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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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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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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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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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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00화

DUMMY

쿠우우우웅!!!




폭풍 속에서 난데없이 배에 부딪힌 묵직한 무언가.




직접 두 눈으로 본 것은 아니었지만 바실리 호에 타고 있던 모든 이는 그 존재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고,




이내 이어진 한 선원의 비명과도 같은 고함 소리에 그 짐작은 확신으로 바뀌고 말았다.




"크, 크라켄이다아아아아아!!!!!!"




바실리 호 주변에 나타난 크라켄의 촉수들.




그것들은 하나하나가 배의 돛대와 맞먹는 크기를 가지고 있었을뿐더러, 등장만으로도 사기 넘치던 선원들의 마음속을 두려움으로 가득 차게 만드는 위압감을 뿜어냈다.




슈루루루룩-!!




콰드드드득!!




그리고 그 촉수들은 겁에 질려 주저앉아 떨고 있는 선원들을 하나씩 감싸 쥐어 엄청난 힘으로 압박을 가했다.




"끄, 끄아아아아아!!! 살려..."




퍼억!!!




퍼억!!!




그러자 촉수에 잡힌 선원들은 그대로 온몸이 터져버리며 끔찍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후두두둑-




죽은 선원들의 살점과 뼈, 장기들이 흔들리는 바실리 호 여기저기에 떨어졌고, 그것을 발견한 또 다른 이들은 더더욱 겁에 질려버렸다.




아무리 죽음을 각오했다고 한들 이런 상황을 눈앞에서 겪으면 그 누구라도 두려움을 떨쳐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 다리가..."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




충격에 넘어졌던 선원들은 여전히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채로 덜덜 떨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다들 정신 차려라!!!!!!!! 겨우 이렇게 당하려고 여기까지 왔는가!!!!! 전부 예상했던 결과다!!!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의 위치를 지킨다!!!!!"




모두가 마음속에 두려움을 품은 상태로 어쩔 줄 몰라하던 그 순간, 하스 못지않은 롭스의 우렁찬 목소리가 폭풍우를 뚫고 배 전체에 울려 퍼졌다.




떨리는 그의 목소리.




롭스 또한 갑작스러운 크라켄의 등장에 꽤나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듯했으나, 자신마저 그 상황에 휘말려든다면 모두가 전멸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아쥴 항구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그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결코 그런 상황을 눈뜨고 지켜볼 수 없었던 그는, 용기를 내어 바실리 호의 모든 선원들에게 소리친 것이었다.




다른 선장과 선원들이었다면 그깟 명령 따위는 들은 척도 안 한 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조금이라도 안전한 곳으로 도망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바실리 호의 선장 롭스는 아쥴 항구의 영웅과도 같았으며 선원들은 그와 함께 한평생을 지내오며 롭스의 영광을 함께 누려왔던 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롭스의 힘차고 또렷한 목소리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일어설 힘을 가지게 되었다.




자신들이 왜 이곳에 왔는지, 무엇을 위해 죽음까지 각오했는지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위치로!!!!!"




이들은 최근에 크라켄이 아쥴 항구를 덮쳤던 때를 생각하며 다시는 그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기로 결심했다.




선장 롭스의 명령에 따라 각자가 맡은 위치로 달려 나간 선원들은 손에 작살과 도끼, 검을 쥐고 바실리 호를 공격해 오는 크라켄의 촉수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철-썩!!




콰아아앙!!!




퍼억!!




휘몰아치는 폭풍우와 함께 배를 내려치는 크라켄의 촉수는 그 한 번의 공격마다 배를 파손시키거나 선원 두세 명을 터뜨려버리는 등의 엄청난 위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원들 또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콰직!!




서걱!!




하스나 카츠처럼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오랜 세월을 바다에서 보낸 것과 크라켄을 한 번 상대해 봤던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이들은 크라켄의 촉수 중에서도 비교적 절단하기 쉬운 부위를 잘 알고 있었고, 그곳을 집중해서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대한 바다의 괴수 앞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는 바실리 호와 선원들.




그러나 그들의 상대는 크라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쿠구구구궁-!!!




출렁!!




"우아아아아악!!!"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폭풍우.




크라켄과는 달리 바실리 호와 선원들은 그 압도적인 자연의 공격에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마치 이 괴수와 재해가 합공을 해오듯, 강한 폭풍우에 배가 흔들려 선원들이 넘어지면 크라켄은 기다렸다는 듯이 촉수를 내려치며 그들의 수를 줄여가기 시작했다.




"크윽...!! 버텨라!!! 계속해서 촉수를 잘라내!!!"




롭스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선원들과 자신의 사기가 꺾이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크라켄이 가진 무시무시한 특징은 고작 크기와 힘뿐만이 아니었다.




스르르륵-




아무리 자르고 베어내도 다시 재생되어 자라나는 크라켄의 촉수.




그 재생되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이 끝이 없는 싸움은 롭스가 억지로나마 끌어올린 선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아주 좋은 상황을 만들어냈다.




"불!!! 불이 필요하다!!!"




그때, 크라켄이 아쥴 항구를 습격해 왔을 때를 떠올린 롭스가 모두에게 소리쳤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불에 지져졌던 촉수가 다시 자라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었던 롭스.




그의 고함 소리에 폭풍 속을 허우적거리며 무기를 휘두르던 선원들은 허겁지겁 기름을 무기에 붓기 시작했다.




"비바람 때문에 불이...!!!"




그런데 너무나도 거센 폭풍에 불을 만들어내는 것조차 이들에게는 버거웠고, 그 사이 선원들은 조금씩 크라켄의 촉수에 의해 죽어나가고 있었다.




이미 배 내부의 불꽃들은 폭풍우에 의해 전부 젖어 꺼져버린 상태였고 무기에 불을 붙이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이를테면, 마법 같은 기적 말이다.




화르르르륵-!!!




"이쪽이다!!!"




모두가 절망에 빠지려던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케인이 소리쳤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이 막강한 폭풍 앞에서도 절대 꺼지지 않을 것만 같은 커다란 화염의 구체가 떠 있었다.




그것을 처음 본 선원들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멍청하게 당황해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화르르륵!




그들은 케인이 만들어낸 거대한 불꽃에 무기를 집어넣어 불타는 무기를 만들어냈고, 어두컴컴했던 주변은 한순간에 밝아지며 다시 바실리 호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촤아악!!!




서걱!!




불타는 무기에 잘린 크라켄의 촉수들은 고통스러운지 이리저리 펄떡이며 난동을 부렸지만, 확실히 이전처럼 다시 재생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효과가 있다!!! 계속해서 베어내!!!"




선원들은 이 기세를 몰아 바실리 호 이곳저곳을 위협하는 크라켄의 촉수들을 잘라갔다.




이 무지막지한 싸움에 케인 일행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카츠와 셀리나는 남들보다 배로 움직이며 더 많은 촉수를 베어 넘겨갔고, 하스는 케인이 만들어낸 화염 마법의 힘을 받아 벨레미르를 휘두르며 배의 중요 부위를 공격하는 촉수들을 베어냈다.




케인은 화염 마법뿐만이 아닌 발라라크와 에아리아 등, 추가적인 꿈들을 더 많이 이용해 크라켄을 공격해 나갔다.




바람 정령 에아리아 덕분에 케인 일행뿐만이 아닌 선원들의 몸놀림 까지도 한껏 빨라졌고, 크라켄의 수많은 촉수들이 잘려나가며 재생도 하지 못한 채로 싸움은 바실리 호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우우우우우우웅-!!!"




그런데 그때 바다 전체를 울리는 듯한 거대한 진동 소리가 들려왔고, 이들을 공격하던 촉수들은 갑자기 바닷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선원들은 긴장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롭스와 케인 일행 또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놈을 무찌른 건가!?"




"닥쳐!! 방심하지 마라!!!"




이곳저곳에서 당황한 선원들의 어수선한 말소리가 오갔고, 당장의 공격은 멈췄지만 모두가 그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로 주변을 경계했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상황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보이지 않았고 마치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이는 듯했다.




"대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 놈이 도망친 건가?"




침착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케인도 잠잠한 상황이 이어지자 조금이나마 경계심을 풀고 바다를 둘러보았다.




"... 아니, 아직 놈이 이 근처에 있다. 이 끝나지 않은 폭풍우가 그 증거라고 할 수 있지."




그러나 롭스는 계속해서 바실리 호를 몰아치는 폭풍을 보고 아직 녀석이 근처에 있다고 확신하는 듯했다.




쿠구구구궁-




확실히 아직까지도 높은 파도와 거센 비바람은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했고, 그렇게 모두가 긴장감을 머금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때.




쿠우웅!!!




"으아아아악!!!"




크라켄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이 엄청난 충격에 바실리 호는 크게 흔들리고 말았다.




"놈... 놈이 다시 온다!!!"




끝난 줄만 알았던 크라켄과의 싸움.




하지만 당연하게도 놈은 이렇게 쉽게 물러날 괴수가 아니었다.




그랬다면 바다의 악마라는 칭호도 붙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조금 달랐다.




이전에 다가왔던 크라켄의 공격은 촉수를 이용해 배를 부수거나 선원들을 죽이는 것이 전부였다.




촤아아아아악!!!




그러나 수면을 뚫고 하늘 위로 높게 솟아오른 크라켄의 촉수들은 아무리 봐도 도저히 그런 공격을 해올 것 같지가 않았다.




마치 배를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 불길한 느낌은 이내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오, 온다아아아아!!!!!"




콰아아앙!!!




높은 곳에서 내려 찍듯이 떨어진 촉수들은 바실리 호의 이곳저곳을 부수며 선박 전체를 휘감아갔다.




거기서 끝이었다면 천만다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악랄한 괴수는 이들을 더 깊은 지옥으로 빠져들게 만들려 했다.




쿠구구구구궁!!!




선박을 꽉 묶어버린 촉수는, 바실리 호를 점차 바닷속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다들!!!!! 꽉!!!! 잡아!!!!!!!!!!!!!!!!!!!!!!!!!!!!!"




그리고 그것이, 바다 위에서 들린 롭스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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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23.08.10 1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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