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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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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19:50
최근연재일 :
2020.06.05 10:1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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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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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글자수 :
176,396

작성
20.06.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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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남의 힘 가지기 (13)

DUMMY

“아까 내가 말했던 3가지 조건. 사실 그것을 다 갖춘 인물이 존재할 수가 없긴 했었지. 그리 유능한 자가 서울에서 빠진다면 당연히 타격이 올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조는 그것을 다 갖추고 있군. 머리도 좋고 강단도 있으면서 처음부터 내 사람인 것도 아니니 타격도 없지. 좋아. 내 자네에게 그 자리를 주도록 하지. 그럼 그 대가로 내가 뭘 해주면 되겠는가?”

“하하. 어렵지 않습니다. 차승민의 시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제가 그 임무를 잘 해낸다면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자리 하나를 주시면 됩니다.”

“흠... 합리적인 요구로군. 뭐... 요즘 그런 낙하산이야 허다하니까 안 될 것도 없겠지.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군. 차승민이 시장으로 있는 이상 중간책 역할은 더 힘들어질 것이야. 그런데 어떻게 그 역할을 해낼 생각인가?”

한희수는 전권을 주기 전에 마지막 시험이라 생각하고 물었다. 이에 조는 물 흐르듯이 대답을 해주었다.

“간단합니다. 한희수 님께서 주신 전권을 바탕으로 파이어리츠, 안하무인 등의 조직들을 휘어잡을 것입니다. 사실 인산 시는 경찰력이나 검찰 등의 힘을 범죄조직들이 넘어선 곳입니다. 그들 모두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면 그 힘을 바탕으로 경찰과 검찰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그 후 인산 시의 국회의원 6명을 모두 내려오게 해서 차승민을 압박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언론사 등과도 회동을 할 생각입니다.”

“음... 국회의원이라... 그들 6명은 모두 우리 파벌 사람들이니 안 될 것은 없겠지. 허나 그들은 모두 서울을 좋아 한다네. 너무 오래 데리고 있으면 안 될 것이야.”

물론 아닌 국회의원들도 많았지만 지방의 국회의원 대부분은 실제로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중앙에 머무르고 있어야 정치권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선거 때는 지역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칠 듯이 말하지만 당선 후에는 그 지역에 머무르지도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이었다.

그것을 다룬 한희수의 말에 조는 속으로 실소를 흘렸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조의 답변이 마음에 든 한희수는 조가 자신의 사람이니 자기처럼 생각하고 따르라는 친서를 내려주었고 확실하게 하기 위해 특별 휴대폰도 주었다.

그것을 받은 조는 한달음에 인산으로 내려갔고 그대로 조직들의 회의를 개최하였다. 파이어리츠와 안하무인 등 모두에게 연락을 하였고 그것을 받은 커터는 인상을 쓰며 말하였다.

“뭐? 조라고? 그건 또 뭐하는 개뼉다귀야. 국회의원을 하던 놈도 아닌 것 같고 이 바닥에서 유명한 자도 아닌데 그런 놈이 방태수의 후임이라니... 한희수 대표님도 늙은 것인가.”

“어찌 하시겠습니까? 그래도 한희수 님의 대행이신데...”

“에이. 되었다. 이건 한희수 대표님이라고 해도 너무하신 거야. 차라리 나에게 그것을 맡겨야지. 나는 안 갈 것이다.”

“네? 그래도 되겠습니까?”

“일전에 방태수는 우리의 선배 격인 인물이라서 예를 다해 모셨지만 이번에는 다르지. 길을 들일 필요가 있다. 대신 네가 가도록 해라. 최준호. 너는 우리 파이어리츠의 간부이니 나를 대행할 수 있겠지.”

“음... 잘 알겠습니다.”

안민상을 대신하여 커터를 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는 최준호는 커터의 말에 따르며 조가 정한 장소인 ‘아쿠아 호텔’ 메인 식당으로 향하였다.

총 60인이 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대형 식탁이 있었고 그 끝에는 조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자리는 비어 있는 곳도 많았다. 대략 20여 석이 비어 있었고 채워진 자리도 파이어리츠의 경우처럼 대행이 와 있는 경우가 있었다. 굵직한 조직 중에서 보스가 나온 곳은 안하무인 정도였다.

이에 최준호는 다른 보스들도 커터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히죽 웃으면서 이민식의 맞은편으로 가서 자연스럽게 앉았다.

그러자 그의 지척에 앉아 있던 조가 그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곳은 파이어리츠 보스의 지정석인데... 그대가 커터인가?”

“네? 아닙니다. 보스께서는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요양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양해를...”

“보스가 아닌데 보스의 자리에 앉았다라... 그것이 파이어리츠의 방식인가?”

“네? 아... 아닙니다. 실례했습니다.”

조가 험악한 눈빛을 하며 따지자 최준호는 자기가 실수를 했다고 보고 얼른 일어나서 허리를 굽혔다. 이에 조는 시계를 보았고 약속 시간이 된 것을 확인하고 빈 자리를 훑어보았다.

“어디 보자. 온 사람은 60명 중에서 36명이군요. 무려 24분이나 빠지셨군요. 거기에다가 참석한 36명 중에는 보스가 아닌 분도 꽤 있군요. 후후. 이래가지고 무슨 이야기를 한다고. 해산합니다. 다음 회의 날짜는 바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히 이틀 후 같은 시간에 이곳으로 모여 주십시오.”

“뭣? 이 무슨...”

조의 말에 앉아 있던 조직의 보스들은 발끈하며 그를 보았다. 듣도 보도 못한 자가 자기들을 오라 가라 하는 것에 화가 난 것이었다.

“그냥 하는 것이 어떠한가. 다들 바쁜 사람들이 모인 것인데. 그리고 몸이 아프다는데 그런 사람들을 억지로 오게 할 필요가 있겠나.”

“후후. 몸이 아프다라... 이것 참 놀랍군요. 이 자리에 대행이 아닌 보스가 직접 온 것이 총 22명인데... 60명 중에 38명의 몸이 아프다면... 어찌 그 일을 하고 계신 것입니까? 그냥 다른 이에게 보스 자리를 물려주고 요양을 하시는 편이 나아보입니다만...”

“그, 그것은...”

조의 반박에 보스들은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조는 한희수에게 받은 친필 서명을 액자로 만든 것을 보여주며 말하였다.

“저는 한희수 대표님의 대행으로 왔습니다. 여러분은 한희수 님이 이곳에 방문하셨을 때도 이렇게 하셨습니까? 그랬다면 제가 이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

조의 물음에 자리는 침묵이 감돌았다. 그 때는 단 하나의 보스도 빠지지 않고 모두가 참석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들을 득의양양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며 조는 말을 마쳤다.

“이틀 후에 다시 자리를 마련할 겁니다. 그 때 단 하나라도 빠진다면 다시 연기를 할 겁니다. 그러니 다른 보스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만.”

조는 그리 말하고는 쿨하게 퇴장하였다. 이에 다른 조직의 보스들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을 하였고 그 사이에서 안하무인의 이민식은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에게 인사를 하며 말하였다.

“그럼 이틀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으으음...”

파이어리츠 정도는 아니지만 인산 시 내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는 조직인 안하무인 보스가 이렇게 나오자 다른 보스들은 더는 뭐라 할 수가 없었다. 이에 그들은 심기가 불편한 듯 혼잣말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최준호도 이런 상황은 예상 못한 듯 당황해 하면서 크로넨워스로 얼른 돌아갔고 이를 보고하였다. 그것에 커터는 발끈하였다.

“뭐라! 이런 건방진 놈을 봤나. 제깟 놈이 감히 한희수 대표님과 동급으로 있고 싶은 것인가.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보았으면 이런 짓을...”

“어찌 하시겠습니까. 그 자의 태도를 보니 이런 식으로 자존심 싸움을 한다면 계속하여 연기만을 거듭할 것 같습니다. 그리 되면 참석하던 보스들도 우리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 수 있습니다.”

“크흠. 그렇겠지. 워낙 단합이 안 되는 것이 깡패 조직들이니... 만약 다음 회동에 우리만 불참한다면 꽤 욕을 먹겠지. 에이. 할 수 없다. 이틀 후라고 했나? 내가 나갈 것이다. 단, 그 조라는 자... 아주 작살을 내줘야겠다.”

커터는 그리 말하면서 조를 밀어붙일 말들을 생각하였고 시간이 빨리 가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 회동날이 되었을 때 아쿠아 호텔의 대형 식탁은 한 자리도 비지 않고 가득 찼다. 조는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자리가 차례대로 차는 것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커터가 조의 바로 앞자리의 우측에 앉으면서 빈자리는 사라지게 되었고 이민식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걸었다.

“모두 모인 것 같습니다만?”

“잠깐! 조금 이상해서 그런데... 조라고 하셨나? 그대는 어째서 혼자 다니는 거지? 수행원이나 경호원은 없는 것인가?”

표정은 여전히 능글맞지만 예를 갖춰 말하는 이민식과 달리 커터는 인상을 쓰면서 반말로 조에게 물었다. 이에 조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답하였다.

“수행원이나 경호원 같은 것이 왜 필요할까? 나는 혼자서도 다 할 수 있는데 말이야. 후후.”

“흥! 내가 조사해본 바로는 그대는 새로 시장이 된 차승민의 보좌관에 불과하더군. 대충 아다리를 맞춰보니 차승민을 배신하는 대가로 한희수 대표님께 지금의 자리를 얻어낸 것 같은데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비열하다고 보이지 않나?”

“헛. 그런 것이었나?”

“이런 교활한 일이...”

커터가 이틀 간 조사한 것을 무기로 하여 조를 몰아붙이자 다른 조직 보스들은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조를 바라보았다. 그것에 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쿠쿡. 비열하다라... 재미있는 말이군. 커터. 파이어리츠 조직의 보스. 휘하 조직원은 100명 이상으로 추정. 해마다 지역 상인들로부터 갈취하는 돈이 수십 억에 달함. 그 과정에서 폭력과 상해가 수도 없이 발생. 청부 살해도 하고 있음. 그런 자가... 배신 하나 가지고 비열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다니... 얼마나 뻔뻔하면 그게 되는 것이지?”

“뭐뭣? 웃기지 마라.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청부 살해라니?”

“어이. 한 조직의 보스라면 당당해야지. 뭘 그리 발을 빼고 계시나.”

조가 던진 말에 커터는 당황하며 얼버무렸다. 이것에 이민식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면서 지원사격을 하였고 커터는 이민식을 노려보며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그런 것은 일절 없었다. 그런 근거 없는 소리나 하는 자리라면 나는 이만 가겠다.”

“강형욱... 무려 형사를 살해하신 분이 참 뻔뻔하기도 하시구만.”

“허억! 네가 그걸 어떻게...”

정확한 실명에 직업까지 조의 입에서 나오자 커터는 전신이 굳는 듯 하였다. 그것을 아는 이는 극소수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인산 시가 범죄 도시라고 해도 형사를 살해했다는 것이 이슈가 된다면 조직 운영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대 조직의 보스인 커터는 이 정도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며 정신을 수습하고 미소를 지으며 조를 보았다.

“흥! 과거 그런 일이 있기는 했었다. 그것은 지금은 중요한 일이 아니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정말로 한희수 대표님이 그대에게 이런 자리를 맡겼는가이다. 일전에 이 역할을 했던 자는 방태수로 국회의원을 4선이나 한 인물이다. 또한 우리들과 같은 출신이지. 그대 같은 자와는 급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 말은... 한희수 대표님께 확인을 받고 싶다는 건가?”

“그렇다. 내가 그 분의 얼굴을 직접 뵙고 들을 것이다. 단순히 이 친필 글만으로는 믿을 수가 없다. 방태수처럼 생각하고 함께 하라니. 너무 애매모호한 말이 아닌가.”

커터의 생각은 이러하였다. 그가 본 바로는 한희수는 매우 의심이 많은 자였다. 그런 자가 차승민 쪽 사람인 조를 그렇게 바로 신뢰하여 전권을 맡길 리가 없었다. 즉, 한희수는 처음에는 조에게 많은 권한을 주지 않은 채 자신들과 협의를 하는 식으로 인산 시를 맡길 것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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