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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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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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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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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글자수 :
798,492

작성
23.08.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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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8화

DUMMY

케인이 소환해 내긴 했지만 다짜고짜 자신에게 무기를 쥐어달라고 말하는 마키르.




이들은 그저 크라켄의 시선을 돌릴 만한 사람이 필요했던 것뿐인데, 그는 아예 자신이 놈을 죽이려고 마음먹은 듯했다.




그런 그에게 얼떨결에 근처에 떨어져 있던 작살을 쥐어준 케인.




마키르는 그 작살을 슬쩍 곁눈질로 살펴보더니 만족스러운 듯한 웃음을 지었다.




"충분하군.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나쁘지 않은 걸."




저벅저벅-




그리고는 당당한 발걸음으로 크라켄이 있는 앞을 향해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저거... 저대로 둬도 괜찮은 거냐...?"




필요 이상으로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마키르의 모습에 하스가 걱정스러운지 케인에게 속삭이며 물었다.




물론 아무리 현실이 아닌 꿈속의 존재라 한들 자신의 친구가 사지로 뛰어드는 광경을 지켜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케인은 마키르를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얼마나 크라켄을 증오하고, 과거 토벌에 있어서 얼마만큼의 아쉬움이 남아 있는지.




그리고 그가 수많은 사람의 죽음 속에서도 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지금은 변방의 작은 마을에서 여관을 운영하는 사람 좋아 보이는 대머리 아저씨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을에 나타났던 트롤을 손쉽게 잡았던 것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시피, 전성기 시절의 마키르는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막강한 실력자였다.




크라켄, 분명 강하고 위협적인 말도 안 되는 존재이다.




다만 그 상대가 마키르라면, 모두의 지원을 받는 마키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 이들 앞에 나타난 크라켄은 과거 그가 쓰러뜨렸던 크라켄 보다 훨씬 약하고 작은 악몽의 존재이다.




어쩌면 지금 마키르가 이렇게 나서는 것은 이들에게 주어진 또 다른 기회일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저건 누구야?"




"저런 사람이 있었나...!?"




촉수와 무기가 마구마구 휘둘러지는 살벌한 전장 사이를 가로질러 가는 의문의 남자의 등장에 일부 선원들이 의문을 품었지만 워낙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지는 지금이었기에,




무엇보다 자신의 목숨이 더 소중하고 중요한 지금이었기에 그들도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던 마키르는 크라켄을 코앞에 두고 녀석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움찔-




오래전 자신의 세 심장을 모두 앗아갔던 인간을 알아차린 것일까.




녀석은 마키르를 마주하자 좋지 않은 옛 기억이 떠오른 듯 움찔거리며 선원들을 공격하던 촉수를 거두었다.




분명 카츠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에게 모든 공격을 쏟아부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마키르는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카츠처럼 방심을 하지도 않았고, 여기 있는 그 어떤 이보다 크라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내였으니 말이다.




"오랜만이구나... 북해의 악마여."




마키르는 이 순간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그를 지켜보는 이는 감히 그것을 헤아릴 수 없었겠지만 적어도 그의 몸이 조금 떨리는 것으로 보아,




분노와 더불어 크라켄에게 복수하는 것에 약간의 희열을 느끼고 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것이었다.




마치 평생의 숙적을 마주한 것 같은 마키르와 크라켄은 한참 동안이나 서로를 노려보았고 이 긴장감 가득한 순간이 계속되던 찰나.




타앗!!




왠지 즐거워 보이는 듯한 마키르가 먼저 작살을 들고 놈에게로 뛰어들었다.




처억-




처음 카츠가 그랬던 것처럼 높이 뛰어오른 마키르는 작살을 힘껏 잡은 채로 오래전 자신이 크라켄의 심장을 앗아갔던 그때를 떠올렸다.




후우웅-!




크라켄 또한 가만히 당해줄 생각은 없어 보였고 그를 막아서기 위해 거대한 촉수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카츠에게 핵심 심장을 잃으며 현저히 느려진 녀석의 속도.




마키르가 피하기에는 어렵지 않은 움직임이었다.




슈욱!




가볍게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한 마키르는 마치 바다 한가운데를 가르듯 놈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우웅-!!




크라켄 녀석은 이번엔 두 개의 촉수를 이용해 마키르를 아예 납작하게 터뜨리려 했다.




그러나 마키르에겐 이 마저도 어렵지 않은 공격이었다.




그는 크라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녀석의 약점 또한 머릿속에 훤히 그려져 있었다.




촉수의 약점은 바로 둥근 빨판.




마키르는 작살을 옆으로 틀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두 촉수의 빨판을 위아래로 막아내었다.




투웅!




그러자 녀석은 고통스러운지 금세 촉수를 거둬들였고, 이는 마키르에게 주어진 기회였다.




"한 번 휘두른 촉수는, 다시 공격해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마키르는 길쭉하게 난 콧수염을 튕기며 능숙하게 놈의 공격을 막아내고는 또 한 번 앞으로 나아갔다.




후우웅!




터엉!!




그 이후로도 꾸준히 공격해 오는 크라켄이었지만 마키르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여유롭게 막아 쳐냈다.




"으하하하!! 약해 빠졌구나!!! 이전의 그 위압감은 어디로 간 게냐!!"




이제는 여유를 넘어서 놈을 기만하기까지 하는 마키르.




그가 이렇게까지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은 카츠보다 강해서가 아니었다.




크라켄이 얼마나 많은 변수를 만들어내고 위험한 녀석인지 알고 있기에 방심하지 않고, 또한 놈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큰 전력차라 할지라도 상황을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지금 마키르가 증명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저, 저 사람 설마...?"




그런데 그때 바실리 호를 향한 크라켄의 공격이 멈추고 마키르가 등장한 지금, 그를 알아보는 듯한 선원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었다.




"마키르...!?"




바실리 호에 있는 선원들은 롭스의 동료이기 전에 아쥴 항구 출신의 사람들이었다.




역사적으로도 길이 남은 아쥴 선장의 토벌대.




그중에서도 크라켄을 무찌르고 살아남은 마키르는 적어도 뱃사람들에게만큼은 영웅이라 불리는 사나이였다.




세월이 흐르고 그의 겉모습을 소문으로만 들었기에 바로 못 알아봤을 뿐, 이들이 그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 마키르가 자신들의 눈앞에 나타나 있다니.




그야말로 쉽게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스, 준비해."




모두가 놀라 어수선해하고 있는 그 상황 속에서 케인이 하스를 불러 세웠다.




"응? 뭘?"




그런데 멍청히 마키르를 구경하고 있던 하스는 그가 왜 자신을 부르는지 모르는 듯하다.




"이 자식이... 크라켄 잡아야 될 거 아냐?"




"엥? 그건 저기 마키르가..."




왠지 위험한 일은 꿈속의 마키르에게 맡기고 싶었던 하스.




그러나 그런 자신을 잔뜩 질려하는 케인의 눈빛에 어쩔 수 없이 대답한다.




"아휴... 알았다고. 마키르가 길을 만들어주면 내가 마무리하면 되는 거지?"




"아니, 그 반대다. 네가 마키르에게 길을 열어줘야 해."




그런데 케인이 하스에게 부탁한 것은 그의 생각과 완전 반대되는 것이었다.




"엥? 마키르는 지금도 잘 가고 있는데?"




왜 그에게 길을 만들어달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하스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리바리한 눈빛으로 케인과 마키르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지금이야 그렇지 녀석도 쉽게 당해주진 않을 거야. 마키르를 알아보고 잔뜩 경계하고 있으니까."




"흐음..."




하스의 눈에는 아직 그렇다 할 문제점이 보이진 않았지만, 케인의 말이 맞았다.




오래전 자신을 죽였던 마키르를 알아본 크라켄은 그를 저지하기 위해 배에서 멀리 떨어져 대부분의 몸을 바다에 담았다.




지금은 마키르가 촉수를 타고 가고 있기에 거침없어 보이긴 했지만 점차 녀석에게 다가갈수록 그는 바다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크라켄이 마키르에게 복수하기 위해 어떤 함정을 준비하고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때문에 조력자가 필요하긴 한 상태.




케인은 더 이상의 마나를 소모하다간 자칫 마키르를 소멸시켜 버릴 수도 있었고, 카츠도 없는 이 상황에 나설 수 있는 사람은 하스뿐인 것이었다.




"마법은 셀리나한테 부탁해. 나머진 네 능력껏 해보라고."




케인에게 마키르를 도우라는 말을 들은 하스.




그는 잠시 생각에 빠진듯하더니 이내 씩 웃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좋았어."




"오호? 뭔가 계획이라도 떠오른 거냐?"




웬일로 생각이라는 것을 조금 한 듯한 하스의 모습에 케인이 대견하다는 듯 물었다.




"아니!! 역시 생각은 나와 맞지 않아. 이대로 직진한다!! 변수는,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뿐!! 으랴아아아아!!"




하지만 역시나, 하스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타타타타타탓-!




"하, 하스..!?"




갑작스레 우다다 뛰어가는 하스의 모습에 놀란 셀리나.




"셀리나!!! 마법을...!!"




마찬가지로 그런 하스를 보며 당황해하는 케인의 외침에 셀리나는 이 무식하고도 용감한 용병 하스가 또 무언가를 벌이려 한다는 걸 깨달았고,




급한 마음에 하스가 바다로 빠져버릴까 빙결 마법을 시전 해버렸다.




"얼음!? 하하하!! 뭐든 좋아!!!"




앞서 말했지만 크라켄의 촉수가 재생되지 않게 하려면 불꽃이 필요했고 이는 셀리나의 작은 실수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긴 하는 걸까, 하스는 그런 것 따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빙결 속성을 흡수한 벨레미르를 꽉 쥐어 앞으로 휘둘러버렸다.




콰콰콰콰콱!!




쩌저저적-!




그러자 그의 앞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길이 생성되었고, 그 길은 하스의 발걸음을 따라 계속해서 앞으로 뻗어가기 시작했다.




"마키르!!!"




하스는 촉수를 타고 열심히 달려가던 마키르를 불렀고, 그를 위해 크라켄의 나머지 심장을 향한 길을 만들어주었다.




다만, 크라켄의 남은 심장들은 바닷속에 있는 크라켄의 몸체에 있었고 그것을 찌르기 위해서라면 필연적으로 바다를 향해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이 순간 속에서, 하스는 셀리나의 그 작은 실수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우리야아아아아아아아압!!!"




하스가 검을 바다를 향해 힘껏 찔러 넣자 바닷물에 반쯤 잠긴 벨레미르는 그 주변을 전부 얼어붙게 만들기 시작했다.




드래곤의 브레스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넓은 지역에 만들어진 얼음.




하스는 검을 빼낸 뒤에 다시 그 단단한 얼음을 향해 검을 세게 내리쳤다.




콰아아아앙!!!




쩌저적- 쩌적-!




챙강!!!




그러자 그 넓은 얼음 중심이 부서지며 마키르가 크라켄의 심장을 향해 갈 수 있는 얼음 계단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마키르에게 기회를 만들어 준 하스는, 그를 향해 힘껏 소리쳤다.




"가라아아아아!! 빡!!! 빡이!!!!!!!!"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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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23.08.10 1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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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3화 23.08.08 1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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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88화 23.08.03 17 3 10쪽
87 87화 23.08.02 2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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