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디네 님의 서재입니다.

마나의 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디네
작품등록일 :
2011.08.15 21:31
최근연재일 :
2011.07.04 01:0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13,039
추천수 :
171
글자수 :
191,629

작성
10.08.01 11:06
조회
657
추천
1
글자
11쪽

[마나의 여신] 제 1장 - 용병 <2> (수정판)

DUMMY

딸랑-

문에 걸린 종이 흔들리며 손님이 왔음을 외쳤다.

아무도 없는 접수대 앞에서 잠시 기다리니 왜소한 체격의 사내가 어슬렁거리며 나왔다. 그가 게슴츠레한 눈초리로 라우디, 아더 그리고 레나를 순서대로 쳐다봤다. 무관심한 눈빛으로 일행들에게서 시선을 옮기던 그의 눈동자가 그녀에게서 멈췄다.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두 눈을 치켜뜬 그의 입가에 순간적으로 비릿한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여기서 가장 좋은 방으로 세 개 주세요.”

아더가 제멋대로 주문하는 레나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게다가 접수대 위에 올려놓은 화폐는 실링도 아니고, 무려 ‘1실버’짜리 은화였다. 라우디는 이 세상물정 모르는 소녀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이마에 손을 올렸다.

결국 라우디와 아더는 일반적인 수준의 2인실을, 레나는 가장 좋은 방으로 1인실을 주문했다. 금액은 각자 지불하기로 했다.

“여기 301호실과 104호실 열쇠입니다. 레이디의 방이 3층입니다.”

여관 주인이 열쇄 두 개를 내밀자 일행을 그것을 받아 쥐고 각자 방으로 향했다.

뜨거운 물이 가득 담긴 나무욕조에 들어가자 오랜 여행에서의 피로가 저절로 풀리는 듯 했다. 모래먼지와 묵은 때를 벗겨내는데, 옆에 욕조에 있던 아더가 말을 걸었다.

“어이, 라우디! 레나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생각할 필요도 없지. 세상물정 모르는 귀족아가씨의 놀이에 끼어들 필요는 없지 않아?”

“하긴... 그런데, 귀족 아가씨라니? 세상 어느 귀족이 그렇게 야한 옷을 입나?”

그녀가 입고 있던 짧은 치마를 생각하기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아더가 제멋대로 반응하는 신체에 괜히 헛기침을 하고, 라우디의 말에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몇몇 왕국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자국의 유능한 귀족 자제들의 교육을 전담하는 학원(學園)이라는 곳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 일부는 그녀와 같이 얇은 옷과 짧은 치마를 교복으로 지정하고 학생들 전부 다 그렇게 입는다고 하더라.”

“미쳤구먼! 명색이 귀족이란 것들이 자기 자식들에게 그런 야한 옷을 입히고 도대체 무슨 교육을 한다는 것인지…….”

“고대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당시 귀족들이 많이 입던 옷이라고 하더라고. 뭐, 고대시대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일부 골빈 귀족들이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겠지.”

탄식하듯 내뱉은 말을 자리에 남기고 라우디가 몸을 일으켰다. 욕조를 가득채운 물이 흘러넘쳤다. 바닥을 적시는 모습에 여관 종업원이 싫어할 거라고 중얼거리며 아더도 몸을 일으켰다. 라우디와 아더가 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은 뒤 방을 나섰다.

나중에 방청소를 위해 들어온 여관 종업원이 크게 어질러진 모습에 매우 분노했지만, 칼과 도끼를 들고 다니는 용병에게 그것을 표출하지는 못했으니 그건 그냥 넘어가자.

계단을 내려오는 그들의 모습을 발견했는지 레나가 그들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귀족영애답게 씻고 꾸미며 시간을 제법 소모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촉촉하게 젖은 흑발이 찰랑거리는 듯했고, 우윳빛 피부는 뽀송뽀송했다. 비록 깨끗하고 아름답지만 과격한 스타일의 교복은 그들의 시선을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은밀한 부위로 향하게 하여 자기혐오의 늪에 빠뜨렸다. 수수해 보이는 은색의 귀고리·목걸이·브레슬릿은 오히려 그녀의 매력을 더욱 증가시켰다. 그녀는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나온 것 같은 모습에도 불구하고 대충 몸만 씻고 나온 라우디와 아더보다도 더 일찍 나와 있었다.

“라우디, 아더, 어서 앉아요.”

그녀가 벌써 식사까지 시켜놓은 듯, 모락모락 김을 뿜어내는 음식들이 테이블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헉!”

그제에 음식에 시선을 둔 라우디가 신음을 삼키며 이마를 짚었다.

아직 일부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녀가 주문한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아주 큰 의뢰를 성공시켰을 때, 가끔 한 번씩 기념 삼아 시켜먹는 최고급요리 ‘라이프레난’이 3세트였다.

라우디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머리를 감쌌다.

“레나, 우린 이런 비싼 음식…….”

“오! 맛있겠다.”

“먹을 돈 없어. 일인분에 50쿠퍼나 하는……. 윽, 아더!”

라우디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졌다.

“괜찮아요. 제가 낸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드세요. 어차피 같이 여행할 파티인데요, 뭐.”

그녀의 미소가 왠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느긋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라우디일행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로에게 저녁인사를 나누고 각자 방으로 향했다.

레나가 계단으로 올라가려는데 여관 직원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다가왔다.

“주문하신 와인입니다.”

“고마워요.”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레나가 직원에게 10쿠퍼짜리 동전을 팁으로 건네고, 와인과 잔을 들고 그녀의 방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지자 여관 직원의 입 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자 정면에 제법 신경을 쓴 듯, 꽃병이 놓인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화장대가 있었다. 그 옆에 커다란 침대가 있었는데, 벌써 직원이 청소하고 간 듯 살짝 구겨졌던 침대보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침대 뒤쪽 벽에는 장식용 레이피어가 걸려있었다.

그녀가 방의 중앙에 있는 테이블로 다가갔다. 점원에게 받아온 와인을 열고 잔에 담았다. 마개를 다시 잠근 뒤, 병을 테이블에 남겨놓고 잔을 들고 창가로 다가갔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하늘을 가득 채운 별빛이 그녀에게로 쏟아지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갔다. 붉은 액체를 입안에 살짝 머금고 향을 느꼈다.

‘교칙 위반이려나?’

그녀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걸렸다.

“음.. 그보다 지금 쯤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갑자기 사라졌으니…….”

평소와 같았다.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어울려 교실을 나왔다. 기숙사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발을 옮겼다. 그리고 단 한걸음 사이로 그녀는 어둡고 칙칙한 좁은 골목으로 이동되어버렸다.

그녀가 양 팔로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아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괜찮아.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잖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약간 다른 의도도 있기는 했지만,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그녀를 위해 가볍게 불량배들을 쓰러뜨리던 두 용병의 모습이 떠올랐다.

술기운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하루를 마감하며 긴장이 풀려서일까? 갑작스레 졸음이 몰려왔다.

“아-함!”

그녀는 작게 입을 벌린 입을 손으로 가리며 하품을 했다. 반쯤 비어있는 와인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침대에 몸을 뉘였다. 그녀가 달콤한 잠에 취하려는 차에 그녀의 방문이 조용히 열렸다.

“무슨 일이죠?”

“어라? 아직 깨어있으셨습니까?”

인기척을 느낀 그녀가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키며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온 두 명의 손님들을 맞이했다. 그들은 별로 좋은 목적을 갖고 방문한 것은 아닌 듯, 검은 복면을 착용하고 있었다. 레나가 아직까지 깨어있는 것에 놀란 듯, 두 명의 복면인들이 잠시 움찔거렸지만 이내 그들의 입가에 조소가 맺혔다.

“한밤중에 숙녀의 방에 들어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아까 보니까 레이디께서 좀 부유해보이셔서 말이죠. 그래서 약간의 기부를 받으려왔습니다. 게다가…….”

굳은 목소리로 경계하듯 묻는 레나의 말에 복면인 한명이 건들거리며 대답했다. 그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

“덤으로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말이죠. 후후후”

복면인이 말하는 음흉한 미소로 말하는 동안 레나가 슬그머니 몸을 움직여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의 바로 옆 화장대위에 놓인 꽃병을 집어 들었다. 꽃병이 그녀의 손을 떠나 포물선을 그리며 힘차게 날았다.

헉!

갑자기 날아오는 꽃병에 놀란 복면인이 헛바람을 집어삼키며 황급히 몸을 피했다. 목표물을 놓친 꽃병이 문에 부딪히며 요란하게 깨졌다.

“자고로 계집은 튕기는 맛이 있어야 제 맛이긴 하지만, 너무 심하게 반항하면 예쁜 얼굴 다치는 수가 있어!”

꽃병이 상당히 요란하게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다른 방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복면인들은 이런 상황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듯, 여유로운 표정으로 느긋하게 그녀에게 접근해온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듯 레나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당신들, 처음부터…….”

“걱정하지 마. 다른 계집들도 처음에는 조금 반항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더 매달려왔으니까. 레이디정도의 미모라면 나중에 가게로 이동한 뒤에도 엄청 사랑 받을 수 있을 거야. 하루가 부족할 정도로! 아하하하”

“일행이나 주변 다른 숙소의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이 방은 방음처리 해놓은 건가요?”

레나가 계속 말을 걸며 조심스럽게 천천히 몸을 뒤로 이동시켰다. 그녀는 정면의 복면인들과 그녀의 등 뒤에 걸린 장식용 레이피어의 위치를 놓치지 않도록 조심했다.

다행히 복면인들이 멍청한지 그녀의 움직임은 생각하지 못한 듯, 그들은 그녀에게 음담패설을 늘어놓으며 공포감을 조성하기에 바빠 보였다.

어느새 장식용 레이피어의 앞까지 조용히 이동한 레나가 그것을 집어 들었다.

“아하하하! 이번 계집은 반항하려나보네. 재.미.있.어!”

복면인이 진심으로 기쁜 듯이 웃었다. 그는 이내 품에서 단검을 하나 꺼내 시퍼런 날을 혀로 핥았다.

공포감을 조성하는 복면인들의 모습에 레나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비록 장식용이지만, 검을 든 손이 가늘게 떨렸다.

처음으로 겪는 실전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하품이 나왔다. 다행이 복면인들은 하품으로 인한 그녀의 빈틈을 노리고 공격해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긴장해야 할 상황임에도 이상하게 졸음이 몰려오며 눈앞에 있는 복면인의 숫자가 두 명에서 4명으로, 그리고 다시 여섯 명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아-!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대로라면 점점 안 좋아질 뿐이야!’

“하-앗!”

레나는 장식용 레이피어를 오른쪽 복면인을 향해 겨누었다. 한명이 오밀조밀하게 겹친 세 명으로 보였지만, 그 중 가운데 보이는 자를 향했다. 약해지려는 자신을 다잡으려는 듯 힘차게 기합을 내지르며 다리에 마나를 모아 터트렸다. 그녀는 반탄력을 이용하여 힘차게 달려 나갔다.

아주 잠깐 사이에 그녀의 신체가 복면인을 지나쳤다. 그녀와 스친 복면인의 뺨에 붉은 혈선이 가늘게 그어지며 복면을 얼굴에 고정시킨 부근이 예리하게 잘려나갔다.


------------------------------------------------------

이전 이야기의 끝부분을 넣어봤어요..

그리고 리메를 시작했으면 이야기의 진행과 리메 동시진행보다는

리메에 전념하는 것이 좋다는 말에 리메만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

아무튼, 이번 이야기는 기존의 3편 까지의 분량이네요..

재미 없어도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나의 여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의도치않게 연중상태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_ _) +1 11.08.15 176 0 -
공지 등장인물 소개 +1 11.04.14 282 0 -
공지 이야기 속 대륙에서 알려진 일반적인 상식 (세계관) 11.01.29 201 1 -
공지 안녕하세요.... (2011/02/23) 10.12.19 232 0 -
31 [마나의 여신] 제 5장 - 도주 <1> +3 11.07.04 118 12 14쪽
30 [마나의 여신] 제 5장 - 니르하르트의 검투대회 <終> +3 11.06.06 216 1 15쪽
29 [마나의 여신] 제 5장 - 니르하르트의 검투대회 <7> +2 11.05.10 182 8 12쪽
28 [마나의 여신] 제 5장 - 니르하르트의 검투대회 <6> +2 11.05.02 117 1 14쪽
27 [마나의 여신] 제 5장 - 니르하르트의 검투대회 <5> +2 11.04.08 114 4 13쪽
26 [마나의 여신] 제 5장 - 니르하르트의 검투대회 <4> +2 11.03.21 236 6 14쪽
25 [마나의 여신] 제 5장 - 니르하르트의 검투대회 <3> +2 11.03.07 158 4 11쪽
24 [마나의 여신] 제 5장 - 니르하르트의 검투대회 <2> +1 11.02.24 167 3 14쪽
23 [마나의 여신] 제 5장 - 니르하르트의 검투대회 <1> +1 11.02.14 136 3 16쪽
22 [마나의 여신] 제 4장 - 테드 <終> +2 11.01.31 224 8 15쪽
21 [마나의 여신] 제 4장 - 테드 <3> +2 11.01.22 202 8 16쪽
20 [마나의 여신] 제 4장 - 테드 <2> +2 11.01.11 166 7 15쪽
19 [마나의 여신] 제 4장 - 테드 <1> +2 11.01.03 209 14 16쪽
18 [마나의 여신] 제 3장 - 패닉스 <終> +4 10.12.12 249 8 13쪽
17 [마나의 여신] 제 3장 - 패닉스 <4> +7 10.11.23 184 1 18쪽
16 [마나의 여신] 제 3장 - 패닉스 <3> +4 10.11.08 292 11 15쪽
15 [마나의 여신] 제 3장 - 패닉스 <2> +2 10.10.25 277 9 14쪽
14 [마나의 여신] 제 3장 - 패닉스 <1> +3 10.10.17 318 5 14쪽
13 [마나의 여신] 제 2장 - 하르트교 <終> (수정판) +2 10.10.13 309 8 14쪽
12 [마나의 여신] 제 2장 - 하르트교 <4> (수정판) +2 10.10.08 294 7 13쪽
11 [마나의 여신] 제 2장 - 하르트교 <3> (수정판) +1 10.09.28 310 6 15쪽
10 [마나의 여신] 제 2장 - 하르트교 <2> (수정판) +1 10.09.21 243 4 16쪽
9 [마나의 여신] 제 2장 - 하르트교 <1> (수정판) +3 10.09.13 414 17 13쪽
8 [마나의 여신] 제 1장 - 용병 <終> (수정판) +1 10.09.06 341 5 15쪽
7 [마나의 여신] 제 1장 - 용병 <6> (수정판) 10.08.30 403 2 13쪽
6 [마나의 여신] 제 1장 - 용병 <5> (수정판) +3 10.08.22 420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