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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밀 님의 서재입니다.

어서오세요, 마법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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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밀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27 22:09
최근연재일 :
2021.08.07 22:10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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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수 :
60,731

작성
21.08.0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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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 내 모험가 친구

DUMMY

9.




이든의 표정이 굳는 것을 보고 한솔이 다가왔다. 평범한 오븐인 것처럼 쥐죽은 듯 가만히 있던 레임도 다시 고양이 모습으로 나타났다.


“왜 그런 표정이에요?”

“뭐야, 무슨 일 있어?”

“어......”


이든은 상당히 당황한 상태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의 퀘스트가 나타났다. 이든은 퀘스트 내용을 자세하게 읽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연계퀘스트가 어떤 건지 설명해주는 말은 없었다.


선행 퀘스트라고 떠 있는 1번 항목을 보고, 어떤건지 어림짐작 할 뿐이었다.


안그래도 생각할 일이 많은데 이 와중에 본 적 없던 퀘스트가 생기다니. 이든의 머릿속이 배로 복잡해졌다. 더군다가 패널티 항목이 이든을 반쯤 미치게 했다.


『성공시 : 두 번째 단서 제공

실패시 패널티 : 마법당 폐업』


두 번째 단서라는 것에서부터 이미 머리가 복잡한데, 실패하면 마법당이 폐업한다니.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달성해야하는 퀘스트였다.


이든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일단, 연계퀘스트라는게 생겼어.”

“연계퀘스트? 그게 뭔데?”


레임이 조용히 중얼거리는 말에 눈치 빠른 한솔이 이든에게 물었다,


“앞선 퀘스트하고 연계돼서 진행되는 거 아니야? 사장님, 저기 아까 나간 박민철씨하고 관련된거에요?”

“맞아. 후... 나보고 그 사람 도박 중독을 막으라네.”

“헐... 도박 중독? 그렇게 안 보였는데.”


한솔이 입에 물고 있던 빨대를 뱉었다. 입을 벌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든은 왠지 자신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원래부터 도박 중독이 있던게 아니라, 내가 준 상품이 부작용을 일으킬 건가봐.”


그 말을 듣고 한솔이 의아하게 물었다.


“그거 그냥 로또 맞게 해주는 게 아니에요? 어떤거길래 부작용이 있어요?”


한솔이 한 질문에 대한 답은 레임이 대신 해 주었다.


“...행운을 빌어요 종류는 섭취자에게 가장 필요한 행운을 가져다 줘. 부작용까지는 아니지만, 문제가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거야.”

“오... 로또에서 끝나지 않겠구나?”


레임의 말을 듣자 그 전까지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하던 이든이 갑자기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했다.


“아! 안그래도 머리 복잡해 죽겠는데!”


허회장의 제안, 그리고 아들이라는 사람에 대한 일, 에펠리온까지. 알아봐야 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닌데 갑작스럽게 추가된 단서 때문에 골치가 아파 왔다.


머리를 벅벅 긁는 이든을 한솔이 손을 뻗어 말렸다.


“진정하세요 사장님. 그러다 탈모 오겠다.”

“저주하지 마...”


혼자 날뛰다 지쳐 엎어진 이든을 보며 레임이 혀를 끌끌 찼다.


‘저놈 저거 또 오버하네.’


지난번 허지수 사태야 한 사람 목숨이 달려있으니 발을 동동 굴렸다지만, 원래 웬만한 일에는 눈도 깜짝 안하는 이든이었다. 그런 이든이 머리를 쥐어뜯고 있으니 무언가 이상했다.


살짝만 들어보니 퀘스트 내용도 그냥 도박 중독을 막으라는 것 같은데, 저렇게 발광을 해 대니 뭔가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하면 물어보면 되지.’


레임이 이든에게 다가가 분홍색 젤리발바닥으로 이마를 꾹꾹 눌렀다.


“그보다 이든, 퀘스트가 정확히 어떻길래 이렇게 불안해 해? 도박중독이면 그거 그냥 가둬놓고 두들겨 패면 되잖아. 너네 할아버지가 네 아버지한테 그렇게 했는데.”

“너 무서운 소리를 되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구나...?”


레임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뒷발로 귀를 긁었다. 이든이 그 모습을 보고 혀를 찼다.


‘태연하기는... 자기도 이걸 보면 기겁할텐데...’


이든은 시스템창을 한번 보고는 애써 담담히 폐업이라는 말을 입에 담았다.


“실패 패널티가 마법당 폐업이라고 하니까 그러지.”

“뭐요?”

“뭐? 폐업?”


한솔의 얼굴이 야차처럼 변했다. 레임도 드물게 당황한 낯을 했다.


“폐에어업? 아니 시스템 그거는 지가 뭔데 남의 가게를 폐업하네마네 한데요!?”

“한솔아 진정해...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내 가게야...”

“XXXX! XXX! XXXXX!”

“어우 욕 좀 하지 말고...”


이든이 달래봐도 한솔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필요없어! 여긴 제 일자리거든요!”

“솔아 걱정하지마 만약에 폐업하면 내가 퇴직금 두둑하게 챙겨줄게.”

“아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레임! 무슨 말을 하는거야!”


언제 당황했냐는 듯 레임이 한솔에게 농담을 던졌다. 이번에 당황하는 것은 이든이었다.


“그러면 안 줄거야?”

“그런게 아니라 안 망할거라고 말해야지!”


한참 찐당은 혼란의 도가니였다. 분위기를 풀어보겠다고 농담하는 레임과 분노하는 한솔, 수습하는 이든으로 작은 가게 안이 북적였다.


이든이 달래는 말에 한솔이 가까스로 진정하고 나서야 제대로 된 대화가 다시 진행될 수 있었다.


셋은 테이블에 제대로 앉았다. 한솔이 먼저 테이블을 쿵 내리쳤다.


“일단, 어떻게 할 거예요?”


한솔이 비장하게 말했다. 어째 베이커리의 주인은 이든인데 폐업을 막는 일에 한솔이 더 진심이었다.


이든은 고민했다. 연계퀘스트가 떴을 때 박민철은 마법당을 나간 지 오래였다. 도박 중독을 어떻게 막을지도 문제였지만, 그 전에 의뢰인이 어디 있는지부터 알아야 했다.


“후... 쫓아가서 붙잡기에는 한참 늦었고, 회사로 찾아가 봐야 되나?”

“아니 뭐 그런 걱정을 하고 계셨대. 저 박민철씨 명함 받았잖아요.”

“!”


뜻밖에도 방법은 가까운 곳에서 나왔다. 옆에 앉아있던 레임이 평소처럼 이든을 타박했다.


“진짜 꼭 나사하나 빠진 것 같다.”

“하하하 역시 매니저밖에 없다니깐.”


이든은 웃으면서 레임의 잔소리를 넘겼다. 한솔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든에게 박민철의 명함을 건넸다.


한솔이 건넨 명함을 한번 살펴본 이든은 빳빳한 종이를 손톱으로 꾹꾹 눌러가며 접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종이학이 만들어졌다.


만들어진 작은 종이학에 이든이 숨을 훅 불어넣었다. 그러자 보랏빛으로 감싸인 종이학이 마치 살아나듯 날개를 퍼덕였다.


“우와...”


순식간에 눈앞에서 일어난 마법을 보고 한솔이 감탄했다. 학이 마치 애교를 부리듯 다가와 한솔의 어깨에 얼굴을 부볐다. 이든이 머쓱한 듯 웃었다.


이든은 한솔 주변을 빙빙 돌던 학을 조심스레 붙잡았다. 학의 머리부분을 검지로 톡톡 쓰다듬으며 명령했다.


“가서 박민철씨 옆에 안 들키게 붙어있어.”


종이학은 날개를 발랄하게 파닥여 알겠다는 제스쳐를 했다. 살짝 열어둔 창문을 향해 날아갔다.


“저거 어떻게 한거예요? 살아있는 거에요?”


한솔이 날아가는 종이학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물었다. 이든은 뿌듯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원래 에펠리온에서 전령으로 쓰는 건데, 마법 몇 개를 더 부여해서 내가 원하는 때에 시야를 공유할 수 있게 해놨어. 틈틈이 확인해보다가 도박의 ㄷ자만 보이면 달려가서 빼내야지.”

“대박. 사장님 진짜 마법사 맞네요.”

“넌... 나를 뭐로 보고 있던 거냐...”


이든의 미소에 살짝 금이 갔다. 그때 레임이 딴짓 그만하고 자신을 보라는 듯 두 사람 사이로 걸어오며 말했다.


“그래, 그 박민철이라는 사람 일도 일차적으로는 해결 된 것 같아 보이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이든은 레임이 묻는 것이 아진그룹에 대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금이 갔던 이든의 얼굴에서 미소가 아예 사라졌다.


한솔이 눈치를 보다 슬쩍 말을 얹었다.


“제가 뭐 못 먹어도 고다 그렇게 말하긴 했는데... 이번 일 보니까 확실이 사장님 걱정이 영 헛다리인 거 같지는 않더라고요...?”

“얼씨구. 언제는 나보고 답정너라면서?”


이든이 살짝 눈을 흘겨 한솔을 쳐다보았다. 한솔은 꺄르륵 웃으며 이든의 어깨를 내리쳤다.


“에이, 그거야 그냥 하도 답답하니까 한 소리였지~~.”

“됐네요... 아 아파. 아무튼, 생각을 해 봤는데.”


이든은 숨을 한번 고르고는 다다다닥 생각을 쏟아냈다.


“지금 계속 아진그룹하고 관련돼서 사건이 일어나니까, 일단 허회장 제안은 받아들이는게 좋겠어. 시스템이 의심스럽기는 한데 어쨌든 그쪽 그룹하고 연관이 되어있으면 뭐라도 단서를 알아낼 확률이 커지겠지.”

“그건 그렇네요.”

“그리고 전에 있었던 에펠리온에 대한 단서들, 그거 다시 한번 차근차근 살펴봐야겠어. 단서 안버리고 모아놓은거 있지 레임? 우리 그거 좀 같이 보자. 그 중에 아진그룹하고 관련된 건 없었는지 한 번 봐야겠어.”

“다 모아놓기는 했지... 그런데 이든, 나 궁금한게 있는데.”

“응?”


할 말을 끝낸 이든이 숨을 골랐다. 레임의 말을 듣고 이든이 눈짓했다.


“뭔데? 말해 봐.”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시스템은 한국을 공략하라고 했다지 않았어?”

‘그림자 없는 빛은 없는 법. 당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을 돕고 그들에게 행복을 다시 찾아주세요.’


이든은 처음 시스템을 보았을 때를 떠올렸다. 맞다. 시스템은 그런 뉘앙스로 자신을 안내했다. 공략 난이도라고 표시된 것도 그랬고, 이 후의 행보도 그랬다.


빵을 만들어서 삶이 힘든 사람들을 돕는다. 그게 시스템이 주는 퀘스트의 대부분이었다.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만한 퀘스트는 주지 않았다.


“공략... 그렇지?”


이든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임이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시스템이 주는 단서면 한국을 공략하는 거일텐데, 너는 왠지 한국을 공략하면 에펠리온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아.’


레임이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 지 알 것 같았다. 이든은 잔잔히 웃으며 레임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레임이 눈을 감으며 이든의 손에 기댔다.


“그건 걱정하지 마. 시스템이 말한 공략이라는 걸 완성하면 돌아갈 수 있는 건 맞으니까.”

“어떻게 장담해?”


레임이 순수하게 의문으로 찬 눈으로 이든을 바라봤다. 이든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지금까지 레임과 이든 사이에서 알면서 말하지 않는 일이 한가지 있었다.


모험가 친구.


둘 모두 이 사태의 원인에 그 모험가 친구가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부러 언급하지 않았다. 이든도, 레임도 어느 한쪽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건 이든에게 향하는 배려이기도 했고 일종의 책망이기도 했다.


그리고 조금씩 단서가 보이기 시작한 지금, 계속 묻어갈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임. 내 모험가 친구 기억해?”

“...!”


레임은 놀라 벌떡 일어섰다. 이든이 먼저 말을 꺼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적잖이 놀란 상태였다.


한솔이 두 사람 사이에서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슬금슬금 일어났다.


“음... 저는 빠져드릴까요...?”

“아냐, 괜찮아. 듣고싶으면 같이 들어도 돼.”


이든이 허락하자마자 한솔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궁금한 티가 역력했다.


“그러니까... 그 친구를 처음 만난 날, 기억해?”


레임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이든은 살풋 웃었다.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어 처음 그 친구를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엘프는 아니었지만 엘프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낭랑한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어본 어떤 목소리들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고왔다.


그 모험가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뭐야, 이스터에그 왜 발동 안 돼?”


그 모험가 친구는 거의 속옷만 입은 차림을 한 채 대마법사의 석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이든은 눈을 번쩍 떴다. 눈앞에 레임과 한솔이 집중하는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좀 더 뒤로 가볼까.’


이든은 헛기침을 했다. 하여간 이 친구는 인생에 도움이 될 때가 없어!


작가의말

모기가 많네요...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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