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차녹개미 님의 서재입니다.

내 몸 안의 마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정차녹
작품등록일 :
2021.05.13 02:48
최근연재일 :
2021.06.12 12:25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085
추천수 :
101
글자수 :
41,620

작성
21.06.09 16:31
조회
73
추천
9
글자
10쪽

8화 악연 그리고 선연(2)

DUMMY

꿀-꺽!

거인은 선우를 한 입에 넣고 삼켜버렸다.

그리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어슬렁어슬렁 인근지역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표정은 오래가지 못 했고 점차 거인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입에서 신음까지 뱉을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고통의 시작점은 복부.

거인의 배가 점점 부풀어올랐다.

급기야 거인은 꾸어어어억!! 하고 비명을 지르더니 땅에 손을 짚고 주저앉아버렸다.


우우우우우욱!!

그렇게 주저앉는 채로 자신의 배 안을 가득 채운 무언가를 마구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토사물이라기엔 건조하고 거친 모래같았다.


땅바닥에 주저 않은 채로 보라색의 모래를 토해내는 거인.

얼핏 보면 거인이 뱉어대는 것 같았지만 실상은 그 모래들이 맹렬하게 거인의 몸에서부터 빠져나가고 있는 거였다.


땅바닥과 공중에서 소용돌이치는 이 보라색의 입자들은 그 한가운데로 갈수록 점차 빼곡하게 밀집되어있었고 또 견고하게 회오리 치고 있었다. 마치 그 중심에 있는 무언가를 보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납게 소용돌이치던 입자들은 이내 한가운데로 흡수되듯이 모이고 모이다가 그 중심에 서있는 한 사람의 몸안으로 전부 스며들었다.


허억..! 허억..!

선우는 숨을 헐떡이며 자신의 몸을 살폈다.


“이,이건 또 뭐야···?”

방금 선우의 몸으로 흡수된 막대한 양의 모래들.

그 많은 양이 어떻게 전부 몸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지는 고사하고 방금의 상황 자체가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되고 당황스러웠다.



선우가 거인에게 막 잡아먹혀 식도를 거쳐 위까지 도달할 무렵. 선우는 전부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서서히 죽어가던 순간이었다.

난데없이 선우의 온몸에서 이 입자들이 대량으로 뿜어져 나오더니 거인에게 먹혔던 다른 괴수들의 사체와 소화액들을 밀어내며 그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당혹감 사이에서 선우는 곧 몸이 붕 뜨는 듯한 부유감을 느꼈고 다시 입자들이 선우의 몸 안으로 스며들며 가려졌던 시야가 돌아오자 선우는 거인의 배 속이 아닌 밖에 있었다.


"이,이게 무슨.."

선우는 여전히 당황한 채로 자신의 몸을 살피고 있었지만.

“ㅡㅡㅡㅡㅡ!!!”

거인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일단 여기서 벗어나야 돼.’

선우는 고개를 들어 눈앞에서 신음을 흘리고 있는 거인을 바라봤다.

거인은 아직 고통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지만 저 거인이 언제 다시 자신을 공격할지 몰랐다.


또한 이곳은 아파트 밖이다.

곳곳에 널린 게 괴물들이란 소리다.

탕!!

선우는 검지를 옆을 향해 내밀어 손가락총을 쐈다.


털썩.

미간에 구멍이 뚫린 좀비 한 마리가 달려오던 상태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쓰러진 좀비에겐 시선도 주지 않고 선우는 한 쪽을 바라봤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직접 눈 앞에서 들어보기도 한 이 소름끼치는 비명소리.


저 멀리서 구울이 선우를 향해서 달려오고 있었다.


“젠장···!”

구울 뿐만이 아니었다.

좀비들, 날벌레들, 초거대 쥐, 괴상한 벌레들까지 선우를 발견하곤 다가오고 있었다.


선우는 곧바로 뛰기 시작했다.

어느 한 방향을 향해 필사적으로 뛰었다.

언뜻 보면 아무 생각 없이 도망가는 것 같았지만 선우는 예전에 들은 방송의 내용을 떠올리곤 어떤 건물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이 방향의 끝에 있는 한 고등학교 건물.

그 건물에 생존자 캠프가 있을 거다.

거기까지만 가면 된다.

그들은 분명 이런 괴물들로부터 생존자들을 지켜낼 무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까지만..! 거기까지만 무사히 도착하면 돼!’

선우는 길목을 막아서고 있는 좀비들에게 총탄을 쏴 길을 트며 캠프를 향해 나아갔다.

탕!탕!

‘젠장!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잖아!’

탕!!

죽여도 죽여도 괴수들이 끝없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특히 좀비들이 가장 극성이었다.

인간에게 유난히 적대적인 괴수라 그런지 선우를 보자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고 있었다.


선우의 검지에서부터 2번의 격발음과 함께 두 마리의 좀비가 또다시 쓰러졌다.


‘젠장. 너무 많아.’

선우는 지금 좀비들에게 둘러쌓인 채로 난전을 벌이고 있었다.

달려온 좀비를 죽이면 다시 새로운 좀비가 달려드는 파상공세 그 자체였다.


그때, 하늘에서부터 무언가 빠르게 다가오는 듯한 파공음이 들리더니 선우의 두 발이 공중에 떴다.


“어?!”

거대한 날벌레가 갈고리 같은 다리로 선우를 낚아챈 거였다.


“이런?!”

선우는 곧바로 날벌레의 머리통에 총탄을 쏴버렸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날벌레는 웬만한 건물 4층 높이까지는 날아 올랐었고.

그 높이에서 날벌레를 죽여버린 선우는 다시 아래로 떨어지게 되었다.


“?!!!”

4층 높이에서 잘 착지하면 죽진 않겠지만 다리는 부상을 입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괴수들에게 쫓기는 이런 상황에선 그것 또한 결국 죽는다는 의미였다.


쿵!!

발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추락의 충격이 전해졌다. 특히 무릎에 강한 충격이 가해진 게 이건 탈골된 게 분명했다.


선우는 어떻게든 아픔을 참고 두다리로 서있으려고 했지만 무릎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상당해 저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크윽!! 다리가 안 움직···.. 안 움직···.”

안 움직여지지가 않네..?

멀쩡한데? 뭐지..?

일단 눈 앞의 좀비 두 마리를 또 쏴죽인 선우는 자신의 몸에 의문을 품으면서 두 다리를 살폈다.


‘분명 무릎이 박살나는 느낌이었는데..’

고통이 너무 쉽게 사그라든 것에 더해 두 다리가 멀쩡하기까지 했다. 아니, 점점 멀쩡해지고 있었다.


‘어..?’

충격이 심하게 가해진 두 무릎 주변으로 보라색 입자들이 흩날리고 있는 게 보였다. 꼭 다친 부위를 치료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선우는 자신의 한 쪽 볼에 손을 갖다댔다.

거인에게 끄집어내지면서 철근에 길게 찢어진 상처가 깔끔하게 사라져있었다.


선우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 입자들의 능력은 단순히 손가락총이 전부가 아니었다. 자가치유 또한 있었던 것이다.


탕!

능력에 대한 감탄도 잠시 상황이 너무 급박한지라 길게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짧은 감탄과 함께 선우는 다시 좀비들을 향해 몸을 던졌다.

다만 전보다 훨씬 과감하게 길을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악!!

아까부터 들리던 소름끼치는 비명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저멀리서부터 달려오던 구울이 어느새 선우와 50m도 남지 않은 거리까지 다가온 거였다.


‘벌써 이렇게 가까이..’

저 구울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선우는 막막했다.


구울의 비명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어느새 놈의 얼굴 표정이 보일 정도까지 가까워졌다.


탕!탕!

선우는 쉴 틈없이 달려드는 좀비를 죽이며 구울 쪽을 바라봤다.

좀비와 다른 괴수들도 있는 시점에서 저 구울까지.. 너무나 최악이었지만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다.


선우는 생각했다.

‘놈이 근접했을 때 눈을 맞춘다. 앞이 안 보인다면 쫓아오지도 못 하겠지.’

구울을 상대하기엔 무력도 시간도 부족하니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었다.

선우는 주변의 좀비들과 괴수들을 쏴 죽이며 구울이 더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선우와 구울이 대략 5m 거리까지 가까워졌고 선우는 구울의 안면을 겨냥해 검지를 세웠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악!!

아무런 방어자세 없이 그저 미친듯이 달려오는 놈을 향해 선우는 손가락총을 갈겼고 그대로 여러 발의 탄환이 놈의 얼굴에 적중했다.


“미친!!”

얼굴에 직격으로 맞아 안면이 날아갔음에도 놈은 과연 고통이라는 걸 못 느끼는 건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선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선우는 곧바로 옆쪽으로 몸을 던져 땅바닥을 구르면서 구울의 공격을 피했다.

탕!탕!

몸을 던진 곳에도 역시나 좀비들이 있어 선우의 검지에서 또다시 두 발의 격발음이 터져나갔다.


구울에 신경쓰랴 좀비들에 신경쓰랴 다시 구울에 신경쓰랴. 쉴 틈 없는 상황에 선우는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았다.


끼야아아아아아악!!!

구울은 눈을 잃었지만 선우가 좀비들에게 쏜 총소리를 듣곤 방향을 특정하듯 다시 선우에게 달려들었다.

정말 소름끼치도록 집요한 녀석이었다.


구울은 방금까지 선우가 있던 자리로 달려들어 앞의 좀비를 선우인 줄 알고 모가지를 틀어쥐어 땅바닥에 내다 꽂아버렸다.

얼마나 강하게 내다꽂은 건지 좀비의 허리가 끔찍하게 꺾여버릴 정도였다.


"저런 거랑 어떻게 싸우라고..”

구울의 눈을 없애지 않았다면 저렇게 죽었을 게 좀비가 아닌 자신이었을 거라 생각하니 선우는 식은땀이 잔뜩 흘렀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악!!!!

구울은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선우의 총소리를 듣고는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선우는 좀비를 쏴 죽이고 그 소리를 듣고 달려드는 구울을 피하며 캠프를 향해 조금씩 나아갔다.


‘이대로 좀만 더 버티면···!’

그런 생각을 하며 희망을 부여잡고 있는 와중.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악!!!!!!!!!!

다른 곳에서 또다시 소름끼치는 비명소리가 울렸다.

새로운 구울의 등장이었다.

“하.. 이런 미친..”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몸 안의 마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더스트맨(DUST-MAN) 21.05.30 78 0 -
9 9화 악연 그리고 선연(3) 21.06.12 57 10 9쪽
» 8화 악연 그리고 선연(2) +2 21.06.09 74 9 10쪽
7 7화 악연 그리고 선연 21.06.06 80 9 10쪽
6 6화 밖으로(2) +2 21.06.03 116 8 9쪽
5 5화 밖으로 21.05.31 122 11 11쪽
4 4화 변화(3) 21.05.29 125 13 10쪽
3 3화 변화(2) +2 21.05.26 143 12 8쪽
2 2화 변화 (삽화 추가) +1 21.05.21 168 14 13쪽
1 1화 아파트의 생존자 +2 21.05.17 198 1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