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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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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19:50
최근연재일 :
2020.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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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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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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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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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힘 가지기 (10)

DUMMY

그렇게 이민식과 커터는 독대하면서 술잔을 기울였고 이은빈과 진호산, 그리고 안민성과 다른 파이어리츠 간부들은 뒤에 서서 상대를 응시하는 식의 다소 불편한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민식의 느긋함은 여전하였다.

“이렇게 독대하면서 술을 마시니까 참 기분 좋네? 옛날 생각나지 않나. 커터. 아니... 박충돌이?”

“치워라. 옛날 생각은 무슨... 그 때 기억 중에 좋을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이름은 내가 부르지 말라고 했을 텐데?”

“왜에? 그래도 본명이잖아. 그리고 자주 부르면 정감이 가기도 하고. 안 그러냐. 박충돌. 박충돌. 박충돌.”

“어이. 또 그 이름 부르면 나도 가만 안 있는다?”

이민식이 콤플렉스인 자기 이름을 계속 부르자 커터는 발끈하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이민식은 일부러 과장되게 놀란 제스처를 취하고는 실실 웃으면서 커터의 술잔을 채웠다.

“알았어. 알았어. 뭘 그것 가지고 성을 내고 그러냐. 명색이 조직 보스라면 무게감이 있어야지.”

“무게감 같은 소리 하네. 너를 봐라. 누가 너를 보스라고 생각하겠나? 그냥 맨날 놀고 먹는 한량이지. 너는 저기 이은빈이나 진호산 아니었으면 그냥 부잣집 도련님에 불과했어.”

커터는 이민식의 말에 발끈하면서 역공을 하였다. 술이 들어간 탓에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 나온 것이었고 이에 이민식의 눈빛도 조금 변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를 내색하지 않으며 천연덕스럽게 답했다.

“하핫. 그렇지. 내가 밑의 사람들은 참 잘 고르는 편이거든. 그러고 보니 학창시절 때 너도 내 밑에 있었잖아. 나는 반장을 놓친 적이 없었고 너는 선생님한테 맨날 쳐 맞는 아이였지. 가끔 도시락을 안 싸온 날도 있어서 내가 고기반찬도 자주 줬었고. 그 때 생각나지 않냐?”

“그만 해라. 그거 뭐 몇 번이나 그랬다고.”

“아닌데? 내 기억으로는 꽤 많았어. 너 담배도 나한테 배웠잖아? 담배 살 돈도 없어서 기웃거리다가 내가 주니까 넙죽 받아서 피웠지. 그래서 내가 담배 필 때는 항상 네가 불을 붙여주었고. 어디. 오늘도 한 번 담배 불 좀 붙여주지 그래?”

이민식이 정말로 담배를 꺼내면서 이렇게 말하자 커터의 눈빛은 꿈틀거렸다. 이를 뒤에서 바라보던 진호산은 고개를 내려서 이은빈에게 말을 걸었다.

“와우~ 정말 우리 보스지만 능글맞게 상대를 열 받게 하는 것은 최고로군.”

“호호. 항상 놈팽이인 것처럼 굴지만 절대 바보는 아니라고. 특히 저런 분야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 이제 카운트다운을 해야겠어. 5...4...3...”

이은빈이 그렇게 수를 세었고 1이 되었을 때 커터가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이 자식이! 아직도 내가 니 시다바리로 보이냐. 그래. 너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태어나서 호의호식하면서 살아왔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아버지가 매일 술만 처먹고 돌아와서 어머니를 패는 그런 집에서 자랐다. 그래서 어머니는 도망가고 나는 집을 나오다시피 하였지.

하지만 지금은 어떠하지? 내가 들어가서 정점에 선 파이어리츠 조직은 이 인산 시에서도 최강이다. 그에 비해 너는 부모 재산을 끌어 모아서 안하무인이란 조직을 만들고는 그저그런 짓이나 하고 살지 않나? 내가 자수성가라면 너는 부모에게 죄송스러워 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부끄러운 줄 알아라.“

“너... 내 앞에서 부모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뭐. 이게 내로남불도 아니고. 너는 그딴 소리 해도 되고 나는 안 되나? 아직도 내가 니 밑의 박충돌로 보이냐? 그런 좋은 집에 운 좋게 태어났으면 공부나 해서 판검사나 사업가 될 생각이나 해야지. 뭔 술집이나 차리고 방탕하게 살고 지랄이야. 돌아가신 네 부모님이 통곡을 하시겠다.”

“이 개 자식이!”

‘퍼어어억’

커터의 비아냥에 이민식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주먹이 뿜어져 나왔고 커터는 이것에 직격을 당하며 뒤로 밀려났다. 이에 안민성은 서둘러서 그의 몸을 받고는 발끈하며 외쳤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술자리에서 폭력이라니요.”

“아랫것은 빠져라. 원래 술자리에서는 주먹질이 오가는 법이야. 그리고 저 놈은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이... 이런 미친 놈이... 당장 애들 불러와! 내 기다릴 것도 없이 오늘 저 놈의 사지를 찢어버리겠어.”

“어이쿠. 우리 싸움에 애들 피까지 보려고? 정말 쫌생이 박충돌... 학창 시절 때 그 모습 그대로네. 그래. 그럼 아주 제대로 해보자.”

이민식은 커터를 향해 당당하게 말하였다. 그리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서 크로넨워스 밖으로 도망을 쳤다. 그것을 미리 사인 받은 것인지 진호산과 이은빈도 놀라지 않으며 따라 달렸고 그들은 순식간에 크로넨워스를 나가 자기의 차량에 탔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기민한 동작에 안민성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고 커터를 보며 물었다.

“추, 추격할까요?”

“이런 칠칠치 못한 놈. 되었다. 이미 도망치고 있는데 쫓아봤자지. 내일 중요한 일이 있는데 그만 둬라.”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거 안하무인 측에서 대대적으로 대응을 하지는 않겠죠?”

“흥! 때린 놈도 이민식인데 대응을 해도 내가 해야지. 그냥 술자리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신경 쓸 것 없다. 어서 계획을 애들에게 하달하는 것이나 제대로 해라.”

커터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손을 내저었다. 안민성은 그대로 따랐고 파이어리츠 각 거점을 지키고 있던 조직원들에게 내일 어디로 집결할 지의 명령이 떨어졌다. 그들은 그것을 숙지하면서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고 파이어리츠 조직원들은 투표를 방해해야 할 지역으로 향하였다. 그들은 안민성의 지시를 계속 머릿속에 되뇌었다.

‘일단 연령층이 높은 이들은 아침 잠이 없는 편이라서 일찍 올 것이다. 그들은 지역 애가 강하니 같은 지역 출신인 방태수 님을 뽑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일단 무사통과를 하도록 한다. 그 후 오후가 되면 젊은 층들이 투표를 하러 올 터... 그들에게 시비를 걸어 험악한 상황을 만들고 다들 집으로 돌아가게 한다. 그렇게 투표를 방해한다면 이 선거는 이길 수 있다.’

그리 생각하면서 파이어리츠 조직원들은 투표장 입구를 서성였다. 그리고 시작 시간이 되자 예상대로 노년층들이 힘든 몸을 이끌고 들어왔다. 이에 파이어리츠 조직원들은 공포감을 주지 않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렇게 노년층들이 투표를 마치고 나온 후 그들은 다시 모여서 시계를 보며 기다렸다. 바로 그 때였다. 멀리서 검은색 차량 8대가 달려와 그들 근처에 주차를 하는 것이었다. 워낙 자주 마주쳐 왔기에 파이어리츠 조직원들은 그 차량의 번호를 알아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것은... 안하무인 애들인데? 쟤들이 왜 여기를 왔지? 저 놈들도 방태수 님의 지령을 받은 건가?”

“역시 방태수 님이시다. 아주 철저하시네. 우리 혼자서도 충분한데 이렇게 지원까지 해주시고 말이야.”

그들은 별로 긴장하지 않으며 차에서 내리는 안하무인 패거리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들의 눈빛은 흔들렸다. 그들에게 다가오는 안하무인 조직원들이 다들 각목이나 쇠파이프 등을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저 자식들 뭐야.”

“가만. 그러고 보니 어제 밤에 안하무인의 이민식 보스와 우리 보스끼리 실랑이가 있었다고 하던데... 설마 그것 때문에 전쟁을 하겠다는 거야?”

“이민식 보스야 워낙 괴팍하기로 유명한 놈이잖아. 실실 웃으면서 말하다가 갑자기 칼을 찌르기도 한다던데... 일단 다들 튀어. 맨손으로 싸우는 것은 무리니까.”

그냥 힘없는 민간인들을 위협하면 되는 것이기에 무기를 거의 가져오지 않았던 그들은 당황하면서 도망을 선택했다. 이에 안하무인 조직원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추격을 했다.

그런 양상은 파이어리츠 조직이 포진한 4개 투표소 모두에서 연출되었다. 그들은 꽁지가 빠지게 달아나 각 거점으로 돌아왔고 저마다의 무기를 집은 후 안하무인 조직원들을 향해 반격에 나섰다.

“이 자식들. 다 죽었어!”

“어딜 감히 인산 광역시 최강의 조직인 파이어리츠한테... 다들 죽여 버려!”

수적으로 우세한 파이어리츠 조직원들은 신을 내면서 역공을 전개했다. 그것에 안하무인 조직원들은 점점 뒤로 밀려났고 상대를 코너에 몰았다고 생각한 파이어리츠 조직원이 쇠파이프를 치켜들고 돌진을 했다.

‘파아앗’

“으응?”

상대의 머리를 내리치기 위해 점프를 한 그는 갑자기 자신이 허공에 떠 있음을 느끼고 의아한 얼굴을 하였다. 이에 그는 쇠파이프의 끝을 보았고 그것이 누군가의 큰 손에 잡혀 있음을 알았다. 그 누군가는 바로 거한의 안하무인 간부 진호산이었다.

“허억. 지, 진호산이다!”

“제길. 오늘 재수 옴 붙었네. 하필 저 자가 이곳에...”

키가 2미터가 넘고 체격도 어마어마한 거한 진호산이 험상궂은 얼굴로 모두를 내려다보자 파이어리츠 조직원들은 다들 움찔하였다. 워낙 경험이 많은 이들이 이럴 정도면 일반인은 오줌을 지려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진호산은 특히 얼굴도 붉은 빛이 강해서 더한 무서움을 주는 존재였다.

‘부우우웅’

“으아아아아~”

진호산은 잡고 있는 쇠파이프를 빙빙 돌렸고 거기에 딸린 파이어리츠 조직원은 어지러울 정도로 허공을 돌면서 저 멀리 날아가 벽에 몸을 쳐 박고 혼절하였다. 그런 퍼포먼스로 모두를 압도한 진호산은 바로 돌진을 하였고 이에 안하무인 조직원들도 힘을 내면서 공세로 전환했다.

이런 안하무인과 파이어리츠의 전쟁은 곳곳에서 치열하게 이어져갔다. 안하무인 측은 승부를 빨리 볼 마음이 없는 듯 선공을 했음에도 지공으로 일관하였고 이에 파이어리츠의 보스 커터는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민식. 이런 미친 놈이... 겨우 그따위 일로 전쟁을 벌이다니. 게다가 어째서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거야. 안하무인은 우리 상대가 안 되는 애들이잖아.”

“그, 그것이... 저들이 건물 등에 들어가거나 밀폐된 지형에 죽 치고 수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호산 등 주요 간부들이 모두 동원된 터라 쉽지가 않습니다.”

“제길. 가만. 주요 간부들이 모두 동원되었다? 그렇다면 지금 루시퍼는 비어 있겠네? 우리 파이어리츠 전력을 상대로 힘을 아낄 리는 없으니까 말이야.”

“그렇겠죠?”

안민성은 커터의 말에 당연하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이에 커터는 눈을 번득이면서 히죽 웃었다.

“그럼 당장 남는 애들을 데리고 따라와라. 이 기회에 안하무인의 머리라고 할 수 있는 이은빈을 칠 것이다. 그래서 그녀를 데리고 협상을 한다면 역으로 안하무인을 날려버릴 수 있겠지.”

“에... 안하무인의 보스 이민식은 겉으로는 나긋나긋하게 생겼지만 꽤 냉혹한 인물입니다. 그 자가 여자 하나에 혹해서 전쟁에서 물러설까요?”

“이런 한심한 놈. 지금껏 내 밑에 있으면서 그런 것도 파악할 줄 모르는 거냐. 이은빈은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또한 이민식과의 관계도 매우 각별하다고. 우리 눈에 간파가 안 되기 위해 비즈니스 적인 관계로 보이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지. 어서 따라오기나 해라.”

커터는 안민성에게 꿀밤을 놓으면서 앞장섰다. 이에 크로넨워스를 지키고 있던 10여 명의 조직원들이 3대의 차에 나눠 탔고 그들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루시퍼 앞에 섰다. 그리고는 삽시간에 건물을 포위하였다. 이런 일을 많이 해본 파이어리츠 다운 움직임이었고 그런 모습에 만족을 표하면서 커터는 루시퍼 내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 이은빈과 다른 여직원들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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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남의 힘 가지기 (4) 20.05.19 9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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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기연 (4) 20.05.14 193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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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연 (1) 20.05.13 304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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