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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조회수 :
8,203
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작성
22.06.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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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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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20화

화장실 오줌 소리를 그 증거로 내밀었다. 그제야 엄마는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엄마로서 아들에게 할 일을 다 했음에 크게 만족했다. 더 이상 보약 먹기를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냉장고에 넣어 놓을 테니 기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꺼내 먹으라고 했다. 나는 머리를 주억거리며 알겠다고 했다.

방학이 끝날 무렵 되자 그렇게 기승을 부리든 늑대는 깊은 잠에 빠졌다. 도발적인 것만 안 보이면 늑대는 곤히 잠을 잤다. 나는 고1 겨울방학 내내 뜬구름 위를 걷듯 몽롱하게 지냈다. 성제 큰어머니도 건강을 찾아 돌아왔다고 했다. 다행인 것은 마음의 병이 많이 치유되었다고 했다. 마음 한편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았다. 엄마가 동네 예수사랑 사랑방 끝나고 부부간의 시답잖은 시시콜콜한 이불 속 이야기를 해도 얼굴을 붉히며 웃었다고 했다. 그전에는 밀랍 인형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불쾌해했는데 이번에는 말은 안 해도 표정은 관심 있어 했다고 엄마가 아버지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나도 평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성제의 괴롭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고2가 되어도 성제는 내 뒷자리가 자기 자리였다. 재크나이프로 찔러대는 거나, 자기하고 같은 장씨라며 장 미쉘 바스키아 같은 천재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며 내 등 뒤에 잉크를 뿌리는 것도 여전했다. 동남아 수학여행을 갔다. 난 성제와 같은 방을 썼다. 성제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성제가 곧 법이었다. 성제의 의견이 학교의 교칙에 많이 반영되었다. 성제의 패거리가 내 방에 몰려왔다. 나를 일주일 동안 화장실에서 지내게 했다. 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했다. 이불도 없이 차갑고 딱딱한 타일 바닥에서 잤다. 처음엔 서러움에 울었다. 그나마 날씨가 따뜻한 동남아래서 다행이었다. 안중근 의사가 생각났다. 그래 여기를 뤼순 감옥이라고 생각하자 여기서 좌절하면 지는 것이다. 모든 건 마음 먹기에 달렸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우리 집 거실 벽에 걸려 있는 가훈이다. 땡땡이 중이 성철 스님이 쓴 친필이라고 아버지를 속여 거금에 판 붓글씨다. 그런 생각을 하니 힘이 솟았다. 나는 집에서 혼자서 하던 운동을 했다. 팔굽혀펴기, 턱걸이, 발차기, 쪼그려뛰기 등등, 성제가 지도 교사에게 내가 말라리아에 걸려 아파 누워 앙코르와트 탐방 못 간다고 거짓말했다. 성제는 나를 이틀 동안 화장실 안에 가두어 놨다. 그때도 운동했고, 나를 가두고 지네들끼리 밤에 몰려 놀러 나갔을 때도 운동했다. 우리의 미래는 점칠 수 없다, 그래서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른다. 감옥소 체험은 필수고 의무다. 니가 먼저 우리를 대표해서 해 봐 라며 빵 한 조각으로 이틀을 버티게 했다. 물은 주지 않고 동남아에서는 허드렛물로 쓰는 석회질 수돗물을 강제로 마시게 했다. 어떨 때는 입이 벌겋게 되는 빈랑 열매를 강제로 씹게 했다. 동남아 특산물이라고 너에게만 특별히 주는 선심이라고 하더니 지네들은 씹지도 않았다. 뒤에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빈랑 열매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며 구강암을 심히 유발하는 공포의 열매라 적혀 있었다. 수학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나는 내일이면 집에 가는구나 드디어 이 악몽의 일주일을 끝내는구나 좋아했는데 그날, 인간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상상을 초월하는 추악하고 엽기적인 일을 성제와 패거리들이 벌였다. 같은 재단 국제고서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박하향을 성제가 데리고 왔다. 재단의 그 많은 학교 중에서 유일하게 자랑 꺼리인 국제고는 영재들로 이뤄진 최상위 고등학교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 국제고의 전교 1등이 나와 같은 학년의 박하향인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올림피아드 수학 경시대회 1등을 몇 년째 하고 있었고, 권위 있는 세계 의학계, 국제 물리학계, 첨단과학 분야에 내놓은 수준 높은 논문도 수두룩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명문대학 수석은 따논 당상(堂上)이라며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떠들 정도로 공부에 일가견이 있었다. 거기에 걸맞게 세계 명문대학에서도 4년 입학금 면제, 매달 생활비 넉넉할 정도로 지급하고 석박사 시험도 프리패스, 학위 취득 뒤 대학교수 평생 보장 등 상상 초월의 최고 조건을 제시함은 물론 조기 입학도 허락했다. 박하향과 하향의 부모는 이번 수학여행을 마지막으로 국제고를 조기 졸업하고 하버드를 갈까, 옥스퍼드를 갈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지금껏 국제고를 다니는 건 순전히 재단에서 홍보 효과를 노려 박하향을 학교에 붙잡아 놨던 것이었다. 재단 산하 종교단체의 책임자며 장로인 하향의 아버지에게 압력을 넣어 조기 졸업은 몰라도 외국 명문고에 전학은 갈 수 없게 했다. 하향의 아버지와 엄마는 독실한 기독교 교인이며 특히 하향의 아버지는 성제 할아버지의 오른팔이었고 성제 집안의 집사였다.

성제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따라왔던 박하향이 뒤늦게 눈치를 채고 겁에 질리더니 공포에 벌벌 떨었다. 성제는 박하향을 내가 있는 화장실에 밀어 넣었다. 박하향은 빈랑열매를 씹으며 쪼그려 앉은 나를 발견하고 뛰쳐 나가려다가 패거리들에게 잡혀 강제로 옷이 벗겨졌다. 박하향이 몸부림치며 몸서리쳤다. 박하향이 사생결단 절규하며 저항했다. 패거리들의 팔을 물어뜯고 발로 차며 거세게 반항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자기를 제압한 남자 넷을 이길 수가 없었다. 박하향이 나체가 되었다. 박하향은 부끄러운 부분을 두 팔로 최대한 가리고 몸을 공처럼 오므렸다. 패거리들이 킥킥대며 나에게로 다가섰다. 내가 그들과 치고받고 반항을 해봤지만 나는 성제의 강력한 훅 한 방에 주저앉았다. 결국 내 옷도 벗겨졌다. 나는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기에 내 남성을 잡고 모로 누웠다. 발길질이 날아왔다. 불가항력이었다. 패거리들은 박하향을 욕실 바닥에 눕혔다. 검은 테 안경 속의 초점 잃은 선한 눈은 자포자기 상태로 나를 올려다봤다. 박하향이 눈으로 말했다. 그들이 바라는 대로 어서 끝내고 여기서 벗어나자는 것 같았다. 10살 때 교회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 눈빛이었다. 대각선으로 앉았는데 고개를 돌려보니 나를 하향이가 보고 있었다. 내 눈과 마주치자 얼른 고개를 돌렸다. 마음 한구석 먼지가 켜켜이 앉았던 기억이 그 순간 갑자기 떠올랐다.

박하향이 찢어지는 고통을 참으며 피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대책 없는 늑대는 본능에 충실했다. 성제와 패거리들은 흘레하는 개를 보듯 괴성을 지르며 깔깔거렸다. 그들은 성제의 지시로 둘 사이의 체위를 뒤집었다. 내가 아래로 갔다. 패거리 중 한 명이 핸드폰으로 찍으려다가 성제의 주먹에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소리쳤다. 다 죽고 싶어!. 거머리는 못 참겠는지 한쪽 구석에서 씩씩대며 자위를 했다. 성제가 낄낄거리며 거머리 뒤통수를 쳤다. 빈랑 열매를 씹고 있는 나는 몽롱한 환각 상태에 빠졌다. 화장실 천장에 뚫린 단추 크기만 한 구멍에서 뭔가 반짝였다. 저게 뭐지?... 박하향의 입에서 흘러내린 빈랑 열매 액(液)이 내 입으로 떨어졌다. 성제와 그 패거리들의 웃음소리가 귀에 맴돌았다. 패거리 놈 중 하나가 박하향에게 몹쓸 짓을 하려고 하자 박하향이 내 몸에 손대지 말라며 소리를 질렀다. 아니면 혀를 깨물고 죽겠다고 발악했다. 패거리들이 흠칫 놀랬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머릿속을 헤집더니 블랙아웃(blackout)이 되었다. 난 그렇게 끔찍스럽고, 치가 떨리는 악몽 같은 수학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심신이 지쳤고 극도로 예민해져 날카로워진 신경에 누구든지 건들면 폭발할 것 같았다. 벌겋게 충혈된 눈엔 광기가 가득했다. 성제에 대한 극도의 증오심으로 머릿속엔 복수심만 가득했다. 그날도 빵 셔틀을 시켰다. 고마웠다. 웬일이냐 싶었다. 왜냐하면 빵 셔틀은 그나마 나에겐 눈물겨운 배려였다. 물론 내 돈이 들기는 하지만 빵을 사가는 동안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소금 먹은 놈이 물 켠다고 괴롭힘의 강도가 사뭇 약했다. 성제의 집 재단 학교가 성채처럼 둘러싸고 있는 뒷산, 2층 높이의 바위를 등지고 편백 나무와 잣나무 소나무 은행나무가 적당히 빽빽하게 섞여 밖에서는 안이 잘 보이지 않았고 중앙엔 자생 잔디가 깔린 아담한 공터가 성제 패거리들의 아지트였다. 늘 그렇듯 아지트에 몰려가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본드를 흡입하고 성인용 만화를 보며 낄낄거리는 성제 패거리에게 빵 셔틀을 하고 내려가는 중이었다. 성제와 동네 누나가 패거리들이 있는 쪽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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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46 4 9쪽
1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46 3 9쪽
1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44 4 9쪽
1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46 4 9쪽
1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44 4 9쪽
1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45 4 9쪽
1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51 4 9쪽
1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55 4 9쪽
1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59 4 9쪽
1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71 5 9쪽
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67 4 10쪽
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69 4 9쪽
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76 4 9쪽
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95 4 10쪽
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88 3 10쪽
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119 4 16쪽
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177 5 12쪽
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277 7 11쪽
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970 1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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