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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일인지하만인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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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19:50
최근연재일 :
2020.06.05 10:1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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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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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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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3)

DUMMY

“보스. 제가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인데... 인원을 더 뽑아서 수를 늘리는 것도 좋겠지만 그들을 정예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예화? 푸하핫. 무슨 무술이라도 가르치라는 것이냐?”

이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명석한 머리로 이은빈과 함께 책사 역할을 하고 있는 최원일의 말에 진호산은 우습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최원일은 물러서지 않으며 말을 이어갔다.

“맞습니다. 그리고 보스. 보스께서는 인재를 육성하는 데에 최적화된 분을 하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보스의 무술 스승인 박 노인 말입니다.”

“박 노인? 호오~”

박 노인이란 말에 이민식과 이은빈의 눈빛은 변하였다.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음... 박 노인이라... 확실히 육성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 그런데 워낙 괴팍한 노인네라서 우리 애들이 잘 참고 따라갈지는 모르겠군.”

“그것은 제가 잘 주의를 시켜두겠습니다. 보스의 은사인 분이라고 하면 감히 맞서는 자가 없을 겁니다. 이번에 추가될 돈 중 일부를 박 노인에게 두둑히 쥐어준다면 그로서도 거절하기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최원일은 이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 듯 물 흐르듯이 설명을 하였다. 그 계획이 괜찮다고 본 이민식은 바로 승인을 하였다. 사실 그는 조의 도움으로 인원을 20명 정도 더 뽑는다고 해서 인산 광역시를 제패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력의 정예화를 말하는 최원일의 이 아이디어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

이후 안하무인은 바로 새로운 인력 수급에 들어갔다. 진호산과 이은빈, 짝지 등은 조직에 속하지는 않았으나 어느 정도 싹수가 보이는 자들을 목록으로 만들어서 회유하였다. 다른 조직들에 비해 꽤나 좋은 조건이었고 안하무인이라는 네임밸류도 있었기에 이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안하무인은 보름도 되지 않아 25명의 신규 조직원을 채용하게 되었고 그렇게 되자 이민식은 바로 박 노인을 찾아갔다.

“크... 이 도장은 언제 봐도 을씨년스럽군.”

이민식은 그리 말하면서 안으로 걸어들어갔고 거기에는 한 노인이 앉아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이민식은 히죽 웃으면서 그의 옆에 앉았다.

“여어~ 박 노인.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이 넓은 도장에 혼자 앉아서... 도장이 너무 크니까 더 청승맞잖아.”

“음? 네 놈은... 네 녀석이 여긴 웬 일이냐? 그 때 도망치듯이 떠날 때는 다시는 안 올 줄 알았는데...”

“도망은 누가 도망을 쳤다고 해. 나는 그냥 내게 맞는 일을 찾아서 간 거라고.”

박 노인은 이민식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짜증을 부리면서 말하였고 이민식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받아쳤다. 이에 박 노인은 손바닥으로 이민식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빠아악’

“얘끼. 미친놈아. 네 녀석에게 내가 얼마나 기대를 걸었는데. 골격도 좋고 재능도 있어서 잘만 가르치면 킥복싱 챔피언도 가능했다. 그런 놈이 지금은 깡패 짓이나 하고 있다니. 우리 도장의 수치다. 이 자식아.”

“하하... 내 뒤통수를 갈기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가 세상에 거의 없는데... 다행이네. 노인네는 그 극소수에 포함이 돼서 말이야. 그런데 깡패 짓을 너무 우습게 보진 마. 어지간한 챔피언보다는 돈 잘 벌거든.”

“자랑이다. 이 놈아. 남들 등쳐먹으면서 버는 돈이 어디 떳떳한 돈이더냐?”

“나에 대해서 알아보려면 좀 제대로 알아보는 것이 어때? 나는 상인들 등쳐먹는 짓은 안 한다고. 내가 하는 것은 다 정당한 사업이야.”

박 노인과 이민식은 그렇게 한참을 티격거렸다. 그러다가 슬슬 지친 이민식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내가 그 때 도장을 떠난 것이 미안하기도 해서 이번에 선물을 좀 주려고 왔어.”

“선물? 괜히 불안해지는데? 누굴 죽여 달라는 의뢰라면 사양이다.”

“하핫. 다 늙은 노인네를 킬러로 쓰는 멍청한 짓은 안 해. 그냥 이 도장의 문하생을 내가 넣어줄 생각이야. 그러니 노인네는 그들에게 최적화된 무술을 찾아서 가르쳐주면 돼.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들? 몇 명이나 넣어줄 건데?”

“음... 일단 50명 정도? 더 될 수도 있고.”

“허억...!”

생각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많은 규모에 박 노인의 눈빛은 흔들렸다. 그는 우직한 성격을 가진 이였지만 결코 머리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박 노인은 이민식의 이 제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이는 그를 따르는 조직원들을 육성시켜달라는 뜻이었다.

절대 좋은 곳으로 쓰일 인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박 노인은 이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가장 큰 것은 그가 겪고 있는 재정난이었다. 아무리 인산 시 외곽의 허름한 도장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큰 규모의 공간을 유지하려면 꽤 돈이 필요했고 그것도 거의 바닥이 나고 있었다.

박 노인은 명성이 높은 무술 사범이었지만 요즘 시대는 그처럼 괴팍하고 성깔이 있는 교육자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꽤 재능이 있는 이들도 그의 강도 높은 훈련과 일갈을 이겨내지 못하며 1달을 못 버티고 떠나기 일쑤였다. 그런 탓에 이렇게 파리가 날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재정난 만큼이나 큰 것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에 대한 박 노인의 갈구였다. 천성이 교육자일 정도로 인재를 발견하고 가르쳐 육성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던 그가 1년 이상 그것을 못하면서 박 노인은 욕망의 한계에 온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이민식이 50명이 넘는 문하생을 넣어준다는 것은 사막 한복판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과 같았다. 그런 박 노인의 흔들리는 눈빛을 읽은 이민식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뭐... 껄끄러우면 안 해도 되고. 나는 이만 갈게.”

“어흠! 누가 껄끄럽다고 했냐. 네 녀석은 마음에 안 들지만 그 문하생들은 다르지. 그들은 내가 잘 키워서 너 같이 안 되게 할 것이다. 특별히 해줄 것이니 당장 데려오도록 해라. 언제부터 가르치면 될까?”

“후후. 그래야지. 당장 내일부터 보낼 거야. 당신의 스케줄에 따르면 아침 9시에 보내주면 되겠지?”

“허허. 잘 기억하고 있구나. 알겠다. 준비하고 있지.”

박 노인은 그리 말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것을 보며 이민식은 히죽 웃으며 돌아섰다. 그런 이민식을 보며 박 노인은 손을 흔들며 말하였다.

“이 녀석아. 아무리 깡패 두목 일이 좋다지만 건강 좀 챙겨라. 예전에 있을 때보다 더 수척해진 것 같으니까.”

“하하. 잘 먹고 살고 있어. 걱정하지 말라고.”

박 노인의 그 염려에 이민식은 왠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하며 도장을 떠났다.


“무술 수업? 나보고 그것을 받으라고?”

“어. 이번에 우리 안하무인에서 신규 조직원들을 포함하여 50명의 애들을 박 노인이라는 무술 사범에게 맡기기로 했거든. 이 기회에 민호도 거기로 가서 배워봐.”

“하지만 내가 이곳을 비우면 루시퍼 경호는?”

“호호. 내 걱정은 할 필요 없어. 여기야 사고가 거의 생기지 않으니까. 안하무인의 거점인데 누가 감히 건들겠니. 너 말고도 다른 경비들 있고. 그리고 내 몸은 내가 잘 지킬 수 있다고.”

이은빈은 민호의 염려를 가볍게 지우면서 적극적으로 추천하였다. 이에 민호는 고민하는 눈치였고 이은빈은 작전을 바꿔서 엄한 눈빛으로 말하였다.

“민호야. 너는 지금도 강하지만 나와 동등한 위치로 올라서려면 그 정도로는 부족해. 그러기 위해서는 더 강해져야 하고 이것은 큰 기회야. 너는 원래 복싱을 배웠던 녀석이라서 거기서도 잘 배울 수 있을 거야. 사범인 박 노인이란 자가 꽤 괴팍하다고는 하는데 네 성격이면 별로 문제없을 거고. 그러니까 가는 걸로 할게?”

“응? 뭐... 그러지.”

이은빈은 민호가 자신을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안하무인의 간부 급인 그녀에게 고백 같은 것을 하기에는 자신의 위치가 너무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그런 민호의 감정을 이용하여 이은빈은 말하였고 이에 민호는 바로 승낙을 했다.

그렇게 민호는 다음날 박 노인의 도장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다양한 외모를 가진 사내들 50명이 서 있었다. 2미터에 육박하는 거한도 있었고 단신에 속하는 이도 있었다. 탄탄한 근육질의 사내도 있었고 꽤 왜소해 보이는 자도 있었다. 교활함이 가득한 얼굴을 가진 이도 있었고 진득하고 우직한 얼굴도 있었다.

그래도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런 분야에서 한 가닥 했을 것 같은 흉폭한 기운을 뿜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들의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예끼 놈들아. 어른이 지나가면 길을 비켜줘야지.”

“응? 뭐야. 이 한 주먹거리 노인네는... 헉.”

“시, 실례했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말에 조직원들은 순간 발끈하였다가 그가 박 노인이라는 것을 알고 물러섰다. 조직 보스의 은사란 이에게 함부로 했다가는 크게 당할 수도 있었기에 그들은 예를 갖추려고 했다.

그런 권력의 힘을 느끼면서 박 노인은 너털웃음을 터트렸고 곧 모두를 가로질러서 가장 앞에 섰다. 그리고는 가볍게 한 마디를 던졌다.

“뭐해? 당장 옷 안 갈아입고. 도장에서는 도복을 입어야지. 저기 사이즈별로 있으니까 알아서 입고 와.”

“아... 도복은 좀 유치해서 입기 싫은데...”

“그냥 사복으로 배우면 안 되나...”

박 노인의 말에 조직원들은 귀찮음을 표하였지만 그래도 뭐라 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하였다. 그렇게 다들 환복을 하여 박 노인의 앞에 섰고 그는 모두에게 기본적인 운동을 시켰다. 줄넘기와 푸쉬 업, 유연성 테스트 등이었다.

“뭐야. 우리가 무술을 배우러 온 거야. 아니면 헬스장에 온 거야?”

“이거 대단한 사범이라고 들었는데 허풍이었네. 그러니 이렇게 파리 날리는 도장인 것이겠지.”

“보스는 은사라고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늙은이 같다. 에너지 낭비로군.”

그들은 바로 무술을 배우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에 슬슬 짜증을 느껴갔다. 그러나 민호는 그런 불만 없이 묵묵히 시키는 대로 따랐다. 그런 민호의 모습은 정제됨이라고는 없는 다른 조직원들 사이에서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민호를 눈여겨보면서 박 노인은 그에게 손짓을 했다.

“거기... 민호라고 했나? 이리로 와봐.”

민호의 가슴팍에 붙은 이름표를 보며 박 노인은 말하였고 민호는 차분한 표정으로 달려가서 그의 앞에 섰다.

“흠... 어디 펀치를 한 번 해보겠어?”

“네. 알겠습니다.”

민호는 박 노인의 지시에 예전에 배웠던 복싱의 잽과 훅, 어퍼컷을 선보였다. 제법 자세가 갖추어져 있자 조직원들은 감탄을 하면서 휘파람 소리를 냈다. 이에 박 노인도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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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기연 (4) 20.05.14 192 3 15쪽
10 기연 (3) 20.05.14 221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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