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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녹개미 님의 서재입니다.

내 몸 안의 마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정차녹
작품등록일 :
2021.05.13 02:48
최근연재일 :
2021.06.12 12:25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088
추천수 :
101
글자수 :
41,620

작성
21.06.12 12:25
조회
57
추천
10
글자
9쪽

9화 악연 그리고 선연(3)

DUMMY

선우가 지나가야 할 길목을 막아서고 있는 구울 한 마리.


새롭게 나타난 구울 또한 선우를 발견하자 시끄러운 비명과 함께 선우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하.. 이런 미친..”

사방에는 좀비와 별의별 괴수들.

뒤로는 스토커 마냥 쫓아오는 구울.

그리고 눈앞에 새롭게 나타난 또다른 구울까지..

욕이 안 나오려야 안 나올 수가 없었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악!!!

이 새로 나타난 구울은 선우에게 쏜살같이 달려와선 오른팔을 휘둘렀다.


전조 없이 튀어나온 구울과 그 구울이 휘두른 팔을 선우는 미처 피하지 못 했고 양팔이라도 들어 막으려 했다.


쾅!

구울의 팔과 선우의 양손이 부딪친 거였지만 무슨 대포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선우의 몸이 뒤로 빠르게 날아가 한 건물의 외벽과 충돌했다.


건물의 외벽에 금이 가고 뿌옇게 흙먼지들이 흩날렸다.

쿨럭! 피를 한 움큼이나 토해낸 선우는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 다가오는 괴수들을 바라봤다.


날벌레들이 날아오고 있었고 좀비들이 발광하며 달려오고 있었다.

눈을 잃은 구울과 방금 선우를 공격한 구울 또한 비명을 내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이건...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고..”


선우가 어디를 쳐다보든 괴수들 천지였고 선우의 눈에는 이 모습이 거대한 장벽처럼 보였다.

캠프까지 가는 길을 막고 있는 괴수들의 벽.


도저히 대안이 떠오르질 않았다.

저길 뚫고 캠프까지 갈 대안이.


시간 또한 선우의 편이 아니란 듯, 생각할 잠깐의 틈도 없이 어느새 구울이 선우의 앞에 당도했다.

놈은 다시 팔을 휘두르며 선우를 공격하려 했다.


피할 시간도, 방법도 없던 선우는 어쩔 수 없이 팔을 X자로 들며 몸으로 버텨내려 했다.


그때, 구울과 선우가 있는 땅에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웠다.

“응?”

선우가 이변을 느낀 순간이었다.

선우의 눈앞에 있던 구울이 사라졌다.


정확히는.... 거대한 ‘손’에 붙잡힌 채로 구울이 허공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던 거였다.


“거인..!”

정신을 차린 거인이 구울을 집어들고 있었다.


거인은 구울을 움켜쥔 손을 자신의 얼굴 앞까지 가져와 손아귀에 있는 작은 생물을 살폈다.

그렇게 커다란 한 개의 눈으로 구울을 살피던 거인은 이내 표정을 와락 구기며 구울을 뒤로 홱 던져버렸다.


끼야아아ㅇ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구울의 애처로운 비명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꿍..

얼마나 멀리까지 던져진 건지 한참 동안 비명을 흩뿌리며 날아간 구울이 바닥과 충돌하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거인의 등장으로 일대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아마도 이 거인이 이 일대의 최상위 포식자. 저 거대한 크기만 봐도 그럴 것 같긴 했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니 확실해졌다.


거인의 등장과 함께 그동안 호랑이인 척했던 여우들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뒤로 물러나는 게 보였다.


발광하며 달려들던 그 좀비들도 생존본능이란 게 있었던 건지 머뭇머뭇대며 쉽사리 움직이지 못 했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다.

거인의 거친 숨소리를 제외하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 이질적인 소리가 들렸다.


퍽! 퍽! 퍽!

선우에게 눈을 잃은 그 구울이 거인의 발을 마구잡이로 때리고 있었던 거였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주변에 한 번쯤은 본 적이 있던···. 눈치 더럽게 없고 분위기 파악 못 하는··· 그런 사람을 보는 느낌이었다.


거인 또한 자신의 발을 때리고 있는 구울이 어이없는 건지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곤 스윽 허리를 숙여 구울의 머리 위로 손바닥을 올렸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악!

그때까지 구울은 여전히 상황파악을 못 하고 거인의 발을 때리고 있었다.


쿵..

거인은 그대로 손바닥으로 구울을 눌러버렸다.

꾸-웩!

구울의 단말마적인 비명 소리만이 일대에 울렸다.


“·········.”

구울이 너무나 쉽게 죽어버린 이런 비정상적인 광경에서 거인이 손바닥을 들어 털었자 짜부가 된 구울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그냥 지나가는 벌레를 죽인 것처럼 간단히 구울을 죽인 거인이 시선을 돌렸다.

거인 외에는 어떤 괴수들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잔뜩 긴장한 채로 얼어붙어 있었고 거인은 그런 괴수들을 내려다보며 그 면면을 살폈다.


마치 찾고 있는 게 있는 것처럼 작은 생물들을 유심히 내려다 보고있었다.


한 마리 한 마리 내려다보는 거인과 얼차려 받는 것 마냥 얼어붙어 있는 괴수들.

이 일대 먹이사슬에서 거인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괴수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살피고 있던 거인은 이내 선우를 발견했다.

거인의 얼굴에 점점 핏줄이 돋아났다.

얼굴도 잔뜩 구겨진 거인은 이빨까지 사납게 드러내곤 포효를 내질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거인은 선우를 찾고 있었던 거였다.

자신이 극심한 복통을 겪도록 만든 원흉인 선우. 그에게 분노하고 있는 거였다.


“아아...”

다른 괴수들처럼 굳은 채로 거인을 바라보던 선우의 시야로 오른발을 접어 올린 거인이 보였다.


“진짜 미쳐버리겠네..”

선우는 말을 끝냄과 동시에 곧장 몸을 일으켜 뛰었다.

거인의 발이 선우가 있는 자리를 향해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쾅!!!!!!!!

선우가 방금까지 있던 자리에 거인의 발이 떨어지며 뿌연 흙먼지들이 자욱하게 퍼졌다.

폭탄이라도 터진 것 같은 규모였다.


그런 자욱한 먼지들 사이에서 선우는 정말 미친 듯이 뛰었다.

선우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괴수들도 꽁지 빠지게 도망가고 있었다.

괴수들도 자기 목숨은 소중했던 건지 선우에게 관심도 주지 않고 도망가고 있었다. 덕분에 도망가는 건 더 수월했다. 괴수들 신경 안 쓰고 저 거인 하나만 신경쓰면 됐으니까.


‘어쩌면 이 괴수들 전부를 합한 것보다 저 거인 한 놈이 더 힘들 거 같은 건 기분 탓인가..?’


곧장 좁은 건물들 사이로 들어간 선우는 능력을 거의 쓰지 않고 뛰기만 했다.

거인한테는 이 손가락총은 무용지물이기도 했고 주변에 선우를 노리는 괴수들 또한 없었기 때문이다.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괴수들은 선우 주변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쾅!!!

거인이 선우만 노리고 있었으니까.

쾅!! 쾅!!

선우가 지나간 곳마다 거인의 손발이 떨어지며 그 자리에 있던 괴수들이 죽어나갔다.


몇 번 반복되자 괴수들은 오히려 선우를 피해서 달아나고 있었다.


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다.

죽음이 없는 구울들에게 거인은 안중에도 없었고 그저 선우를 발견하곤 비명과 함께 달려들기 시작했다.


선우는 필사적으로 뛰고 있는 와중에도 검지를 달려오는 구울을 향해 내밀었다.


“구울이!”

탕!

“왜 이렇게!”

탕!

“많아!!!!”

선우는 구울을 향해 총탄을 쏴댔지만 그 총탄을 전부 맞으면서도 구울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선우를 향해 달려왔다.

몸에 구멍이 뚫려도 아랑곳 않고 달려오는 구울을 보니 정말 질릴 정도였다.


선우는 다시 한번 집중하고 다가오는 구울의 얼굴을 노리고 손가락총을 쏘려했다.

하지만 그럴 틈도 없이.

쾅!!

거대한 손이 달려오던 구울을 쳐내버려 구울이 ㄴㅇㄱ 이런 모양으로 벽에 박혀버렸다.

끼야아아...아아..악...

구울의 힘없는 비명소리가 작게 들렸다.


“·········”

꿀꺽.. 마른침을 삼킨 선우는 고개를 천천히 올렸다.


건물 지붕에 배를 깔고 누운 거인은 양손만 건물 아래로 늘인 채로 선우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 ㅈ....ㅈ나 무서워..!’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까 심장이 멎을 거 같은 공포였다.


거인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선우를 향해 손바닥을 내려쳤다.

쿵!!


선우는 즉시 몸을 던져 거인의 손으로부터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나도 짜부될 뻔 했네!’

선우는 거인을 피하며 정말 필사적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대로면 잡히는 건 시간문제였다.


‘생각하자! 생각! 방법이 있을 거야!’

초조한 표정으로 도망가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거인을 어떻게 할 방법을, 따돌릴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발견할 수 있었다.

도로 한복판에 버려진 유조차 한 대를.


유조 탱크에 기름을 싣고 나르는 차량.

기름...

그리고 선우의 손가락총...

거인을 따돌릴 아니, 어쩌면 거인을 잡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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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화 악연 그리고 선연(3) 21.06.12 58 10 9쪽
8 8화 악연 그리고 선연(2) +2 21.06.09 74 9 10쪽
7 7화 악연 그리고 선연 21.06.06 80 9 10쪽
6 6화 밖으로(2) +2 21.06.03 117 8 9쪽
5 5화 밖으로 21.05.31 122 11 11쪽
4 4화 변화(3) 21.05.29 125 13 10쪽
3 3화 변화(2) +2 21.05.26 143 12 8쪽
2 2화 변화 (삽화 추가) +1 21.05.21 168 14 13쪽
1 1화 아파트의 생존자 +2 21.05.17 199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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