“이, 이게 다 뭐야? 사실인거야?” 모니터의 한쪽에 떠올라있는 좌표가 사실임을 알려주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럴 때 강호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는 듯 말을 걸었다.

“지금 바로 연구소로 와줄 수 있어?”


심상치 않은 목소리에 놀란 강호가 물었다.

-왜? 무슨 일인데?

“뭔지 몰라도 무서운 일이 생긴 것 같은데.. 한번 보는게 좋을 것 같아.”

-알았다, 지금 갈게.

“무서워.. 빨리 와줘.”


때맞춰 네이트는 무기가 떨어진 오라이언이 항모를 들이받고 자폭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승무원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아-악! 이게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비명을 들은 강호의 마음이 급해졌다.

가을은 빈 택시를 잡느라 도로가에서 발을 구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뭔데? 무슨 일로 그러는 거야?”

-빨리 와서 봐야해.

“이봐! 10분정도면 도착한다, 침착해.”


연구실 문을 부술 것처럼 박차고 들어서자 책상에 머리를 파묻고 있는 경서의 모습이 보였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인지 모니터를 봐.”


경서는 녹화된 부분을 처음부터 다시 틀었다.

괴물을 보는 순간 강호의 눈이 새파랗게 빛났다.

머릿속에선 호령이 분노한 포효를 내지르고 몸 안에선 사인검이 날뛰었다.

보는 순간 알수있었다.

꿈속에서 봤던 귀역의 요수다! 누가 어떻게 끄집어 낸 거지? 과연 한 마리만 풀렸을까?

“저게 뭔지 알수 있겠어?”

“그것보다 저놈이 어디로 움직일건지 그것부터 확인하는게 우선일 것 같은데?”

“아, 알았어.”

“좌표의 이동상황으로 봐서는 방향이 인천 쪽인 것 같은데?”

“뭐? 그럼.. 이 상황을 정부에서도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르고 있을것 같은데?”

전화를 꺼내든 강호가 장인보의 번호를 눌렀다.

-오랜만입니다.

“지금은 인사를 나눌 시간도 아깝습니다. 지금, 메일로 영상을 하나 보내 드릴테니 확인을 해보시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서! 정신 차리고 이 메일주소로 영상을 보내.”

정신을 차린 경서가 떨리는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전화 울리는 소리에 모니터에서 눈을 뗀 강호가 버튼을 눌렀다.

장인보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게 사실입니까?

“방향이 인천 쪽인 것 같다고 합니다. 영상을 봤으니 아시겠지만 현대식무기가 괴물에겐 통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달리 막을 방법을 찾도록 하시고 우선먼저 인천시민들을 대피시켜야 할것 같습니다.”

-강호씨는 저게 뭔지 알고계시는 겁니까?

“...얘기해봐야 믿지도 않겠지만, 그렇습니다.”

-저게 뭔지 설명좀 부탁드립니다.

“이런 제길! 설명이 가능하지도, 지금은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사람들을 괴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최대한 빨리 인천지역사람들부터 대피를 시키십시오.”

-허, 이런.. 저게 뭔지 알아야.. 대피를 시키든..


짜증이 올라온 강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민간인인 내가 아니고 자신들이 먼저 알아서 처리해야 할 것 아냐!”

“빨라도 너무 빨라, 엄청난 속도야, 저게 뭔지 안다면서?”

“다른 차원의 요괴다.”

“요괴?”

“이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의 괴물이지.”


눈을 돌려 연구실 한구석에서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는 아스트랄을 쳐다본 경서가 물었다.

“그게 정말이야?”

“정말이냐고? 쯧, 됐다. 믿건 안믿건 그거야 자유니까.”

“아, 아니, 못 믿는다는 뜻이 아니고.. 저게 뭔지 알아?”

“관짝 같은거 말야?”

“그래, 난 저걸 이계와 접속하는 장비로 만든 거거든, 무슨 이유때문인지 몰라도 접속 중에 피실험자가 심장마비로 죽고 말았지만.. 다른 세상이 있다는걸 믿지 않았다면 저런걸 만들 이유도 없었겠지.”

“크크큭, 그야말로 바보 같은 짓을 했군.”

“그게 무슨 말이야?”

“인간의 정신력으로 버틸 수가 없는 거라는걸 니가 몰라서 그러는 거지, 혼자서 저런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한가운데 떨어져있다면 어떤 사람인들 심장마비가 걸리지 않을까?”

“아! ..그렇겠구나. 결국 내 잘못이었네..”

“그럼 저걸 죽일수는 없는 거야?”

“....너도 봤다시피 미사일로도 안되는데 아무래도 인간들의 무기로는 어렵지.”

“강호씨도 안돼?”

“모르지 싸워보기 전에야.. 하지만 쉽게 당하진 않겠지.”

좌표를 확인하던 경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큰일났네, 인천에 거의 다 온거 같은데.”

“인천 시내를 비춰볼 수 있어?”

“응.”


네이트에게 명령을 내리자 화면이 바뀌어 군인들이 탑승한 중무장차량이 인천항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 사람들부터 대피시키라니까 저게 뭐하는 짓이야⁉”


어느새 괴물의 거대한대가리가 물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놀란 사람들은 피할 생각도 하지 않고 쳐다만 보고 있었다.


괴수의 머리에 구멍이 열리고 검은 기류가 사람들에게로 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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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누구를 위해 피를 흘리나. +2 20.05.04 319 8 10쪽
57 57.히미코의 현신. +2 20.05.03 320 9 11쪽
56 56.공녀 유키. +2 20.05.02 328 7 10쪽
55 55.동 중국해(4). 20.05.01 335 8 11쪽
54 54.동 중국해(3). +2 20.04.30 340 8 11쪽
53 53.동 중국해(2). +4 20.04.29 348 10 10쪽
52 52.동 중국해(1). +2 20.04.28 365 8 11쪽
51 51.스코보로디노의 풍운(4). +2 20.04.27 370 8 11쪽
50 50.스코보로디노의 풍운(3). +2 20.04.26 354 10 10쪽
49 49.스코보로디노의 풍운(2) +2 20.04.25 362 9 10쪽
48 48.스코보로디노의 풍운(1) 20.04.24 375 10 11쪽
47 47.채드의 의뢰(2). 20.04.23 368 8 11쪽
46 46.채드의 의뢰(1). +2 20.04.22 381 10 10쪽
45 45.아틀라스그룹. +2 20.04.21 387 11 10쪽
44 44.나타나는 암중의 음모세력. +2 20.04.20 414 10 11쪽
43 43.한국의 선택은(2). +2 20.04.19 405 9 11쪽
42 42.한국의 선택은(1). +2 20.04.18 398 10 11쪽
41 41.곤경에 빠진 김남정(3). +2 20.04.17 398 10 11쪽
40 40.곤경에 빠진 김남정(2). +2 20.04.16 383 13 12쪽
39 39.곤경에 빠진 김남정(1) +4 20.04.15 399 9 12쪽
38 38.포로구출. 20.04.14 392 10 11쪽
37 37.카지노 전투(2). 20.04.13 402 9 12쪽
36 36.카지노 전투(1). 20.04.12 416 10 11쪽
35 35.후게자 보호의뢰. 20.04.11 426 9 11쪽
34 34.후계자들. 20.04.10 440 9 11쪽
33 33.포로 구출작전(3). 20.04.09 435 9 11쪽
32 32.포로 구출작전(2). 20.04.08 434 11 12쪽
31 31.포로 구출작전(1). 20.04.07 450 13 12쪽
30 30.원망의 대상. 20.04.06 451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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