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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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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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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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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12화

그 말에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입 다물고 본전이라도 찾는 게 현명한 거지...

내 딸 조선의는 망해가는 우리 집을 구한 구세주였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중고차 매매상으로 재미를 보자 블라디보스톡 중고차 매매상과 대규모 중고차 거래를 하다가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린 적이 있었다. 그때 내 딸 조선의가 8살 나이로 집안을 구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새벽에 아파트를 돌며 세차를 할 때 그때 졸라서 따라 나간 적이 있었다. 세차한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자 중고차 매매로 차 박사나 다름없는 아버지가 바로 고쳐줬더니 차 주인이 고마워했고 세차를 또 부탁했다. 그것을 차 안에서 지켜보던 내 딸 조선의가 착안하여 앱을 만들었다. 당시는 ‘김기사’ 정도의 앱이 대단한 것처럼 여겨질 때라 앱이 일반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의는 앱 정도는 충분히 만들 능력이 있었다. 고작 8살짜리 조선의에게는 그 정돈 누워서 떡 먹기였다. 정말로 조선의는 누워서 떡을 먹으면서 앱을 만들었다. 재미있는 만화영화를 틀어놓고 떡을 먹으면서 설렁설렁 앱을 완성했다. 내가 봐도 그 앱은 완벽했다.

세차하면 차 점검도 해준다는 앱이었다. 아파트 입주민 명단은 관리사무소에서 구했다. 왕방울만 한 눈을 가진 어린애가 금방 울 거 같은 표정으로 컴퓨터 게임 조금 하면 안 되겠느냐고 하는데 하지 말라는 어른이 있을까, USB에 저장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세차 주문이 밀려 아버지와 어머니는 비명을 질렀다. 좋아서가 아니라 일이 밀려서 그랬다. 알바를 썼다. 거기에다 고장이 난 차는 가깝고 믿을 만한 카센터로 연결해 줬다. 그러자 카센터에서는 중고차 매매를 소개해 줬다. 한술 더 떠 깨끗하게 세차한 차를 차주에게 물어보고 원하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중고차 매매상과 연결해 주고 수수료도 받았다. 돈이 되자 원래 했던 일이라 아버지가 직접 중고차 매매도 했다. 내 딸 조선의는 거기서 머물지 않고 앱을 업그레이드해 세차하면 스타벅스 커피도 무료로 준다고 했다. 당연히 스타벅스 회사와 공동으로 기획한 상품이었다. 돈 한 푼 들어가지 않고 대박이 났다. 아버지의 중고차 매매상은 금방 원상회복됐고, 거기에다 아파트 세차업, 나아가 자동차 부품상까지 하게 되었다. 개인파산 신청을 하나 마나 시점까지 갔다가 지금은 빚 다 갚고 살림이 여유로워졌다. 그러니 내 딸은, 그러지 않아도 금지옥엽인데 망해가는 집을 구했으니 아버지와 엄마는 손녀가 날아갈까 봐 좌불안석이었다. 우리 집 보물은 우리 집의 희망이고 자랑이고 생명이었다. 내 딸 조선의는 돌연변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천재였다. 윗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이런 천재는 없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이 말하는 내 자식은 천재다가 아니라 진짜 천재다. IQ가 측정 불가로 나왔다. 몇 번이나 검사했는데도 지능지수가 측정 불가로 나왔다. 다섯 살 때 이미 영어,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어, 그리고 우리나라 고어(古語) 설총의 이두(吏讀)와 그 전의 향찰(鄕札)까지도 통달했고 산스크리스트어, 아랍어, 희랍어 등 지구상에 통용되는 대부분의 언어는 8살 무렵에 마스터 했다. 영어, 불어, 스페인어 등 알파벳이 주가 되는 언어는 알파벳만 가지고, 중국어, 일어 등 한자가 기본인 언어는 천자문(千字文)을 가지고 응용 분석해서 그 글자의 뜻과 음(音)을 알아냈다. 그뿐 아니라 과학, 의학, 물리학, 문학, 천체학 등등 다양한 지식도 전문가 수준 이상 박학다식(博學多識)했다. 그리고 음악과 미술에도 재능을 발휘했다. 절대음감이라 한번 들으면 피아노를 치고 바이올린을 켰다. 임동혁 피아니스트 실황 중계를 보고 바로 똑같이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고 나아가 창의성까지 발휘해 변주까지 했다. 미술도 자기 방에 하루 정도 틀어박혀 나오더니 이게 잭슨 폴락류의 추상표현주의라며 물감을 떡칠하고 화폭에 마구 뿌린 그림 한 장을 건네줬다. 나는 반신반의하며 현대미술 쪽 사이트에 올렸더니 그래피티 화가 바스키아를 능가하는 천재 화가 탄생이라며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지금 우리 집 거실에 걸려 있다. 그 그림을 사겠다는 문의가 쇄도했지만 가치가 더 올라갈 거 같아 팔지 않고 있다. 사실 내가 그 그림을 몰래 팔려고 하다가 엄마한테 들켜 뒤통수 맞고 포기한 적이 있다. 선의야 그 그림 팔고 또 그리면 안 되니? 했더니 선의는 안 팔고 안 그릴란다 했다.

선의는 책만 한번 훑으면 머리에 다 입력이 되었다. 사진이 찍혀 박히는 것이 아니라 원천(源泉)의 원리를 파악해 습득했다. 그뿐만 아니라 잡학(雜學) 등 연예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블랙 핑클과 방탄소년단 노래는 다 꿰고 있었고 춤도 완벽하게 따라 췄다. 아버지와 엄마는 내 딸 조선의의 재롱에 매일매일 행복했다. 그러니 내 딸은 자연스럽게 우리 집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다. 아버지, 엄마가 발 벗고 나서서 추대했다. 그렇다고 내 딸 조선의가 마구잡이로 권력을 휘두르지 않았다. 오로지 한 사람 나한테만 몽니를 부렸다. 나는 안다. 아버지로서 딸내미를 어릴 때 애정을 주고 키우지 못했기에 늘 미안했다.


- 근데, 진짜 머리에 피나는 거 같애...

- 어디... 안 나.

- 아냐, 가까이서 봐...


나는 머리칼을 가르마 타서 보여줬다. 선의가 걱정되는지 가까이 다가와서 살폈다.

나는 이때다 싶어 딸을 안고 뺨에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 이거 안 놔, 할머니! 할아버지!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아 싫어, 쫌, 털, 아야!


선의가 내 팔뚝을 물었다.


- 아야! 딸이 아빠 잡는다! 아빠 살려!


띵~ 소리가 나더니 눈앞에 별이 반짝했다.

엄마가 후라이팬으로 내 머리를 종 치듯이 친 거였다. 나는 또 머리를 싸잡고 뒹굴었다.


- 너무 세게 때린 거 아냐?

- 아냐 할머니, 그 정돈 안 죽어...

- 그래도 내 아들인데...

- 또, 할머니, 그 감성팔이 때문에 자식 교육이 엉망이잖아, 정말 이 집의 근본적인

문제는 저 인간이야...

- 하긴 그래, 빨리 일어나 밥 먹자.

- 아이고 아야, 줄을 풀어줘야지 밥을 먹든 잠을 자든 할 거잖아...

- 혓바닥이 잘렸어, 왜 말이 짧아 다시 해 봐?

- 넌?

- 너랑 나랑 같냐?

- 미안, 할 거잖아요?


선의가 풀어주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 여보, 당신 닮은 당신 아들 풀어주세요.

- 무슨 소릴, 몽대가 왜 날 닮았어, 당신 닮았지, 큰일 날 소릴, 공주마마 맞지요?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어떡할까요?

- 밥은 먹여야 하니까...


딸 선의가 큰 선심이라도 쓰듯 말했고 아버지가 줄을 풀어줬다.

거실로 나왔다.

웬 젊은 여자가 뒤돌아서서 싱크대에서 밥을 푸고 있었다.


- 누구?


내가 뜨악한 얼굴로 식탁에 앉으며 엄마에게 슬쩍 물었다.


- 니가 알지 내가 아냐?

- 선배 일어났어요?


민교가 밥그릇을 식탁에 놓으며 말했다.


- 어, 아니, 니가 왜 여기?


나는 화들짝 놀라 물었다.


- 밤 삶아 왔어요.

- 야, 그래도 무작정 오면 안 되지? 식구들 놀라게...

- 왜, 놀래?


엄마가 별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 이렇게 모르는 사람이 불쑥 들이닥치면 선의나 아버지나 의아해하잖아요, 엄마도 그렇고...

- 내가? 나는 아닌데 난 민교 잘 알아.

- 네?

- 널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잖아.


뭔가 번쩍하고 뇌리를 스쳤다.


- 그럼, 엄마가 말한 교민이가 민교예요?

- 응.

- 니가 펑키에 스모키 화장하고 오빠 달려, 그 교민이야? 우리 학교 나왔어?

- 아뇨, 학교는 달라도 재단은 같아요, 난 실업계 나왔다고 했잖아요, 캐드가 전공이라고...

- 부산 여실?

- 예.

- 그럼 나랑 나이가 같은 데 왜 선배라고 그래?

- 대학 선배잖아요, 그리고 나이도 한 살 적고 빠른 94, 2월...

- 일부러 접근한 거야?

-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그냥 좋으니까 사귀고 싶은 거지, 일부러 접근은 뭐야, 값

떨어지게...


엄마가 민교의 시무룩한 표정을 읽고 나에게 면박을 줬다.


- 난, 일부러 접근하면 안 돼요, 선배?

- 아니, 그게 아니고...


민교의 저돌적인 발언에 나는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 잤어, 둘이?


딸 조선의가 한 방을 날렸다. 나는 놀라 할 말을 잊었다. 또한 잔 거도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었다. 다만 딸 입에서 듣기 민망한 말이 나오니

심히 당황스러웠고 그 잔 대상이 눈앞에 있으니 그 대상한테 미안했다. 나아가 꼭 민교한테 몹쓸 짓을 한 거 같아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러나 민교 표정은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까발려졌으면 하는 눈치였다. 아니 어떻게 처녀가 잤냐? 라는 말을 듣고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태연하냐, 오히려 이 문제를 더 부추기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이 정도면 뻔뻔한 거지?


- 결혼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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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51 4 9쪽
»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55 4 9쪽
1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59 4 9쪽
10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71 5 9쪽
9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67 4 10쪽
8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69 4 9쪽
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76 4 9쪽
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95 4 10쪽
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88 3 10쪽
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119 4 16쪽
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177 5 12쪽
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277 7 11쪽
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6.14 970 1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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