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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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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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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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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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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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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84화

DUMMY

저벅저벅-




흉포하고 자존심 강한, 그리고 다혈질인 갤리타스가 마음에 둔 그녀가 케인 일행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갤리타스를 포함해 케인과 셀리나까지도 어째선지 켈딘의 언데드 부대와 싸울 때보다 더 심한 긴장을 하고 있었다.




갤리타스의 데이트 신청을 거절했던 것만 같은 그녀.




그에게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확실한 거절?




그 이유는 화가 난 듯한 표정의 그녀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케인과 셀리나는 왠지 불안한 느낌에 슬며시 자리를 피해 멀찌감치 떨어졌다.




그들의 말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올 정도만 말이다.




아까 전보다 훨씬 가까워진 거리.




그녀는 인간임에도 엘프인 셀리나 못지않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케인은 갤리타스가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이유를 잘 알 것만 같았다.




"...기요. ...런 식으로 ...고 가면 ...떡해요?"




그때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조금 거리가 있어 그녀가 말하는 문장이 정확하게 들리지 않았고 케인과 셀리나는 귀를 쫑긋 세워가면서까지 왠지 모를 호기심이 드는 그 상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셀리나, 뭐라고 하는지 들려?"




케인은 청각을 비롯해 모든 감각이 뛰어난 엘프인 셀리나에게 물었고 그녀는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는 케인에게는 희미하게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한 번씩 반복하며 전달해 주었다.




마치 한 팀의 첩보원이 된 듯한 두 사람은 조금 전의 어색함은 완전히 사라지고 키득거리며 그들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저기요. 그런 식으로 하고 가면 어떡해요? 라는군."




"음? 갤리타스가 뭔갈 실수한 건가?"




"잠깐, 그가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




추궁하는 듯한 그녀의 말에 갤리타스가 대답을 하려는 것 같았고 그의 목소리는 굳이 셀리나가 반복해 말해주지 않아도 들을 수 있을 만큼 컸다.




"그럼 뭐 어쩌라는 거냐!! 나는 네 녀석에게 시간이 있는지 물어봤고!! 넌 없다고 대답했다!! 그럼 끝인 거 아닌가!?"




한밤중에 울려 퍼지는 갤리타스의 목소리.




그것은 케인과 셀리나뿐만이 아닌 주변의 다른 환자들의 귀에도 들어갔고 그들은 저마다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푸하핫!! / 푸킥!!"




사실 병원 내의 자리가 부족해 야외의 공간까지 쓰고 있었던 만큼 갤리타스를 포함한 환자들의 간격은 매우 협소했고,




그들은 케인이 도착해 갤리타스와 나누던 이야기를 몰래 엿듣고 있던 것이었다.




즉 갤리타스와 그녀에게는 지금 이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끌려 있는 상태였고, 그들의 웃음소리는 두 사람을 당황하고 민망스럽게 만들었다.




"닥쳐라!! 지금 웃는 놈들은...!!!"




창피함을 느낀 것일까, 갤리타스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방향 여기저기를 향해 화를 내며 소리쳤다.




"갤리타스, 한눈팔지 말고 저한테 집중해요."




그런데 그때 그녀가 갤리타스의 이름을 부르며 진지하고 박력 있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 상황은 지켜보던 모두에게 의외였고, 상황을 장난스럽게만 지켜보던 그들은 순식간에 진중한 분위기에 휩쓸리고 말았다.




"어떻게 내 이름을...?"




갤리타스는 그녀의 반응보다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에 더 놀란 듯했다.




"이곳에서 당신 같은 거물 범죄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걸요. 그보다 누가 그런 식으로 끝을 내요?"




왠지 다그치듯 쏘아붙이는 그녀의 모습에 갤리타스는 당황했는지 화를 내던 다혈질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주눅 든 얼굴로 조심스레 물었다.




"그, 그럼... 어떻게 했어야 한다는 거냐!?"




"에휴... 지금이야 환자들 챙기느라 시간 없댔지, 누가 당신이랑 시간 보내는 게 싫대요?"




예상치 못한 반응에 이어진 예상치 못한 말.




갤리타스는 그녀의 말에 밀려오는 고통도 잊은 채 순간 제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엥...? 이게 왜 되는 거냐...?"




어느샌가 궁금증에 슬며시 가까이 다가가 대화를 엿듣던 케인은 너무 황당한 나머지 머릿속으로 생각해야 할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반응에 토를 다는 이는 없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반응이었기에.




갤리타스는 시라카스 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그의 이름을 알고 있을 만큼 악명(?)이 높은 뒷골목 세계의 거물이었다.




그만큼이나 그에게는 충성심 강한 부하도 많았으며 그가 가진 재력도 어마무시했다.




하지만, 누군가 갤리타스에게 그가 이성의 마음을 훔칠 기똥찬 능력이 있냐고 묻는다면?




모두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심지어는 그의 부하들조차도 말이다.




그만큼 갤리타스는 여러 방면에 있어서 이성과의 교제에는 거리가 먼 남자였다.




그런데 그와 일면식이라고는 수많은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돌아다니며 몇 번 마주친 것이 전부인 그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갤리타스를 포함해 모두에게 충격적인 상황인 것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이런 당돌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 이래서 남자들이란. 전부 회복되고 이곳의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정식으로 말해요. 그리고 제 이름은 '네 녀석'이 아니라 스테이린이에요."




갤리타스에게 다시 말하라고는 했지만 이는 사실 그녀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음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자신이 돌보던 환자를 향해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모두가 벙쪄버린 상황.




그런데 사실 이 상황에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여자가 당돌한 모습을 보이며 남자에게 다가가는 것은 세상 어디에서나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다만, 그 상대가 갤리타스라는 것은 굉장히 보기 드문...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일 것이다.




때문에 한 도시를 제멋대로 쥐락펴락하는 그에게 벌어진 지금 이 상황은 어쩌면 상당한 무례함이 느껴질 수 있었다.




케인은 그의 이랬다 저랬다 하는 다혈질의 성격이 큰 화를 불러올까 걱정이 되어 눈치를 살폈고, 그의 걱정만큼이나 갤리타스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갤리타스...?"




케인이 조심스레 그를 향해 다가가며 불렀으나 여전히 그는 좋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꽤나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 처음이야..."




"응...?"




혼자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갤리타스.




이제는 아예 정신이 나가버린 것일까.




케인은 목숨을 건 전투를 함께 벌인 친구가 이렇게 넋이 나가있는 것을 보자니 마음이 불편한 듯 그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 주었다.




"나에게... 이런 모습을 보인 여자... 아니, 그 어떤 이도 내게 이럴 수 없었다... 처음이다..."




그런데 케인의 생각과는 달리 갤리타스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는 마치 황홀하다는 듯한 표정을 보였고, 스테이린의 이름을 되뇌며 그녀가 떠나간 자리를 한참이나 멍하니 응시했다.




"스테이린... 그것이 그녀의 이름이군...!!"




"이게... 대체 왜 되는 거냐고..."




그 갤리타스에게 상상이상의 당돌함과 호감을 표했던 그녀 스테이린,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평소의 반응은커녕 오히려 더 깊게 빠져버린 갤리타스.




케인은 여전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그저 갤리타스가 화를 내며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 자신의 친구가 원하는 사랑에 한 발짝 더 다가갔음을 다행이라 여기기로 했다.




"푸핫! 푸하하하하하하!!!"




스테이린이 떠나고 난 뒤 순간적으로 분위기에 압도되어 있던 주변의 다른 환자들은 뒤늦게 큰 웃음을 터뜨렸고,




케인과 셀리나 또한 함께 웃으며 한밤 중의 작은 사건은 마무리되어갔다.




...




갤리타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잠시 밤공기를 쐬고 온 케인과 셀리나.




그 과정에서 뜻밖의 흥미로운 상황을 겪게 된 두 사람은 다시 하스와 카츠가 있는 여관으로 돌아왔고, 그 이야기들을 함께 가지 못했던 그들에게 전해주었다.




"푸하하하...! 아악!!! 내 갈비!!!!!"




심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우렁차게 퍼져 나오는 하스의 웃음소리는 한적하다 못해 허전한 여관 내부를 꽉꽉 채워주었고,




많은 사람들을 죽음과 부상으로 이끌고 간 켈딘과의 끔찍한 전투는 잠시나마 이들의 머릿속에서 잊혀갔다.




"맥... 맥주가 필요해 케인...!!"




"그걸 왜 나한테 찾아!?"




"주인장은 잠들었잖아... 이 시간에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은 네 꿈 마법 밖에 없다고...!"




"에휴... 그럼 어지럽다고 징징거리지 마라."




자고로 상처가 빨리 나으려면 술을 멀리해야 하는 법.




하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하스는 케인에게 맥주를 달라는 부탁을 했고, 그는 어쩔 수 없이 하스의 머릿속에서 맥주가 포함된 꿈을 추출해 내 모두와 함께 시원한 밤을 즐겼다.




...




이렇게 케인 일행이 다시 악몽을 회수하기 위한 정비의 마지막 날을 즐기고 있는 그 순간, 엘리시스의 왕궁 깊은 어딘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남자의 은밀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왔는가."




다른 누군가에게 절대 발각되어서는 안 되는 것인지 긴 로브로 몸과 얼굴을 뒤덮은 두 남자.




그중 로브 사이로 푸석푸석한 은빛 머리칼이 흘러나온 남자가 먼저 상대에게 말을 걸었다.




"가주님, 판타나에 '그 꿈 마법사'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러자 어둠에 완전히 가려져 어떤 특징도 드러나지 않은 남자가 대답했다.




아무래도 그는 은빛 머리칼 남자의 수하인듯했다.




"이제야 나타난 건가. 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군..."




"그렇습니다. 그와 일행들이 향할 다음 행선지는 북쪽의 항구일 것입니다. 준비할까요?"




"... 그래. 이번 일만 성공한다면, 머지않아 세계가 우리 앞에 머리를 조아릴 것이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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