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일인지하만인지상

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19:50
최근연재일 :
2020.06.05 10:1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5,874
추천수 :
86
글자수 :
176,396

작성
20.05.22 10:10
조회
88
추천
0
글자
12쪽

남의 힘 가지기 (7)

DUMMY

“요 며칠 간 선거운동을 하느라 잠잘 틈도 없이 바쁘시다고 들었어요. 영웅호걸에게는 술과 여자가 수시로 주입되어야 하는 것인데 말이지요. 이번에 저희 루시퍼에서 특별히 체력과 정력 보충을 시켜드릴까 하는데 오늘 밤에 방문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아주 레벨 높은 아이들이 대기하고 있답니다.”

“음? 그것은... 나도 가고 싶기는 한데 이번에 내려올 때 대표님이 엄중히 말을 하셨네. 절대 여자를 가까이 하지 말라고 말이야. 송창원의 경우를 잊지 말라면서 말이지.”

“호호. 그것은 싸구려 술집 같은 곳에서나 조심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우리 루시퍼는 그런 쪽에서 보안이 엄중한 곳이지요. 절대 새어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은빈은 방태수의 거절에 물러서지 않으며 다가가서 그의 팔을 자신의 가슴 쪽으로 가져와서 쓰다듬어주었다. 방태수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 감촉에 움찔하였다. 사실 어디를 가든 이런 쪽으로는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는 호색한인 그가 며칠의 시간동안 여자를 멀리한 것은 정말 가장 큰 고역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은빈의 이 말과 행동은 그가 애써 막고 있던 욕망의 둑을 부수는 것과 같았다.

“뭐... 인산 시 최고의 업소인 루시퍼라면 믿고 가도 되겠지. 그래. 오늘 몇 시에 가면 되겠나?”

“호호. 그러셔야지요. 저희가 새벽 1시에 차를 보내겠습니다. 행여나 남의 눈에 띄지 않게 확실하게 모실 터이니 걱정하지 말고 타시기만 하면 될 겁니다.”

이은빈은 미리 다 준비되어 있다는 듯 말하였고 이에 신뢰가 생긴 방태수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이은빈과 이민식은 캠프에서 나왔고 방태수는 오랜만에 극상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힘을 내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각이 되자 캠프에는 검은색 차량이 도착하였고 방태수는 주변을 살피고는 긴장한 눈빛으로 차에 탔다. 그러자 차는 천천히 캠프를 출발하였고 이리저리 빙 돌아간 후에 루시퍼에 도착했다.

이에 이은빈은 마치 007 작전이라도 하듯이 직원들을 움직여 방태수를 모셨고 루시퍼 안으로 들어간 그는 이은빈이 준비한 극진한 대우에 감사하면서 하룻밤을 즐겁게 보내었다.

“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응? 방태수 님. 듣기로는 좀 더 힘이 넘치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늙으신 모양이죠? 호호.”

“저희는 아직 만족하지 않았답니다. 더 즐겨주시어요.”

“맞아요. 술도 별로 안 드시는 것 같은데... 좀 실망이네요?”

이은빈이 특별히 준비한 창부 셋은 방태수가 3시간도 되지 않아 일어서자 아쉬워하며 그에게 달라붙었다. 이에 방태수는 잠시 흔들렸으나 곧 입술을 깨물며 그들을 밀어냈다.

“내가 워낙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서 말이다. 모든 것이 끝나면 그 때는 제대로 놀아주마. 일단 이것은 팁이다.”

평소의 방태수라면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을 마시고 즐기면서 필름이 끊기는 자였다. 그러나 그는 행여나 그러다가 자신이 사고를 칠 것을 우려하면서 여기에서 멈추기로 했다.

그렇게 방태수가 방에서 나오자 이은빈은 일부러 놀란 얼굴을 하며 나왔다.

“아니, 아직 5시도 안 되었는데 벌써 가시려고요?”

“허허. 이은빈 호스트의 선물은 참 고맙긴 한데... 역시 한희수 대표님의 말씀이 계속 걸려서 말이야. 내일 일정도 있고. 미안하네. 내 이 선물은 잊지 않고 갚도록 하지.”

“호호. 아니에요. 선물이라니요. 당연한 것인데 말이죠. 저희가 미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방태수 님 같은 호걸이 이 정도에서 멈추시면 꽤 아쉬우실 듯하니 조만간 다시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그 때 다시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은빈은 방태수가 이렇게 나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품위 있는 어조로 답하였다. 이런 이은빈의 배려에 방태수는 큰 감동을 받았고 눈물이 나올 뻔한 것을 겨우 참으며 고마워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이민식 같은 흐리멍텅한 놈이 인산 시의 유력 조직 보스인 데에는... 이은빈이 곁에서 보좌를 하고 있는 것이 크겠지. 참 부러운 놈이야.’

방태수는 그리 생각하면서 이은빈이 준비한 차에 탔고 루시퍼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인적이 드문 길로 빙빙 돌아가 캠프에 도착했다.

그렇게 방태수를 보낸 후 이은빈의 뒤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는 바로 조였다. 그의 접근을 감각으로 느끼며 이은빈은 말하였다.

“네가 예상했던 대로네? 방태수의 경계심이 아직은 살아 있어. 오늘 노리려고 했다면 확실히 실패했겠군.”

“후후. 아무리 호색한에 무뢰배라고 해도 저 정도 위치에 올랐다는 것은 아주 바보는 아니라는 뜻이지요. 한 번에 잡아먹기는 무리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경계심이란 것은 익숙함 앞에 무너지는 법. 이것을 반복한다면 분명 덫에 들어오게 될 겁니다.”

“그러나 덫에 집어넣는다고 해도 그게 잡는 것과 동일한 게 되는 건 아니야. 우리를 도와줄 언론사가 필요해. 지금 인산 시의 주요 언론사들은 모두 한희수의 편이나 다름이 없어. 생각해둔 우군이 있나?”

“역시 거기까지 생각하고 계셨군요. 이미 후보는 정해져 있습니다. 유력 언론사는 아니면서 최고를 노리는 야망을 가진 곳. 그중에서 선별을 할 생각입니다.”

조는 이은빈의 혜안에 내심 감탄하면서 바로 답하였다. 그러자 이은빈은 시니컬하게 웃으면서 답했다.

“흥! 그런 자들은 대부분 능력도 없으면서 야망만 크고 말만 잘하는 빈껍데기인 경우가 대부분이야. 그런 자들을 노려서는 성과가 없을 듯 한데?”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개중에는 진짜배기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진짜배기를 찾아내는 능력이 아주 출중하지요.”

“너의 그 자신감이... 허풍이 아니기를 바라도록 하지.”

조의 대답에 이은빈은 신뢰와 의심이 공존하는 눈빛을 하면서 답하였다. 이에 조는 이은빈의 그릇을 느끼면서 루시퍼를 떠났다.

그리고는 미리 연락이 되어 있던 한 기자와의 접선 장소로 향하였다. 그곳은 등산 코스의 초입 부분이었고 조는 벤치에 앉아서 팔짱을 끼고 상대를 기다렸다. 그리고 1분 후 누군가가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여어~ 빨리 오셨네요? 시간 개념이 아주 정확하시네요. 이거 신뢰가 가는 걸요?”

“하하. 그쪽도 그렇군요. 본디 시간 약속 잘 지키는 인간치고 일을 못하는 경우가 없다고 하지요. 반갑습니다. 이미현 기자님. 조라고 합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차승민 후보의 보좌관님이라고 하셨지요? 그런 분이 왜 중소 언론사의 일개 기자인 저를 보자고 하셨는지?”

조가 손을 내밀자 이미현은 약간의 경계를 하면서 악수를 했다. 이에 조는 휴대폰을 꺼내서 어떤 인터넷 기사를 들이밀면서 답하였다.

“3년 전에 이미현 기자님이 쓰신 칼럼과 기사를 스크랩하여 모은 것입니다. 인산 시장 송창원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비판을 하셨더군요. 그와 범죄 조직의 유착관계. 그리고 당시의 성추문에 대한 의혹도 제기하셨고요.”

“엥? 그 기사들은 거의 다 삭제처리된 것으로 아는데... 잘도 찾으셨네요? 호호. 그런데 혹시 그 기사를 보고 저에 대해 환상에 빠지신 것이라면 잘못 짚으셨어요. 저는 이제 완전히 다른 기자가 되었답니다. 지극히 현실에 맞춰서 연명하고 있지요.”

“후후. 바로 그것 때문에 찾아온 것입니다. 잘 연명하고 있는 것 때문에 말입니다.”

“네? 그게 무슨 소리죠?”

“송창원은 한희수가 인산 광역시를 관리하기 위해 보낸 주요 인물이었습니다. 또한 인산 시의 범죄 조직들은 이 도시의 지배자나 다름이 없는 자들이지요. 인산 시에 거주하면서 그런 자들을 건들고... 목숨을 부지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상당한 수완이 아닐 수 없지요.”

조는 진심으로 감탄한 얼굴을 하며 말하였다. 이에 이미현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리고는 차가운 얼굴을 하면서 물었다.

“상당한 수완이다라... 제가 그 때 어떻게 목숨을 부지했다고 생각하시죠?”

“글쎄요. 그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뭐든지 중요한 것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 아니겠습니까?”

“여자이면서... 나름 색기가 있게 생긴 제 외모. 그것을 활용하여 송창원에게 몸으로 용서를 받았다라고 말한다면... 이해가 되실까요?”

“네? 아...”

이미현의 대답에 조는 순간 움찔하였다. 어지간해서는 당황한 적이 없는 그였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뭐라고 표정을 짓고 답해야 할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조의 반응에 이미현은 갑자기 킥킥 웃었다.

“호호. 이거 의외로 허술하신 데가 있으셨군요. 농담을 그리도 진지하게 믿으시다니. 아무튼 죽을 짓을 했는데 살아남은 그 능력을 믿고 저를 선택하셨다는 것이죠? 뭐... 나쁜 대답은 아니네요. 그럼 제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죠?”

“흠흠... 어렵지 않습니다. 며칠 후 제가 방태수 후보를 낙마시킬 성추문 관련 사진과 자료를 가지고 와서 드릴 것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제이데일리의 인터넷 뉴스로 내보내시면 됩니다.”

조는 왠지 농담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일단 그녀의 질문에 답하였다. 이에 이미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뭔가 우리를 과대평가하시는 것 같은데 우리는 인산 시에만 해도 수십 개나 되는 군소 인터넷 언론 중 하나에요. 우리가 그런 기사를 내봤자 방태수 측에서 덮으려고 하면 바로 묻힌다고요. 요즘은 진실을 감출 필요가 없어요. 그냥 거짓으로 묻어버리는 시대랍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지 않게 손을 써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말이시죠?”

“미리 인터넷 여론을 조성해드릴 겁니다. 일전에 송창원을 낙마시켰을 때와 같은 패턴입니다. 그렇게 상황이 되었을 때 그 기사를 터트리시면 됩니다.”

조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이미현은 놀란 얼굴을 하며 물었다.

“설마... 송창원을 처리한 것도 그쪽 작품이었나요?”

“네. 같이 일을 하게 된 사이라서 답을 하자면 제가 한 것이 맞습니다. 물론 도와준 이가 따로 있긴 했지만 말입니다.”

“이거... 차승민 의원은 사람만 좋은 무지렁이라고 생각했는데 뒤에서 상당한 공작을 하고 있었네요.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른다고 하는 건가?”

“하하. 오해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 분은 정말 그런 부류가 맞습니다. 단지 제가 그 진영에서 워낙 특이한 케이스인 것이지요.”

조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답했다. 이에 이미현은 마음에 든다는 표정으로 조를 바라보면서 다시 손을 내밀었다.

“뭐... 그런 큰일을 하신 경력이 있으시다니 조금은 신뢰가 가는군요. 이거 왜 기업들이 그리도 경력직을 선호하는지 이해가 가네요. 그럼 딜은 성립된 것으로 하지요. 아무쪼록 좋은 자료를 가져오길 바랍니다?”

“네. 그런데 아무래도 차승민 캠프 쪽 사람으로 얼굴이 팔린 제가 움직인다면 눈에 띨 수도 있으니... 다음에는 이 사내가 대신 오게 될 겁니다.”

조는 미리 받아놓은 민호의 증명사진을 보여주면서 말하였다. 이미현은 그 사진 속 남자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자 수첩에 넣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일인지하만인지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교체 (3) 20.06.05 58 1 11쪽
29 교체 (2) 20.06.04 52 2 12쪽
28 교체 (1) 20.06.03 57 0 12쪽
27 남의 힘 가지기 (14) +1 20.06.02 72 1 12쪽
26 남의 힘 가지기 (13) +1 20.06.01 74 1 12쪽
25 남의 힘 가지기 (12) 20.05.29 74 0 11쪽
24 남의 힘 가지기 (11) 20.05.28 76 0 12쪽
23 남의 힘 가지기 (10) 20.05.27 73 0 12쪽
22 남의 힘 가지기 (9) 20.05.26 82 0 12쪽
21 남의 힘 가지기 (8) 20.05.25 81 0 12쪽
» 남의 힘 가지기 (7) 20.05.22 89 0 12쪽
19 남의 힘 가지기 (6) 20.05.21 91 0 12쪽
18 남의 힘 가지기 (5) 20.05.20 92 0 11쪽
17 남의 힘 가지기 (4) 20.05.19 98 0 12쪽
16 남의 힘 가지기 (3) +1 20.05.18 117 2 12쪽
15 남의 힘 가지기 (2) 20.05.16 115 1 15쪽
14 남의 힘 가지기 (1) 20.05.16 147 4 14쪽
13 기연 (6) +1 20.05.15 158 3 14쪽
12 기연 (5) 20.05.15 174 3 14쪽
11 기연 (4) 20.05.14 192 3 15쪽
10 기연 (3) 20.05.14 221 3 14쪽
9 기연 (2) 20.05.13 238 5 14쪽
8 기연 (1) 20.05.13 303 6 14쪽
7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7) 20.05.12 276 5 15쪽
6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6) 20.05.12 288 4 15쪽
5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5) 20.05.11 316 5 14쪽
4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4) 20.05.11 331 6 14쪽
3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3) 20.05.11 379 6 14쪽
2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2) 20.05.11 537 6 14쪽
1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1) 20.05.11 1,014 1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