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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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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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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627

작성
20.04.3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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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4.동 중국해(3).

DUMMY

부관이 암호문을 내밀며 말했다.

“함대사령부 전문이 도착했습니다.”


전문을 훑어본 제독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흠.. 하긴 궁금하기도 하겠지. 우리가 수집한 하루시오의 증거데이터를 사령부에 보내주도록.”

“옛써.”


중국과 일본 미국이 전쟁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한 세계의 증시가 얼어붙었다.

중국의 상하이지수, 일본의 니케이지수와 미국의 다우존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가 동반하락하며 몇몇 업종만 제외하고 뉴욕증권거래소의 전광판이 순식간에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덩달아 세계의 모든 증시가 요동치고 있었다.


군수산업과 에너지산업 관련주 종목이 동반상승하고 그 외에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전 세계의 이목이 동중국해로 몰려들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상태에서 일본의 협상사절단이 탄 비행기가 격추되자 중국과 일본의 증시가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사절단 비행기를 과연 누가 격추 시켰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


청와대의 집무실에서 대통령은 핫라인으로 백악관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각하는 지금 무리한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일본뿐만이 아니라 중국도 우리와 수교를 맺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두 나라의 영토분쟁에 우리의 함대를 파견해달라고 하시는 건 어느 모로 보던지 간에 정당치 않습니다.”


-두 나라의 분쟁에 끼어들라는 말이 아니라, 우리함대를 호위해달라는 부탁입니다.

이 새끼가 지금 누굴 바보로 알고 있나?


솟구치는 화를 눌러참은 대통령이 점잖게 대꾸했다.

“각하, 모진 놈 옆에 있다 보면 이유도 모르고 벼락을 맞는 법입니다. 미국함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후방으로 철수해서 관망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일본은 우리가 절대 손을 놓을 수 없는 우방입니다.... 그러니 얼마 남지 않은 FTA와 SOFA협상을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으득. 이젠 협박까지? 다시 한번 꾹 눌러 참은 대통령은 국회를 핑계에 끌어들여 방어했다.

“각하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국회에서 파병동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전통적인 우방으로 생각했던 귀국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군요!


뚝 끊어진 전화를 붙잡고 들여다본 대통령이 싱긋 웃었다.

“흐흐흐, 그 새끼 성질머리하고는. 월남전 같으면 병사들 목숨 값으로 조금의 돈이라도 벌었다지만, 어느 미친놈이 자기 병사를 생길 것도 없는 남의 전쟁터에 밀어 넣는단 말이냐. 게다가 임기도 다돼가는 마당에 내목을 미국에 걸고 있을 필요는 없지.”


.


강호는 어느새 규모가 몰라보게 커진 가스전에서 운동으로 날을 보내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현역이었다면 긴장을 타고 대기하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남의나라 얘기다.

일본이 선전포고를 하던 중국이 선전포고를 하던 자신에겐 먼 나라 이야기였다.


채드가 만면에 미소를 띠고 들어왔다.

“왜?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야?”

“네, 이미 선주문이 엄청 들어와 있습니다. 현찰이 들어왔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파이프라인 입찰을 받기로 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면 라인을 보호할 더 많은 경비 병력이 필요한데 인력조달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흠.. 그런 문제는 나보다는 마이크가 날 것 같은데.”

“보스를 보고나니 한국 특수군 출신들을 써보고 싶어서 그럽니다.”


하긴, 자신도 겪었던 일이지만 한국에서 특수군으로 전역한 이들은 기껏 잘돼봐야 경호회사 같은 곳이나 들어가지 취업으로 갈 곳이 마땅하질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도로 숙련된 고급인력들이 노무자나 술집웨이터, 폭력조직 등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풍문을 들었었다.


쓰.. 잇새로 바람을 빨아들여 소리를 낸 강호가 입을 열었다.

“뭐 이게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니니까. 알았다, 광고에 내보지 뭐. 면접만 잘 보면 되지 않겠냐.”

“부탁드립니다.”

“그래. 알았다.”


“풍뎅이, 들었지? 광고 좀 내줘라.”

-알았어. 우리도 입찰 들어가는거 알고 있지? 이번엔 내가 직접 입찰서를 가지고 갈거야.

“알았다. 그런데 내가 입찰을 보는 것도 아니고 힘이 될까 모르겠다.”

-그런걸 바라는게 아냐, 정당하게 입찰을 보는지만 확인해주면 돼.

“알았다, 그런데 대원들 면접을 보자면 나 한국으로 갈 텐데.”

-...내가 갔다가 같이 들어오면 되잖아.

“상황이 어찌될지 모르니까, 두고 보자.”

-.. 알았어.


그사이 밖에서 전화를 받고 들어온 채드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있었다.

“무슨 일이냐?”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모양입니다.”

“그게 무슨 말야?”

“입찰이 나가자마자 중국과 러시아가 폭력조직을 끼고 달려들었습니다.”

“어디어디야?”

“중국은 삼합회에서 운영하는 CMEC라는 엔지니어링 회사고, 확인해보니 이 회사는 완다그룹과도 관련이 있더라구요. 러시아는 체첸계마피아와 손잡은 파베다란 이름의 엔지니어링 회삽니다. 이놈들은 자신들이 떨어질 경우 공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협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쯧, 네가 보기에 입찰가는 어떤데?”

“통상적인 공사비보다 30%정도가 비쌉니다.”

“두곳 다?”

“네.”

“그렇다면...이것들이 손잡았단 얘기네.”

“내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건데?”

“어떤 방해가 있던 부정입찰은 인정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거 참, 오래 끌어 좋을 건 없지만 그건 알아서 하고.. 당장은 사람충원이 문제로구나.”

“흠, 아무래도 러시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강철민하고 얘기를 해보는게 좋겠다.”

“북한 노무자 책임자요?”

“그래, 그놈도 정찰여단소속인 군인이었으니까, 혹시 무슨 해결책이라도 있지 않을까?”

“그럼, 불러보시지요.”

“그러자.”



“부르셨습니까?”

“어, 이리 앉아봐. 뭐좀 물어보려고, 혹시 체첸계마피아에 대해 알고 있나?”

“네,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설명해 줄수 있을까?”

“흠, 어디부터 설명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지금 두목은 백계러시아인인 표트르라고 부르는 놈으로 악명 높은 옛날 KGB출신입니다. 그런 이유로 군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엄청난 무력을 가진 것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백계러시아인이면서도 양부가 체첸계러시아인 마피아두목이었던 인연으로 체첸마피아를 물려받게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자 외에도 지금 러시아엔 100개가 훨씬 넘는 마피아 조직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삼합회에 대한 것도 알고있는게 있나?”

“삼합회는 홍콩의 신의안信依峖과 대만의 죽련방, 중국의 흑사회를 합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중에 신의안信依峖의 두목 곽원홍이 안주峖主를 맡고 있습니다. 가진 무력도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뇌부로 올라갈수록 무공에 능하고 잔인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신의안의 하부조직 중에 귀영鬼影과 비룡飛龍은 무공의 달인들로 구성돼 있다는 소문이고, 그중에 귀영鬼影은 전문적으로 살수무공을 연마한 암살집단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조직원들의 숫자는 중국인들답게 인해전술을 펼쳐도 될 만큼 많아서 세조직을 합친 숫자가 오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허? 오만이라고?”

“그렇습니다.”


꿀꺽! 채드의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려오자 강호의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흐흐, 겁먹을 것 없다. 폭력배라는 것들은 우두머리가 사라지면 밑에 것들은 쓸모없는 쓰레기에 불과하니까. 그러자면 아무래도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데..”


“풍뎅이 정보를 찾을 수 있겠지?”

-음.. 잘 알려진 인물을 찾는건 어렵지 않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내기란..? 어렵긴 하겠지만 찾아볼게.

“부탁한다.”

-알았어. 노력해 볼게.

경서가 이렇게 말하면 믿어도 된다. 성격상 틀림없이 찾아낼 테니까.


*


저장성의 다이산현에 사는 어부 왕취산은 오늘도 변함없이 배를 몰고 나왔다. 중국과 일본이 싸우던 말던 생계를 이어나가려면 고기를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곳도 이젠 고기의 씨가 말라가는 건지 수확은 형편없었다.

끌어올린 낡은 그물엔 쓰레기만 가득했다.

“왕빠단! 이 고물배로 멀리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 이거야 정말이지.. 이건 뭐야? 쓰레기까지? 일본글자인걸 보니 그놈들이 버린 모양이로군. 그런데 페트병 속에 무슨 종이까지 집어넣고 버리나, 미친놈들 같으니. 이게 도대체 뭐라고 쓴거야? 우리글자와 틀린걸 보니 일본글인모양인데... 뭐라고 쓴 거지? 다른건 몰라도 음모라는 글자는 알아보겠는데? 음모? 흠.. 별거 아니겠지만 괜히 찜찜하네. 일본말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누가 있더라? 아, 추위안 선생이 있었지.”


자신의 아이 때문에 반찬을 하라고 조금이라도 수확이 있을 때면 생선을 건네주던 학교선생을 떠올린 왕취산은 돌아가려고 그물을 걷었다. 그래도 마지막그물에서 제법 큼직한 다랑어가 올라와 마음이 풀렸다.

이정도면 근 보름 양식을 살만한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흐뭇한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든다.


추위안은 생선과 함께 왕취산이 건네준 종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걸 어디서 나셨어요?”

“그물에 걸려나온 페트병 속에 들어있던 건데 그건 왜?”

“그 병은 어디에 있구요?”

“그거야, 내배에 있지. 그런데 그건 왜?”

“이게 사실이라면 제 생각엔, 아마 큰 포상금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네, 잘은 몰라도 이게 사실이라면 아주 중요한 문서일수도 있어요. 버리시지 않은게 천만다행이에요.”

“왕씨 나와 같이 가까운 공안파출소로 가시지요.”


공안이란 말에 겁을 집어먹은 선한 눈이 크게 떠졌다.

“공안국엘? 무식한 내가 가봐야 뭐 압니까? 선생님이 알아서 처리해주시면 되지요.”

“아마, 경위서는 작성해야 할 겁니다. 그러니 가시자는 거지요.”

“알겠습니다. 그럼... 선생님만 믿고 같이 가겠습니다.”

택시를 잡아탄 둘은 공안파출소로 달려갔다.


추위안의 번역을 들은 공안의 안색이 확 변해 급하게 전화를 돌렸다.

공안청으로 거는 걸 것이란 짐작할수 있었다.

만만디란 말이 무색하게 얼마 지나지 않아 헬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고 조그만 공안파출소 근처의 공터에 도착했다.

헬기에는 놀랍게도 저장성공안청장이 타고 있었다.

문서를 살펴본 청장이 조심스럽게 비닐봉투에 담아 안주머니에 집어넣고 둘을 쳐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열었다.

“두분은 나와함께 베이징으로 갑시다.”


청장의 독촉에 따라 얼떨결에 생전 처음으로 헬기에 타게 된 추위안과 왕취산은 눈을 꼭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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