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날밀 님의 서재입니다.

어서오세요, 마법당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날밀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27 22:09
최근연재일 :
2021.08.07 22:10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245
추천수 :
12
글자수 :
60,731

작성
21.07.30 22:10
조회
25
추천
0
글자
11쪽

4. 첫 번째 단서

DUMMY

4.



『<퀘스트 발생!>


1. (아프지 말아요 자몽앙금빵/의뢰인 허지수)를 만드시오. (미달성)

2. 상품 판매 완료하기 (미달성)

3. ???? (미달성)


(1)(2) 성공시 : 5000(*50)원

(3) 성공시 : ???

(3) 실패시 패널티 : 49일의 악몽』


처음 의뢰를 받았을 때, 평소와는 다른 문구를 보았다.


저 3번. 보통 의뢰는 2단계로 나누어지곤 했다. 빵 만들기, 그리고 팔기. 그런데 이번에는 3번 항목이 있었다. 무엇보다 제일 의아했던 것은 2번 항목까지의 결과와 3번 항목의 결과가 별개로 취급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빵을 만들어서 팔던 팔지 않던 중요하지 않고 패널티 또한 없지만, 물음표로 가려진 3번 항목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베일 너머로 의뢰인의 의뢰이유를 짧게나마 엿보자, 이든은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상황을 말이다.


“누, 누구세요...?”


당황해 말을 더듬는 지수를 힘차게 끌어올렸다. 일반인이 성인 여자 하나를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겠지만, 이든은 이러니 저러니해도 마법사였다. 약한 부양마법을 사용하니 그리 어렵지 않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지수는 옥상 바닥에 발이 닿자마자 이든에게 소리쳤다.


“왜...! 왜 막은 거예요!”

“사과는 했어요?”


이든이 나지막히 말했다.


“.....네?”

“아이는 죄가 없잖아요. 알고 있잖아요. 아니까 의뢰를 한 거잖아요. 맞죠?”


마법당 안에서, 지수의 눈에서, 이든은 지수에게 끔찍했던 5년 전의 기억을 엿봤다. 그리고 아이에게 끔찍했을 4년도 엿보았다.


“...‘아프지 말아요’ 빵은 고통을 없애주죠. 하지만 마음의 고통은 아니에요.”

“......”

“지금 여전히 아프잖아요.”


‘아프잖아요.’ 그 말 한마디에 지수는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이든은 씁쓸한 표정으로 그것을 지켜보았다.


지수는 우울증과 정신질환들을 핑계로 아이를 폭행했다. 이건 이전의 지수가 받았던 상처와는 별개의 일이었다.


누군가의 인정이 들어오니 지수도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또 다른 지수를 만들고 있었다는걸, 오늘 아이에게 사과를 하고 오지 못했다는 걸 생각해냈다.


그리고 그 사과는 한 번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든이 울고있는 지수를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 그때, 아까 밑에서 비명을 지르던 사람들 중 한 명이 신고를 했는지 소방차와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저는 이제 가봐야겠네요.”

“......”

“...이제 알아서 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 안 할거라고도.”


이든은 뒤를 돌면서 투명화 마법을 걸었다. 엎드려 우는 지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옥상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레임이 이든의 냄새를 맡고 뛰어올라 어깨에 앉았다. 옥상문을 나서는 순간 들이닥친 구급대원들과 이든이 엇갈렸다.


구급대원이 옥상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이든의 눈앞에 익숙한 창이 떠올랐다.



『<퀘스트 완료!>


1. (아프지 말아요 자몽앙금빵/의뢰인 허지수)를 만드시오. (완료!)

2. 상품 판매 완료하기 (완료!)

3. 의뢰인의 자살을 막기 (완료!)


성공 보수가 지급됩니다.

(1)(2) 성공 보수 : 5000(*50)원

(3) 성공 보수 : 단서와의 만남』


이든의 앞으로 돈다발이 떨어졌다. 잽싸게 떨어지는 돈을 잡고 한 장 한 장 세 보았다. 5000원, 난이도 보상 50배로 계산하면 25만원. 딱 맞아 떨어졌다.


‘돈은 됐고.’


이든은 눈앞에서 빛나는 글씨를 쳐다보았다. 「단서와의 만남」. 이든은 나지막하게 레임을 불렀다.


“레임.”

“왜?”

“...집으로 갈 수 있을까?”


레임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시스템에서 또 단서라는 말이 나왔구나, 싶었다.


이든은 번쩍거리는 경찰차의 불빛을 뒤로하고 우울한 마음을 안아 날아올랐다.


-


그렇게 심각하게 우울해하던 모습도 잠시,


레임은 다시 오븐의 모습을 한 채 한숨을 쉬며 이든을 보았다. 이든은 보상으로 받은 돈으로 게임기를 사더니 마법당 구석에서 농땡이 피우며 게임을 했다. 어이가 없네. 게임하는 게임 npc라니.


“너 진짜 집에 가고 싶은건 맞냐?”

“내가? 왜??”

“양심적으로 지구에서의 생활을 너무 즐기고 있지 않냐? 그리고 너, 일도 싫다고 말하면서 열심히 하잖아?”


레임이 이든이 손에 쥔 게임기를 흘긋 쳐다봤다.


이든은 의문에 가득찬 레임과 눈이 마주쳤다. 레임이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있다는걸 알아채 게임을 접고 레임 앞에 스툴을 끌고 와 앉았다.


‘띠리리링’

‘GAME OVER!’


뒤집힌 게임기 안에서 캐릭터가 죽는 효과음이 들렸다.


“레임. 지구에 마나가 있는 것 같아, 없는 것 같아?”

“당연히 없지. 무슨 그런 당연한 말을 해.”

“그러면 나는 의뢰받은 빵을 어떻게 만드는 것 같아?”

“그야 마법으로...”


거기에 무슨 이상한 점이 있지? 고개는 없지만 몸체를 기울여 고개를 갸웃하는 행동을 취했다. 이든이 그걸 보고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내가 말한 적이 없지?”

“뭘?”

“내가 마법을 쓰는 방법.”


레임은 그제야 미묘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선천적으로 체내에 가지고 태어난 마나가 현저히 적은 이든. 그런 이든이 어떻게 마나 한점 없는 곳에서 스스로 마나를 사용하고 또 회복했을까.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이 그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없던 것도 이상했다.


레임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하자 이든이 말을 이었다.


“레임. 나는 원소마법을 처음 사용한 뒤부터 체내마나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어.”

“뭐!? 너 그러면...”

“맞아. 자연마나만 사용했지.”

“그게 돼!?”


자연마나. 이든과 레임이 살던 에펠리움의 근간을 이루는 마나. 체내마나나 자연마나 둘다 본질은 같았지만 그 종류가 달라서 인간은 자연마나로 마법을 쓸 수 없었다.


세상에서 자연마나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엘프족 뿐이었다. 그마저도 자연마나를 체내마나로 변화시켜 사용하는 것인데, 이든이 그럴 어떻게 사용할 수 있었는가. 미스테리 그 자체였다.


“원래대로라면 안되겠지. 그런데, 그 모험가 친구가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어.”


레임은 숨을 멈췄다. 모험가 친구. 레임과 이든은 서로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그 모험가 친구가 지구인인 것을 알고 있었다.


이든은 멈추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 모험가의 체내마나가 우리 에펠리움 사람들 것 하고는 달라서, 오히려 그의 마나를 받아들이고 나서부터 자연마나를 쓰는게 가능했어.”


레임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저 이든의 말을 듣기만 할 수 있었다.


“내가 아까 물었지? 지구에 마나가 있냐고.”

“...설마.”

“맞아. 지구에는 마법이 없지. 당연히 마나도 없고.”


근데 나는 어떻게 마법을 쓸 수 있는 걸까?


두 사람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레임이 굳은 얼굴로 이든을 쳐다봤다. 이든은 담담히 말했다. 내 마법의 마나는 마법당에서 흘러나와.


“이 마법당이야. 아무리 시스템이 단서 어쩌고 말해도, 결국 이 마법당에 에펠리온으로 돌아갈 비밀이 숨어져 있는거야.”


이든은 레임의 멍한 표정을 보고 피식 웃었다. 레임의 볼을 손가락으로 툭툭 쳤다.


“그러니까, 시스템이 퀘스트라는 이름으로 나한테 뭘 요구하든, 집으로 갈 단서는 우리 베이커리에서 열심히 빵 팔다 보면 나올거라는 거지.”


이든은 다시 뒤를 돌아 게임기를 집어들었다. 쯧. 죽어있는 캐릭터를 보면서 혀를 한번 차고 게임을 리셋시켰다.


이든의 손에서는 다시 뿅뿅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레임은 혼자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마법당의 안은 다시 평화로워지는 듯 했으나,


“사장님!”

“나 농땡이 안피웠어 매니저!”


한솔이 찐당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이든이 화들짝 놀라 들고 있던 게임기를 레임에게 던졌다. 레임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게임기를 입으로 받았다.


“......”

“......무, 무슨일이야...?”


한솔이 못마땅하게 이든을 쳐다봤다. 멋쩍은 듯 웃으며 뒷목을 문질렀다. 한솔이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말했다.


“그... 경찰 분들이 오셨는데요.”


....응?


이든의 목소리가 삐끗, 무너졌다.


-


한솔의 뒤에서 건장한 체격의 남성 두 명이 다가왔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이든은 경찰이 내미는 신분증을 보고 마법당 안쪽으로 들여오며 슬쩍 살폈다. 그냥 평범한 경찰 1, 2 같았다. 「단서와의 만남」. 시스템란을 보니 허공에 떠 있는 파란 글자는 그대로 떠서 반짝이고 있었다.


‘글자가 사라지지 않는걸로 봐서는 이 두사람은 단서가 아닌 듯 한데...’


대체 무슨 일로 온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경찰이 먼저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다.


“뭐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니고요... 어제 점심쯤에, XX아파트에 들린 적 있으시죠?”


이든은 흠칫 놀랐다. XX아파트. 어제 자신이 의뢰인을 구했던 임대아파트의 이름이었다.


“다름이 아니고 그날 현관 CCTV에 든씨? 음, 이든 씨의 모습이 찍혔더라고요.”


우두커니 서서 동공을 흔들고 있으니 경찰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이든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이고, 뭔가 문제 있가 있는건 아니고요, 그날 허지수씨 구하신게 이든씨가 맞는거죠?”

“하, 하하... 맞기는 한데, 무슨 문제라도...”


이든이 어색하게 웃었다. 어깨를 팡팡 두드리는 대로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경찰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아이고 별건 아니고요, 너무 의로운 일을 해주셔서 이든씨께 용감한 시민상을...”

“아니요괜찮습니다받지않겠습니다.”

“표창장...”

“괜찮습니다해야할일을했을뿐인데요하하”


이든이 속사포로 내뱉으며 경찰의 말을 거절했다. 사람들 눈에 띄는 일은 질색이었다. 지구인이 아닌걸 들키면 어디 국정원으로 넘어가서 수사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니 수사로만 끝내면 다행인 일이었다.


거절해도 경찰이 끊임없이 설득하자, 이든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나중에 나갈 때 기억을 조작해버리지 뭐.


“그래도, 어휴, 좋은 일 해주셨습니다.”

“하하, 아닙니다... 저, 그보다....”


상을 타지 않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더 중요한 일이 남아있었다.


“혹시... 저는 어떻게 찾아오신 건가요?”


이든의 신분은 그다지 노출되어있지 않다. 게다가 허공을 나는 동안 투명화를 사용하며 갔으니, CCTV에 찍힌 모습을 보고 동선을 유추한 것도 아닐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경찰은 이든을 찾아 올 수 있었을까?


사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경찰이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각이 단단히 잡혀 서 있는 다른 경찰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이 친구가, 이든씨를 알고 있더군요.”

“....엥?”


오랜만이에요, 사장님! 맑은 미소를 가진 한 남자가 이든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ㅇㅓ?”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작가의말

한글에 썼을때는 5천자가 넘는데 막상 여기에 옮기면 200자 정도가 줄어드네요... 왜지...? 아까운 내 원고지 한 장...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서오세요, 마법당입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 11. 세 얼간이 21.08.07 9 0 12쪽
11 10. 상추맛배추 21.08.06 11 1 12쪽
10 9. 내 모험가 친구 21.08.05 8 0 12쪽
9 8. 연계 퀘스트 21.08.04 8 1 13쪽
8 7. 못 먹어도 고 21.08.03 10 0 11쪽
7 6. 아진그룹 21.08.02 11 0 13쪽
6 5.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1.07.31 24 1 11쪽
» 4. 첫 번째 단서 21.07.30 26 0 11쪽
4 3. 아프지 말아요 자몽앙금빵 +1 21.07.29 25 2 12쪽
3 2. 에펠리온 21.07.28 25 2 11쪽
2 1. 어서오세요, 마법당입니다! 21.07.27 35 2 12쪽
1 프롤로그 21.07.27 54 3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