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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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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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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글자수 :
798,492

작성
23.08.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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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99화

DUMMY

"... 그런 일이 있었군."




"그래, 너한테까지 말할 여유는 없었다고."




케인과 하스는 밤새 벌어졌던 일에 대해서 셀리나에게 설명해 주었고, 뒤늦게 상황을 인지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는 케인의 안전에 조금 더 유의해야겠군. 이제 술은 금지다 하스."




그리고는 지난밤 술기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럽고 미안했는지 굳은 결의를 다지며 금주를 선언했다.




다만, 자신뿐만이 아닌 하스에게 까지도 말이다.




"뭐, 뭐!? 나는 왜...!? 취해서 몸도 못 가누고 잠든 건 너..."




불끈-




당황한 하스는 그녀에게 반박하려 했지만 이내 불끈 쥐어지는 셀리나의 주먹을 보며 며칠 전의 발라라크를 떠올렸고,




더 이상은 별다른 투정을 부리지 않은 채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못해 알겠다고는 했지만 그렇게 술을 좋아하는 하스가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셀리나의 주먹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새삼 느낄 수 있는 증거이기도 했다.




"나만 조심해야 할 게 아냐. 일단은 그들의 목적에 내가 필요하니 나를 노린 것 같긴 하지만 얼마든지 너희가 표적이 될 수도 있어."




이번 사태로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케인은 자신뿐만이 아닌 하스와 셀리나, 카츠까지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고 그들에게도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위험하긴 하지만 세상에 퍼져 나온 악몽들만 상대해 회수하면 되었던 단순한 일이 또 다른 세력의 등장으로 한껏 복잡해진 상황.




그 때문이라도 케인 일행은 조금 더 조심해야 했고, 조금 더 강해져야만 했다.




덜컹-!




"다들 일찍 일어나 있었군 그래."




그러나 그 심각한 상황도 잠시.




이른 아침부터 크라켄을 토벌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롭스가 여관을 찾아왔다.




"아, 어쩌다 보니.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크라켄과 아쥴 항구 사람들의 걱정 때문에 심정이 복잡한 롭스에게까지 어젯밤의 일을 설명할 필요는 없었고,




케인은 적당히 그를 반기며 현 상황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 항구 앞에 모여 있다. 물자를 나르고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중이야."




"흐음... 작별 인사라. 그렇게 되진 않을 거야."




케인의 꿈 마법으로 그가 평범한 마법사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롭스였지만, 아직까지는 케인 일행의 진정한 실력과 활약을 본 적 없었기에 불안해하고 있는 그였고,




때문에 케인은 그를 조금이라도 안심시키려 한껏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비록 크라켄과의 전투에서 롭스가 활약할 수 있는 상황은 크게 나오지 않을지는 몰라도, 그는 지금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다.




아쥴 항구 사람들, 즉 선원들의 사기와 단결력을 책임질 수 있는 선장이기 때문이었다.




롭스의 용기와 두려움은 곧 다른 선원들의 힘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 사실은 크라켄을 물리치는 승부에 있어서 큰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 정말 그랬으면 좋겠군."




케인의 작은 위로가 도움이 되었던 걸까, 롭스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도 준비되는 대로 항구로 갈게."




"그래, 곧 보자고."




케인 일행이 하루를 무사히 보냈는지 확인차 방문했던 롭스는 다시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바실리 호로 돌아갔다.




"다들 당장은 크라켄에 집중하자. 어떤 놈들이 나를 노리고 있든, 지금 해야 할 일은 그 괴수를 회수하는 거니까."




"알겠다 케인."




예상치 못한 위험의 등장에 케인 본인 또한 염려되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의 말대로 지금 이들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바다의 악마라 불리는 괴수 크라켄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서둘러 떠날 채비를 시작했고, 해가 점점 차올라 세상을 완전히 밝히게 되었을 때쯤 케인 일행과 바실리 호의 선원들의 준비가 모두 끝났다.




"전원 빨리 탑승해!! 라샬리아!! 닻을 올려라!!"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는 이 상황 속에서 롭스의 명령과 함께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바실리 호에 탑승했고,




그와 동시에 배를 고정시키던 닻이 올라가고 널찍한 돛이 펼쳐지며 바실리 호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남부 대륙에서 자라는 위리드린이라는 아주 튼튼하고도 가벼운 나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바실리 호의 선수에는 아쥴 선장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조각상이 그 위엄을 선보이고 있었다.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한 범선의 형태.




케인은 이 정도의 든든한 배라면 크라켄을 충분히 무찌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후우우웅-!!




해양의 여신이 이들의 성공을 기원하기라도 하듯 강한 바람을 불어주었고 용기와 신념으로 하나 된 이들이 탄 바실리 호는 바람을 타 드넓은 대양을 가로질렀다.




"시작이 나쁘지 않은 걸!? 뱃멀미라도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괜찮고 말이야."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자 하스가 기분이 좋은 듯 씩 웃으며 다가오는 바다를 맞이했다.




"애송이 녀석. 바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군."




그런데 그때 바실리 호의 선장이자 아쥴 항구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인 롭스가 나타나 말했다.




"잉?"




"바다만큼 변덕스러운 녀석도 없지. 많은 애송이 녀석들이 이 순조로운 출발에 속아 목숨을 잃곤 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 봐라, 그때도 하늘과 바다가 우리를 이렇게 반겨줄지 말이야."




바다에서 거의 평생을 지내온 롭스의 현실적인 경험담에 하스와 같이 바다를 즐기던 케인 일행은 순식간에 긴장한 채로 침을 꼴깍 삼키며 표정이 굳어버렸다.




반짝이고 숨 막히는 느낌 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




하지만 롭스의 말에 그 바다는 한순간에 끝없고 무한한, 자칫하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심연의 공포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크, 크흠... 난 먼저 들어가 보도록 하지. 크라켄이 보이면 불러주도록."




늘 침착하고 냉철함으로 가득했던 카츠도 바다는 조금 두려웠는지 먼저 자리를 피해 선실로 들어가 버렸다.




"아하하... 나도 뱃멀미가 조금 도져서 말이야. 숲과 다르게 바다는 익숙지가 않군..."




셀리나 또한 구차한 변명을 하며 카츠를 따라 후다닥 도망치고 말았다.




"쳇!! 겁쟁이 녀석들. 그깟 바다쯤이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얼마든지 이겨내 주마!!"




"... 그러기엔 다리가 떨리고 있는 것 같은데 하스..."




팔씨름은 롭스와 비겼을지 모르지만 바다와 관련된 것에서는 현저히 밀리는 하스는 억지스럽게 큰소리치며 주먹을 높이 들어 보였지만 막상 그의 다리는 지진이 난 것처럼 떨리고 있었다.




"다, 닥쳐 케인!! 이 몸을 뭘로 보고!!"




케인의 딴지에도 하스는 꿋꿋이 자존심을 지키며 큰소리쳤고, 다리를 떨지 않으려 힘을 강하게 준 채로 서서히 어디론가 도망치듯 사라지고 말았다.




"하여간 특이한 녀석이야..."




"저 특이함 덕에 여러 번 위기를 넘기기도 했지."




롭스는 그런 하스의 모습에 헛웃음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케인은 익숙하다는 듯이 끄덕이며 그의 말에 맞장구 쳐주었다.




"... 내가 너무 겁을 준 것 같긴 하지만, 일단은 잠잠한 바다를 좀 즐겨봐 케인. 변덕스러운 녀석이긴 해도 이럴 때만큼은 더 아름다운 것을 보기도 힘드니 말이야."




거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일까, 모두를 보내버린 롭스는 갑자기 한적한 바다를 넋을 놓고 보며 감상에 젖었고




케인 또한 그의 말에 햇살이 반사되는 바다를 한껏 즐기기 시작했다.




솨아아아아-




고요하고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를 보고 있자면 그 어느 때보다 깊은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의 바람대로 바다는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롭스가 말했던 것처럼 늘 제멋대로인 바다는 언제 뒤바뀔지 몰랐고 그 시기는 얼마든지 지금이 될 수도 있었다.




쿠구구구궁-




"롭스...? 저건...!!"




"하하하...!! 아무리 변덕스럽다 한들 이렇게나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그때 멍하니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던 케인이 저 멀리서 다가오는 무언가를 발견했고, 마찬가지로 그것을 인지한 롭스는 어디론가 다급하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샤라크!!!!!!! 폭풍에 대비해라!!!!! 휩쓸리지 않게 다들 조심해!!!!!"




그들이 마주한 것은 바로 바다에서 일어나는 재해 중 가장 위협적이고 절대 익숙해질 수 없는, 폭풍이었다.




아직 그 폭풍이 바실리 호까지 다가온 것은 아니었지만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크라켄의 이름을 들어본 자라면 반드시 알고 있는 그 괴수의 특징.




바로 언제든지 폭풍과 함께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즉, 이는 녀석을 잡으려면 다가오는 폭풍을 마다해선 안된다는 뜻을 의미했고 바실리 호는 방향을 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온다!!!"




롭스의 다급한 명령과 함께 분주하게 움직인 선원들, 그리고 그의 고함 소리에 놀라 뛰쳐나온 케인 일행.




그들은 코앞까지 다가온 위협적인 폭풍을 발견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화창하던 날씨의 하늘을 전부 어둠으로 뒤덮은 먹구름은 이들이 느끼는 긴장감을 더욱더 고조시켰고,




두려움은 대양의 파도처럼 빠르게 밀려들어오는 듯했다.




쿠구구구궁!!!




슈호오오오옥-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은 한순간에 튼튼하고 거대한 바실리 호를 강하게 흔들었고,




그곳에 타고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리저리 휘청이며 넘어지고 말았다.




쿠당탕탕!!




"다들 꽉 잡아!!! 자칫하다간 저 고약한 바다가 너희의 무덤이 될 것이다!!!"




"으~~~하하하하하!!! 그거 듣기 좋은 소리구만!!! 바다에서 태어난 자!!! 바다에서 죽으리라!!!"




쏴아아아아아아!!!




롭스는 모두의 안전을 신경 쓰며 소리쳤으나 선원들은 오히려 이 혹독한 폭풍으로 인해 사기가 한껏 오른 듯했다.




"으아아악!!! 저게 무슨 개소리야!!! 난 육지에서 태어났다고!!!"




겁에 질린 하스가 흔들리는 배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그를 걱정하는 누군가의 외침이 아닌,




바실리 호 선원들의 정신없고 소음 가득한 폭풍우를 뚫는 노랫소리였다.



"요호호오~!!! 저- 반짝이는! 등대를 봐, 우릴 유혹하듯 부르지!! 하! 지만 우린 여기 남~아, 바! 다와 함께 춤을 출 거야~ 요호!요호! 요호호~ 바! 다와 춤을 춰~"




"미친!! 이런 상황에서 노래가..."




출렁~




쿠당탕타타탕!!




"우아아아악!!"




고향과 소중한 이들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바다로 나온 이들은 더 이상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오직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와 신념, 그리고 동료를 믿는 전우애의 신념이었다.




"으하하하하!!!!! 좋구나!!! 가자아아..."




그런 선원들의 사기에 롭스도 함께 동조하려던 찰나, 바닷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바실리 호와 강하게 부딪히고 말았다.




쿠우우웅!!




"으아아악!!"




그 때문에 폭풍 속에서도 신나게 노래를 부르던 선원들까지 넘어져 한쪽으로 쏠리고 말았다.




"끄으으... 갑자기 무슨..."




갑작스러운 충격에 모두가 쓰러진 가운데 먼저 정신을 차린 선원 한 명이 일어섰고, 그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말았다.




"아아... 크, 크...!! 크라켄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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