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투덜이아르 님의 서재입니다.

창조신의 성장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투덜이아르
작품등록일 :
2021.05.12 12:44
최근연재일 :
2021.06.29 20:39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8,623
추천수 :
290
글자수 :
208,832

작성
21.05.12 13:02
조회
965
추천
33
글자
12쪽

[1장] 규격 외의 존재 01

DUMMY

두근... 두근... 두근...


멈춰 있던 심장이 뛰는 것 같다. 전신에 마력이 돈다. 활력이 느껴졌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잠들어 있던 이성이 돌아왔다.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것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더 급했다.


'음? 뭐지 여기는? 이것들은 뭐냐고?'


강혁은 답답함을 느꼈다.


뭔지 모를 끈적거리는 것들에 감겨 있다. 전신이 속박된 느낌이다. 눈조차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쳇 그렇다고 이렇게 가만히 있을 쏘냐!!!'


우드득.


계속해서 힘을 주며 전신을 비틀자 드디어 뭔가 찢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기회라고 생각한 강혁이 그 사이로 힘껏 고개를 내밀었다.


쑤우욱.


목이 길어지더니 얼굴이 물컹거리는 질긴 이물질을 뚫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푸하~~~!"


거친 숨을 내쉰 강혁이 눈을 떴다. 그러자 희미한 빛, 그 사이로 펼쳐진 검은 바다가 눈 안 가득 들어왔다.


"으음? 응?"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찰랑거리는 검은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검은 바다 곳곳에 거대한 바위 기둥이 하늘 끝까지 솟구쳐 올라있다. 기둥의 높이가 얼마나 높은지는 측정불가다. 그 끝이 하늘 위를 가득 채운 회색 구름 사이로 사라져 있기 때문이다.


"뭐야? 던전에 이런 곳도 있었나?"


지금까지 알려진, 아니 강혁이 알고 있는 던전중에는 이와 같은 곳이 없다.


"음? 그러고 보니 지금 여기가 어디냐가 문제가 아니잖아!"


강혁이 그가 기억하고 있던 마지막 기억을 떠올렸다. 강력한 하지만 원인 모를 공격으로 던전이 붕괴되고 그 자신이... 자신이...


"으... 나 죽은 거 아닌가? 그런 것 같았는데? 혹시 착각?"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끔찍한 고통 속에 순식간에 의식이 사라졌지만, 왜 있잖은가? 소설이나 영화의 주인공처럼 천운이 따라줘서 고통만 심했지 실제로는 짠하고 살아 있었습니다. 뭐 이런 거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강혁의 눈에 자신이 뚫고 나온 질긴 이물질이 보였다.


"이건 뭐지?"


강혁의 시선이 그 회색의 이물질을 따라 아래로 움직였다. 꿈틀거리는 반원형의 생명체가 보였다. 그 반원형의 위쪽, 갈라진 틈에서 강혁의 머리가 불쑥 솟아 있다. 잡아 먹혔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완전히 이어진 형태로 말이다.


"이거..."


강혁의 의지를 따라 반원형의 아래쪽이 꿈틀거리더니 그 속에서 촉수처럼 보이는 것이 튀어나왔다. 처음에는 형태가 불분명했던 그것은 순식간에 인간의 팔처럼 변했다. 하나 둘 손가락을 만들더니 꼬물거리며 숫자를 세기까지 한다.


"아무래도."


어딘지 모를 공간에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육체다. 하지만 현실이고 자신의 육체임이 분명하다.


강혁, 아니 과거 강혁이었던 존재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는 살아있었습니다. 는 무슨 개뿔!"


인간 강혁은 죽은 게 맞는 것 같다. 이건 아무리 봐도 인간의 몸이 아니다.


강혁이 좌절했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그의 의지에 따라 꿈틀거리며 형태를 변형하는 몸(?)이 이게 자신의 육체라고 재차 그에게 확인 사살을 시켜주고 있다.


"으아아악! 젠장! 이건 너무하잖아! 전생을 기억할 거라면 최소한 인간 비슷한 뭔가로 태어나게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 미친 @@@ 녀석들아!!!"


그렇다. 인간 강혁은 2회 차 삶을 인간이 아니라 뭔지도 모를 생명체로 시작해야 할 판이었다. 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말이다.


"이 개@@ 씨@ 새@@들이 신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너희 밤길 조심해라. 네가 너희 만나면 육@@ 내버릴꺼야아아아!!!"


알고 있던 온갖 욕설을 토해내며 그렇게 한참을 버둥거리던 강혁이 이내 고함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현실을 인정했다거나 뭐 그런 게 아니라 더 실질적이고도 간단한 문제 때문이었다.


"아... 씨... 배고프다."


이런 상황에서도 배가 고프다니 뭔가 자신이 한심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무시하기에는 몸에서 보내는 신호가 너무 다급했다.


"기분 탓인지 시야도 흐려지는 것 같고.... 가 아니라! 끄아아악! 정말로 시야가 흐려지고 있잖아!"


화들짝 놀란 강혁이 다급히 주위를 더듬었다. 뭔가 먹을 것이 필요했다. 이대로는 정말 굶어 죽는다. 이런 몸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투덜거리는 것과는 별개로 죽고 싶은 생각은 병아리 눈곱만큼도 없다.


"으음 저건 뭐지?"


그런 그의 눈에 마치 둥지처럼 그를 둘러싸고 있는 검은색 풀 더미가 보였다. 아니 정황상 둥지가 분명했다.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둥지를 보는 순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와그작.


어차피 이것저것 따질 여유도 없다. 본능에 몸을 맡기고 목을 길게 빼 거칠게 풀 더미를 집어 삼켰다. 그리고 다시 비명을 내질렀다.


"끄아아악! 맛없어! 맛없어! 맛없어! 더럽게 맛없어!"


하지만 먹을 수 있는 풀은 맞다. 풀을 먹기 무섭게 허기가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그 맛없는 풀 더미를 전부 집어 삼켰다. 그렇게 태어나서 첫 식사를 했고 그가 깨어난 둥지가 깨끗하게 사라졌다.


"꺼엌... 맛은 없었지만 배는 부르네. 이제 겨우 살 것 같다."


어떻게 다시 태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런 몸으로 태어나서 불만이 가득하기도 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쩝... 쩝... 다음에는 좀 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거기다 조금 전까지 이런 몸으로 태어나게 한 것을 온갖 신들에게 저주하던 그의 이성은 새로운 육체 때문인지 이전보다 더 단순해져 있었다.


배가 부르기 무섭게 졸음이 몰려왔다. 그리고 잠이 들며 그가 한 생각은 현생에 대한 분노나 불만이 아니라 '다음 먹거리는 무엇일까?'라는 현실적인 것이었다.


***



부르르.


반원형의 회색 생명체가 꿈틀거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음... 으음... 으으음?"


반원형의 생명체 위쪽이 쭈욱 갈라지더니 길쭉한 촉수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흐물거리던 촉수가 이내 인간의 얼굴 형태를 만들고 눈, 코, 입을 만들었다.


"뭔가 기분 나쁜 꿈을 꿨던 것 같은데? 악몽인가?"


분명히 꿈속에서 뭔가 기분 나쁜 일을 겪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점은 그 기분 나쁜 일이 뭐였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거다.


"뭐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었겠지."


'일단 넘어가자고.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 그렇게 중얼거리며 강혁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인간일 때의 강혁도 오늘만 사는 성격이 강했지만, 그게 환생을 하면서 더 심해진 것 같다. 아니 그런 것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클 수도 있다.


"그건 그렇고 정말 여기는 어디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고?"


뭔가 생각을 하면 할수록 앞길이 막막했다.


"더 이상 뜯어먹을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당장 먹을 것부터 문제였다. 이 빌어먹을 몸은 배고픔을 조금도 참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주위에는 그가 잠들기 전에 먹어 치운 둥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거 위기 상황이라면 위기 상황이겠지?"


그가 있는 곳은 검은 바다 위에 무수히 솟아 있는 거대한 돌기둥 중 하나다. 조금만 나가도 바로 검은 바다가 일렁이며 앞길을 막고 그렇다고 중앙으로 가면 하늘 높이 솟구친 바위 기둥이 그를 가로막는다.


이곳에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다. 정말 짜내고 짜내도 있다고 할 만한 건 회색 바위뿐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발치에 뒹구는 돌덩이로 시선을 옮겼다.


"흠... 어디 보자. 혹시 돌덩이도 먹을 수 있는 건가?"


현재 환생한 몸은 인간이 아니다. 대충 보아하니 부정형 몬스터다. 슬라임으로 대변되는 특정 형태 없이 흐물거리는 젤리 같은 녀석들 말이다. 그리고 그가 알기로 그런 부정형 생명체들은 먹는 걸 가리지 않는다. 광물도 녹여서 집어 삼킬 수 있었다.


"어디... 일단 한 번 시험해볼까?"


그렇게 말하며 촉수를 뻗었다. 그리고 들어 올린 돌덩이를 체내로 끌어당겼다. 하지만...


"에퉤퉤. 이건 아니다. 지지야 지지."


이내 돌덩이를 다시 꺼내 저 멀리 집어 던졌다. 맛이고 뭐고 간에 몸 속에 집어넣는 순간 이물질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소화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우라질 역시 저건 아니다 했어. 처음 보는 순간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고!"


혹시 몰라서 해본 일이었는데 역시 광물을 녹여 먹는 것은 그에게 불가능해 보였다.


"그럼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원래 이런 생물들은 본능대로 사는 것 아니었어? 그럼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생존 지식이 있어야 하잖아!"


유감스럽게도 본능이란 게 고장 난 것 같다. 생존 지식 따위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 아니지···’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니 그런 기본 지식이 없는 것은 그 자신의 문제, 즉 전생의 인격 때문인 것 같다. 인간의 이성이 생명체의 본능을 억누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끄응... 우라질."


본능을 따르겠다고 인격을 버릴 수는 없다. 인간의 자아가 강한 강혁에게 있어서 그건 정신적인 자살이나 마찬가지다.


"골치 아프군."


인상을 찡그린 강혁이 먹지도 못할 돌덩이를 불만스럽게 노려보는데 갑자기 머리 한구석에서 의념이 전해졌다.


[오랜 시간 일정한 행동의 결과 '초급 관찰'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음? 어라? 스킬이 생겼다고?"


강혁의 놀람이 이내 환희로 변했다.


"오호라. 이제 보니 나 각성체였구나? 그럼 그렇지. 역시 살아갈 방법이 있었어!"


월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으면 그깟 본능이 주는 생존 지식 따위는 필요 없다. 아니 오히려 이쪽이 상위 호환이다.


신의 권능이 직접적으로 세계에 개입하는 형태라고 알려진 월드 시스템, 그리고 그 시스템의 보조를 받는 존재를 통틀어 각성체, 그리고 그 개체가 인간이면 별도로 각성자라고 한다. 과거 인간인 강혁도 각성자였다. 그래서 시스템 활용에는 익숙했다.


"일단 내가 뭔지부터 정확히 확인해 보자고. 능력치 창 좀 띄워봐!"


자연스럽게 의지를 일으키자 강혁의 눈 앞에 푸른색의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월드 시스템의 정보창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명칭 : 리 메사이아 아쿠아 차일드 (Re Messiah Aqua Child)

종족 : 카오틱 메타스 (Chaotic Matters)

직업 : 세계신 (The World God)


업적

- 세계를 집어 삼키는 포식자 (Eater of The Worlds)

- 신을 잡아 죽이는 사냥꾼 (God Slayer)

- 시스템의 규격을 벗어난 존재 (The Irregular)

...

...


레벨 : ??? (측정불가)

스킬 : ??? (확인불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익숙하게 정보창을 생성했다. 하지만 기세 좋게 만들어낸 정보창을 보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어... 어라? 이게 뭐야? 이 괴물같은 능력치는 또 뭐고?"


하지만 그의 생각은 이어지지 못했다. 명백히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으으으..."


강혁의 눈이 흐릿하게 변했다. 그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다. 그리고 시스템 메시지가 연거푸 떠올랐다.



[관련 작업 중 오류]

[상위 차원신의 잔재 발견]

[시스템 강제 개입]


[오류 수정]

[오류 수정 중....]

[오류 수정 중....]


[완전 수정 불가]

[대응]


[일부 수정 가능]

[속행]


[수정 완료]

[시나리오 진행]



일련의 시스템 메시지가 올라왔지만 강혁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그의 의지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의지에 의해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창조신의 성장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 에필로그 02 (完) +3 21.06.29 161 7 10쪽
36 에필로그 01 21.06.28 145 3 10쪽
35 [3장] 금기에 관하여 13 +1 21.06.25 135 2 10쪽
34 [3장] 금기에 관하여 12 21.06.24 109 3 8쪽
33 [3장] 금기에 관하여 11 +1 21.06.23 101 3 10쪽
32 [3장] 금기에 관하여 10 +1 21.06.22 98 4 11쪽
31 [3장] 금기에 관하여 09 +1 21.06.21 102 3 9쪽
30 [3장] 금기에 관하여 08 21.06.18 111 3 11쪽
29 [3장] 금기에 관하여 07 +1 21.06.17 117 2 19쪽
28 [3장] 금기에 관하여 06 21.06.16 121 3 10쪽
27 [3장] 금기에 관하여 05 +1 21.06.15 124 4 15쪽
26 [3장] 금기에 관하여 04 +1 21.06.14 129 3 13쪽
25 [3장] 금기에 관하여 03 +1 21.06.11 159 5 16쪽
24 [3장] 금기에 관하여 02 +2 21.06.10 165 6 11쪽
23 [3장] 금기에 관하여 01 +2 21.06.09 171 8 10쪽
22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8 +1 21.06.08 158 9 11쪽
21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7 +1 21.06.07 178 10 15쪽
20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6 +3 21.06.04 190 9 13쪽
19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5 +1 21.06.03 166 8 11쪽
18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4 +1 21.06.02 176 7 18쪽
17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3 +2 21.06.01 186 8 10쪽
16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2 +1 21.05.31 185 8 11쪽
15 [2장] 멸망에 대항하는 자 01 +1 21.05.28 241 9 20쪽
14 [1장] 규격 외의 존재 14 +2 21.05.27 260 11 11쪽
13 [1장] 규격 외의 존재 13 21.05.26 228 8 15쪽
12 [1장] 규격 외의 존재 12 21.05.25 251 8 11쪽
11 [1장] 규격 외의 존재 11 +1 21.05.24 263 7 11쪽
10 [1장] 규격 외의 존재 10 21.05.21 255 9 10쪽
9 [1장] 규격 외의 존재 09 +1 21.05.20 288 9 12쪽
8 [1장] 규격 외의 존재 08 21.05.19 300 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